* 어둠땅.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사후 세계쯤 되는 공간이다.
다른 대륙으로 갔다가 심해로 갔다가 우주로 갔다가 평행 세계도 가고 마계도 가고,
하다못해 이제는 저승까지 간다.
* 레벨업 구간을 또 일신해서 만렙이 60으로 대폭 줄었다.
심지어 튜토리얼을 마치면 곧장 10렙이 되기 때문에 더더욱 만렙을 찍는 속도가 빨라졌다.
* 어둠땅 입갤.
* 최종 흑막인 간수는 누가 봐도 카리스마가 후달리는 편.
왜 저따구로 디자인 했을까?
* 필드의 비주얼은 여전히 멋지지만 진행 과정은 지루한 편이었다.
퀘스트도 재미 없고 펼쳐지는 이야기도 재미가 없다. 그냥 흥미 요소가 부족하다.
필드 진행이 이 정도로 재미가 없는 경우는 어둠땅이 처음이었다.
* 4개의 단체 중에서 함께 할 곳을 골라야 하는데 문제는 얘네들도 그닥 매력이 없다는 거다.
키리안은 무능력한 주제에 꼰대스럽고 몽환숲은 그냥 재미가 없고, 말드락시는 무뇌고, 벤티르는 그냥 그렇다.
함께 할 팩션을 고르는 건데 장점이 안 보이고 죄다 단점만 보이니 소속감 같은 게 들지 않는다.
다 노 매력이라 겉 모습 외에 뭘로 판단을 내려야 할까.
각 팩션의 명과 암을 동시에 조명해서 깊이를 주려했던 걸지도 모르겠는데, 부질 없는 짓거리다.
이 무슨 폴아웃 4도 아니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성약단을 고르는 것이 단순히 스킬 특성 찍는 거와 다를 바가 없다.
좀 더 치켜세우면서 주인공님! 제발 우리 성약단에 가입해주세욧! 이런 혜택이 있답니다! 해도 모자랄 판에 이거 뭐하자는 건지.
* 던전도 별로였다.
인상적인 기믹도 별로 없고(그나마 '저편'의 방방 점프를 뛰는 보스가 재밌었다) 음악은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이다.
애초에 던전을 왜 가는지도 모르겠다.
던전의 완성도는 격아가 더 나은 것 같다.
폭풍의 사원이나 세스랄리스 사원, 톨 다고르, 웨이크레스트 저택, 보랄러스 공성전에서 나왔던 웅장한 음악들이 그리울 지경이다.
던전 디자인도 무성의해서 다음 구역으로 넘어갈 때 포탈을 지나치게 많이 쓴다.
승천의 첨탑은 어째서 유독 사양을 잡아 먹는지 원...
* 어둠땅만의 새로운 컨텐츠인 로그라이크 던전, 토르가스트도 썩 그렇게 특출나지 않았다.
와우에서 가장 재밌을 때는 던전 보스랑 싸우거나, 직접적인 전투랑 관련 없는 퀘스트를 할 때이다.
즉, 잡몹이랑 안 싸울 때가 재밌다.
던전 도는데 쫄 구간이 많다거나, 퀘스트 받았는데 뭐 10마리 잡아오라고 하면 그렇게 깝깝할 수가 없다.
그런데 토르가스트가 랜덤으로 능력치를 획득하고 어쩌고 해도
결국 대부분의 시간을 잡몹이랑 씨름하며 보내기 때문인지 별로 당기지 않았다.
차라리 기믹이 있는 네임드 몬스터와의 전투라거나 필드 함정에 더 집중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격아의 군도 탐험보다는 낫지만, 딱 그보다는 약간 나은 수준이라서 절대로 좋다고는 말 못 하겠다.
* 나는 와우가 새 확팩이 나오면 한 달에서 세 달 정도 가볍게 즐기는 편이다.
격아 때 중간에 복귀해봤는데 ㅅ발 스킬이 이렇게 많았나? 싶어서 적응을 못 하겠더라.
가볍게 즐기는 입장에서 와우가 재미가 없었던 적은 판다 지역 이후로 처음이다.
이야기의 기본 골자도 잡혀간 아군을 구하기 위해 각 성약단 애들의 협력을 요청하고
나락을 들락날락(말장난 아님 ㅎ) 한다는 게 전부인지라 설정에 비해 스케일이 얄팍해 보인다.
* 와우를 2년 내내, 하다못해 1년 정도 진득하게 즐기는 입장에서는 나와 느끼는 바가 다를 수도 있겠지.
근데 라이트하게 즐기는 입장에서는 망한 확팩이라는 대격변도, 드군도 꽤 재밌는 확팩이었다.
반면 어둠땅은 순수하게 몰입과 재미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흥미 요소가 너무 없다.
관심 안 가는 애들의 협력을 구하기 위해 관심 없는 애들과 억지로 싸워야 하는 기분.
자기네들도 어둠땅이 너무 동 떨어졌다고 느끼는 건지 어거지로 기존 스토리와 연결점을 부여한 게 눈에 띌 정도다.
그 와중에 저승치고는 죽었던 캐릭터들을 너무 소극적으로 다루는 점에서 정신분열적인 느낌마저 든다.
* 예전에 격아 재밌다고 했다가 극도의 분노가 담긴 장문의 댓글이 달려서 곤란했던 적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라이트하게 즐기는 입장에서 격아는 꽤 재밌고 흥미로운 확팩이었다(특히 얼라이언스 스토리가).
그건 니가 와우를 가볍게 즐기기 때문이야 라고 한다면...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지?
와우라는 게임은 거대하며 다양한 컨텐츠가 준비 되어 있다.
그 방대한 컨텐츠를 모조리 섭렵할 수도 있고, 투기장 죽돌이를 한다거나, 신화 레이드를 밥 먹듯이 갈 수도 있겠지만
그럴 수가 없거나, 혹은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즐기면 되는 거겠지.
확팩에 대한 평가 역시 자신이 즐기는 방법을 기준으로 정하면 되지 않을까?
이참에 혹시라도 와우 해볼 뉴비가 있다면 고인물들 말 듣고 서버, 캐릭터, 진영, 렙업 지역 고르지 말고 걍 해보기를 바란다.
고인물들은 2년 내내 와우만 하고 최종 컨텐츠까지 싹싹 발라먹는 사람을 기준으로 훈수를 두기 때문에
자기가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면 훈수가 의미가 없다.
자신에게 알맞는 방식을 스스로 찾아보자.
* 어둠땅이 지금 업데이트가 늦어서 평가가 꺾였지만 출시 초기에는 꽤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아마도 격아에 대한 반감과 그에 대한 반동으로 어둠땅을 올려친 듯한 느낌이 짙다.
뭐...
확실히 와우의 평가는 여론에 지나치게 휩쓸리는 감이 없잖아 있다.
일리단 빛의 용사 사태나 이번 안두인 뽑기(?), 안두인의 타락(?) 사태의 반응을 보면 눈쌀이 찌푸려질 정도다.
아니.
나도 와우 결제 기간 끝나면 와우 뉴스에 댓글 조심스럽게 다는데 웰케 입 와우들이 많은 건지.
여하튼 와우의 이번 확팩 둠땅은 많이 아쉬웠다.
각 컨텐츠가 지나치게 안전빵을 추구한 와중에 흥미 요소, 어그로 요소도 부족하다.
막 못 해먹겠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게임이 그냥 그렇다. 그냥... 그래...
그나마 레벨업 구간을 파격적으로 압축해서 뉴비들 진입이 좋아졌는데 최종적으로 도달하게 되는 어둠땅 지역이 노잼이라니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