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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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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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창작물은 라스트오리진의 2차창작입니다.
해당 게임의 세계관, 설정 등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차이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넘어가 주시거나 지적 부탁드립니다.
- 만약 설정 오류로 보이거나 의문이 생기셨다면 지적해 주시거나 질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맞춤법 오류, 문법 오류 지적은 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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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폭. 폭음. 어두운 새벽을 가차 없이 찢어발기는 거친 충격.
“와악?!”
“폭탄?! 자폭한 거야, 설마?!”
“아니야! 저쪽이다!”
폭발 직후,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행동대 몇몇이 충격에 날아가 버리고 대혼란이 일어난 와중에도 집단의 리더격으로 보이는 남자의 눈은 바닥을 구르며 뛰어나온 리앤을 정확히 포착했다. 그리고.
“이 ㅁㅊㄴ들이... 폭발을 추진력으로 써?! 제정신인가?!”
폭발의 반동에 휩쓸려 저만치 날아간 사령관 일행까지 말이다.
폭염은 없었다. 산탄도 없었다. 단순한 충격파 수류탄. 그러나 지근거리에서 제대로 직격당하면 온몸의 뼈가 산산조각날 위력이었다. 그걸 발밑에서 터뜨리는 만행. 절대적인 방어력을 믿기에 할 수 있는 미친짓.
충격파에 휩쓸려 날아간 그들은 순식간에 거리를 벌려 도시 안쪽으로 달려나갔다. 그들을 보고 이를 간 우두머리가 외쳤다.
“쫒아가!”
그러나 직후, 숲 쪽에서 도발적인 외침이 터져나왔다.
“그쪽 신경쓸 여유가 있어?!”
“!”
장난스러운 어조와는 달리 전력질주하며 숲을 향해 달려나가는 그녀를 보고 쯧. 혀를 찬 우두머리는 잠깐의 숙고 끝에 다시 외쳤다.
“저 여자를 먼저 잡아!”
“네? 하지만 총사령관이...”
“총사령관은 도시 쪽으로 갔다! 저 여자를 먼저 잡고 숲의 경비를 강화하면 나갈 수 없어! 하지만 지금 저 여자를 놓치면 지원군을 끌고 다시 올 거다. 저 여자를 먼저 잡아야 해!”
“네, 네!”
저 여자는 미끼고 진짜 목적은 사령관을 피신시키는 건가.
“미끼라는 건 알지만 어쩔 수가 없군..“
다시 한 번 혀를 찬 우두머리는 가증스럽다는 듯이 사령관이 날아간 위치를 보고 침을 뱉었다.
“대장님의 명령이다! 죽이지 마라! 얼마 전부터 정보를 뽑아내던 정보원들 중에 하나야! 총사령관과도 연결고리가 있어 보였다. 뽑아낼 수 있는 정보는 뽑아내야 해!”
짜증스럽게 외친 우두머리 역시 이내 리앤의 뒤를 Whwdk 숲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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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이면 괜찮을 거예요.”
“으아아악... 허리... 허리가 아파...”
일단 추적을 따돌리고 도시 외곽에 숨어든 셋은 폐가 속에 몸을 숨기고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다.
허리를 짚은 파에안이 원망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아야야... 대체 우리 어머니는 왜 이런 막무가내식 작전만...”
“도련... 파에안.”
블랙 웜이 조용한 목소리로 주의를 주자, 그는 아차 하며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의 시선 끝에는 고개를 숙인 채 허공을 노려보며 침묵을 이어가는 사령관이 있었다.
왼손 검지를 입가에 대고 나머지 손가락으로 턱을 감싸는 동작은 그가 깊은 숙고(熟考)도중에 있을 때 나오는 버릇 중 하나였다.
현재 시각은 새벽 5시경. 아직까지 바깥은 어둡고, 새벽의 별빛이 내려앉은 밤공기는 고요했다.
“...짜증 나.”
침묵을 10분쯤 이어나가던 사령관이 내뱉은 첫마디였다.
“이런 건 홍련의 주 무대란 말이야. 리앤... 진짜 두고 보자.”
목을 풀며 그리 말한 사령관의 표정은 어둠 탓인지 읽기 힘들었지만, 블랙 웜은 그의 목소리가 어딘가 웃음을 참는 것처럼 들렸다.
“빠릿빠릿하게 처리하고 집으로 가자.”
“그 말씀은?”
“응. 마음엔 안 들지만 어쩔 수 없지. 쓸 거야.”
“괜찮으시겠어요?”
“말했다시피 마음에는 안 들지만. 어쩌겠어.”
어께를 으쓱하는 기척.
“자, 지금부터 잘 들어. 두 번 설명하기 피곤하니까 한 번에 이해해 줘.”
자뭇 진지한 어조로 입을 연 사령관이 담담히 말을 이었다.
이어지는 ‘작전‘을 들은 둘의 표정에 곤혹이 어렸다. 특히 블랙 웜은 귀를 의심했을 정도였다. 사령관이 숙고 끝에 내놓은 그 작전은 완전히 ’제정신이 아니다’ 라고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었다.
“...이해하겠어?”
“...”
“...”
사령관의 설명이 끝난 뒤에도 둘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하지만 이내 블랙 웜이 곤혹스러운 투로 입을 열었다.
“...진심이세요?”
“알아. 위험한 거.”
그냥 ‘위험하다‘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원래부터 무리, 무모, 막무가내의 대명사 취급을 받는 사령관이다. 그 특유의 무모한 기질 탓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있는 건지. 이따금 궁지에 몰린 그가 내놓은 이야기들은 위험한 측면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블랙 웜은 이야기로만 전해 들었을 뿐인 그의 ‘첫 작전’ 역시 적의 눈앞에 당당하게 나타난다는 기행이 아니었던가.
역전의 한 수인 동시에 까닥하면 모두 사이좋게 추락하는 위험한 악수.
재고해주십시오.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사령관을 지키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 방법이 제일 확실하거든.”
어렴풋이 비쳐들어온 달빛에 드러난 그 옆얼굴은 자신감으로 가득해서.
당연하다는 듯이 해낼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정말로. 당연하다는 듯이 해내고 마는 사람이라서.
블랙 웜은 항상 그의 말을 따랐다.
“...어어어엄청 무모하고 죽기 딱 좋은 작전이네요?”
“그렇지.”
“재미있겠네. 해 보죠.”
씨익 웃은 파에안의 옆에서, 블랙 웜은 늘 그랬듯이.
“저는 주인님의 명령을 따를 뿐입니다.”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주인님을 지키는 것이 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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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님.”
책상에 걸터앉은 채 왼손의 반지를 매만지던 중년의 사내에게, 방 안에 조용히 들어온 누군가가 고개를 꾸벅 숙였다.
한 시간 전 리앤을 쫒으라고 명령한 행동대의 우두머리였다.
“무슨 일이냐.”
“정보원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총사령관 일행의 위치는 아직 파악 중입니다.”
“그래?”
나이는 50 언저리일까. 하얗게 세기 시작한 흑발은 이마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빠졌고, 주름진 눈가와 입가는 사정없이 일그러져 있었다.
안 그래도 험악한 그의 인상을 더 험악하게 만드는 요인이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그의 한쪽 눈이었다.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시커먼 안대가 있을 뿐.
그 안에 보기도 꺼려지는 상처가 존재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애꾸눈 사내가 끄응 하며 책상에서 내려와서는 말했다.
“특무부대는?”
“호위 한 명을 빼면 없습니다. 전용기도 저희가 탈취했습니다.”
“기장은 죽였나?”
“아니요.”
“잘 했다. 괜히 죽일 필요는 없지. 그 역시 한 집안의 가장일 텐데.”
수많은 사람을 죽여온 남자의 말이라고 믿을 수 없는 말이었지만 고개를 숙인 남자는 별 말이 없었다.
“독 안에 든 쥐로군.”
사내는 조용히 웃으며, 작지만 확실하게 중얼거렸다.
“잘 왔소. 최고지도자. 아니, 이제는 전 최고지도자인가.”
안대에 손을 대며.
“내 눈... 그리고 모든 걸 빼앗아간 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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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 무서워...”
탄식하며 골목 사이사이를 누비는 검은 그림자가 있었다.
날카로운 눈으로 주위를 샅샅이 살피고 보초를 피해 사각을 파고들며 도시 외곽을 내달린다.
“죽으면 원망할 거예요, 아버지, 어머니...”
그의 손에는 특이하게 생긴 권총이 들려 있었다.
작은 손잡이에 비해 도시용 위장색이 입혀진 총신은 매우 굵었다. 200ml 페트병을 연상시키는 짤막한 총신은 무슨 수류탄이라도 나가는 건가 싶을 정도였다.
“죽을 위기인데 아무 말도 안 하고 웃기만 하는 어머니나 죽을 수도 있는 역할을 맡기는 아버지나... 하아, 진짜, 원망할 거야...”
언뜻 들으면 짜증 가득한 푸념이었지만, 목소리는 즐거움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할 것이다.
어머니는 둘째치더라도, 그 아버지가 자식에게 죽을 수도 있는 역할을 맡긴다는 건 깊은 신뢰를 드러내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즉 아버지의 인정을 받았다는 말이나 다름없으니까.
만약 그가 파에안을 신뢰-인정-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작전은 떠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어디... 한 500미터쯤 멀어졌지?”
아버지도 지금쯤 멀리 가셨겠지? 하며, 그는 손에 든 권총을 하늘 위로 향했다.
-이게 뭔데요?
묻는 파에안에게 사령관을 짧게 대답했다.
-내가 가진 보험 중에서도 제일 성가시고 제일 확실한 거.
-쏴 보면 알아. 뭔지.
‘말도 안 해 주시고 말이야...!’
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일절 말해주지 않았다. 뭘까. 미사일이라도 떨어지나. 아니면 아버지가 늘 말했던 비밀병기? 아버지가 보여줬었던 외골격이라도 떨어지나?
내심 기대하며, 파에안은 에잇 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철컥.
치익!
“엑?”
파에안이 입술을 실룩였다.
뭐지? 들리면 안 돼는 소리가 들렸는데?
치이익!
피---융!
퍼어어엉!!
“에에에엑?! 신호타아안?!”
아버지 미쳤어요?! 이런 걸 쏘면?!
“누구야?!”
“저기다! 아까 그놈이다, 잡아!”
“당연히 이렇게 되겠지?!”
아니나 다를까 튀어나온 보초와 무장한 경비. 파에안은 꼴사나운 비명과 함께 골목길로 뛰어들었다.
“죽으면 저주할테다아아아아~~~~”
인정이고 나발이고 아버지는 너무 무모해!!
“시작했네.”
폐가로부터 약 700m. 파에안과의 거리는 약 1.3km.
밤하늘에 떠오른 붉은색 섬광을 목격한 사령관은-들려오는 비명은 무시하고-잽싸게 행동을 개시했다.
“가자!”
“네.”
작전 1단계. 일단 흩어진다.
서로간의 거리는 최소 1km 이상. 서로간의 거리가 그 이상이 되었다고 판단하면 즉시 2단계로.
그리고 제 2단계... 파에안을 미끼로 시선을 돌린다. 새벽 시간대, 거기에 더해 숲에 경비를 강화한 상태인 상대방 측은 파에안을 마크하기 어려울 것이다.
“상대가 생각이 있으면 이게 양동이라는 것 정도는 바로 알아챌 거거든.”
거기에 양동을 경계한 상대는 다른 둘. 즉 사령관과 블랙 웜의 탈출을 경계해 숲에서 전력을 불러들일 수 없다.
“당연히 우리가 탈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아니나 다를까 도시로 향하기는커녕 숲을 향하는 병력이 더 많았다.
2단계까진 성공. 사령관은 씩 웃으며 농담조로 말했다.
“내 말대로 됐지?”
“아직 이릅니다.”
“알아.”
그리고 이 시점부터 진행되는 3단계...
“이쪽이다.”
“정말로 괜찮을까요?”
“괜찮아.”
도시 내부로의 침입.
상대는 사령관이 당연히 탈출을 택할 거라고 생각해 숲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사령관의 노림수는 정반대.
“도시 내부에 침투해 중심...수뇌를 제압한다. 머리 없는 짐승만큼 불쌍한 건 없지.”
“하지만 위치는 어떻게?”
“향수.”
짧게 대답한 사령관이 소리 죽여 달리면서 말을 이었다.
“리앤은 원래 향수를 잘 뿌리지 않아. 너도, 그리고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지만, 내 코가 많이 민감해서 독한 향을 뿌리는 일은 잘 없지. 써도 약해서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만 써.”
그런데, 하고 사령관이 씩 웃었다.
“오늘은 향이 엄청나게 독했어. 그야말로 독향이었지. 이건 처음부터 노린 거라고 생각해야겠지? ...잡았다. 이 길이야. 너도 느낄 수 있지?”
“...정말이네요... 아직도 향이 느껴져요.”
블랙 웜도 강렬하다고 느낄 정도의 향이었다.
사령관의 뛰어난 오감이 없어도 방향을 어림잡을 수 있을 정도의 향은 착실하게 길을 드러내고 있었다,
“바람이 안 불어서 다행...”
“억-총사령관?!”
사령관이 유쾌하게 웃으며 속도를 높인 순간, 경악의 목소리가 저편에서 흘러나왔다. 보초였다. 그는 허겁지겁 주위에 알리려 했지만...
“흡!”
“악?!”
그 전에 블랙 웜이 달려가 머리를 개머리판으로 내려쳐 기절시켰다.
불운한 보초는 잠시 비틀거리더니 신음소리도 내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든든한데!”
다시 옆으로 돌아온 블랙 웜에게 웃어 보이며, 사령관은 다시 한 번 가속했다.
“가자!”
“역시 왓슨이야.”
그리고 사령관이 향하는 건물의 어느 방 안.
분명 수갑이 채워져 있었을 터인 손목을 가볍게 풀며, 분명 묶여 있었을 몸을 자유로이 움직이며, 분명 보초를 서고 있었을 터인 경비를 발밑에 산더미처럼 쌓아 둔 채.
유쾌하게 웃은 리앤이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정확하게 알아차린다니까.”
그리고 도시 외곽.
“으아아악!!”
“좌로 꺾었다! 34번가!”
“으아아아아악?!”
“젠장, 지붕으로 뛰었다! 앞질러!”
“아악! 젠장! 어머니, 아버지, 진짜로 원망할 거야!!”
한계를 수십 번씩 뛰어넘어 가며 질주하는 파에안이 처량하게 소리쳤다.
“도착!”
콰앙!!
문을 걷어차 날려버리며 돌입한 사령관과 그를 감싸며 총구를 드는 블랙 웜.
전투가 벌어질 거라는 둘의 경계심도 무색하게, 유쾌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아, 왔어, 왔슨~?”
“...뭐 하냐, 너?”
“기절시킨 보초들 정리. 본거지는 여기서 30미터쯤 위야. 술술 불던데?”
...어느새 1층까지 모두 제압한 리앤이었다.
황당하다는 듯한 사령관의 시선에 그녀는,
“탐정 하면 바리츠(홈즈가 사용하던 무술)가 기본...”
“내 걱정 돌려내. 이 토모 강화판.”
블랙 웜 역시 사령관과 같은 심정이었으나 일단 말하지 않고 참았다.
수상할 정도로 강한 자칭 탐정이 말했다.
“아하핫, 미안미안, 하지만 덕분에 빨리 알아냈잖아.”
“본거지 알아내겠다고 무장한 놈들한테 잡혀? 대범한 건지 무모한 건지 토모인 건지...”
“토모 맞는데.”
사령관은 한숨과 함께 머리를 부여잡았지만 리앤은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다.
“파에안은?”
“일하고 있어. 일.”
아아아악-
불쌍한 어느 젊은이의 비명이 울려퍼지는 뒷골목을 가리킨 사령관이 느긋하게 말하자 리앤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안전은 어디에 팔아먹은 거야?”
“고작 저 정도에 죽으면 내 아들이 아니지.”
“하긴 그건 그렇지? 저 정도에 죽을 리가 없지.”
끼야아아악-
슬슬 파에안이 불쌍해지기 시작한 블랙 웜이었다.
무리, 무모, 더하여 막무가내의 대명사인 아버지와 극한의 행동파인 어머니 사이에서 아들인 그가 고통받으리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었다.
“시선은 확실하게 끌고 있는 것 같으니까 우리는 알아서 하자고. 재밍 설비 위치는?”
“다 불었어. 다. 사령관은 본거지 쪽으로 가. 나는 재밍 설비 무력화하고 갈게. 30분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
“30분? 그 전에 올 것 같은데?”
온다니?
블랙 웜의 의아한 시선은 아랑곳않고 사령관이 말을 이었다.
“뭐, 이러나 저러나 해결되면 좋지. 그럼 이따 보자.”
“응. 몸조심해. 왓슨.”
“별걱정을 다 하셔.”
그나저나 여기에 올 필요가 있긴 했을까?
진지하게 고민한 블랙 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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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피는 형제단의 지원대 중 가장 막내였다.
어릴 적부터 이 슬럼 도시에서 자란 토박이. 어머니는 누구인지 모른다. 아버지도 모른다. 그런 건 의미가 없다. 지금. 이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는 게 중요하지.
지금 그의 눈 앞에는 철문이 있었다.
무려 10cm짜리의 두꺼운 철문은 형제단이 자랑하는 방벽 중 하나였다.
그렇다.
하나였다.
지금까지는.
“할 거면 2m쯤은 되어야지. 시시하게 10cm이 뭐야. 10cm이.”
눈앞의 존재를 본 순간 리피의 본능이 고개를 숙이라고 혼비백산 소리쳤다.
열다섯 남짓한 소년이 대적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두꺼운 강철문은 발로 걷어차 날려버린 눈앞의 존재. 문틀째로 문을 박살낸 그의 명백히 인간의 범주를 벗어난 모습에 주위 사람들이 경악하건 말건.
“안녕.”
그는 가볍게 인사하고는.
“사람을 찾고 있는데. 누군지는 알지?”
깊고도 짙은 미소를 머금었다.
그날, 리피는 건드리면 안 돼는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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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웜조차 지금의 사령관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없었다.
분노.
격노.
그의 옆에서 그를 지키는 블랙 웜조차 주춤할 정도의 박력.
“우리 애들 어디 있어.”
인류의 영웅, 연합의 역사를 그 손으로 빚어낸 영걸이 내뿜는 기백이라고 불러야 할 그것은 주위를 사정없이 짓누르고. 가차 없이 압박하고 있었다.
그의 역린을 건드린 이들의 말로를 떠올린 블랙 웜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들의 통솔자가 누구일지는 몰라도, 아마 좋은 꼴은 보지 못할 것이다.
그는.
주위에서 겁에 질린 채 자신을 보고 있는 이들 따위는 아랑곳않고.
“말하지 않겠다면.”
낮게 으르렁거렸다.
“혼 좀 나 보자. 너희.”
아침햇살이 고개를 내밀락말락하는 가운데.
길고 긴 새벽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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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이어질 생각일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흑츙이 단편 5부로 인사드립니다.
아마 휴가편까지 쓸 것 같은데, 얼마나 이어질지 저도 무섭습니다.
작가 사정상 여기까지가 오늘의 한계입니다. 죄송합니다.
이번 주에 몇 개 더 올릴 생각이니 저번 주에 쉰건 용서해 주세요...
뒷이야기를 생각해 두긴 했습니다만 으음... 이게 괜찮을지 걱정이 좀 되네요...
3일 안에... 4일... 아무튼 이번주 안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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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볼수록 과연 잡아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는 취향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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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계꿩치
보면 볼수록 과연 잡아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는 취향이로군요 | 21.05.10 22: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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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령관은 미끼고, 진짜 쓰게된다면 바이오로이드 위주로 전개되겠죠. 인질때문에 협박에 응하는 흔한 19금 소재니까. 호불호 갈릴만한 장르라 쓰기 힘든거기도하지만요. | 21.05.10 22: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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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건... 좀... | 21.05.11 00: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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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21.05.11 00: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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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페니언은 지금 스토리를 쥐어짜는 중인데 페더, 하치코는 가능할듯 하고 칸구리는 가능할듯 싶습니다. 가까운 시간 안에 집필할게요! 기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1.05.11 00:1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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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웜아 이번에는 주먹으로 상대할 테니 잘 지켜주렴! | 21.05.11 00:5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