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답답하고 억울해서 여기서 하소연 해봅니다.
글은 쓰레드에 있는 제 글을 그대로 복사한 것입니다.
글이 길지만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도움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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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편은 브랜드의 책상을 조립ㆍ설치하는 배송기사다.
2025년 11월1일 토요일 오후12시 경, 여느때와 다름없이 남편은 한 건물 4층 사무실에 가구를 배송하고 조립하고 있었다.그 사무실은 한 층 전체를 단독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내부엔 (사장실 처럼) 업무를 보는 별도의 방도 있었다. 남편은 그 방에서 책상을 설치하는 중 이었다. 그날 사무실에는 책상 배송을 받기 위해 여직원 한명만 출근했다. 4층 건물 전체에 남편과 여직원 단 둘 뿐 이었다.
한참 조립하던 중 방 바깥에서 어떤 남성이 찾아와 여직원에게 말 거는 소리가 들렸고 그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더니 무언가 치는듯한 소리도 들려서 남편은 방 밖으로 나가서 그 상황을 보게 되었는데..
2.
사무실로 들어온 남성은 여직원에게 마구 고함을 지르며 손으로는 옆에 있던 벽을 쾅쾅 치고 있었다.그는 60대 후반에서 70대 초반 정도로 보였고 술에 굉장히 취해있었다.
(사건이 일어나기 30여분 전, 남편은 그 남성을 이미 한번 마주쳤다. 그는 1층 삼겹살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테이블 위엔 이미 술병이 몇 개 놓여있었다가구를 나르고 있는 남편을 막아서더니 술냄새를 풍기며 왜 이용료도 내지 않고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냐고 뭐라 하길래 '저는 배송만 해서 잘 모르겠다' 고 좋게 얘기한 뒤 하던 일을 계속 했다.)
사실 이 때, 남편은 그 광경을 보고도 곧바로 나가서 도와주기 망설였다. 우리남편은 경추척수손상 환자이다. 휴유장애6년 판정을 받은 중증환자.
3.
남편은 학창시절 유도선수였다.교통사고를 크게 당해서 선수의 꿈은 접을수밖에 없었고 먹고 사느라 설치 일을 하고는 있어도 늘 더 나이들기 전에 다시 수련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2023년부터 동네에 있는 유도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몇달은 즐겁게 다녔다. 그 해 9월, 다른 유도장에서 온 전직 실업팀 선수와 대련을 하다가 목이 뒤로 꺾이는 사고를 당했고 휴유장애6년 판정을 받았다.
사고 이후 남편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었다.목 뒤와 팔(특히 왼 팔)에 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과 심하게 저려오는 증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고 주기적으로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고 ㅁㅇ성 진통제도 처방받아 복용해오고 있다. 날이 추워지면 통증은 더 심해지고 자고 일어나면 저린 증상으로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했다. 그때마다 온 가족이 남편 팔을 주물러야 했다.진통제가 없이는 반나절도 견디기 힘든 몸이 되어버렸다.
4.
돈이 문제였다.몇년은 집에서 쉬며 재활을 해야하지만 프리랜서인 나(와이프)의 벌이로는 중학생인 자녀 둘을 키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을 해도 둘이 함께 벌 때를 못따라갔다.
점점 바닥이 보이자 남편은 휴직한지 1년 반 정도만에 원래 하던 가구 일에 복귀했다.하지만 몸 상태로 인해 중량이 나가는 커다란 가구보다는 그나마 가벼운 책상 종류만 배송했다(당연히 급여도 적어진다). 진통제 먹으며 버텼다. 하지만 그마저도 힘들어서 몇 달 전 부터는 주6일제 이지만 주4일 정도만 근무하고 있었다.급여는 예전 멀쩡할 때의 반도 안되고 몸도 회복은 커녕 더 상하는 상황임에도 가정을 제대로 굴리기위해 약의 힘으로 꾹 참고 일했다.
이런 문제로 짧은 시간동안 수없이 망설였지만 상황이 위급하다고 느꼈던 남편은 마음을 굳게 먹고 여직원에게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어보았다. 여직원은 그래달라고 부탁했다.
5.
남편은 술에 취한 남성에게
'여성분께 이러시면 안된다', '나중에 다시 오셔서 얘기하시라', '몸 터치는 하시면 안된다' 며 말렸다.
듣고 있던 남성은 남편에게 '당신이 이 사람 남편이냐' 라고 물어보더니 갑자기 손을 확 뻗어서 남편 목을 가격하고 조르기까지 했다. 하필 목을. 경추환자인데..
그렇지 않아도 아픈 부위를 순식간에 가격당한 남편은 온몸에 전기가 쫙 흐르는 느낌이 들어 반사적으로 남성을 뿌리쳤다. 이미 만취상태였던 그는 스티로폼이 놓여있던 벽에 부딪히더니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그 뒤 그 남성은 아무일 없다는 듯 일어나 사무실을 나갔지만 남편은 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목 내구성이 확 떨이지는 느낌이 들었다.동네 정형외과에 갈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남편은 아주대병원 담당 교수님께 상황을 말씀드리고 최대한 빠른 날짜인 11월4일 화요일에 외래진료를 받았다.
교수님께선 남편을 안타까워하며 '환자분은 절대로 불의를 목격해도 나서시면 안된다' 말씀하셨다.
6.
이틀 뒤 MRI 촬영을 진행했고 전치15주 판정을 받았다.
교수님께선 이것도 수술하지 않았을때의 이야기이고 수술하게 되면 기간은 더 늘어난다고 말씀하셨다. 교수님은 수술을 권하셨다. 새로운 약(ㅁㅇ성 진통제. 10알이 넘는다)을 처방받았고 3주 후에 내원해서 수술 날짜를 잡자고 하셨다.
이 사고 전에는 경추 수술에는 위험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자연치유로 회복해 보자는 의견이었지만 이제는 수술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현재 남편은 다시 무기한 휴직에 들어갔고 병원에 입원해 치료중이다.
7.
-사건 이후-
다행히 여직원이 당시 대화내용을 녹음하고 있었고 그 음성파일을 받을수 있었다. 감사한 일 이다.
주사를 부린 그 남성은 해당 건물 관리소에서 근무하는 관리소장이라고 한다. 사건 전에도 건물 세입자들과 몇번의 다툼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곧바로 경찰서로 찾아가 사건에 대한 진술서를 작성했다. 담당 형사님이 배정되었고 수사에 돌입하셨다. 생각보다 일이 빠르게 진행되어 다행이라고 느꼈다.
그런데.. 해당건물 CCTV를 확인하신 형사님께선 그 상황을 쌍방으로 판단하셨다. 영상판독은 여러 형사님들과 함께 했는데 대다수가 남편이 그 남성을 밀어낸게 과잉방어로 보여진다고 했다는 것이다.
아, 법이 이러니까 요즘 세상에선 도움을 주기도 쉽지 않은거구나 싶었다. 뉴스로만 접하던 억울한 사례들이 남의 얘기가 아니게 된 것이다.
8.
일을 이렇게 만든 관리소장에게 전화가 왔다.
"어휴, 제가 술을 마셔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기억이 안나서.."
란 뻔한 클리셰로 시작하더니
"제가 최소한의 도움을 드릴게요. 한 대여섯달 동안 백만원씩 드릴게요. 저 월급 얼마 안돼요! 백만원도 저한텐 엄-청 큰 돈 입니다."
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내뱉었다.
너무 어이없었다. 누가보면 저 사람이 대단한 인심이라도 쓰는것처럼 느껴질 지경이었다. 그리고 '최소한'의 도움이라니. 생각이라는걸 하고 말을 했으면 싶었다.
보험 들어놓은 것도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냥 배째라 식으로 나왔다.
현재까지 진행된 이야기는 여기까지이다. 사건만 벌어졌을 뿐이고 어떤 길로 나아가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9.
이제 우리 가족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이번 사고 전에는 점차 컨디션이 좋아질거란 희망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 싹 마저 잘려나가버렸다.
현재 나(아내)는 하루도 쉬는 날 없이 일을 해오고 있었는데 일하는 시간을 더 늘려야만 하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미 심하게 다친부위를 또 가격당해 방어 차 밀어낸것도 쌍방폭행으로 들어가게 된다는게 너무너무너무 억울하다. 남편은 앞으로 정상정인 평범한 일상은 꿈도 못 꾸는데..
밀폐된 공간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빠르게 벌어지는 위급한 상황을 목격하고도 쌍방폭행이 성립될까봐 모른체 외면하는게 사람으로서 맞는걸까? 누군가를 도와주다 벌어진 일인데 왜 정삭참작이 되지 않는건지..
이 글을 보는 분들이 계신다면 우리 남편을 도와주세요..
우리 가족이 다시 평범한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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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레드에 올린 후)
뉴스 담당자님이 여직원분께 전화로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힘들것 같다는 답변을 주었다고 했다. 본인의 사정이 있다며..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는 -일이 발생했던-사무실 사장님께서 직접 남편에게 전화해서 거듭 고맙다고, 필요할 때엔 언제든지 돕겠다고 말씀하셨고 여직원분도 본인을 도와주다 다친 남편을 안타까워하며 힘을 보태주시기로 했었다.)
남편은 좌절하고 있다.
참.. 세상이 우리를 등돌리는것 같다.
남편은 도와주다가 이렇게까지 됐는데..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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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건 필요없고 남편이 좋은 일을 했고, 정당방위 맞다는게 밝혀지기만 하면 더 바랄 나위가 없습니다.
그 관리소장과 합의는 절대 없습니다. 수억을 준대도요.
이미 남편은 살면서 제일 중요한 건강을 잃었습니다.
우리를 발 벗고 도와주어야 할 분이 본인의 개인문제로 인터뷰를 꺼린다는 사실에 남편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좋은일을 하고도 돌아오는건 배신이네요..
부디 많은 분들이 뉴스를 보시고 우리가족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공감해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11월17일 월요일 오후7시 SBS 뉴스헌터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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