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 저는 세상에 홀로 남겨진 채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지 몰라 주변 친구들의 조언을 듣고 용기를 내어 이 글을 올립니다.
저는 서른두 살에 고아가 졸지에 되어버렸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치매 진단을 받으신 뒤 직업군인으로 복무하던 저는 전역을 하여 낮에는 카페에서 일하고 밤에는 경호 근무를 하며 아버지와 둘이서 어머니를 지켜왔습니다.
어머니가 아프시다는 소식을 듣고 친형은 집을 떠났고, 그 후 몇 년 동안 저는 아버지와 단 둘이 어머니의 생계와 병간호를 온전히 책임져 왔습니다.
그렇게 저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4일 어머니를 먼저 보내드렸습니다.
그 슬픔이 가시기도 전이었습니다.
어머니 장례를 치르던 날, 아버지가 제 손을 붙잡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우리 둘이서 끝까지 버티자. 나는 너 옆에 오래 있을게.”
그때 저는 아버지가 제게 남은 마지막 가족이라는 사실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아버지는 제 인생의 정신적 지주였고, 제가 가장 존경하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를 잃은 지 겨우 다섯 달, 저는 아버지까지 떠나보내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아버지께서 “요즘 너무 힘들다. 네 엄마가 너무 그립구나.” 하고 말씀하시길래 저는 “아버지, 어머니랑 자주 가던 강화도에 친구분들과 잠시 다녀오세요” 라며 조금씩 모아두었던 돈을 드리고 아버지께서 조금이나마 어머니를 그리워하시는 마음을 달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행을 보내드렸습니다.
지금도 그 선택이 틀린 건 아닌지, 저 때문에 이런 변을 당하신 건 아닌지 가슴이 미어질 정도로 자책이 됩니다.
친구 분들과 함께 여행을 가신 11월 8일 밤 10시경, 아버지께서는 주무시기전에 펜션에서 잠시 답답함을 느끼고 바람 쐬러 나가셨고 친구분들은 잠을 자러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셨다고 합니다.
그 후 다음날 아침 9시 경 함께 여행을 떠나셨던 친구분께서 펜션 테라스 아래쪽에 싸늘하게 주검이 되어버린 아버지를 발견하셨고 저에게 연락을 주셨습니다.
저는 한달음에 강화경찰서로 달려갔고 그곳에서 CCTV로 아버지께서 어두운 테라스에서 발을 헛디디며 넘어지는 장면을 본 순간 온몸이 얼어붙었습니다.
그 장면이 지금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펜션 테라스에 울타리나 펜스만 있었어도 아버지께서는 그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시지 않으셨을거란 생각에 너무나 원통하고 허망한 마음입니다.
아버지께서는 군생활 16년, 전역 후에는 군무원으로 재직하며 평생 군인으로 살아오신 분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아버지를 본받아 직업군인이 되었고, 아버지께서 이어가지 못했던 군 생활을 제가 이어 가고 있다 믿고 살았었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이렇게 떠나보내게 될 줄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장례를 치르는 3일 동안 매일매일이 지옥이고 버티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펜션 측에서는 조문은 커녕 단 한 번의 연락도, 도의적인 어떤 위로의 말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말 막막하고 서럽습니다.
이제 저는 부모님 두 분 모두를 잃고 세상에 홀로 남게 되었습니다.
어디에 기대야 할지도,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작은 조언이라도 해주신다면 그게 지금의 저에게 살아가는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도움을 구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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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32살 고아가 되었습니다.. 살고싶습니다.. [4]
2025.11.14 (19: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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