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읽고 있는데, 초등학교에 관한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내용은… 뭐, 별 대단한 건 아니었다. 오늘 전국의 많은 초등학교에서 수영장 개장이 있었다는 이야기. 벌써 그런 계절이 된 건가.
그러자 문득 떠올랐다.
내가 초등학생이던 시절 학교에서 유행했던 무서운 소문을.
“학교에 있는 거울 앞에서 두 번 손뼉을 치고 한 번 돌면 ‘거울 귀신’이 나온대.”
초등학교 2학년이나 3학년쯤부터 퍼지기 시작한 그런 소문. 학교 안에 있는 거울이라면 어디 것이든 상관없다. 교실, 화장실, 체육관, 계단참. 아무튼 그 앞에서 짝짝 손뼉을 치고 한 바퀴 빙 돌면 나타난다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일종의 강령술 비슷한 이야기다.
예를 들어 “학교 3층 화장실 세 번째 칸을 세 번 두드리고 말을 걸면 ‘화장실의 하나코’를 불러낼 수 있다” 같은 그런 것.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시골 쪽에 있었기 때문에…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알려진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도 장르만 보면 흔한 학교 괴담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상했던 점은, 이 ‘거울 귀신’ 소문에는 목격담이나 유래 같은 꼬리말이 전혀 붙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설령 누군가 지어낸 이야기라 해도 ‘거울 귀신은 이런 모습이다’라든가 ‘나오면 이런 일이 생긴다’라든가, 그런 설정이 붙는 것이 보통이다.아까 말한 하나코 이야기를 예로 들면 “빨간 치마를 입은 단발머리 소녀이고, 대답이 들린 칸을 열면 안으로 끌려간다” 같은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거울 귀신’ 소문에는 그런 게 전혀 없었다.
이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은 모두 “거울 귀신이 나온다”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왜 나오는지”,
“나오면 어떻게 되는지”
그런 건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설정이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허술한 괴담이라고 하면 그것까지지만, 소문이 언제까지나 그 수준에서 멈춰 있다는 게 오히려 기분 나쁘게 느껴졌다.누군가 “나왔다”, “이런 모습이었다” 하고 거짓말을 해도 이상하지 않았을 텐데. 처음 누가 만들었든, 나중에 아무나 얼마든지 이야기를 덧붙일 수도 있었을 텐데.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 소문은 그렇게까지 유행한 걸까?
내가 아는 한 ‘거울 귀신’ 소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학교에 있는 거울 앞에서 두 번 손뼉을 치고 한 번 돌면 ‘거울 귀신’이 나온대” 뿐이었다.즉, 단 한 번도 “나왔다”라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없었다.
또 그걸 하려다 실종됐다든가 불행을 당했다든가 하는 후일담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반 아이들은 매일매일 질리지도 않고 그 이야기로 들떠 있었고, 서로 앞다투어 거울 앞에서 손뼉을 치고 빙 도는 행동을 반복했다.
어느새 다른 반 아이들까지 그걸 하고 있었다.
나오지도 않는데. 몇 번을 해도, 나오지 않는데.
나는 겁이 많아서 그런 이야기를 매우 싫어했기 때문에 최대한 관여하지 않으려 했다.
‘거울 귀신’ 자체도 무서웠지만, 그보다 더 무서웠던 건 그 이야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이었다.
쉬는 시간이 되면 몇몇이 모여
“거울 귀신 놀이 하자!”
라고 말하고, 근처의 거울 앞에서 손뼉을 치고 빙 돈다. 아주 즐거워 보이게.
깔깔 웃으면서 손뼉을 치고 돌지만, 거울 귀신은 나오지 않는다.
다 끝나면
“역시 안 나오네~ 하하하하!”
“안 나왔지~ 아하하, 아하하하하하!”
“다음엔 더 많은 인원으로 하면 나올까? 아하하하!”
이렇게 또 큰 웃음을 터뜨리며 돌아온다. 아주 즐겁게.
목적이었던 ‘거울 귀신’은 나오지도 않았는데.
마치 ‘안 나온 것 자체를 기뻐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서로
“다음에 또 하자!”
라고 말하며, 소문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가서 “거울 귀신이 나온대!” 하고 퍼뜨렸다.
그때 그 이야기할 때 아이들이 짓던, 입꼬리가 이상하게 올라간 히죽거리는 미소가 너무 기분 나빠서, 나를 포함한 겁쟁이 아이들은 겁에 질린 채 멀찍이서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나도 몇 번인가 그 ‘거울 귀신 놀이’에 끼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았지만, 대충 핑계를 대고 모두 거절했다.
결국 내 주변 거의 모든 아이들이 그 놀이를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 놀이를.
몇 번을 해도, 언제 해도, 깔깔 웃으면서.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다음엔 점점 ‘거울 귀신’ 소문을 아무도 하지 않게 되었다.
어떤 계기가 있었는지, 단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거울 귀신’은 조용히 사라졌다.
그 이상할 정도의 대유행과, 뒤끝처럼 남은 석연치 않은 불길함만을 남기고.
왜 갑자기 다들 안 하게 되었는지 궁금했지만, 무서워서 물어보지도 못했다.
나중에 당시의 상급생이나 하급생들과 이야기해보며 알게 되었는데,
‘거울 귀신’ 소문은 우리 학년에서만 유행했었다고 한다.
소문 자체는 들었고, 우리 학년 아이들이 전해주기도 했지만, 다들 기분 나쁘다며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거울 귀신’ 소문은, 한때 단 하나의 학년 안에서만 유행했던 매우 기묘한 괴담이었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는 등골이 오싹해졌던 걸 기억한다.
괴담 자체보다, 그 사실이 훨씬 더 무서웠다.
결국 그게 무엇이었는지, 누가 첫 소문을 내기 시작한 건지, 왜 모두 그렇게 즐거워했던 건지… 알 수 없는 것투성이다.아이들은 별것 아닌 것으로도 크게 들떠 놀 수 있는 존재지만, 그때의 광경을 단순히 그런 걸로 치부해도 되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다.
그리고 지금 생각난 건데, 내가 다니던 학교는 유난히 거울이 많았던 것 같다. 물론 다른 학교와 비교해본 적은 없지만. 일반 교실에 거울이 있는 게 보통인가?
그때 미친 듯이 ‘거울 귀신 놀이’를 하던 아이들은 모두 별일 없이 자라서 진학했다. 그 시절 친했던 몇몇과는 대학생이 된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는다.
다음에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면, 이 일에 대해 물어볼까…
아니, 그만두자. 역시 무섭다.
그렇게 매일매일 하던 일이었는데, 싹 잊고 있다면 그게 더 기분 나쁠 것이다.
‘존재하지 않는 기억을 가진 사람’ 취급받는 것도 싫고.
설령 그쪽이 기억하고 있다 해도, 이야기가 더 나아갈 것 같지도 않다.
어차피 안 나왔으니까.
그러고 보니… 왜 갑자기 몇 년 전 일을 떠올리게 된 걸까. 신문에서 초등학교 기사를 봐서? 그래도 너무 갑작스러운데. 뭐, 됐다.
아까 그 기사에 대충 눈을 돌리고, 신문을 넘겼다. 또 초등학교 관련 기사였다.
게다가 방금 떠올리고 있던 내 모교에 대한 기사였다.
──뭐라고 쓰여 있지.
“○○립 ○○초등학교에서 괴사건”
“벽 속에서 신원 미상의 인골 발견”
……뭐?
기사 내용을 확인해보니, 최근 '학교에 있는 거울의 뒤쪽에서 아이의 비명소리가 들린다'고 증언하는 학생들이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시시한 소문 정도로 흘려보냈지만, 이후 몸 상태가 나빠지는 학생들, 그 소리가 듣기 싫다며 등교를 거부하는 학생들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엔 학교 전체의 학생들, 나중에는 교직원들까지 비명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하기 시작해, 학교 측에서도 더는 무시할 수 없어 전면 조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교내 여러 곳에 있는 거울 뒤쪽의 벽을 철거한 결과, 발견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벽 속의 인골은 마치 무더기로 짓눌러 넣은 듯, 전신의 관절이 엉뚱한 방향으로 꺾여 산산이 부서져 있었다고 적혀 있었다.
며칠 전 발견된 것은 몇 사람 분의 뼈였으나, DNA 감정 등은 아직 진행 중이라 상세한 정보는 불명.
경찰은 계속 조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믿을 수 없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니, 이렇게 끔찍한 사건이 왜 신문의 이렇게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 밀려나 있는 거지?
시골의 작은 초등학교라서?
아니, 너무 기괴하고 수상한 점이 많아서 정식 사건으로 대대적으로 보도하기 어려운 걸지도 모른다.
혹은 아직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 거울 귀신.
무심코 중얼거린 그 말을 즉시 내쫓듯 마음에서 떨쳐낸다.
아니야. ‘거울 귀신’과는 관계없어.
그렇잖아?
인골이 발견됐다지만, 누구의 것인지도 모르는 몇 사람 분이 나온 거잖아?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엄청 오래된 건물이었다.
그러니까… 그, 건물을 지을 때 아주 옛날에 인주(人柱) 같은 걸 했던 건 아닐까?
그래, 분명 그럴 거야…….
‘거울 귀신’은 역시 관계없어. 있을 리가 없어.
왜냐하면 나오지 않았잖아.
그렇게 바보처럼 매일같이 해도, 나오지 않았잖아.
“안 나왔다”고 다들 기뻐했잖아.
‘거울 귀신’은 나오지 않았네.
나오지 않았네.
나오지 않았네.
나오지 않았어.
수주 후, 그 사건의 후속 보도가 신문에 실렸다.
발견된 인골은 추정 사후 수 년이 지난 것이었다.
그리고 교실, 화장실, 체육관, 계단참 등, 학교 안의 온갖 거울이 있는 장소들 뒤쪽 벽을 철거해서 드러난 인골의 총수는……
── 100여 구.
마침 딱 한 학년 분량이었다.
(IP보기클릭)39.7.***.***
왐마 인주가 뭐지 싶어서 꺼라위키 가봤는데 히토바시라(人柱: 사람 기둥, 인주)란 일본에서 전근대에 행해졌던 인신공양 행위이다. 댐, 다리 및 성과 같은 대규모 건축물 아래 또는 그 근처에 사람을 파묻어 '희생제물'로 바침으로서 건축물이 사람의 생명력을 먹어 안정되고 튼튼해져 적의 공격이나 홍수,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파괴를 막고자 한 행위였다. 건축물의 안정성을 위해 귀중한 제물을 바치는 의식 자체는 전근대의 일본만이 아닌 고대시대에 세계적으로 확인되는 풍습이며, 단순 귀중품을 넘어서 히토바시라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즉 인신공양으로서 이루어진 사례도 존재한다. 일본 이외의 지역에서 일어난 인신공양 행위에 대해서는 인신공양 문서에 기재되어 있으며, 본 문서에선 일본의 사례만을 다루는 것으로 한다. 현대인들이 보기엔 순장 등과 마찬가지로 워낙 충격적인 풍습이었기 때문에 현대 일본에선 '히토바시라'를 '산 제물', '희생양'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한국어로 번역될 때도 주로 이런 의미로 번역되기도 하고. ...뭐야 이거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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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지만 나루토에 나오는 인주력의 인주가 이 인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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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ㅅㅂ 인체를 봉인 장비로 쓰길래 뭔 뜻인지 생각도 안했는데 진짜 인간 제물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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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지만 나루토에 나오는 인주력의 인주가 이 인주임 | 25.11.30 01: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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