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77742?
'루쿠하'님의 허락 하에 저 게시글의 짤을 소재로 소설을 써보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감사하게도 제 부탁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계시면 좋겠네요(사실 저는 라오게도 콘텐츠 - 그림, 만화, 소설 등 - 를 만드시는 분들끼리 협업이 좀 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다음 주에 올린다고 했는데 하라는 일은 안하고 이거 해서 조금 빨리 올리게 되네요(...). 대신 다음주에 더 혹사당하게 되겠죠(......)
소설은 만화나 일러스트와 달리 접근하기 힘든 콘텐츠입니다. 읽는 데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읽어주시는 점 감사합니다.
1편: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77748
전편: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77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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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져 간다.
원래 아침에 도착해서 오전에 정찰을 마치고 오후에는 오르카로 돌아올 계획이었으니 늦어도 한참 늦었다. 분명 오르카에서 뭔가 조치를 취하긴 했을 텐데, 그게 뭔진 몰라도 사령관은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랬다. 보면 볼수록 상황이 좋지 않았다. 아마 시간을 지나면 지날수록 더더욱 나빠질 것이다.
“.......”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그의 옆에서 포이는 슬쩍 주인님의 눈치를 보았다. 지금 상황이 좋지 않은 건 그녀도 알았다. 그래서 사령관도 그녀에게 ‘대책을 강구해보라’고 명령을 내린 것이었지만, 그리고 물론 포이는 멍청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사고방식은 그런 심오한 작전을 떠올리는 데는 적합하지 않았다. 어떻게든 주인님께 도움이 되고자 낑낑대며 머리를 쥐어짜는 그녀의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지금 상황에는 당장 별 도움도 안 되는, 어떤 약해 빠진 흰고양이가 내뱉은 독설이었다.
- 포이, 넌 그냥 발정난 것뿐이야.
- 넌 사랑과 발정도 구분 못 하는 애야.
‘왜 하필 지금 여기서 그런 게 떠오르는 거지’
그녀는 자신의 양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끄으응, 하는 신음을 냈다. 별로 중요한 얘기도 아닌 주제에, 약해 빠진 주제에, 마음속에 오래 담아둘 가치도 없는 말일 텐데, 그 재수 없는 암코양이가 원망스럽게 내지른 그 말들이, 며칠 전부터 자꾸 포이의 심기를 어지럽혔다.
‘그게 대체 뭐라고, 야옹’
발정, 사랑. 포이는 한 번도 그걸 깊게 생각해본 적 없었다. 애초에 둘을 구분하지 않았으니까. 대체 그게 뭔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걸 왜 구분해야 한단 말인가. 사랑이든 발정이든, 어차피 둘 다 잔뜩 기분 좋아지면 그게 그거 아닌가? 세상 피곤하게 사는, 규율에 얽매여 사는 고양이년, 그런 걸 괜히 구분해서 얻는 게 뭐란 말인가? 욕망을 억누르고, 하고 싶은 걸 참으면서 가만히 서 있기만 하는 것? 좋아하는 상대 뒤에서 제대로 표현도 하지 못하고 그저 처량한 눈빛이나 하며 꼬리나 살랑거리는 것? 한심해서 말도 안 나온다. 날 언니로 인정 못 하겠다 했던가? 포이도 그딴 겁쟁이를 언니로 인정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발정이라, 야오옹.’
어처구니없게도 그 단어를 떠올리자 포이는 그 상황에서조차 자신의 몸이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아니. 어처구니 없는 건 아니려나. 아무도 찾지 못하는 바위 아래 구덩이에 단둘이 갇힌 두 성숙한 남녀.
위기상황에는 오히려 번식욕구가 강해진다고 한다. 죽음을 앞에 두고 생물체의 본능적인 자손을 남기고자 하는 욕망이 극대화된다고 했던가. 극도의 긴장과 불안은 오히려 성욕을 증폭시킨다고 했던가. 갑자기 포이는 온몸이 가려워졌다. 사령관이 자신의 몸을 만져줬으면 하는 욕망이 불쑥 솟아올랐다. 사령관의 몸으로 잔뜩 기분좋아지고 싶다. 포이는 바위에 등을 기댄 채 가만히 앉은 사령관의 옆에 착 밀착했다. 그는 피곤해 보였다. 빈혈증세다.
“.......”
“포이, 왜 그래”
믈론 안 그래도 목숨이 위태로운 이 상황에서 그런 짓을 한다는 건 미친 짓이다. 모든 생물은 교미 과정에서 무방비 상태가 되고 그건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괜히 동물들이 가장 포식자에게 사냥당하기 쉬운 순간이 짝짓기 중일 때인 게 아니다. 그리고 ‘번식행위’는 다른 데 쓸 수도 있을 - 예를 들어 도주한다든지 - 체력과 순발력을 (생각보다 크게) 소모한다. 결정적으로, 어...음....에....‘교미 행위’ 중에는, 그러니까...그에 마땅히 따르는 ‘소리’와 ‘냄새’가 나게 마련이다. 아시잖은가. 자신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목소리라든지 말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지금 ‘이 시국’에 그런 짓을 하는 건 미친 짓이다. 적어도 사령관의 - 더구나 피를 흘려 빈혈증세를 보이는 - 입장에서는 말이다.
포이는 조금 달랐다. 그녀는 날래다. 고양이는 깜짝 놀랄 정도로 날쌔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는 주인님과 대놓고 ‘그런 짓’을 하면서 한껏 ‘기분좋아지’는 와중에 갑자기 철충이 나타난대도 순식간에 튀어올라 도망칠 자신이 있었다. 주인님을 그 자리에 남겨놔도 된다면 말이다. 그러니까 포이는 지금 무력해진 주인님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아도, 그리고 주인님이야 어찌되든 자기 한 몸 건사할 자신은 있었다.
포이는 사령관의 몸에 찰싹 달라붙어 가르랑거렸다. 사령관은 그녀도 블안한가보다고 생각하고 핏기 가신 얼굴로 웃으며 그녀를 안아주었다. 하기야 첫번째 경호임무를 꽤 가혹하게 치르고 있긴 하다. 포이는 냐앙, 거리면서 사령관의 가슴에 얼굴을 부볐다. 몸이 뜨겁다. 이 위험하고 불안한 상황 속에서 더더욱 타오르는 흥분을 사령관으로 해소하는 건 어떨까나. 지금, 그녀는 사령관을 가지고 이 위기 속에서 잠시나마 안정을 찾는 데 사용하고 있....
포이 머릿속의 페로가 그녀의 뒤통수를 세게 후려갈겼다.
- 너는 그저 주인님으로 네 욕망만 채울 생각 뿐이지.
사령관의 품에서 가르랑거리던 포이가 멈칫했다.
- 주인님 생각은 추호도 안 하지.
- 너는 그저 주인님을 네 욕망을 위한 도구로 삼고 있을 뿐이야.
주인님을 도구 취급한다고? 내가? 포이는 그 싸가지 없는 약골 고양이의 얼굴이 생각나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말도 안 된다. 바이오로이드가 어떻게 인간을 도구로 다룬단 말인가? 그 반대가 정상 아닌가. 내가 아무리 주인님을 사용해서 성욕을 좀 해결하기로서니, 내가 아무리 재미를 위해 주인님을 좀 장난감처럼 쓰기로서니...
- 그건 네 욕망을 위해 주인님을 도구로 쓰는 것이 아냐?
시끄러워, 시끄러워, 닥치라고, 지금 같은 상황에 왜 자꾸 내 머릿속에서 떠드는 거야.
- 배려도, 절제도 없이, 넌 머릿속에 온통 네 욕망만 해결할 생각 뿐이지.
- 지금 같은 상황에도 넌 주인님으로 네 불안감이나 해소하려 하고 있어. 그게 참된 경호원의 태도야?
“.....”
- 지켜드려야 할 사람을, 안심시켜야 할 사람을 오히려 너를 위해 쓰고 있는 것이 아냐?
입닥쳐. 약해 빠진 게 왜 자꾸 내 머릿속에서 떠드는 거야.
포이가 갑자기 잠잠해지자 사령관이 오히려 당황했다.
“저....포이?”
포이는 그제야 자신이 사령관을 껴안은 채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는 걸 알아차렸다.
“냐! 딴 생각 좀 했어요. 주인님, 포이 불안해요. 꼭 안아 주세요!”
그게 지금 상황을 타개하는데 별 도움이 될 것 같진 않았지만, 사령관은 그렇게 해 주었다. 포이는 그를 껴안고 잠시나마 아무 생각도 하지 않기로 했다. 어째 경호원의 불안과 두려움을 오히려 경호대상이 달래 주는 우스운 꼴이 되었지만,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품에 안겨 가르릉거리기만 하는 경호원이 아니라 경호대상이 되려 살아나갈 방도를 고민하는 주객전도의 상황이 되었지만, 사령관은 크게 신경쓰진 않았다. 어차피 포이에게 큰 걸 기대한 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어차피 아무런 수가 안 보인다면, 누구든 간에 최소한 마음이라도 안심하는 편이 나으니까.
...
소수 침투 잠입작전에서 지켜야 할 절대 명제는 무엇일까?
‘교전하지 않는 것.’
리리스는 멸망 전의 선배 기종들이 수없이 - 때로는 핏값을 치러 가며 - 체득하여 후계 기종들에게 전수한 교훈을 되뇌이며 흙바닥 위에 엎드린 채 기다렸다. 눈앞의 적이 아무리 약해도, 아무리 먹음직스러운 상대가 눈앞에 있어도, 그것이 임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절대로 자신을 노출해서는 안 된다. 침투하는 측은 으레 소수이며 그들이 가진 화력과 탄약은 한정되어 있다. 그것을 감안하지 않고 약한 적이 보인다고 무턱대고 공격을 개시했다간, 정말 필요한 순간에 쓸 화력이 부족해지고, 전투의 소음과 소요시간으로 들킬 위험만 높인다. 그리고 침투조가 임무를 완수하기 전에 발각된다는 것은, 흔히 전멸과 동의어다. 자신들의 존재가 알려지는 순간, 사방에서 적들이 몰려올 것이고, 수적으로 소수인 침투조가 위치까지 노출된다면 압도적인 수적 우세 앞에서 순식간에 시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말, 정말 부득이할 경우가 아니면 교전을 피하고, 들킬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잘 숨어야 했다.
리리스는 풀숲 속에서 한 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들었다. 조금 전 땅바닥을 살피며 지나가던 칙들은 이제 지나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주인님 만나기 전 같네’
흙투성이가 된 머리와 옷을 소리가 나지 않게 가볍게 털며 그녀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항상 깨끗하고 관리 잘 된 그녀의 얼굴이 흙과 낙엽조각으로 더러워졌다. 그녀의 뺨으로 노래기 한 마리가 꿈틀꿈틀 기어갔다. 그녀는 진저리치며 그것을 손가락으로 튕겼다.
“다들, 일어나도 좋아요. 갔네요”
리리스의 지시에 컴패니언즈들이 무성한 수풀 아래에서 일어났다. 다들 리리스보다 별로 나을 바 하나 없는 지저분한 몰골을 하고서. 펜리르와 하치코는 그것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으나 페로와 스노우페더는 벌레와 낙엽이 뒹구는 흙에 절여지는 게 조금 불편해 보였다.
‘스노위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아직 해가 완전히 떨어지려면 시간이 좀 남았고, 숲의 캐노피 위로 스카우트와 와습 등이 끊임없이 날아다닌다. 흰올빼미 스노우페더는 해가 지면 소리 없이 날아다닐 수 있지만, 지금 그랬다간 여러모로 들킬 소지가 너무 크다. 그렇다고 끊임없이 숲속을 이동해야 하는 그녀들 입장에서 그녀를 어디 나무 한그루 속에 숨은 채 대기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 해가 지기 전까진 그녀 역시 어쩔 수 없이 땅바닥에서 다른 자매들과 같이 머리를 처박아야 하는 것이다.
“....괜찮아요, 언니. 주인님을 찾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요”
다행히 페로도 페더도 이해하는 것 같았다. 그녀들도 주인님을 구해야 한다는 절박감은 리리스와 같았으니까. 그녀들에게 미소지어준 리리스는 어둠이 깔려 가는 흙바닥 위를 주시했다. 추적술은 잠입암살형 리리스들에게 매우 유용한 소양이다. 지금 쫓는 건 암살대상이 아니라 구조대상이지만. 그러나 그런 그녀의 눈에도 바닥에 보이는 건 온통 어지럽게 찍혀 있는 칙, 팔랑스, 센추리온들의 기괴한 발자국 뿐, 인간 혹은 인간에 가까운 바이오로이드의 발자국은 보이지 않았다.
“하치코, 펜리르, 냄새 맡아봐요. 뭔가 있는 것 같아요?”
하치코와 펜리르가 귀를 쫑긋거리면서 고개를 들어 씰룩이는 코를 허공으로 들어올렸다.
아르망이 컴패니언즈를 파견한 이유를 명분만 빼고 말하자면, 먼저 블랙 리리스는 멸망 전 전쟁에 그 악명을 떨친 잠입의 대가였기 때문이고, 그리고 컴패니언즈의 동물 유전자 들어간 바이오로이드들은 감각이 예민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컴패니언즈들이 폐하의 흔적을 잘 찾아낼 것이라 기대했다.
“아니. 철충 놈들 이상한 쇠냄새만 온통 가득해. 거기 가려서 다른 냄새 못 맡아”
그거야 온 사방이 철충이니까. 리리스는 작게 한숨을 토했다. 세상일이란 언제나 책상 위에서 기대하는 것과는 다르게 돌아가게 마련이다. 컴패니언즈들은 철충들의 눈을 피해 사령관이 실종된 숲 속으로 진입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득시글거리는 철충들이 내뿜는 냄새, 불빛, 소음들로 인해 주인님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알았어요. 혹시라도 주인님 냄새 맡으면 즉시 보고해요”
리리스는 동생들에게 지시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지금 이 숲의 주인은 철충들이고, 놈들은 주인님을 찾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놈들보다 한 발 늦을 수밖에 없지만, 아무런 단서도 없는 시점에서는 일단 놈들의 뒤를 밟을 수밖에.
“가죠. 여기 이러고 있을 시간 없어요”
리리스는 품 속의 신호기를 매만졌다. 080측에서 건네 준, 철충들의 재머(전파방해)를 뚫을 만한 강력한 신호를 방출하는 일회용 신호기를. 그녀는 철충들의 뒤를 밟으며 놈들의 행동에서 어떤 패턴을 찾기를 바랬다. 그리고,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랬다.
주인님, 주인님, 어디 계신가요. 제발, 살아 있어 주세요.
...
“포이”
“네, 네, 주인님?”
사령관은 빈혈끼가 와서 약간 하얘진 얼굴로, 자신을 포개듯 부둥켜안은 포이에게 말을 걸었다. 고양이의 체온은 따뜻했지만, 이럴 때가 아니었다. 무전도, 통신도 되지 않는다. 오르카의 도움을 기대하기는 요원하다. 사령관은 마침내 마음을 정했다.
“아무래도 둘 모두 살아 나가기는 틀린 것 같다”
“......?”
“그리고 살아나갈 능력이 있는 건 너 쪽인 거 같고”
“주인님? 무슨 말씀이세요?”
“알잖아”
포이도 알고 있듯 사령관도 알고 있었다. 포이에게 자신은 그냥 짐일 뿐이다. 고양이의 야생성과 생존본능을 가진 포이는 자기 혼자서라면 충분히 이곳을 숨어서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령관과 함께라면 그것은 불가능하다.
조금 전부터 사령관은 이 부근을 지나가는 소름끼치는 붉은 불빛들의 숫자를 가늠해 보았다. 물론 정확히 셀 수는 없었지만, 사령관은 처음에 이 은신처로 숨어들었을 때 비해 확연히 이 근방을 지나는 불빛들의 수가 늘어났음을 알아차렸다.
‘오래 못 가겠군’
놈들은 점점 수색 범위를 좁혀나가고 있었다. 사령관과 포이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는 몰라도, 포위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여기서 더 지체했다간 포이마저도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그에 비하면 오르카의 지원이 언제 올지, 오기나 하는지는 알 수 없다. 오르카가 뭘 하고 싶어도 지금 사령관의 의치를 모른다면 뭘 할 수가 없을 텐데, 오르카와의 연락은 먹통이다. 아마 철충놈들이 재머를 터뜨린 거겠지. 사령관은 각오했다. 어차피 빠져나갈 수 없다면, 죽을 수밖에 없다면, 둘이 죽는 것보다는 하나만 죽는 게 낫지 않은가.
그리고 사는 쪽이 꼭 인간일 필요는 없다.
‘어차피 그렇게 꼭 다시 부흥할 가치가 있을 만큼 고결한 종족도 아니었어’
멸망 전의 기록들, 그간 바이오로이드들이 모아 온 멸망 전 옛 인류의 기록들을 읽으면서 열마나 역겨웠던가. 사령관은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예상치 못하고 갑작스럽게 끝맺을 줄은 몰랐지만, 어쩌면, 그 죄업의 역사에 종지부를 - 비록 그게 자의반 타의반(철충에 의해서 말이다)이더라도 - 찍을 때가 찾아온 건지도 몰랐다.
알고 있다. 자신은 오르카 바이오로이드들의 유일한 희망이다. 자신이 죽으면 인류 최후의 불씨가 꺼진다. 그는 자신의 목숨에 걸린 희망과 기대의 무게를 알았고 - 그 중압감이 때로는 밤마다 그를 잠 못 들게 한다는 걸 알아 줄까 - 섣불리 죽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자신을 찾고 여기까지 오게 해 준 콘스탄챠, 라비아타, 그리고 오르카의 모두에게는 미안하지만, 정말 수가 없다면, 피할 수 없다면....살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는가.
“나를 버려두고 빠져나가.”
포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나 그녀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사령관은 빠르게 말을 이었다.
“철충들이 원하는 건 나야. 바이오로이드인 네가 아니라. 너라면 빠져나갈 수 있을 거야”
철충들에게 가치 있는 건 인간인 자신의 목숨이다. 자신을 죽일 수 있다면 철충들은 포이 따위는 무시할 것이다. 그녀가 적극적으로 공격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미 철충들이 사방에 좍 깔리고 그 빨간 눈에 불을 켜고 인간을 찾는 상황에서, 포이가 부상자인 사령관까지 데리고 이 포위망을 빠져나갈 수는 없다. 하지만, 그녀 혼자서라면, 지금이라면 몰래 빠져나가는 건 가능할 것이다. 철충도 인간인 자신보다는 - 공격하지만 않는다면 - 포이를 덜 신경쓸 것이고. 사령관은 허망한 미소를 지으며 포이에게 말했다.
“너라도 살아남도록 해. 오르카로 돌아가”
“네? 네? 주인님? 말도 안 되는 말씀하지 마세요!”
“지금 시간부로 경호 임무를 해제하겠어. 넌 이제 내 곁을 떠날 수 있어.”
포이는 자신의 모듈에 입력된 경호임무 항목이 사라지는 걸 감지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사령관 곁을 훌쩍 떠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제멋대로에다 말썽꾸러기긴 해도 그녀도 컴패니언이다. 그렇게 쉽게 경호대상, 아니, 이젠 명령이 해제되었지만, 인간을 떠날 수는 없다. 사령관은 지구상 유일한 인간이다. 컴패니언이 지켜야 할 인간이 사라지면 컴패니언의 존재 의의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그녀는 약간의 노기까지 띄어가며 으르렁거렸다.
“그러신다고 제가 주인님 곁을 떠날 것 같아요?”
“여기 있어봤자 네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제가 주인님을 버리고 갈 것 같냐구요!”
“난 이미 한 번 네 목숨을 구했지. 난 그게 헛되게 사라지길 바라지 않아”
그 말에 갑자기 포이의 몸이 굳었다. 그걸 그녀가 납득한 거라고 착각했는지 사령관은 재차 말을 이었다.
“잘 생각해 봐, 포이. 이게 최선이야. 난 다른 수가 없다고 생각해.”
포이는 눈을 감았다. 갑자기, 머릿속에서 속삭이던 페로의 목소리가 조용해졌다. 이제야 좀 알 것 같았다.
사랑, 발정, 컴패니언즈,
뭔가를 목숨 바쳐 지키는 것.
그래, 이제야 좀 이해가 갔다. 그 재수없는 하얀 암코양이가 지껄이던 헛소리를 말이다.
포이는 다시 눈을 떴다.
“아뇨, 주인님. 제 생각은 달라요”
“?”
포이는 갑자기 주인님 위로 홱 올라탔다. 무릎 위로 그녀의 중량감이 느껴지자 사령관은 당황했다. 그러나 그녀는 아랑곳없이 그의 와이셔츠 상의를 추스르기 시작했다.
“어, 어, 포이? 지금 뭐해?”
“벗으세요.”
“어, 네? 포이? 여보세요? 저기...포이...님?”
“옷, 벗으시라고요.”
“저기, 포이? 지금은 그런 거 할 때가....”
“냐아, 아니까 빨리 벗어요!”
포이의 거의 협박 같은 요구에 사령관의 표정이 당황으로 기묘하게 변했다. 뜬금없이 옷을 벗으라니, 설마 얘 지금 이 상황에서 ‘그렇고 그런 짓’을 하려는 건가? 하필 지금? 왜?
...
페로는 나무와 바위를 따라 달려나가는 큰언니의 뒤를 바라보고서 따라 달렸다. 그녀는 큰언니의 가슴이 애타는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 차 있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그녀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멍청이 같은 깜장고양이, 제발 부탁이니까 주인님을 지켜줘’
페로는 여전히 포이를 믿지 않았지만, 그리고 여전히 그녀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지금만큼은 어찌되었든 그녀가 주인님을 잘 지켜주고 있기를 기도했다. 비록 발정과 사랑도 구분 못하는 멍청이지만, 솔직히 지금 어디서 또 욕정을 주체 못하고, 고립된 지금 상황을 역이용하여 주인님을 벗겨서 범하고 있대도 이상하지 않을 아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믿을 수밖에 없었다.
같은 고양이 -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페로가 포이의 후계기종이다. 거의 동일한 고양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 - 로서, 페로는 지금 상황에서 포이가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해보았다. 그녀의 사고방식은 어떠할지 생각해보았다.
“......”
그다지 ‘컴패니언즈다운’ 그림이 떠오르질 않는다. 잔뜩 달아오른 검은 고양이가 주인님이 뭐라고 하든 막무가내로 그분을 덮치는 모습 - 상당히 외설스러운 구도로 - 이나, 주인님 앞에서 한껏 아양을 떠는 모습 정도나 떠오른다. 절도 있고 헌신적으로 주인을 경호하는 보디가드 메이드의 그림은 별로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도..부탁이야, 포이’
그러나 동시에 어쨌든 포이는 컴패니언즈다. 페로가 인정하긴 싫어도 말이다. 같은 고양이로서 페로는 포이를 이해해보려 노력했다. 그리고, 그녀가 컴패니언즈의 본분을 다하고 있기를, 아무리 제멋대로라도 컴패니언즈의 본질은 갖고 있길 바랬다.
“언니들, 이상해요”
오만 생각에 다 빠진 페로를 일꺠운 것은 스노우페더였다.
“스노위? 뭔가요?”
앞서 달리던 리리스가 멈춰서서 스노우페더를 돌아보았다. 흰올빼미 노우페더의 눈은 황혼도 지고 점차 어두워져 가는 숲 속의 어둠에 적응해 가고 있었고, 그녀의 눈은 다른 자매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저 멀리,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그리고 불길하게 반짝이는, 크고 작은 철충들의 광채들을.
“철충들이 어딘가로 몰려가는 것 같아요”
스노우페더의 예민한 눈이, 점점이 움직여가는 불빛들을 바쁘게 읽었다. 엄청난 수의 철충의 군세들이 특정한 방향으로 모여들고 있다. 그녀의 말을 들은 리리스와 페로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이게 뭘 의미하는 것인가?
...
“꺄하핫. 멍청이들. 다들 포이한테 속았어”
포이는 풀숲 속에서 작게 웃었다. 그녀는 자신이 걸친 주인님의 피 묻은 하얀 - 비록 흙과 피투성이지만 -와이셔츠에 얼굴을 파묻었다. 주인님 냄새가 난다. 기분 좋다. 주인님 냄새가 나는 것도 기분 좋고, 철충들을 보기 좋게 속여서 여기까지 끌고 온 것도 기분 좋다. 그 끝도 그녀에게 기분 좋을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포이는 주인님의 피와 냄새가 흠뻑 묻은 와이셔츠를 벗겨서 입고, 일부러 철충들의 눈에 띄도록 내달렸다. 흰색 와이셔츠는 숲 속에서 눈에도 잘 띄고, 주인님 냄새를 뿌리기에도 좋다. 놈들의 이목을 끌기에 더없이 적합하다. 철충들 입장에서도, 인간을 경호하던 바이오로이드가 인간 냄새와 함께, 그리고 펄럭이는 인간의 옷과 함께 달리고 있다면 당연히 그녀와 인간이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래, 따라와, 따라오라고. 여기, 포이가 있어. 검은 고양이가 있어’
포이는 가능한 한 많은 철층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소리를 크게 내고 흔적을 남겨 가며, 사방팔방으로 내달렸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이동 패턴은 있었다. 그녀는 지그재그로 숲 속을 가로지르면서 동쪽으로 이동해 갔다. 주인님이 계신 곳의 반대 방향으로. 그리고 그건 효과가 있었다.
우지끈, 끼기긱, 우드드득. 숲 전체가 일순 부르르 몸을 떠는 것 같았다. 포이가 일부러 “냐하하하하핫!”하는 웃음소리를 한껏 지르며 달리자, 숲 속의 모든 붉은 눈, 기계로 이루어진 눈과 귀와 코들이 한 점, 내달리는 그녀에게로 집중되었다. 모든 그곳에 있는 모든 철충들의 의지와 관심이 그녀에게로 모였다.
그 결과가 이것이다. 포이가 납작 엎드려 숨은 곳 앞 공터에서 와글거리는, 수도 없이 많은 칙, 팔랑스, 센츄리온, 스카우트들, 인간 사냥을 하러 나온 괴물들.
‘일부러 주인님 계신 곳과 반대편으로 내달렸는데, 통했나보네’
포이는 자신의 큼직한 가슴을 부여잡고 풀숲 속에서 심호흡했다. 조금 긴장이 가라앉고 안정되자, 가슴 속에서 그녀의 본능이 그녀 깊은 곳에서 길어올린 요동치는 감정이 솟아올랐다. 그것은 그녀를 설계했던 멸망전의 인간들이 ‘과흥분’이라 부르던 상태로 그녀를 이끌었다. 그녀는 그 오드아이를 부릅떴다. 희번득, 하고 고양이의 두 눈에 광채가 어렸다. 그녀는 그 빛나는 눈으로 몰려든 철충들을 바라보았다. 냐하하하, 바보들 같으니. 이몸의 유인에 걸려주셨어. 내 유인에 걸려 이렇게나 와글와글 몰려들다니. 하지만 이쯤에서 이몸이 등장해주지 않으면 다시 흩어지겠지?
“이야아아-옹”
그녀의 손에서 구식 단분자 손톱이 튀어나왔다. 그녀는 낮게 울부짖으며 풀숲 아래 납작 엎드렸다. 다시 한번, 그녀의 허리와 엉덩이가 리드미컬하게 율동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려나’
적이 너무 많다. 포이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아마 저 많은 철충들을 오늘 모두 가르는 건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할 수 없다, 포이는 혀로 말라가는 입술을 다셨다. 고양이는 목숨이 9개라지. 그 중 오늘 얼마나 바쳐야 할까. 얼마나 바쳐야 주인님을 위해 시간을 벌어드릴 수 있을까. 다시...주인님께로 돌아갈 수 있을까. 마지막 순간, 포이는 과흥분으로 번득이는 그 무자비한 오드아이를 잠시 감고 망설였다......그리고 다시 떴다. 그녀의 본능이 첫 번째 사냥감을 포착했다.
“냐아아아아아-!”
그녀는, 고양이다운 믿기지 않는 도약력으로, 모여든 철충들을 향해 뛰어올랐다.
<계속: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78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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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스가 언급한 '주인님 만나기 전 같네'는
https://m.cafe.naver.com/lastorigin/649257 이 설정(공식)과
이 설정에 근거한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77610 이 이야기를 참조해 주세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덧글과 추천이 큰 도움이 됩니다(어차피 여기에만 올리기만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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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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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되겠습니다만, 뭐 맨 위에 '루쿠하'님 덧글에도 제가 처음부터 썼으니까 상관없겠죠. 이번 소설에서 누가 죽지는 않습니다. 해피엔딩으로 갈거에요. 만약 매운맛을 원하신다면 이 소설 이후로 하나 맵게 말아보겠습니다. 아주 비참하고 씁쓸하고 역한 걸로...... 원거리 경호원의 경우는, 이 소설의 중점이 아니라서 쓰다 말았지만, 설정상 미호가 배정되어 있었습니다. 근데 몽구스 팀은 와쳐랑은 다른 경로로 지리정보를 받았기 때문에 지금 엉뚱한 곳(정확히는 미호가 있는 곳이 원래 사령관이 갔어야 할 곳이고 사령관이 엉뚱한 곳에 떨어진 거지만)에 있는 상태입니다. 즉, 원래는 사령관이 오기 전에 그 지역에서 먼저 기다리면서(따라서 와쳐가 아니라 스틸라인으로부터 직접 좌표를 받았음) 원거리 관측경호를 수행할 예정이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길래 "왜안와?" 이러는데 갑자기 본부에서 "사령관 실종!" "????" 이러는 상황이죠. 당연히 몽구스 팀 역시 발칵 뒤집힌 상태입니다. 전편(2화)에서 아르망이 침투팀을 만들 때 '자원자'가 넘쳐난다고 했는데 당연히 몽구스 팀도 '자원자'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다만, 이 소설 주인공이 컴패니언이다 보니 컴패니언을 골랐지만요. 덧붙여, 지난 화(2화)에서 포이가 일부러 사람들 눈을 피하려(애초에 거긴 아무도 없긴 했지만) 행동하긴 했습니다. 포이는 거기에 바이오로이드들이 있을 줄 알았고, 그녀들의 눈을 피해서 사령관이랑 몰래 질펀한야외으흥을 할 작정이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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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글을 꾸준히 읽어주고 좋아해주는 분이 있다는 건 감사하고 또 기쁜 일이죠. 읽어주실 것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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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읍니다 선생! 인물들 내면묘사가 꿀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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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좋아해 주시니 저도 정말 기쁘네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저도 정말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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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되겠습니다만, 뭐 맨 위에 '루쿠하'님 덧글에도 제가 처음부터 썼으니까 상관없겠죠. 이번 소설에서 누가 죽지는 않습니다. 해피엔딩으로 갈거에요. 만약 매운맛을 원하신다면 이 소설 이후로 하나 맵게 말아보겠습니다. 아주 비참하고 씁쓸하고 역한 걸로...... 원거리 경호원의 경우는, 이 소설의 중점이 아니라서 쓰다 말았지만, 설정상 미호가 배정되어 있었습니다. 근데 몽구스 팀은 와쳐랑은 다른 경로로 지리정보를 받았기 때문에 지금 엉뚱한 곳(정확히는 미호가 있는 곳이 원래 사령관이 갔어야 할 곳이고 사령관이 엉뚱한 곳에 떨어진 거지만)에 있는 상태입니다. 즉, 원래는 사령관이 오기 전에 그 지역에서 먼저 기다리면서(따라서 와쳐가 아니라 스틸라인으로부터 직접 좌표를 받았음) 원거리 관측경호를 수행할 예정이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오길래 "왜안와?" 이러는데 갑자기 본부에서 "사령관 실종!" "????" 이러는 상황이죠. 당연히 몽구스 팀 역시 발칵 뒤집힌 상태입니다. 전편(2화)에서 아르망이 침투팀을 만들 때 '자원자'가 넘쳐난다고 했는데 당연히 몽구스 팀도 '자원자'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다만, 이 소설 주인공이 컴패니언이다 보니 컴패니언을 골랐지만요. 덧붙여, 지난 화(2화)에서 포이가 일부러 사람들 눈을 피하려(애초에 거긴 아무도 없긴 했지만) 행동하긴 했습니다. 포이는 거기에 바이오로이드들이 있을 줄 알았고, 그녀들의 눈을 피해서 사령관이랑 몰래 질펀한야외으흥을 할 작정이었기(...) 때문이지요. | 20.11.06 13: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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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을 원한다기보다 싱글게임같은데에서 배드엔딩도 수집하던 버릇이 있어 상상해본거에요ㅎ 하여간 와처가 문제군요. | 20.11.06 14: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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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추종자
네...사실 소설을 쓸 때 기본 스토리라인 이외의 '곁가지'에 해당하는 이야기들은 넘어가는 편이라(안 그래도 제가 쓸데없이 글을 많이 쓰는 편이기 때문에 그런 것까지 쓰면 분량 너무 길어져요....)... 물론 제가 설정 미숙지나 스토리 짜임새의 부족으로 아예 간과해 버린 부분도 있습니다만. 혹 읽다가 궁금하신 것이 있으면, 질문해 주시면 그 부분에 대해 준비된 것이 있다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 20.11.06 19:19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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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추종자
자기 글을 꾸준히 읽어주고 좋아해주는 분이 있다는 건 감사하고 또 기쁜 일이죠. 읽어주실 것에 감사합니다. | 20.11.06 14: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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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읍니다 선생! 인물들 내면묘사가 꿀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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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좋아해 주시니 저도 정말 기쁘네요! 재밌게 읽어주셔서 저도 정말 즐겁습니다! | 20.11.06 15: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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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순간 진짜 하는 줄 알고 당황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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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헤////// | 20.11.06 17: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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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의 영압이...사라졌.....! 사실 스토리 중에 으흥씬도 넣어볼까 했습니다만 그러면 너무 길어지기도 하고 19금게에 올려도 모자랄 것 같아서.... | 20.11.09 20:4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