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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스팅어, 그리고 서킷
이 포스트를 쓰고 있는 시점에서 제가 타는 자동차는 2023년 3월생 기아 스팅어입니다. 이번 포스트의 본편에 들어가기에 앞서 제가 이 차를 선택하게 된 이야기를 잠시 풀어볼까 합니다.
제가 스팅어를 처음 몰아보게 된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인 2020년 11월입니다. 기아가 운영하는 레이싱 스쿨인 '기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의 전신이었던 '기아 드라이빙 아카데미'의 레벨 3 프로그램이 그 시작이었죠.
당시 저는 K3 GT를 타고 있었기에 고성능 자동차에는 어느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스팅어 GT의 3.3T 엔진은 이를 가볍게 비웃기라도 하듯 힘으로 밀어붙이는 주행이 어떤 것인지를, 그리고 자동차를 운전할 때는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줬습니다. 그동안 탑승했던 자동차 중 대형버스인 그랜버드를 제외하면 300마력을 넘는 차가 단 한 대도 없었던 사람에게 있어 373마력의 출력과 52kgf.m의 토크는 여러 모로 상식을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그저 길거리에서 가끔 마주치는 차였던 스팅어를 눈여겨보게 된 때는 아마 이 때부터였을 겁니다. 지금은 스팅어의 움직임에 꽤 익숙해졌지만 이 사진을 보면 그 날의 충격이 다시 떠오르는군요. 일반 도로가 아닌 서킷에서 타이어를 갉으면서 레코드 라인으로 밀어붙이는 주행이었기에 더 기억에 남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후에 기아 드라이빙 아카데미가 기아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로 이름을 바꾸고, 교육장소가 인제 스피디움에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로 바뀌고 나서도 스팅어를 통한 스포츠 드라이빙을 꾸준히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네. K3 GT의 뒤를 이어 스팅어 GT를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여러 정황을 통해 스팅어의 단종이 여러 모로 기정사실화 되었던, 그리고 내연기관의 종말이 점차 현실화되는 시기였기에, 제대로 만든 후륜구동 고성능 내연기관 자동차를 한 번은 경험해봐야 인생에 후회가 없을 것 같다는 지극히 차덕후적인 발상에 의해 아끼던 K3 GT를 보내고 스팅어 GT가 그 바통을 이어받는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K3 GT를 보내기에는 너무 아쉬웠기에 GT가 GT를 계승한다는 컨셉질도 스팅어를 선택하게 된 이유죠.
제가 이 차를 계약한 후 정확히 3일 뒤에 기아가 스팅어에게 헌정하는 마지막 광고가 공개되었고 1주일 뒤에는 스팅어의 신차 계약이 종료되었죠. 시기가 시기인 만큼 스팅어의 최종판인 트리뷰트 에디션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유는 간단합니다. 하이크로마 레드를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스팅어의 적산거리계를 쌓던 중, 기아로부터 '스팅어 서킷챌린지'의 개최를 알리는 문자메세지를 받게 됩니다. 스팅어 서킷챌린지는 기아가 스팅어를 신차로 구입한 고객을 위해 운영하는 스팅어 전용 멤버십인 '더 멤버십 스팅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일부로 스팅어가 출시된 이후로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렸던 시기를 제외하면 매년 1~2회의 주기로 운영하는 서킷 체험 행사입니다.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시작했지만 현대차그룹이 충남 태안에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개장한 이후에는 이 곳에서 개최되고 있지요.
제 스팅어가 출고된 지 한 달이 약간 지난 시점에 2023 스팅어 서킷챌린지를 개최한다는 안내를 받았는데 이 때는 이미 스팅어가 단종된 시기였습니다. 이 문자메세지를 보고 저를 포함하여 자동차를 좋아하는 제 친구들은 여러 모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자동차 제조사가 단종된 자동차를 위해 다수의 오너를 초청하는 대규모 행사를 여는 것은 국산차, 수입차 통틀어 흔치 않은 사례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2023 스팅어 서킷챌린지 응모는 시원하게 실패하고 맙니다. 트리뷰트 에디션을 출고한 고객에게 우선권이 주어졌기 때문이죠. 사실 이 점은 트리뷰트 에디션을 출시할 당시부터 트리뷰트 에디션 고객에게 서킷 체험 이벤트의 우선권을 주겠다고 공지한 부분이라 별 수 없이 수긍했습니다. 서킷챌린지 티켓은 50장인데 트리뷰트 에디션은 총 200대가 팔렸으니...
2023 스팅어 서킷챌린지가 열렸을 때만 해도 이 행사가 스팅어 서킷챌린지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팅어가 단종된 이후에 열린 행사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예상을 깨고 2023년 하반기에 2023 스팅어 서킷챌린지가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저와 제 친구들이 다시 놀란 것은 물론이고요.
2023년 10월 28일은 원래 출근이 예정되어 있던 날입니다. 하지만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기에 회사 동료에게 부탁해서 어렵게 근무 일정을 바꾸고 참가 신청서를 작성합니다. 이번에는 스팅어 GT로서 K3 GT의 의지를 잇고 싶다는 강력한 자기PR[링크]을 더한 덕분인지 2023 스팅어 서킷챌린지 시즌2에 참가하는 50대의 스팅어 중 한 대로 선발되었습니다.
그렇게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2023 스팅어 서킷챌린지 시즌2가 시작되었습니다.
#1. 스팅어 운행일지 feat.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2023 스팅어 서킷챌린지 시즌2가 개최되는 서킷은 충남 태안에 위치한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이하 '익스피리언스 센터')입니다. 이 시설은 '한국테크노링'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는 평일에는 한국타이어의 타이어 성능 시험장으로, 주말에는 현대차그룹의 레이싱 스쿨 교육시설 겸 이벤트 행사장으로 운영되는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인천 송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 이어 두 번째로 개장된 드라이빙 센터인데 이는 한국을 포함하여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스트 트랙으로 알려져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K3 GT로도, 스팅어로도 여러 번 방문하여 익숙한 시설이기도 합니다. 서해안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의 만성적인 교통체증으로 인해 찾아가는 것은 고역이지만 꾸준히 찾아가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곳이죠.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안내 데스크 상단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는 원래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홍보하는 광고와 현대 N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현대차그룹의 신차 광고가 상영됩니다. 하지만 이 날은 행사의 특성에 따라 스팅어 트리뷰트 에디션과 EV6 GT의 광고만 상영되었습니다. 이 양반들도 컨셉 하나만큼은 확실하군요.
스팅어는 냉정하게 말하자면 저조한 판매량으로 인해 후속 모델이 개발되지 못하고 단종된 차량입니다. 다시 말해 도로에서 자주 보기 힘든 모델이라는 의미죠. 그런 차량이 개러지에 수십여 대가 모여있는 광경은 여러 모로 장관이었습니다. 이 모습을 하이 앵글로 사진 한 장에 담아낼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제 차는 C-2조에 배정되었는데 어쩌다 보니 개러지의 가장 오른쪽 후열에서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개러지에 입고된 스팅어들은 전담 스텝들이 순회하면서 엔트리 넘버...는 아니고 그룹 식별 스티커를 부착하고 타이어 마모도, 연료 잔량 등을 체크하면서 차량이 프로그램 참여에 적합한 상태인지 점검을 실시합니다.
제 차의 경우 이 과정에서 타이어 공기압이 소폭 하향 조정되었는데 타이어에 부하가 걸려 발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스포츠 주행 프로그램의 특성을 감안한 조치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그건 그렇고 일반적인 자동차라면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흰색이 여기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색상이라는 점이 여러 모로 흥미로웠습니다. 공도에서는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던 트리뷰트 에디션 전용 컬러인 문스케이프 매트 그레이를 이 곳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고 말이죠.
각 그룹의 선두에 위치하는 인솔 차량은 EV6 GT 라인이 배정되었습니다. 인솔 차량까지 스팅어로 준비되었다면 여러 모로 인상적인 그림이 나왔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다소 아쉬운 부분이군요.
안내 데스크에서 참가 접수 후 안내받은 프로그램 스케줄은 위와 같이 점심식사 이후로 저녁 시간대에 이르기까지 빼곡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프로그램 내에서도 1조와 2조가 나뉘어져 있는데 해당 조의 프로그램만 체험하는 것은 아니고 1조와 2조가 순환하여 체험하는 구성입니다. 즉, 제가 속한 C-2조의 경우 젖은 노면 서킷 체험 이후 드리프트 택시를 체험하는 것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죠.
총천연색 타임 테이블을 보면 쉽게 연상되지 않지만 2023년 시즌1과 비교하면 1개의 프로그램이 빠진 상태입니다. 모하비에 탑승하여 오프로드 장애물 코스를 체험하는 오프로드 택시 프로그램이 시즌2에서는 제외되었는데 스팅어의 성격에 따라 제외된 것인지, 아니면 지난 시즌에서 타임 테이블의 운영이 빡빡하다는 피드백이 있어 제외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군요.
스케줄에 표시된 '동반인 참가 가능 여부'에서 짐작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스팅어 서킷챌린지는 더 멤버십 스팅어 회원 외에 가족, 연인, 친구 등 동반인 1명과 함께 참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철저하게 1명으로 통제하지는 않고 가족 단위의 고객이라면 자녀까지는 참가를 허용하더군요.
불특정한 위험요인이 따르는 스포츠 주행이 대부분인 프로그램의 특성 상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는 동승이 불가능하고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EV6 GT 택시 프로그램, 그리고 스팅어로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시설을 돌아다니며 관람하는 DXC 투어 코스만 동반인의 탑승이 허용됩니다. 동반인 동승이 불가능한 프로그램도 지정된 안전 구역에서 스팅어와 EV6 GT의 주행을 관람하는 것은 허용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차량에 탑승하지 않는 동반인을 위한 키링 만들기, 석고 방향제 만들기, 캐리커처 이벤트 등의 부대 프로그램도 다수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스팅어 서킷챌린지의 회차가 쌓여갈수록 부대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는데 동반인이 지루함을 호소한다는 피드백이 꽤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부대 프로그램들은 멤버십 회원도 참가가 가능하긴 합니다만 정규 프로그램의 시간표가 워낙 타이트하기 때문에 부대 프로그램까지 챙겨먹기는 쉽지 않습니다.
강민재 인스트럭터의 환영사에 이은 프로그램의 시작은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실시하는 레이싱 스쿨인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와 마찬가지로 이론교육입니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수강한 사람들이라면 심히 익숙한 자료들이죠.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서는 이론교육 자료의 촬영이 금지되어 있는데 스팅어 서킷챌린지에서는 별도의 제지 없이 교육자료의 자유로운 촬영이 가능했습니다. 사실 서킷 공략을 위한 레코드 라인, 브레이킹 포인트, 하중 이동에 따른 접지력 분배와 같은 내용을 다루는 정규 프로그램의 이론교육과는 달리 시트 포지션, 핸들링 테크닉 등의 기초적인 내용이기도 하고 말이죠.
이벤트의 이름은 스팅어 '서킷'챌린지이지만 체험 프로그램 중 스팅어의 성능을 가장 극한까지 끌어내야 하는 프로그램은 의외로 서킷 주행이 아닌 짐카나*입니다. 인스트럭터의 리드 주행에 따라 페이스를 맞추는 서킷 주행과는 달리 개개인의 운전 실력에 따라 성과가 결정되는 참가자 간 경쟁 컨텐츠이기 때문이죠.
스팅어 서킷챌린지에서 준비한 짐카나 코스의 구성은 위와 같습니다.
고속 슬라럼 → 이중 긴급회피 → 좌/우 원선회 각 1회 → 이중 긴급회피 후 고속 회피제동 순서로 구성되어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정규 교육과정에서 사용하는 코스와 같습니다. 짐카나 대회만큼 복잡하지는 않지만 자동차의 운동성능과 드라이버의 운전 기술을 평가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구성이죠.
* 짐카나(gymkhana) : 라바콘 등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구성의 장애물을 통과하여 기록을 측정하는 경기로 가속, 감속, 코너링 등 자동차 운전에 필요한 다양한 기본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카트 레이싱과 함께 모터스포츠의 입문으로 간주되는 종목입니다. '짐카나'라는 이름의 유래는 말을 타고 다양한 장애물을 통과하는 마술(馬術) 경연대회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식민지에 파견된 군인들이 시간을 때우기 위해 드럼통으로 장애물을 만들어 달린 내기 경주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나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드라이빙 전 주최 측에서 준비한 점심식사의 메뉴는 시저 샐러드와 함박 스테이크입니다.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유일한 식당이자 현대차그룹의 호텔 체인인 해비치에서 운영하는 카페테리아에서 제공하는 메뉴로 제값을 지불할 경우 각각 19,000원과 25,000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을 자랑합니다. 물론 지금은 공짜밥입니다.
덧붙여 원래는 동반인 포함으로 제공되는 식사로 기획되었기에 2인 기준으로 함박 스테이크+수제 햄버거+시저 샐러드가 제공되는 구성입니다. 하지만 동반인 없이 단독으로 참가하는 사람에게는 함박 스테이크와 햄버거 중 택1, 그리고 샐러드가 제공되었습니다. 한 명이 먹기에는 꽤나 많은 양인데 어째저째 남기지 않고 다 먹었습니다. 돼지녀석...
사진에서는 빠졌지만 음료와 간단한 디저트를 제공하는 커피 부스도 무료로 운영되었습니다.
포식했으니 소화를 위한 운동을 하기로 합니다.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로비에 위치한 시뮬레이터 존은 파나텍 포디엄 휠베이스 DD2를 중심으로 한 장비인데 기어 시프터와 핸드 브레이크가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모든 장비가 최고급으로 구성된 풀세트 심레이싱 설비입니다. 시트는 아예 자동차용 버킷 시트를 사용했죠. 그리고 소프트웨어로는 사실적인 움직임과 흉악한 난이도로 유명한 레이싱 시뮬레이션 게임인 아세토 코르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만 아세토 코르사를 베이스로 함에도 차량은 아반떼 N / EV6 GT / GV60, 서킷은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마른 노면 서킷 1종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도 이 날은 행사의 특성 때문인지 EV6 GT만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되었습니다.
부대 프로그램 중 하나로 아세토 코르사의 랩타임을 기준으로 상위 랭커에게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가 진행되었는데... 저는 서킷의 난해한 구성+전기차 특유의 현실감 없는 가속성능에 적응하지 못하고 시원하게 말아먹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본격적인 프로그램 후기입니다. 제가 속한 C-2조의 타임 테이블에 따라 프로그램을 소개하겠습니다.
* 1-1. 젖은 노면 서킷 체험주행
C-2조를 포함한 각 조는 5대의 차량이 한 조로 배정되며 각 조에는 프로그램의 인솔과 교육을 담당하는 전/현직 카레이서 경력의 인스트럭터가 배정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C-2조의 경우 참가자 1명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게 되면서 4대로 진행되었습니다.
각 프로그램은 인스트럭터의 리드 주행 또는 시범 주행을 보고 팔로워 차량이 따라 주행하면 인스트럭터가 무전기를 통해 피드백을 주는 구성으로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와 동일한 시스템입니다. C-2조의 인스트럭터는 전난희 선수였는데 개인적으로는 기아 드라이빙 아카데미 레벨 1 이후 두 번째로 뵙게 되는군요.
젖은 노면 서킷(Wet Handling Circuit; WHC)의 경우 스프링클러를 통해 노면에 상시 살수가 이루어지기에 통상적인 컨디션의 서킷과는 달리 페이스를 쉽게 높일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그립을 잃지 않고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하는 요령을 위주로 강습이 이루어졌습니다. 총연장 1.6km로 서킷 치고는 짧긴 해도 서킷으로서의 구성을 갖추고 있기에 레코드 라인을 그리는 요령에 대한 강의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나저나 전날 밤에 세차 빡세게 하고 왔는데 첫 프로그램부터 물을 뒤집어 쓰는 코스 당첨... WHC 주행은 프로그램 참가 전부터 알고 있던 내용이기에 그러려니 합니다. 인스트럭터께서 세차 열심히 하고 온 사람은 WHC 체험 주행을 건너뛰어도 좋다는 농담 섞인 안내를 꺼냈는데 당연하겠지만 WHC 체험 주행을 포기한 차는 한 대도 없었습니다.
* 1-2. EV6 GT 드리프트 택시
드리프트 연습장인 젖은 원선회 코스(Wet Circular Course; WCC), 그리고 WHC에서 진행되는 드리프트 택시는 스팅어가 아닌 EV6 GT로 진행되었습니다. 동반인과 함께 참가한 사람이라면 동반인과 함께, 단독으로 참가한 사람이라면 또다른 단독 참가자와 함께 EV6 GT에 탑승하여 카레이서의 드리프트를 체험하는 구성입니다.
제가 WCC에서 드리프트 연습을 할 때는 후륜이 날아가는 시점을 캐치하는 데에도 애를 먹어 제대로 된 드리프트를 하지 못하는데 가벼운 핸들링으로 스칸디나비안 플릭(통칭 '8자 돌기')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을 보며 제 운전 실력은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것을 새삼스레 체감하게 됩니다.
* 2.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 투어+휴식
말 그대로 쉬어가는 구성입니다. 이 때문인지 이 시간대에는 인캠 동영상 녹화도, 사진도 없군요.
* 3. 짐카나 (고속 슬라럼+듀얼 긴급회피+원선회+고속 회피제동)
개인적으로 스팅어 서킷챌린지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은 프로그램입니다. 스팅어 서킷챌린지의 경우 파워트레인과 구동방식에 관계없이 같은 프로그램을 돌게 되는데 이번 짐카나의 조건에서 가장 유리한 차량은 그립 확보와 출력을 모두 잡을 수 있는 3.3T AWD입니다. 2.0T, 2.5T 오너의 경우 어지간히 압도적인 실력 차이가 나는 경우가 아닌 이상 3.3T 오너를 이길 수 없는 조건이죠. 거기에 타이어, 서스펜션, 브레이크 등을 애프터마켓 제품으로 튜닝한 차량도 있기에 여러 모로 복불복 성격이 짙은 게임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짐카나 대회는 아예 차종부터 통일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점도 게임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 여러 모로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아무튼 저는 모든 부품과 소모품이 순정품 상태인 3.3T RWD로 달립니다.
각 코스 별 연습주행 후 본격적인 랩타임 측정 주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연습주행 단계에서 드라이빙 모드, 차체자세제어장치 해제 등을 시험해보고 계측 주행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조건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유도했는데 저는 제 운전 실력으로는 ESP의 개입으로 인한 출력 손실보다 오버스티어로 인한 그립 손실이 더 클 것으로 판단해서 스포츠 모드, ESP 작동 상태로 실전에 돌입했습니다.
짐카나의 경우 장애물을 밟는 등 부적합한 움직임이 생길 경우 추가 시간 패널티를 먹게 됩니다. 이번 짐카나에서는 라바콘 1개 당 +1초, 마지막 구간의 브레이크 포인트를 넘어서서 제동할 경우 +3초의 패널티가 가해지는 규정을 두고 진행하는데...
...네. 영상에서는 극초반부터 라바콘을 밟고 짜증을 내는 블레이즈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잠시 멘탈이 나간 덕에 초반 슬라럼 구간의 핸들링이 딱딱 끊어지는 것이 아주 개판이지요.
거기에 나름대로 속도를 낮춰서 진입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속절없이 오버스티어로 미끄러지는 뒷바퀴를 카운터 스티어로 잡아가며 초반 실수의 만회보다는 어떻게든 스팅어의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 스티어링을 잡아 돌리고 풀 액셀과 브레이크를 반복했습니다. 자차를 이렇게 극한까지 몰아붙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요.
그 결과 총 3회의 시도 중 베스트 랩은 50.60초, 거기에 패널티 1초를 더해 51.60초를 기록했습니다. C-2조 2등의 기록이 51.62초였는데 0.02초라는 간발의 차로 조 1등 타이틀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모터스포츠의 묘미인가...
* 4-1. EV6 GT 고속주회로 택시
이번 이벤트에서는 스팅어로 고속주회로(High Speed Oval; HSO)를 달릴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동차 CF처럼 자신의 차로 오벌 트랙을 달리는 로망을 가지는 사람이 꽤 있을텐데 아쉬운 부분이죠.
하지만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서도 상위 교육인 레벨 3부터 HSO에서 2.5차선 오벌 트랙 주행이 포함되고 카레이싱 입문 수준의 최고레벨 교육인 'N 마스터즈'까지 올라가야 오벌의 최상단부 바로 아래인 1.5차선 주행이 허용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주최 측에서는 충분한 운전실력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HSO 주행은 위험하다고 판단한 듯 합니다. 기본적으로 250km/h 이상의 초고속 주행을 위한 코스이니 말이죠.
그나저나 작년의 스팅어 레벨 3에서는 HSO 과정이 없었는데... 스팅어로 직접 HSO를 몰아볼 기회가 없었던 것은 역시 아쉽습니다.
그 대신 택시 체험 전에 HSO를 배경으로 스팅어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타임이 주어졌습니다. 이런 기회는 쉽게 생기지 않으니 부지런히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찍어줄 동반인이 없으니 인스트럭터의 도움을 받아 제 차와 함께 기념사진을 남겨봅니다.
앞선 순서의 드리프트 택시를 포함하여 스팅어 서킷챌린지의 모든 택시 프로그램은 스팅어가 아닌 EV6 GT를 사용합니다. 아무래도 현 시점에서 기아 브랜드로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운영하고 있는 차량이 모두 EV6 GT와 EV6 GT 라인인인 탓이겠죠.
고속주회로 택시 체험은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유료 체험 프로그램인 '하이스피드 택시'와 기본적으로 동일합니다. 저는 스팅어 하이스피드 택시를 타본 적이 있는데 이 때는 스팅어의 시트가 버킷 시트로 교체되고 6점식 안전벨트+헬멧+한스(Head And Neck Support; HANS)를 착용하고 탑승하도록 안내받았죠. 하지만 이번에는 별다른 보호장구 없이 맨몸에 안전벨트만 착용하고 바로 택시 프로그램에 들어갑니다.
그래서일까요, EV6 GT 택시는 이전에 체험했던 스팅어 택시보다는 위압감이 덜했습니다. 최고속도만 비교하자면 스팅어 택시가 260km/h, EV6 GT 택시가 250km/h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스팅어 택시에서 경험했던 오벌 구간에 중력으로 짓눌리는 느낌이 EV6 GT 택시에서는 예상보다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보호장구가 부족한 만큼 페이스를 낮춘 것이 아닐까 싶네요.
특히 EV6 GT는 버킷 시트가 기본 사양인 앞좌석과는 달리 뒷좌석은 일반적인 SUV와 마찬가지로 벤치 시트이기에 드리프트 택시, 서킷 택시 등 스포츠 주행에서 뒷좌석 택시 승객은 몸을 지탱할 곳이 없어 여러 모로 고달픔을 맛보게 됩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택시 체험용 차량만큼은 뒷좌석을 버킷 시트로 교체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4-2. EV6 GT 드래그 체험
기본적으로는 다른 참가자와의 반응속도 경쟁이지만 짐카나 때와는 달리 별도의 순위를 매기지는 않았습니다. 제로백 3.5초의 가속력을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한 코스라는 점에 의의를 둬야겠죠.
* 5-1. 마른 노면 서킷 주행 (스팅어&EV6 GT)
사실상 스팅어 서킷챌린지 이벤트의 얼굴마담이자 메인 이벤트인데 C조의 경우 가장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배정되었습니다.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메인 서킷이자 스팅어 서킷챌린지 시즌2의 엠블럼에도 들어간 마른 노면 서킷(Dry Handling Circuit; DHC)입니다.
DHC는 익스피리언스 센터 개장 이전에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가 개최되었던 인제 스피디움과 마찬가지로 A코스와 B코스로 분할하여 운영하거나 A코스+B코스=3.4km 풀코스로 운영하는 양자택일이 가능한 구성입니다.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의 경우 레벨 1에 B코스, 레벨 2에 A코스, 레벨 3 이상부터 풀코스를 달릴 수 있도록 구성되는데 레벨 1, 레벨 2가 같은 일자에 개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HSO와 함께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상징에 가까운 코스이기에 이 곳에서도 포토 타임이 주어졌습니다.
인제 스피디움을 포함한 다른 서킷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DHC는 여러 모로 이질감이 드는 서킷이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서킷의 커브 모서리에 빨간색과 흰색으로 도색된 연석(curb stone)이 없다는 것, 그리고 복잡한 구성에 비해 지면의 고저차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될 정도로 평탄하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죠. 연석이 없기에 서킷의 랩타임 단축을 위한 레코드 라인 공략에 필수적인 클리핑 포인트(Clipping Point; 코너의 가장 안쪽 지점)의 파악이 어렵고 고저차가 거의 없기에 주행 리듬에 의한 코스 숙지 또한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구성을 파악하기가 매우 난해한 서킷으로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수 차례 경험한 저도 아직까지 코스를 숙지하지 못했습니다. 두세 번 겪어보면 기본적인 레이아웃은 쉽게 기억할 수 있는 다른 서킷들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이 점은 DHC가 만들어진 목적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레이싱 경기가 아닌 타이어의 성능 시험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서킷이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모터스포츠의 팬을 위해서가 아닌 타이어의 한계치를 끌어내기 위한 설계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즉, 자동차의 한계를 시험하는 구성 덕에 운전 기술의 향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매우 어려운 공략 난이도에 비해 스포츠 주행으로서의 재미와 손맛은 다소 부족하다는 약점을 가진 서킷이죠.
기본적으로 풀코스를 뛴다는 것만 제외하면 서킷 주행의 강도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레벨 1 정도의 페이스로 운영되었습니다. 문자 그대로 서킷 주행을 체험하고 기초적인 서킷 공략 방법을 익히는 수준이죠.
스팅어에 이어 EV6 GT로도 DHC 주행의 기회가 주어졌는데 앞선 드래그 레이스와는 달리 GT 모드는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되었습니다. GT 모드는 기본적으로 TCS가 해제되도록 세팅되기에 서킷 주행에 익숙하지 않은 참가자들이 위험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585마력의 고출력을 가진 차량이니 TCS 또는 ESP의 해제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그나저나 인캠용 흡착 거치대를 환승하자마자 급하게 붙였더니 구도가 참...
스팅어와 EV6 GT 모두 참가자가 인스트럭터의 뒤를 따라가는 팔로우 주행으로 운영되었는데 레벨 1 때와 마찬가지로 참가자 차량 간의 순서 교대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가장 뒤에 위치한 차량은 인스트럭터가 그리는 레코드 라인을 거의 볼 수 없습니다. 제가 맨 뒤라서 이런 소리 하는 거 맞습니다.
프로그램 특성 상 서킷 주행의 페이스는 레벨 1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순서 교대를 통해 모든 참가자가 인스트럭터의 주행을 직접 눈으로 보고 따라하는 것이 서킷 체험으로서 더 큰 효과를 가져다 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5-2. EV6 GT 마른 노면 서킷 택시
각 조별 담당 인스트럭터가 운전하는 EV6 GT 택시 프로그램이 뒤이어 실시되었습니다. 여기에서 각 조별 디브리핑 겸 질문 시간이 병행되었는데 하필 제 차례에서는 인캠용 스마트폰의 리모콘 역할이었던 스마트 워치의 작동 오류로 DHC 서킷 택시는 동영상 녹화가 통째로 날아갔습니다. 에라이...
모든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강의실로 복귀하여 이벤트의 마무리를 짓습니다. 모든 조가 모여있었기에 각 조별 디브리핑은 별도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 전에는 별도의 안내가 없었지만 짐카나의 각 조별 1등에게 간략한 시상식과 함께 별도의 부상이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기록을 보니 제 성적이 전체 3등, 거기에 1초 패널티를 먹지 않았다면 전체 1등도 노릴 수 있는 수준이었군요. 이건 예상하지 못한 내용인데요...
덧붙여 인스트럭터들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사전 테스트로 달렸을 때의 기록은 대략 47초 정도라고 합니다. 아니, 이걸 어떻게 47초에 끊을 수 있다는 거죠...?
아무튼 이렇게 오후 시간을 꽉꽉 눌러담은 스팅어 서킷챌린지의 모든 과정이 종료되었습니다.
#2. 스팅어 서킷챌린지가 남긴 것
포스트를 마무리하기 전에 전리품 소개를 잠시 풀고 넘어가겠습니다. 스팅어 서킷챌린지의 모든 참가자에게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롤링힐스 호텔 1박 숙박권이 주어졌습니다. 롤링힐스 호텔이 앞서 점심밥 사진에 언급한 해비치 호텔 체인에 소속되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겠죠. 그런데 태안에서 화성까지 거리가 꽤 있지 말입니다...
아무튼 4성 호텔 숙박+석식 뷔페+조식 뷔페로 꽤 호화롭게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호텔 주차장에 스팅어가 가득 들어찬 것을 보니 이거 나름대로 장관이군요.
모든 참가자에게 주어진 기념품 그 첫 번째, 스팅어 브랜드 컬렉션으로 출시된 스팅어 트렁크 정리함입니다. 기아 신차를 구입하면 제공되는 웰컴 키트에 포함된 트렁크 정리함보다 좀 더 크고 고급스럽게 마감되어 있습니다. 다 좋은데 트렁크 플로어 매트에 고정하기 위한 벨크로가 없는 것은 아쉽군요.
모든 참가자에게 주어지는 기념품 그 두 번째, 선글라스 브랜드인 스틸러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스팅어 선글라스입니다. 당연하지만 렌즈에는 도수가 없기 때문에 시력교정용 안경을 쓰는 저는 콘택트 렌즈를 껴야 이걸 쓸 수 있겠군요. 선글라스의 경우 참가자와 동반인에게 각각 1개씩 주어져 총 2개가 제공되는 게 기본인데 저는 동반인 없이 단독 참가여서 그런지 선글라스도 1개만 제공되었습니다.
어째 스팅어 서킷챌린지의 회차가 쌓여갈수록 기념품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모든 기념품이 스팅어 브랜드 컬렉션 상품으로 제공되는 행사의 특성 상 스팅어가 단종된 현 시점에서 추가 생산을 할 이유가 없으니 재고 소진에 따른 품목 축소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을 하게 됩니다. 그 대신 동반인을 위한 부대 프로그램이 늘어났다는 것으로 퉁쳐야 할 듯 합니다.
그리고 짐카나 조별 1등에게 주어지는 부상은 바로 이것, 가방 브랜드인 로우로우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스팅어 보스턴백입니다. 트렁크 정리함과는 달리 접힌 채로 제공되었기에 광고사진과 비슷한 모양을 만들려면 가방 안에 짐을 채워넣고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여야 할 듯 합니다.
이 쪽은 시뮬레이터 랭킹 이벤트의 21~40등 상품인 접이식 미니 테이블입니다. 덧붙여 1~5등에게는 여행용 미니 트렁크, 6~20등에게는 캠핑용 담요가 제공되었는데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를 뛰어본 사람이라면 짐작하셨겠지만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참가 기념품을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동반인을 위한 부대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챙겨먹은 캐리커쳐입니다. 강의실에서 해산한 직후 캐리커쳐 부스로 가서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작업이 가능한 지 물어봤을 때 제 차례를 마지막으로 영업 종료라고 하시더군요. 네, 저는 퇴근시간에 일 시키는 악독한 고객입니다.
자동차 색상 외에는 따로 주문한 내용이 없는데도 팔꿈치 하나만 차에 걸쳐진 자세가 완성된 것을 보고 내심 감탄했습니다. 사람을 관찰하고 특징을 집어내서 그림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직업인 캐리커쳐 작가라면 사람을 보자마자 이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 지 꿰뚫어보기라도 하는 걸까요.
위의 전리품 소개에서 보시다시피 스팅어 서킷챌린지에서는 본편 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기념품이 제공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아는 이번 행사에 대해 별도의 참가비를 받지 않았죠.
이쯤 되면 기아가 이 행사를 위해 많은 비용을 사용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각 서킷 프로그램 담당 인스트럭터와 부대 프로그램 담당 전문가의 인건비, 익스피리언스 센터의 시설 관리비용, 각종 기념품 및 경품, 호텔 뷔페를 포함한 3끼 식대, 호텔 관련비용 등... 굳이 금액을 적지 않아도 '이걸 다 공짜로?'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비용이죠.
기아는 더 멤버십 스팅어를 통해 '특별하게 준비된 프로그램으로 품격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라는 문구를 걸어두고 스팅어 서킷챌린지를 매년 개최했습니다. 여기까지는 멤버십 프로그램의 일환이자 스팅어를 홍보하기 위한 행사로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스팅어가 단종된 이후로도 두 번이나 더 열린 스팅어 서킷챌린지를 보고 많은 이들이 놀라움과 의문을 함께 가졌습니다. 도대체 기아는 이 행사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한 것일까요?
2023년에 열린 두 번의 스팅어 서킷챌린지는 모두 EV6 GT 체험주행이 포함되었다는 점, 그리고 이벤트 종료 후 실시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상당수의 항목이 EV6 GT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기아는 스팅어의 고객을 EV6 GT의 잠재 고객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2023년 상반기, 하반기 합쳐 100명의 기존 고객에게 EV6 GT를 홍보하기 위한 비용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큰 지출입니다. 차라리 광고 하나 멋지게 만드는 게 판매실적에는 더욱 도움이 되겠죠.
기아가 스팅어 서킷챌린지를 통해 얻고자 한 것은 기아, 그리고 GT 브랜드의 팬덤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기본적으로 고성능 자동차는 실용성을 넘어 매니아의 영역으로 넘어가기에 고성능 자동차를 원하는 소비자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기계적인 완성도에 더해 브랜드의 스토리를 입히고 감성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능과 속도에 미친 장인들이 만든 자동차를 소유함으로서 그들의 고집과 광기를 함께 맛보고 싶은사람이 고성능 자동차의 팬들이죠.
기아가 스팅어의 단종 이후로도 스팅어 서킷챌린지를 꾸준히 유지하는 이유는 스팅어 GT의 오너에게 스포츠 드라이빙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기아 GT를 선택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EV6 GT에 대한 스팅어 GT 오너의 솔직한 의견을 듣고자 하는 목적이 가장 크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GT 브랜드를 타사의 고성능 브랜드와 같이 기아의 아이덴티티로 키우고자 하는 것이 기아의 목적이 아닐까 합니다.
현대차그룹을 통틀어 이번 이벤트의 의의를 찾는다면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의 홍보입니다. 스팅어 서킷챌린지의 프로그램은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레벨 1~레벨 2 수준의 구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스포츠 드라이빙의 재미를 깨닫게 하고 레벨 3 이상의 상위 프로그램에 찾아오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저처럼 레벨 3를 수강한 사람은 스팅어 서킷챌린지의 모든 프로그램을 이미 경험해봤지만 교육용으로 준비된 차량이 아닌 자신의 일상과 함께 하는 차량으로 레이싱 스쿨 수준의 드라이빙을 체험할 수 있었다는 데에서 이번 프로그램의 의미가 특별하게 다가왔으리라 생각합니다.
스팅어의 행보를 꾸준히 지켜본 사람들이라면 기아가 스팅어에 대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그리고 스팅어에 대해 얼마나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아실 겁니다. 상품 자체의 완성도를 넘어 회사가 사활을 걸고 만든 상품을 선택한 사람에게 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각인시키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위해 아낌없이 비용을 투자하는 행동은 앞으로 브랜드의 성장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아가 스팅어를 시작으로 GT 브랜드를 사용한 지가 꽤 오래되었음에도 GT 브랜드를 정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뒤늦게 등장한 현대 N이 점차 목표와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기아 GT는 여전히 "기아 GT란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스팅어의 경우 그동안 국산차가 시도하지 않았던 'GT카'라는 확고한 컨셉트를 기반으로 형제모델이자 경쟁모델인 제네시스 G70와 비교하여 판매량은 밀렸을 지언정 정체성은 뚜렷하게 가져가 많은 소비자와 전문가들에게 유의미한 도전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반면 EV6 GT의 경우 EV6 GT로서 평가받기도 전에 아이오닉 5 N의 프로토타입이라는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죠. 기아가 GT 브랜드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그저 차를 잘 달리게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아 GT'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요.
저는 현대차그룹에 인수되기 전 1980~90년대 기아차의 팬입니다. 이 시절 기아는 그야말로 해외 브랜드의 첨단 기술의 습득과 신기술 개발에 미친 공돌이 집단이었거든요.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지금도 기아의 몇몇 차종에서 그 시절 ㅁㅊㄴ들의 아우라를 종종 느낄 수 있는데 제가 선택한 기아차인 K3 GT와 스팅어 GT도 그 중 하나라고 봅니다. 이제는 내연기관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의 시대가 오겠지만 전기차 시대로 넘어와서도 '이게 바로 기아다!'라고 느낄 수 있는 자동차를 만나게 되는 것이 스팅어 오너로서의 희망사항입니다.
그런 고로, 내년에 스팅어 서킷챌린지가 열린다면 다시 참가하고 싶습니다. 기아 이벤트 담당자님, 내년에도 부디 불러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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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오른쪽을 4번이나 올라가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앞으로 루리질을 계속 하면서도 깨지지 않을 개인 기록일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4번 중 3번은 스팅어와 관계된 포스트로 오른쪽에 올라왔군요. 앞으로도 스팅어와 함께 열심히 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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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타고있는데 만족하며 타고있습니다. 저도 한번 가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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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저도 스팅어 GT AWD 타요. 2017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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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잘 타곤 있는데 나중에 기변할 같은 장르 국산차가 나오긴할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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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 외장 디자인이 개인취향이지만 참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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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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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 외장 디자인이 개인취향이지만 참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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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가 최고의 국산차 디자인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국산차 디자인의 역사에 족적을 남긴 차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23.11.20 23: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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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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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23.11.20 23:2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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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타고있는데 만족하며 타고있습니다. 저도 한번 가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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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 서킷챌린지는 언제나 수요에 비해 티켓 수가 부족하기에 참석하기는 쉽지 않지만 스팅어를 타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 번은 경험해봐야 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 23.11.21 00: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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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저도 스팅어 GT AWD 타요. 2017년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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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의 시작과 함께 하셨군요. 스팅어의 끝을 가져가게 된 사람으로서 경의를 표합니다. | 23.11.21 00: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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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가 되면 고성능 자동차는 AWD가 사실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기에 제대로 된 후륜구동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여 고심 끝에 결정했습니다. 만약 제가 스팅어 이전에 후륜구동 차량을 보유했다면 선택이 바뀌었을 수도 있겠죠. | 23.11.21 00:4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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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스킵하지 않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3.11.21 08: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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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당시 기아의 품질관리에 대한 썰을 들어보면 과연 QC부서라는 것이 있었는지 의심될 정도로 심각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양품으로 조립된 차도 내장재의 소재가 조악해서 수 년 내에 크래시패드가 변형되어 뒤틀리는 일도 비일비재했고요. 이 시기를 직접 체험한 고객이라면 기아차를 결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회사를 하나 더 꼽자면 일본의 카메라 회사였던 미놀타가 있습니다. 이 회사도 주요 경영진이 죄다 이공계 출신인 공돌이 집단인데 카메라 역사에 획을 그을 정도로 기술 개발에만 회사의 역량을 쏟아부으면서 잘못된 시장 타게팅, 특허 리스크 관리의 실패, 업계의 억까(APS 시스템의 실패) 등 이런저런 악재가 누적되면서 결국 회사의 근간이었던 카메라 사업부를 소니에 매각하게 됩니다. 이런 걸 보면 제가 한 우물만 파는 우직한 기술자 집단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기업으로서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지만요. | 23.11.21 08: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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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지인도 비슷한 이유로 일본 자동차 공돌이 본산이었던 닛산을 정말 좋아했었죠. 열정과 집념으로 개발된 차량들은 잘못이 없습니다. 다만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의 가치는 그런 감성과 별개로 와닿는게 문제죠. 과거의 공돌이 이미지로 성장했던 회사들이 오버스펙이나 오버테크놀로지로 퇴출되는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반면에 욕을 하면서도 원가절감의 귀재였던 도요타를 높게 평가해 줄 수 밖에 없기도 합니다. 지금은 모든 메이커가 도요타를 따라간 상황이라 누굴 욕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도 하구요. | 23.11.21 17:12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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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zyoona
스팅어의 디자인은 기아의 입장에서는 여러 모로 피터 슈라이어의 유산으로 남지 않을까 합니다. | 23.11.21 21: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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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zyoona
안타깝게도 가능성은 없습니다. 스팅어가 지향하는 컨셉트가 고속 크루징을 기반으로 하는 GT이다보니 하이브리드와는 상성이 맞지 않고 결정적으로 현대차그룹에는 후륜구동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3.5T MHEV가 있긴 한데 이건 일렉트릭 슈퍼차저를 써먹기 위한 시스템이라 통상적인 하이브리드와는 성격이 다르죠. | 23.11.22 08: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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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치 않은 차의 동지로서 반갑습니다. | 23.11.21 21: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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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잘 타곤 있는데 나중에 기변할 같은 장르 국산차가 나오긴할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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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GT 성향의 스포츠 세단은 시장성을 생각하면 기획 단계조차 통과하기 힘든 장르죠. 특히 장거리 주행의 빈도가 낮은 한국 시장이라면 더더욱... 그나마 스팅어의 경우 기아가 헤일로 카로서 밀어붙일 의도가 있었기에 세상에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23.11.22 21: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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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 동지로서 반갑습니다. 판매량이 적은 차를 탈 때 같은 차를 도로에서 만나게 되면 괜히 반갑더군요. | 23.11.24 21: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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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 이유로 저도 영혼을 털어 단종 직전의 차를 구입하는 기행을 저질렀습니다. 유지비는 여전히 무섭습니다. | 23.12.05 19: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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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스피디움이면 스포츠 주행으로서의 재미는 DHC보다 더 낫다고 보기 때문에 어쩌면 저보다 더 좋은 경험을 하셨을지도 모르겠군요. 인제에서 열리는 모터스포츠 경기를 볼 때 "아, 저 코너 참 빡셌지..."라고 생각도 나고 말이죠. | 23.12.05 19: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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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하던 행사라고는 하지만 단종 이후로도 행사를 이어간다고 예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죠. 스팅어가 여러 모로 기아에게 있어 상징적인 모델이다보니 여타 기아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에피소드가 쌓이고 있습니다. | 23.12.05 19: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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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타던 K3 GT가 단단한 하체+해치백 구조 덕에 잡소리를 패시브로 달고 살아서인지 스팅어 정도면 굉장히 정숙하다고 생각 중이긴 한데... 올 겨울을 겪어보면 아마 생각이 바뀔 지도 모르겠네요. 제 경우는 K3 GT에 이어 "이 차는 꼭 사야 한다!"의 두 번째 케이스입니다. 공교롭게도 둘 다 기아 GT군요. | 23.12.05 21: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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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엔진연구센터를 폐쇄한 시점에서 한국산 내연기관은 더이상 진화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정되었고 기아가 현대차그룹 3사 중 전기차 분야를 가장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다 보니 스팅어는 박수 칠 때 떠나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팅어의 빈자리를 메꿀 포트폴리오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은 에러지만요. 프로젝트 GT1으로 알려진 전기 스포츠세단이 스팅어의 이름을 잇는다는 루머가 잠시 돌았는데 기아 사장이 공식적으로 루머를 부인한 상황이라 기아가 '스팅어'라는 IP를 레거시로 남겨둘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후계자가 이어가게 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팅어의 후계자가 등장하면 좋겠군요. | 23.12.05 21: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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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슈라이어가 밝힌 스팅어의 개발비화를 보면 디자인팀이 가장 피 터지게 논쟁을 벌인 차가 스팅어였다고 하는데 그 전사 중 한 분이겠군요. | 23.12.05 22:0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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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었습니다. | 23.12.06 06: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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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 GT는 구입하기 전에 시승차를 도저히 구할 수 없어 시승 한 번 안 하고 3천만원 짜리 차를 덜컥 구입하는 도박을 저질렀지만 스팅어는 드라이빙 아카데미,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로 수 차례 경험하고 구입을 결정하게 되었죠. 제조사가 레이싱 스쿨을 운영하는 목적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저도 직업 상 다양한 국산차를 회사차로 타고 있지만 첫 인상에서 스팅어만큼 강렬한 차는 아마 앞으로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 23.12.06 06: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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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경 비전 FK라는 이름으로 공개되었던 스팅어 수소 컨셉트카는 이후 포니 쿠페를 재해석한 디자인을 입히고 현대 N 비전 74로 이름을 바꿨죠. 스팅어 어퍼바디로 개발을 시작했기 때문에 휠베이스가 스팅어와 같고 섀시 구성품 상당수가 스팅어와 같은 부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스팅어를 기반으로 한 테스트카는 가끔 목격되고 있지만 스팅어의 직계 후속이 될 후보군은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GT1이 스팅어와는 별개의 차가 된 시점에서는 더더욱 오리무중이 되었죠. | 23.12.06 10: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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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는 중고시장에서 감가를 크게 먹는 차종이라 가격 대비 양호한 매물을 건져오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중고차는 어지간한 레어 차종이 아닌 이상 사지 않는다는 주의라 무리하게 단종 직전에 구입했지만 합리적인 소비를 고려하면 이 쪽이 맞죠. | 23.12.06 12: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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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데에서 스팅어가 한국의 자동차 문화에 미친 영향력을 새삼스레 체감하게 되는군요. | 23.12.06 13: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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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중고차 시세를 고려할 필요가 없을 때까지 타는 것이 목표입니다. | 23.12.06 15:0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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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성이 있는 장르가 아니다보니 고민만 하다가 다른 차를 고르신 분이 많을 겁니다. 이 가격대에는 선택권이 굉장히 넓다보니... | 23.12.11 19: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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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준중형도 충분해서 그냥 K3GT 타긴하는데 출력이나 구동방식에서 가끔 마렵긴한지라... | 23.12.12 21: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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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K3 GT에서 스팅어로 넘어가게 된 이유는 제대로 만든 후륜구동을 경험하고 싶었던 욕구가 가장 컸습니다. K3 GT와 스팅어는 출력 차보다도 구동방식에 의한 체감 차가 훨씬 더 크게 다가오더군요. | 23.12.13 01:0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