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차 고민글만 여러 번 올린 고민 빌런입니다ㅋㅋㅠㅠ
드디어 차 계약을 했습니다!!
결국 제가 선택한 차는 쏘나타 센슈어스입니다.어떻게 이 차를 고르게 되었는지, 지금껏 고민한 게 아까워서라도 그 과정을 글로 남겨봅니다.
딱 제 나이대쯤(20대 후반~30대 초반)이 첫 차를 고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의) 이 글의 글쓴이는 옷 고르는 데 백화점을 2~3바퀴, 신발 고르는 데도 서로 다른 위치의 매장을 2~3곳씩 다니는 심각한 고민 빌런이라 글 읽다 복창이 터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형 suv를 뽑을 생각이었습니다.
초보라 차가 크면 불편하고, 세단은 낮고 평범하고, suv가 유행이기도 해서 저도 자연스레 관심이 가더군요.
선택지는 베뉴, 코나, 스토닉, 셀토스, 티볼리, XM3, 트레일블레이저 등..
이 중 베뉴와 스토닉은 너무 작고, XM3는 디자인이 너무 구려서 패스.(여기서 XM3 디자인 좀 까면, 개인적으로 suv는 suv다운 멋이 좀 있어야 하는데 XM3는 세단도 아니고 suv도 아니고 무슨 근육질 남성이 하이힐 신고 있는 느낌입니다..)
티볼리는 정말 예쁘고, 전시차 타봤을 때도 안락했으나, 쌍용이란 기업 때문에 결국 패스ㅠㅠ
남은 건 코나,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사실 트레일블레이저도 제 엉망인 미적 센스 때문에 걸러질 뻔했습니다 ㄷㄷ)
그러다 현대차 매장에서 신형 아반떼를 봤는데.. 와...
이게 정녕 아반떼란 말인가! 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너무 예뻐서 선택지에 아반떼도 추가.
차는 시승해보고 사는 거라 해서 카 셰어링으로 하나씩 타봤습니다.1. 아반떼
- 승차감, 조작감 모두 무난 = 말 그대로 표준. 엔진 출력이 살짝 아쉬움.
2. 코나
- 승차감 최악. 엔진 진동 + dct 미션으로 ㄹㅇ 마차. 심지어 차가 가벼워서 민첩하긴 하나 너무 통통 튐.
3. 셀토스
- 코나와 같은 파워트레인이나 차체가 상대적으로 크고 무거워선지 코나보다는 양호. 그렇지만 소음+진동 면에서 여전히 suv라기보단 트럭에 가까운 느낌.
4. 트레일블레이저
- 쉐보레의 기본기!? 승차감, 조작감 모두 아주 우수. 더 고출력인 셀토스보다 힘이 좋게 느껴지는 파워트레인, 동급이라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정숙함. 보면 볼수록 세련된 디자인은 덤.
이렇게 직접 타보니 세단과 suv의 차이, 각 차량의 특성 및 승차감 차이를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남은 선택지는 아반떼와 트레일블레이저 정도.
바꿔말하면 그냥 세단이냐 suv냐의 고민.
개인적으로 쉐보레의 기본기를 다시 한 번 칭찬하면, 동급 세단과 승차감을 비교할 정도라는 점.. ㄷㄷ
여기서 결정이 어려웠던 게 세단은 땅에 촥 붙어서 가는 느낌 + 즉각적인 조향감이 좋고, suv는 높고 넓은 시야에 공중에 붕 떠서 가는 느낌이 좋아서.. 서로 정반대의 요소가 모두 호감이란 점이 정말ㅠㅠ
그러던 중 (카센터 쪽 포함)사람들 조언이 쉐보레는 정비 및 수리 서비스가 최악이니 거르라는 조언이..
트블이 워낙 차가 좋았기에 AS는 포기하고 그냥 탈까 싶다가도 뭔가 망설여져서 결국 쉐보레 밴(ㅠㅠ)
남은 건 아반떼.. 인데 이제 색상 고민 들어갑니다 ㄷㄷ
흰색 - 평범해서 밴
검은색 - 시커매서 밴
그레이 계통 - 칙칙해서 밴
라바오렌지 - 오렌지라 밴
레드 - 너무 진한 빨강이라 밴
파랑 - 리어램프색이랑 섞이면 촌스러워서 밴
그래서 남은 건 플루이드 메탈.
여기서 계약 들어갈 뻔 했습니다.
그런데..!
아반떼의 경우, 기본 깡통은 1700만원 정도지만 이건 도저히 못 탈 수준인 게, 직물 시트에 그 흔한 스마트키조차 아닙니다.
그래서 관련 옵션만 골라넣다보면 기본 2000만원 돌파.
심지어 저는 순정주의자라 튜닝이니 사제 내비니 하는 건 생각도 안 하는 타입입니다.
근데 이게 진짜 절묘하게 짜놓은 게, 각 트림에 옵션 몇 개만 추가해도 다음 트림이 더 싸집니다.
결과적으로 몇 가지 편의 옵션만 추가해도 풀옵션이랑 얼마 차이가 안 나서 결국 풀옵션이 가성비가 제일 좋아지는 느낌.
차값이 몇천만원대고, 짧게는 5년에서 10년도 타는 거라 돈 1~2백 차이보다 거기서 얻을 수 있는 만족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아반떼 풀옵션 약 2500.
문제는, 쏘나타와 K5 깡통이 2400만원대라는 것이죠.
거기다 중형차급은 깡통에도 기본적인 건 다 들어가 있는 편이고, 반대로 풀옵션은 각종 럭셔리 옵션이 들어가는 편이라 굳이 풀옵션을 지향할 필요가 없습니다.
거기다 내부도 더 넓고, 승차감, 출력 모두 압도적이죠.
처음엔 디자인을 보고 K5로 방향을 정하고 그린카로 타봤는데..
웬걸? 차가 커진 게 적응이 잘 안 됩니다.(긁어먹을 뻔했습니다ㅠㅠ)
그래서 서라운드뷰가 들어간 트림으로 가려고 했더니 가격이.. 차값만 3200, 취등록세 다 합치면 3400..
여기서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다시 아반떼와 셀토스 정도에서 고민해야 하나 싶던 차, 한 번 쏘나타도 고려해보는데...
처음엔 디자인 진짜 이상하다 싶었는데 보면 볼수록 적응이 되다가 어느 순간 쏘나타가 K5보다 예뻐보이는 마술이..
K5는 평범함 속에 디자인 포인트를 잘 살렸다면, 쏘나타는 아예 국산차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과감한 디자인 시도를 하다보니 처음엔 거부감이 좀 있으나 보다보면 외제차 같은 포스가 있더라구요.(혹자는 서민 포르쉐라고ㅋㅋ)
승차감 역시 K5는 좀더 묵직하고 중후한 느낌이라면, 쏘나타는 아반떼 탈 때 좋았던 가벼움과 민첩함이 느껴지면서, 동시에 부드러움과 정숙함도 챙겼습니다.
이상하게 K5는 커서 불편했는데 소나타는 아반떼랑 큰 차이가 안 느껴지더군요. 좁은 길 통과, 주차할 때도 편했습니다.
거기다 중간 트림까지는 쏘나타가 가성비가 훨씬 좋고, 심지어 9월 되니까 현대차 가족할인에, H패밀리 할인까지 적용되더군요!
결과적으로 기본 견적에서 100만원 이상 할인을 받으니 K5랑 비교할 수가 없는 상황.(심지어 동급 트림에서 기능이 더 들어갔어요! ㄷㄷ)
그렇게 전 쏘나타 센슈어스로 결정했습니다.
는 끝이 아니고 다시 색깔 고민ㅋㅋ
처음엔 센슈어스 시그니처 컬러인 빨강색을 하고 싶었으나, 주변에서 딜러분까지 뜯어말리고, 저도 실물을 보고 이 차가 과연 나에게 어울릴까 고민도 들고, 후면이 빨간색 + 빨간불이라 좀 애매한 감이 있어서 고민하다 결국 모든 이의 의견이 모인 옥스포드 블루로 결정했습니다.
파란색이 과하지 않게 은은하게 도는 게 아주 신비롭고 우아해서 좋았습니다.
그렇게 쏘나타 센슈어스 옥스포드 블루로 결정하고 계약 완료했습니다!
이렇게 한 달에 걸친 차 고민은 막을 내렸... 기를 바랍니다 ㄷㄷ
정리 겸 이 긴 과정을 거치며 차를 고르는 데 있어 제가 내린 몇 가지 결론을 덧붙이면,
일단 첫 차면 정보 부족과 과다가 동시에 오는 느낌입니다.
보통 신차를 산다면 차종과 차급을 결정하라고 하지만, 처음 사는 입장이라면 제가 걸친 과정들을 보셨듯이 그게 갈팡질팡이 심합니다.
suv가 좋을 거 같아 타봤는데 승차감이 생각보다 별로면 세단을 고민해야 하고, 세단을 타봤는데 시야가 낮으면 또 suv도 고려해야 합니다.
동시에, 준중형과 중형, 준대형의 가격 범위가 약간씩 겹쳐서 옵션과 차급도 조금씩은 오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런 걸 너무 많이 찾아보게 되면 필요 이상의 정보의 개입으로 차를 따지는 데 너무 까다로워집니다.
주변 사람들과 차 상담을 하는데, 제가 쓰는 용어를 못 알아듣더군요.(dct가 어쩌고 저쩌고, 토션빔과 멀티링크가 어쩌고 저쩌고)
심지어 색깔을 고민함에 있어 색깔별 사고 위험도나 자외선 흡수에 의한 변색 속도까지 고민하게 됩니다.
남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차는 차구나~ 하고 탈 것을 이것저것 분석하게 되니 고민 피로감이 급격히 커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넷에서 차량 관련 리뷰는 보지 말고, 그냥 기본 스펙 조사랑 시승만 해보길 권합니다.
그리고 값싼 차를 사신다면 그만큼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합니다.
자동차 산업은 자본주의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차 회사마다 저가 라인은 원가 절감이 팍팍 들어갔다는 느낌입니다.
대표적인 게 소형 suv인데.. 개인적으로는 추천드리지 않습니다.우리가 보통 타보게 되는 투싼, 스포티지 같은 suv랑 확연히 다릅니다.
심지어 가격도 경쟁력이 별로 없습니다.
셀토스 살 돈이면 투싼도 중옵 이상 맞출 수 있습니다.(이번 풀체인지로 가격이 오르면 어찌될지 모르겠네요.)
그 쪽을 더 추천드립니다.
세단은 좀더 양호합니다.
아반떼 자체가 상품성이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준중형 깡통은 정말 깡통인 반면, 중형은 깡통에도 기본적인 게 다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할 때, 깡통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탈 것이 아니라면, 차라리 중형 깡통을 모는 게 그 가격 대비 만족감이 충분히 크리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급 차이는 절대 극복 못한다인데, 실제로 타보니 준중형과 중형이 승차감 차이가 제일 크더라구요.(중형이랑 준대형 정도는 큰 차이가 안 느껴졌습니다. 뭐 쏘나타랑 제네시스를 비교할 건 아니고요.)
따라서 첫 차를 신차로 선정한다면, 자기가 젊은 맛으로 대충 타고 금방 바꾸겠다면 저가 라인을 택하는 게 좋지만, 장기적으로 이것저것 따지며 사겠다면 돈을 더 모아서라도 좀더 좋은 차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근데 20대에 첫 차라면 사실 그냥 중고차 추천드립니다 ㄷㄷ
그래도 이렇게 어렵게 계약을 맺고나니 뿌듯하고 후련하네요.
이제 결제 수단에 대한 고민 들어가야겠네요(어!?)
그간 온갖 사소하고, 또 이상한 질문들에 많은 분들 관심갖고 답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출고 인증으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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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거기서 선을 그은 건 예산을 3000 초과하지 말자 + 중형 넘어가면 커서 운전하기 어렵다 였습니다. 저도 쏘나타나 K5 서라운드뷰가 땡겼지만, 예산 초과로 눈 딱 감고 포기했습니다. | 20.09.11 16: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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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냥 봤을 때 외관은 K5가 더 낫습니다. 거부감도 없죠ㅜ 인테리어는 개인적으로는 쏘나타를 더 선호하지만, 변속 조작이 버튼식보단 다이얼식이 훨씬 더 멋진 거 같습니다! 이거 아쉬워요ㅠㅠ | 20.09.11 17: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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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도 다 catfish라고 하니 말 다 했죠ㅋㅋ 그래도 전 전면부에 곡선과 직선을 잘 썼다고 봅니다. 특히 앞바퀴 앞 각진 부분은 정말 섹시합니다ㅎㅎ | 20.09.11 17: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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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을 라페스타처럼 해놨으면 불호가 적었을텐데 그건 좀 아쉽네요ㅎㅎ | 20.09.11 17: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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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냥 보급형 애스턴마틴이라 생각하고 타려구욬ㅋㅋㅋㅋㅋ | 20.09.11 18: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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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옵이 아니라 나파 가죽은 못 느껴봅니다ㅠㅠ 사실 앰비언트 무드도 현대 쪽이 훨씬 좋습니다. | 20.09.11 22:3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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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정 > 차종 | 20.09.12 16: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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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대단하십니다 ㄷㄷ | 20.09.13 01: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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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그게 개인적으로 K5보다 좋은 점 중 하나였습니다. K5랑 실 크기는 거의 똑같은데 타보면 훨씬 작게 느껴져서 좁은 공간 운전이 굉장히 쾌적합니다! | 20.09.13 01: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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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차 이름도 고민해놔야겠네요ㅋㅋ | 20.09.16 01: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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