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근에 버터를 사왔어요.
어릴 땐 버터가 없어서 마가린에 간장넣고 비벼 먹었었는데
그게 맛있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뭐 여유있지 않은 가정을 겪었거나 겪고 있다면 먹어본 음식일겁니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건데 어릴 적에 케찹에 비벼먹던게 맛있어서
커서 먹으니까 부모님이 맛있는거 놔두고 그걸 왜 먹냐며 화냈다던 이야기.
어릴 때 잘 챙겨주지 못했다고 생각한 부모님 마음이겠죠?
아마 마가린 간장밥도 마찬가지로 그럴거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다르죠.
지금은 물가가 올라서 버터 간장 계란밥 해먹으면
아마 '어? 잘 챙겨먹네.' 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일부러 아침에 출근 전에 뜨끈한 밥에 먹으려고
밤에 쌀 씻어서 예약해놨어요.
시간 잘 맞춰놔가지고 아침에 일어날 때 밥짓는 냄새도 나니까 좋았습니다. ㅎㅎ
백미 고화력으로 해서 밑이 살짝 누룽지처럼 됐어요.
갓 지은 밥 뜨거운거 보고 계란을 그냥 풀어다가
버터에 간장 넣고 비빌까 했는데요.
혹시 몰라서 한 후라이로 하길 잘 했다 생각들었습니다.
계란이 상하지 않아 먹을 수 있는 상태지만
탁 깨서 떨어지자마자 터지는게
대충 라면을 날계란 풀어서 찍어먹고 병원실려가는 짤처럼 될 가능성도 있었겠죠? ㅎㅎ
밥 위에 계란 넣고 버터 넣고 간장 뿌렸어요.
어떤 레시피는 여기에 참기름도 뿌리던데
저는 아침부터 너무 기름진거 먹고 속 안좋을까봐
버터까지만 넣었습니다.
마구마구 섞어줍니다.
계란도 숟가락으로 푹푹 찔러서 잘게 조각내며 밥을 잘 섞으면
아주 고소한 향이 올라오는데
음...
어릴 적 기억 보정이 있었나봐요.
냄새로는 마가린으로 먹던게 더 고소했다고 기억하네요. ㅎㅎ
그래도 버터 향도 무지 좋습니다.
식욕이 막 생겼어요.
한 숟갈 떠서 먹었습니다.
짭쪼름하면서 기름진 고소한 향이 밸런스 있게 잘 어우러지니까 더 맛있었습니다.
영양 챙기려면 계란은 꼭 넣는게 좋겠죠?
영양 아니더라도 계란 식감이 부드러워서 잘 어울렸습니다.
아침에 바쁠 때 이렇게 간단히 해먹으면 든든하고 좋을거 같습니다.
계란만 익으면 사실상 만드는 시간은 끝이니까 간단하더라구요. ㅎㅎ
대신 저녁엔 못먹을거 같아요.
먹으면 다 살로 갈거같아서 아침이나 점심에 먹고 소비하는게 위험하지 않겠죠? ㅎㅎ
암튼 정말 오랜오랜오랜만에 먹어본 밥이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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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탄수화물 엄청 땡길 때 맨밥에 고추장 넣고 참기름 뿌려서 비벼 먹는데요. 많이 먹으면 대접으로 2개도 먹을 수 있어요. ㅎㅎ 보통 왠만한 음식 1인분 먹으면 엄청 배부르게 느끼는데 저 고추장에 밥 비벼먹으면 왜이렇게 잘 들어가는지 모르겠어요. ㅎㅎ | 24.02.03 22: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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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모든게 비싸져서 기준이 달라졌죠.. 이제는 정말 여유치 않다면 쌀을 미음처럼 해서 소금 뿌려 먹어야 하려나요? 살면서 기술은 발전했지만 삶은 더 빨리 달리지만 거리는 줄지 않고 더 멀어진 느낌입니다. ㅎㅎ | 24.02.03 22: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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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밥에 버터가 코팅돼가는 그 반짝반짝한 기름진 모습이 맛이 없을 수 없게 보였어요. ㅎㅎ | 24.02.03 22: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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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었습니다. ㅎㅎ 아침에 또 해먹을거예요. | 24.02.03 22:4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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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고급진 고소한 향이라고 표현하는게 버터라는데 마가린은 좀 더 풍미가 조금 다르더라도 맛은 더 좋았다고 기억하는건 보정된거겠죠? ㅎㅎ 지금은 계란까지 올리니 더 고급진 음식이 됐네요. ㅎㅎ | 24.02.03 22:4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