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한 곳인 밍글스에 대해 간단히 적어보고자 합니다.
매년 두어 번 이상은 방문하는 곳임에도, 아직 한 번도 글을 올린 적은 없더라고요.
* 저는 9월 초에 다녀온 터라 지금의 메뉴와는 상이할 수 있습니다.
디너 메뉴는 위와 같습니다.
방문 때마다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납득할만한 금액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추가 메뉴로는 멸치국수, 트러플가 캐비어 추가가 있는데,
멸치국수는 이미 먹어봤기 때문에 패스하고 트러플과 캐비어만 각각 추가했습니다.
메인은 한우와 양고기 중 양고기를 선택했고,
디저트의 경우 장트리오와 라이스트리오 중 선택 가능한데,
혼자 오는 손님(싱글 다이너)에게는 서비스로 디저트를 하나 더 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고민 없이 라이스트리오를 선택합니다.
첫 음식으로는 잿방어회와 고등어회가 나옵니다.
왼편의 잿방어회는 잿방어 안에 고추장과 매실장아찌가 들어가 있고, 오른편의 고등어회 안에는 오이고추, 그 안에 찹쌀 된장으로 속이 채워져 있습니다.
(잿방어 위에 뿌려진게 들깨가루인지, 들기름인지 모르겠지만..)
잿방어회는 먹자마자 들기름(?) 맛이 느껴지고 그 뒤 잿방어의 맛이 그 뒤에 따라옵니다.
그리고 씹을수록 매실장아찌와 고추장의 신맛과 약간의 매운맛이 맛을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 줍니다.
고등어회도 오이고추의 아삭함과 맛이 기름진 고등어회와 잘 어우러집니다.
개인적으로 회를 먹을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맛, 식감, 그리고 온도감인데,
밍글스에서 회는 이 삼박자를 두루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적당한 온도감이 회의 맛을 더 잘 살려주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감태로 만 갈치 튀김과 옥수수 퓨레가 나왔습니다.
옥수수 퓨레 아래에는 부라타 치즈가, 위에는 캐비어와 새우 보푸라기가 함께 올려져 나왔습니다.
회의 온도감은 아주 훌륭한 밍글스지만, 항상 튀김은 다소 뜨겁게 나와서 먹을 때 항상 긴장하게 됩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너무 뜨겁지 않아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갈치튀김의 경우 겉에 감태가 감싸져 있지만, 처음에는 감태 맛보다 갈치 맛이 먼저 다가옵니다.
갈치 맛이 사라져 갈 때쯤 감태 맛이 나기 시작하는데, 전체적으로 간이 너무 심심해서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약간의 소금간이 갈치에 되어있었다면 훨씬 맛있게 먹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당옥수수 퓨레는, 초당옥수수의 맛이 다른 맛들을 압도해서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퓨레라고 해서 씹는 맛이 없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중간중간 옥수수 알알이 씹히면서, 부족한 식감을 채우고,
부라타 치즈가 약간의 무게감을 더해줍니다.
이어서 나온 요리는 메밀빙떡입니다.
무나물, 고사리, 애호박을 잣드레싱과 함께 섞어 메밀빙떡의 속을 채우고, 위에는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송이가 올라가 있었습니다.
맛은 전체적으로 재료의 본연의 맛들이 잘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은은한 송이의 향이 퍼지면서도, 무나물, 고사리, 애호박의 맛도 죽지 않고 함께 잘 어우러졌다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건강한 맛(맛이 없다가 아닙니다.)이었습니다.
다음으로, 한우 갈비살을 배추로 감싸 만든 쌈과 콩국, 그 위로 말린 대저토마토, 그리고 추가로 주문한 트러플이 위에 올려져서 나왔습니다.
일단 트러플 없이, 온전히 원래의 음식을 한수저 떠서 먹으니
따뜻하면서도 진한 콩국의 담백함과 장조림을 먹는 듯한 느낌의 배추쌈, 그리고 마지막에 건조된 토마토에서 나오는 응축된 신맛이
트러플이 없어도 이미 완벽하다라고 생각들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전 요리들과는 다르게 확실히 무게감이 느껴지면서, 코스의 중반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트러플과 함께 먹을 때에는, 트러플 향에 다른 맛들이 묻혀서, 한 번만 트러플과 함께 먹고,
그 외에는 트러플을 빼고 먹었습니다.
사실, 트러플은 트러플 자체를 먹고싶어서 추가했던 것이라, 나중에 트러플만 맛있게 먹었습니다.
혼자 식당에 와서 음식을 먹을때면, 음식 사이사이 텀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바깥 풍경을 보거나, 핸드폰을 하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합니다.
물론, 메뉴를 열심히 쳐다보기도 하는데요.
문득 쳐다본 메뉴에서 "Hanwoo"에 대한 설명이 "2가지 부위의 한우 요리"라고 되어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예전에 "다양한 부위의 한우 요리"라고 설명되어있는 "Hanwoo"를 주문한 뒤, 두 가지 부위가 나와서 실망했던 기억이 있는데,
문득 그떄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야기가 잠시 옆으로 샜는데, 메뉴를 열심히 보고 있던 중 다음 음식이 나왔습니다.
금태구이위에 전복이 올라가 있고, 소느는 깻잎과 어떤 것을 함께 넣어 만든 소스라 했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금태구이 옆에는 고춧잎이 함께 나오고, 제가 추가한 캐비어가 올려져 나왔습니다.
제 기준에서, 밍글스는 생선을 참 잘 다룬다고 생각되는 곳인데, 이는 꼭 회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방문 때마다 생선 구이도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알맞은 익힘에서 오는 생선살의 부드러움과 촉촉함을 잘 느낄 수 있었고,
깻잎향이 나는 소스는 약간은 지루할만한 생선구이에 킥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고춧잎은 약간의 씁쓸한 풀 맛을 내는데, 이 또한 단조롭지 않게 요리의 균형을 잘 잡아주었습니다.
이번에도 추가한 캐비어가 없어도 충분히 훌륭한 음식이었습니다.
다음으로는, 보리새우 요리가 나왔는데, 머리는 튀김을 하고,
왼편으로는 흑초쌀밥과 콜리플라워 퓨레,
오른편으로는 누룩 브스크소스가 함께 나왔습니다.
플레이팅부터 참 예쁘다라는 느낌이 들어 기대가 컸는데,
새우튀김은 굉장히 고소하고 바삭했고, 새우깡을 100배 응축한 맛이었습니다.
새우살은 다른 소스와 밥을 얹어 함께 먹었는데, 신맛의 흑초 쌀밥 맛이 임천장을 한번 치고 가면, 새우의 탱글한 식감과 맛이 뒤 따라왔습니다.
콜리플라워 표레와 비스크 소스의 맛도 났던 거 같은데,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네요.
전날, 다른 식당에서 먹은 새우요리가 굉장히 실망스러웠는데, 전날의 새우요리와 비교되면서 더욱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해산물 요리가 끝나고, 오골계 다릿살로 만든 꼬치가 나왔습니다.
꼬치 위의 소스 맛이 과해서 불고기 소스와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소스 맛이 너무 강해서 다른 맛들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함께 나온 하얀 아이올리 소스가 맛을 조금은 순화시켜줬는데, 아쉬웠습니다.
양고기를 먹기 전 나온 클렌저 입니다.
패션후르츠와 사과로 만들었는데, 한번에 쭉 마시면 패션후르츠 맛만 강하게 났습니다.
양고기는 양 라구로 속을 채운 라비올리와 허브 크러스트를 겉에 입힌 양고기 스테이크가 나왔습니다.
라비올리는 큰 임팩트는 없던터라 별 기억이 나지 않고,
스테이크는 양 비린내는 전혀 안나고, 씹힘의 정도도 적당했습니다.
겉에 발라진 허브 크러스트에서 오는 허브향이 강하진 않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한 번씩 알려주는 정도의 역할을 하면서 은은하게 입 안을 메웠습니다.
메인이 지나가고, 수박 그라니따와 참외와 국화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나왔습니다.
수박 그라니따 안에는 수박이 작게 썰어져 있어, 얼음을 씹는 서걱한 식감 사이사이 아삭한 식감을 더해주었고,
수박의 맛도 한 층 업그레이드 시켜줬습니다.
참외와 국화로 만들었다는 아이스크림은,
한 입 먹자마자 국화향이 입안 전체에 빠르게 퍼지는데,
국화꽃을 그냥 먹으면 이런 향이 날까? 싶을정도의 강한 향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나온 디저트는 라이스 트리오입니다.
맨 아래 머랭컵 안에는 식혜 그라니따가 있고 그 위에 엿기름 아이스크림이 올라와 있습니다.
식혜 그라니따는 살얼음 낀 식혜를 모아서 먹는 맛이고,
엿기름 아이스크림도 식혜 맛이 강하게 나서,
전체적으로 식혜를 먹는 기분이었습니다.
라이스 트리오를 먹고나니 추가로 장트리오가 나왔습니다.
장트리오는 이곳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데, 한국의 대표장인 고추장, 간장, 된장을 사용하여 만든 디저트입니다.
고추장 튀밥의 바삭바삭함과 간장에 카라멜라이징한 피칸, 된장 크렘브륄레가 각각 자신의 존재감을 뽑내면서도 조화로운 맛을 보여줍니다.
고추장 튀밥에서 오는 아주 약간의 매운맛과 간장에서 오는 약간의 짭쪼름함이 달달한 아이스크림과 꽤나 잘 어울립니다.
항상 방문때마다 먹어서 새로울 것 없는 디저트인데도, 이날 따라 각각의 맛이 선명하게 다가와서 즐겁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예전엔 세 가지 정도였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차와 함께 먹는 다과의 종류가 늘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건지 먼저 물어봐 주셨는데, 냉큼 사진을 찍습니다.
가운데 있던 주악은 어릴 때 먹던 꾀돌이 맛이었고, 오른편의 젤리같은 것은 도라지를 젤리로 먹는 맛이었습니다.
다른 것들은 큰 임팩트가 없었네요.
위에서 찍은 다과를 돼지감자차와 함께 먹으며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미슐랭 2스타 밍글스.
2스타에 걸맛는 맛과 서비스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 생각되는 곳입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이곳을 소개할 때,
가서 먹을 때는 큰 임팩트는 없을수도 있지만, 다녀오고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나는 곳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이번 방문때에는 유난히 재료의 본연의 맛이 선명하게 다가와서 꽤나 인상적인 음식들이 많아 즐거운 식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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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트리오..! 정말 먹어보고 싶네요. 드신 젤리 같은 도라지는 도라지 정과인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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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좋은 구경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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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쪽이 더 눈에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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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들이 아주 멋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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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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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뮤즈부쉬에서부터 어떤 재료를 어떻게 기깔나게 만들어내는지.. 여기서부터 급이 판가름 난다고 생각합니다 | 21.10.07 08:4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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