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코지마 히데오를 인터뷰했던 프리랜서 기자 시몬 파킨이 이번에는 오노 요시노리를 만나 최근 캡콤의 상황과, 자신의 과거, 스트리트 파이터 4가 만들어지게 된 계기, 그리고 미래의 야망을 들었습니다.
코지마 히데오 인터뷰: http://gaia.ruliweb.com/gaia/do/ruliweb/default/93/read?bbsId=G003&articleId=788465&itemI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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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요시노리가 사망했다는 소문은 크게 퍼져나갔었다. 병원에서 퇴원하고 3주가 지난 뒤 로마의 한 호텔 로비에 만난 스트리트 파이터 터줏대감의 얼굴에는 건강한 붉은 빛이 돌았고, 고용주인 캡콤과의 최근 관계에도 불구하고 만면에 웃음을 띄워 친근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겉모습만으로는 속내를 알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2012년 4월 그를 찾아왔던 갑작스러운 병환은 그도 예상치못했고 상당히 심각한 것이었다. 캡콤이 제대로 된 발표를 내놓지 않은 것은 소문을 악화시킬 뿐이었다. 실제로 그가 회사의 연례 쇼케이스인 캡티베이트(Captivate)에 참석할 것은 전혀 예상치못한 일이었다. 심지어 캡콤의 직원들 다수도 오노의 팬들과 비슷하게 소문만 듣고 침울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어요?" 나는 물었다.
최근에는 항상 그랬듯이 오노는 요 며칠도 바쁘게 보냈다고 한다. 2008년 스트리트 파이터 4의 커다란 성공에 이어 오노는 캡콤 격투 게임의 방향성과 마케팅에 전권을 부여받았다. 핵심 타이틀의 출시 이후 그의 스케줄은 더욱 더 가혹해졌다. 그 가혹함은 신선한 걸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과 수없이 만나는 기자와 팬 앞에서 활기찬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정신적 압박만이 아니라, 매번 시차를 뛰어넘으며 비행기를 타면서 느끼는 육체적 압박도 가져왔다.
그의 가장 최근 투어는 싱가포르에서 끝났고 일요일 밤 늦게서야 일본 오사카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침대에 몸을 던지며 몇 시간 뒤 자신에게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됨을 알려줄 알람이 맞춰져있음을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했다.
"그리고 일어나서 욕실로 걸어갔죠." 그가 설명했다. "문을 열었는데 안이 이상하게 증기가 가득했어요. 정말 이상했죠. 증기가 계속 올라오고, 올라오고, 올라오는 거에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죠. 꼭 숨이 막히는 것 같았어요. 증기가 제 머리 쯤에 닿았을 때 의식을 잃고 차가운 타일 바닥에 쓰러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나요?"
"아내가 집에 있었어요. 나중에 듣기를, 소리가 나서 욕실로 달려와봤대요. 증기 같은 건 없었고 그냥 제가 바닥에 쓰러져있을 뿐이었다는 겁니다. 아내가 구급차를 불러서 저는 병원에 실려갔죠. 병원에 도착하자 의사가 말하길 제 혈중산성도가 마라톤을 막 끝낸 사람 수준이라더군요. '오노 씨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물어보더군요. 그냥 잠에서 깨어 욕실로 갔더니 쓰려졌다고 했죠. 안 믿더군요. 아마 너무 열심히 일했던 것 같아요. 말하자면 체력 게이지가 픽셀 하나 남아있는 상황이었달까."
"증기 공격이었던 건가요?" 내가 농담을 던지자 오노는 거칠게 웃었다.
그는 정말 많이 웃는다. 말 끝마다 내는 과장된 웃음소리는 마치 궁정의 광대 같다. 그는 농담을 좋아하고 사람들이 웃는 걸 보길 좋아한다. 자신이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의 이야기를 할 때조차도 모든 문장을 큰 웃음으로 장식한다. 그가 진짜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지, 아니면 인생의 역류에서 즐거운 면만 보고 있는 건지 확실하지 않을 때도 많다.
"캡콤은 노조나 노동자 활동 같은 걸 허용하지 않아요." 그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니 제가 불만을 말한다면 해고 당하겠죠. 그러니까 기자님이 대신 써주셔야 해요. 아셨죠? 이렇게 써주세요. '캡콤은 오노를 너무 부려먹는다.' 이거 제목으로 뽑아줘요."
나는 옆의 홍보 담당자에게 시선을 던졌다. 그는 한숨을 쉬더니 바닥을 쳐다보았다. 우리 둘 사이의 교류를 감지한 오노는 그에게 몸을 돌리더니 도깨비 같은 미소로 말했다. "그냥 기다려봐. 다음에 바닥에 널부러지는 건 네가 될지도 몰라."
"그건 사실과 좀 다르지 않나요." 나는 웃음을 지우고 물어보았다. "캡콤은 오노 씨가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휴가를 내고 여행을 가길 바라고 있다던데요."
친절하게 제목을 정해주려는 인터뷰 대상자를 절대 믿지 말라.
"그런 거짓말을 한 게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그는 드물게도 언짢은 표정을 드러내며 대꾸했다. "상황은 정반대입니다. 아무도 저한테 휴식을 취하라고 한 적이 없어요. 직장에 출근할 때면 그 사람들은 제가 병원에 있었다는 걸 모르는 것처럼 취급해요. 제 일정에도 변화가 없고요. 의사가 출근을 허락하기 전까지 한 주 동안을 집에 있었는데요. 출근일에 제 자리로 돌아와보니 로마행 티켓이 놓여있더군요. 자비가 없어요. 회사 사람들 모두 이렇게 말해요. '오노 씨, 정말 너무 걱정했어요.' 그러면서 저한테 할 일로 가득 들어찬 시간표를 건네주죠."
스트리트 파이터 4의 출시 이후 오노는 회사의 얼굴이 되었고, 미카미 신지와 카미야 히데키, 이나후네 케이지 같은 스타 제작자의 이탈이 부각되었던 회사의 이미지에 인간미와 유머감각이 부여되었다. 나는 오노와 캡콤이 함께 공모한 그의 과로가 회사의 얼굴, 마스코트가 되어야 한다는 압박에서 왔는지 궁금했다.
그는 재밌다는듯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다행히도 그런 압박 같은 건 없어요. 저는 사람들과 말하고 웃고 교류하는 걸 좋아하는 체질입니다. 트위터도 좋아해요. 사람들은 언제나 저한테 '캡콤 엿먹엉', '오노 엿먹엉' 같은 말을 보내지만, 그런 비판도 사람들이 제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가져준다는 뜻이니까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봐요. 저는 커뮤니티에 귀기울여 제안을 듣습니다. 저를 칼로 찌른다거나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절 찌르지만 않는다면야 행복하게 비판을 받을 수 있어요."
오노의 주의력은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 초등학생 때 그는 컴퓨터와 프로그래밍에 매료된 덕스러운 아이였다. "매주 마을 중심가의 커다란 서점에 들려서 프로그래밍 서적을 읽었어요." 그가 설명했다. "작은 서점에는 없는 책들이 있는 커다란 서점 중 하나였죠. 프로그래밍 책은 굉장히 희귀하기도 했어요. 어쨌든, 세네 쪽 정도를 읽고 암기를 했어요. 당시에는 카메라 폰 같은 것도 없었으니 다 머리에 집어넣어야 됐으니까요. 그대로 건너편의 맥도날드로 달려가 공책에 외운 코드를 써내려갔죠. 다 쓰고나면 다시 돌아가서 그 과정을 반복하고요."
"그런데 고등학생이 되고보니 코드줄 외우길 좋아하는 덕스러운 남자는 여자애들한테 인기가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악기를 배우기로 결심했죠. 여자애들이 공연장에서 밴드 남자애들 보고 비명을 지르니까요. 그걸 원했어요. 중요한 건 제가 악기로 키보드를 선택했다는 겁니다. 키보드가 밴드 중에서 그렇게 뒤떨어지는 건지는 몰랐어요. 키보드 주자는 언제나 드러머처럼 배경에 있었던 거죠. 그래서 고등학생이 되어서 음악을 해도, 여자복이 없었습니다..."
음악적 외도에도 불구하고 그의 컴퓨터 사랑은 오노가 건축대학 진학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건축대에 지원한 제 이면의 동기는 컴퓨터였어요. 슈퍼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학부에 들어가고 싶었거든요. 당시에는 그런 접근 권한을 제공하는 대학이 많질 않았어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슈퍼 컴퓨터 접근을 허용하는 건축공학을 선택했죠. 컴퓨터만 있으면 건축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 없었습니다."
오노가 기타를 독학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쯤이었다. ("덕분에 여복 면에서 제 대학생활은 고등학생 때보다 더 풍족했습니다.") 그리고 오노는 3D 그래픽스 프로그램에서 유체를 렌더링하는 데 익숙해져갔다. "게임을 만든 건 아니었어요. 그래도 그래픽이랑 상호작용에 관심이 있었죠. 80년대 말에 유체 렌더링은 굉장한 하이테크였어요. 정말 어려웠죠. 그게 제가 선택한 전문분야였습니다. 4학년이 되어서 실력이 늘자 제 멘토가 대학원에 진학하는 게 어떻겠느냐 제안하셨죠."
오노는 자신이 학업을 계속할 것인지 취직을 할 것인지 신중하게 생각했지만, 어느날 캡콥에서 작곡가를 모집한다는 잡지 광고를 읽게 된다. "오락실에서 파이널 파이트를 많이 했었기 때문에 이름은 알았어요. 전 이렇게 생각했죠. '와, 그러니까 게임도 만들고 음악도 만들면서 돈을 받는다고? 굉장하네.' 그래서 집에 가서 제가 기타를 연주하는 데모 테이프를 만들어 보냈죠. 며칠 뒤에 캡콥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어요. 그 때 들은 말을 기억합니다. '다음 주부터 나오세요.' 지금 같으면 과정이 더 많지만, 1993년은 그 정도로 직방이었죠...."
하지만 오노의 이상은 얼마지 않아 깨졌다. "처음 회사에 갔을 때는 작곡가가 제약 없이 작업할 수 있는 세계라고 상상했었어요. 근데 2KB 데이터에 모든 음악을 우겨넣어야 하는 게 현실이었죠. 오늘날과 달리 당시 게임 음악은 녹음되는 게 아니었어요. 모두 직접 손으로 프로그래밍해야 했죠. 그리고 파일 크기를 최소화하려면 모든 음악을 바이너리로 써야했습니다. 마치 암호를 만드는 거랑 비슷해요. 하루 종일 앉아서 코드를 어떻게 짜넣어야 할지 궁리했습니다. 제가 꿈꿔왔던 거랑은 많이 달랐어요."
그의 첫 프로젝트는 머슬 봄버라는 레슬링 게임이었다. 이후 얼마 안 되어 그의 이후 경력을 규정하게 될 격투 게임 시리즈, 스트리트 파이터와 처음 만나게 된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스트리트 파이터 2X의 이식이었어요. 음악은 직접 손수 변환해야 했죠. 사무실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새벽 2시까지 일하다 잠을 자고 7시에 일어나 코드를 짜기 시작했죠. 2년 동안 거의 집에 간 적이 없었습니다."
이런 가혹한 업무는 그가 다음 프로젝트에서 조우할 것에 비하면 맛보기였을 뿐이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알파는 굉장히 강력한 아케이드용 기판인 CPS2로 개발되었어요. 그런데 정치적 이유로 우리 창고에는 여전히 CPS1 기판이 가득했었죠. 그래서 회사에선 이 게임이 CPS1과 CPS2 모두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요즘 기기들에 비교하자면 CPS2는 플레이스테이션 3고 CPS1은 플스1이에요. 그 기술적 차이란 굉장한 거죠. 그래서 모든 음악을 3주 안에 CPS1으로 이식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지옥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도 캡콤은 일 시키면서 사람들을 피 한 방울까지 짜내는 데 아주 능했던 것 같네요."
그는 다시 심술궂은 미소를 보였다.
"이번에 병원에 누워있으면서 생각해봤어요. 지난 몇 년간 캡콤에서 사람들이 한 명씩 한 명씩 사라져가는 걸요. 곧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게임이 완성되서 제조에 들어가는 날에는 책상 열 개가 비어있습니다. 그 자리의 주인들은 그 이후로 다시 못 봐요."
우리는 웃으며 대화를 나누었고 나는 다시 홍보 담당자에게 시선을 보냈다. 그에게 이런 인터뷰가 편할 리가 없었다. 그의 상관은 병환 이후 회사에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오노가 기자들과 말하는 걸 내키지 않아했다. 나는 그가 난처해하는 감독관처럼 보였다.
하지만 오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똑똑한 사람이었다. 회사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도 불구하고 그가 회사를 공격하는 것은 순간적인 실수로 보기에는 너무 한결 같고 고의적이었다. 또 그는 확실히 자신이 병원에 갈 정도로 일하게 된 것에 화가 나있었지만, 그 눈 뒤의 미소는 그가 자신이 하는 말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분명한 적개심이 담긴 말에서도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나는 그의 과로 경험 이후 팀의 젊은 멤버들에 더 공감하게 되었는지 궁금했다. "반대에요." 그가 말했다. "저는 중년 남성이라 젊은 친구들한테 이렇게 말해요. '너희들은 에너지가 있고 정력이 있다. 그러면 더 잘 해야지'"
오노가 대학에서 유체 렌더링을 하긴 했지만 그는 1990년대 대부분을 캡콤의 사운드 팀에서 보냈다. 나는 그가 어떻게 프로듀서로 올라서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스트리트 파이터 3를 작업하고 있을 때부터 사운드 팀 내외부의 인력 관리를 하게 되었어요. 당시에는 '프로듀서'라고 부르지는 않았지만, 그런 역할이었죠. 그 때 이나후네 케이지 씨가 제가 일하는 걸 가까이 지켜보면서 귀무자 1, 2, 3의 모든 사운드를 관리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제가 당시 모든 사운드와 음악 인력을 구성하고 관리하게 되었죠. 그 때 상사들이 제가 사람과 프로젝트 관리에 소질이 있다고 봤는지 한 타이틀 전체를 프로듀스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왔죠."
오노의 경력은 날아오르기 시작했지만, 그에게는 그 때까지 떨쳐버릴 수 없었던 후회가 하나 있었다. "저는 평생 스트리트 파이터를 플레이했어요. 스트리트 파이터 3: 서드 스트라이크 팀이 해체되어 시리즈가 10년간 잠을 자게 되었을 때도 그 일원이었어요. 그 일이 계속 제 안에 남아있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의 유산을 끝내는 데 일조했다는 후회의 느낌이. 말하자면 죄책감이라고도 할 수 있네요."
1987년에 시작된 캠콥의 대표적인 게임 시리즈인 스트리트 파이터는 90년대 중반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 때는 오락실의 왕이었던 시리즈였지만, 1999년 스트리트 파이터 3: 서드 스트라이크의 출시에 이은 판매량 감소는 캡콤이 시리즈의 동면을 결정하게 만들었다.
"서드 스트라이크가 나왔을 때 연구개발부에서 판매량은 고려하지 않았어요. 지금처럼 마케팅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었거든요. 그저 우리는 최고의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헌신하는 팬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게 저희를 이끌었습니다. 분명 판매량 면에서는 되돌아오지 못 했고, 회사의 관점에서는 끝난 이야기인 셈이었죠."
이런 죄책감이 오노가 프로듀서로 승진하자마자 스트리트 파이터의 네 번째 게임을 위한 기획서를 쓰게 만들었다. "귀무자 4를 작업하고 있었을 떄인데, 계속해서 새로운 스트리트 파이터를 제안했죠. 회사는 계속 제게 이렇게 답했어요. '죽은 프랜차이즈잖아. 돈을 못 번다고. 바이오하자드와 귀무자 같은 돈 버는 프랜차이즈가 있는데 왜 죽은 프랜차이즈를 가지고 해야 되는데?'"
"결국에는 프로토타입을 만들 작은 예산을 받았습니다. 기자와 팬들이 캡콤을 압박하게 해서 상관을 난처하게 만든 것이 제 전략이었죠. 저는 만나는 기자들마다 계속 시리즈 신작에 대한 소리를 내달라고 했어요. 캡콤에 메시지를 전하는 건 당신들 책임이다, 나는 힘이 없다, 항상 기자들한테 그렇게 말했죠. 캡콤을 움직일 힘을 가진 건 기자와 팬들입니다. 프로듀서가 아니에요. 새로운 스트리트 파이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아지자 캡콤은 더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고, 그 쪽에서 저한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게 되었죠. 10년이 지나서 그런 일이 일어난 건 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로서는 내키지않는 프로젝트였다. "출시일까지 스트리트 파이터 4는 원치 않았던 자식이나 마찬가지였어요." 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회사 사람들 모두가 저한테 말했어요. '오노 씨, 왜 계속 이런 걸 하려고 하세요? 거기에 돈과 자원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알죠? 왜 그런 걸 돈이 더 벌릴 수 있는 곳에 쓰지 않는데요?' 누구도 스트리트 파이터 4를 팔 생각이 없었고, 사실상 다른 부서에서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모두 꺼려했어요. 출시일까지."
나는 이것이 오노에게 병환이 생긴 핵심적인 원인이 아닌가 궁금했다. 캡콤에게 있어 스트리트 파이터 4는 원치 않았던 자식이었다. 그 착상과 잉태, 탄생에 대한 책임은 완전히 오노에게 있었다. 그가 없었으면 스트리트 파이터는 수많은 아케이드 게임이 묻혀있는 묘지에 여전히 묻혀있었을 것이다. 두 말할 것도 없이 그 부활을 이끌어낸 것은 오노였다. 자신 역시 그 생환이 자신의 책임이었다고 생각할까?
"아기라고 부르는 건 조금 너무 극적인 표현인 것 같네요. 스트리트 파이터 4는 제 모든 눈물과 땀과 노력의 결정체였다...고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열정이라고 하죠. 그래요, 스트리트 파이터는 제 열정입니다. 이 말 밖에 할 수가 없네요."
나는 그제야 진심일지도 모르는 것에 다가간 것 같았다. 회사는 스트리트 파이터의 부활을 바라는 오노의 이야기를 무시했었다. 그는 팬과 기자들이 캡콤을 압박하도록 압박해야만 했다. 그 때까지도 그를 제외한 캡콤의 누구도 프로젝트를 믿지 않았다. 그것이 그가 팬들과 그렇게 어울리는 이유다. 그와 팬들은 오노의 열정, 회사가 오래 전에 잃어버린 그 열정을 공유한다. 그것이 그가 병원에 실려갈 정도로 일했던 이유다. 재정적 이득이 아니다. 팬이 그의 커뮤니티이자 그의 사람이고, 그가 게임을 만들지 못 했다면 누구도 못 했을 것이다.
잠시 대화가 가라앉자 오노가 내 생각에 자신의 말을 붙였다.
"제 열정에 불을 지피는 건 커뮤니티입니다. 제 철학에, 스트리트 파이터는 게임이지만, 실제로는 도구에요. 놀이용 카드나 체스, 테니스 같은 거죠. 중요한 건 사람입니다. 규칙을 알고나면 게임에 몰두하고 어떻게 플레이하고 자신을 표현할지는 플레이어에게 달렸어요. 격투 게임이 흥할 수 있는 건 그것이 사회적인 게임[social game]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혼자 하는 게임이었다면 절대 그만큼 인기 있지는 않았겠죠."
"제 목표는 보편적인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겁니다. 오락실 시절에는 작은 동네 커뮤니티가 오락실에서 함께 스트리트 파이터를 플레이했죠. 옆마을에는 또 옆마을만의 커뮤니티가 있고요. 하지만 서로 고립되어 있었어요...저는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 온라인 시스템으로 그런 커뮤니티들을 묶고 싶었습니다. 결국 그건 성공했고, 지금은 '스트리트 파이터 체제'라고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만나 격투 게임들을 플레이하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어요. 어떤 게임이든 상관 없이 참여할 수 있는 거죠."
"거기서 유일한 규칙은 모든 플레이어가 제게 1유로씩 내는 겁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그게 제 연금이 되겠죠."
우리는 웃으며 말했지만 오노가 그 다음에 꺼낸 말은 분명히 농담이 아니었다. "사무실에 앉아서 이 커뮤니티를 계획하고 싶어요. 오노가 죽었네, 은퇴했네하는 소문들이 있는데, 어느 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다음 세대 격투 게임의 탄생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그게 제 할 일이에요. 제 천직입니다."
그렇다면 사실이다. 오노는 자신을 스트리트 파이터만이 아니라 장르 전체를 살린 구세주로 보고 있다. 남아있는 질문은 그가 자신 역시 구할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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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되게 신기하네요. 전 재밌게 읽었는데 다른 분들은 글이 너무 길어서 못 읽겠다니... 문단마다 띄어쓰기도 적절히 되어있는데 가독성이 안 좋다니요. 너무 요약, 요약타령하는 것도 그렇게 보기 좋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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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프로토타입을 만들 작은 예산을 받았습니다. 기자와 팬들이 캡콤을 압박하게 해서 상관을 난처하게 만든 것이 제 전략이었죠. 저는 만나는 기자들마다 시리즈에 대해 계속 신작에 대한 소리를 내달라고 했어요. 캡콤에 메시지를 전하는 건 당신들 책임이다, 나는 힘이 없다, 항상 기자들한테 그렇게 말했죠. 캡콤을 움직일 힘을 가진 건 기자와 팬들입니다. 프로듀서가 아니에요. 새로운 스트리트 파이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아지자 캡콤은 더이상 무시할 수 없게 되었고, 그 쪽에서 저한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게 되었죠. 10년이 지나서 그런 일이 일어난 건 기적이었습니다." 팬들이여 힘을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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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클럽님 ^^ 세상은 다양합니다. 전 이런거 딸려서 일도 노가다 합니다. 그럼 진작에 공부했죠 ^^ 공부하신분이 그걸 모르심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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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 스파를 그렇게 끝내버린 것에 대한 죄책감이 있어. 이제 PD가 되었으니 그 시리즈를 다시 부활시켜보자! 캡콤 : X까고 있네. 야, 돈 벌 프랜차이즈가 한두개도 아닌데 죽은자식 파이어에그 만지는 것도 아니고 웬 스파 잡고 징징이야? 돈 벌 거나 해. 오노 : ...라고 하는데요. 스파 살릴라면 여러분들이 캠콤을 압박을 좀 해주셔야 됩니다. 여러분~! 스파 다시 하고 싶죠~~~?? 매체, 팬 : 예!!!!!!!!!!!!!!!! 캡콤 : 아오 시끄러. 그래, 해라, 해. 하지만 기본적인 거 외에는 바랄 생각 말고 일단 프로토타입이나 가져와 봐. (스파4 제작중) 캡콤 : 니가 낭비하는 인력과 시간과 개발비면 다른 시리즈로 돈 될 거 얼마나 만들 수 있는지 알지? 응? 응? 응? 응? 오노 : 아오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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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제가 재밌어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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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클럽님 ^^ 세상은 다양합니다. 전 이런거 딸려서 일도 노가다 합니다. 그럼 진작에 공부했죠 ^^ 공부하신분이 그걸 모르심 ㅎ | 12.06.13 17:4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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