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0416
1편 (그리폰의 마음):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0417
2편 (안무 계획):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0675
3편 (요가):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0898
4편 (노래, 그리고 하르페이아의 마음):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1154
5편 (블랙 하운드의 마음):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1560
6편 (체력단련):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1561
7-1편 (흐레스벨그의 마음 上):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2085
7-2편 (흐레스벨그의 마음 中):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2893
7-3편 (흐레스벨그의 마음 下, 그리고 화보 촬영):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2895
8-1편 (린트블룸의 마음 (1)):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3401
8-2편 (린트블룸의 마음 (2)):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3837
8-3편 (린트블룸의 마음(3) (이라고 쓰고 사실상 그리폰편)):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3838
8-4편 (린트블룸의 마음(4)):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3871
8-5편 (린트블룸의 마음(5)): https://bbs.ruliweb.com/game/84992/read/83879
9편 (의상, 그리고 티켓팅):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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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함을 맡은 조 바이든급 항공모함이 물살을 갈랐다.
프로듀서라면 모름지기 그의 할 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연 장소를 섭외하는 것도 마땅히 프로듀서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사령관은 미묘한 표정으로 함교의 전방 저 멀리, 수평선에 떠오르는 섬의 윤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옆에서 부지런히 항법 AI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전투준비를 지시하는 무적의 용을 돌아보았다.
“별로 중요한 임무도 아닌데 도와달라고 해서 미안해, 무용”
“그렇지 않소이다. 그대의 용무라면 충심으로 돕는 것이 소관의 의무. 물심양면으로 돕겠소”
그 헌신적인 태도가 약간 부담스럽긴 해도 믿음직하다. 무적의 용과 그녀의 함대가 나선다면 자그마한 섬 하나 일시적으로 점령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다만 그게 뭐 엄청난 전술적 전략적 이유 떄문이 아니라 고작(?) 아이돌 공연 장소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점이 좀 미안했다.
“괜찮소. 이미 사전에 브리핑은 들었으니. 그...공군의...아이돌 때문이라 하지 않으셨소?”
“맞아. 예상 외의 일인데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임무도 아니지만, 도움이 필요했어”
“그대가 필요하면 돕는 것이 소관의 도리요. 괘념치 마시오”
모모가 집계해 준 예상외의 티켓팅 결과에 놀란 건 사령관도 마찬가지였다. 스카이나이츠의 아이돌 데뷔 준비가 어느 정도 오르카 내에서 기대받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숫자가 (웬만큼 비싼 참치로 가격을 책정했음에도) 예매를 한 건 예상 외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티켓 숫자에 제한을 두든지, 예매를 좀 늦게 시작할 걸 그랬는데, 어차피 첫 콘서트라 많이 안 올 줄 알고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다. 뒤늦게 예매 사이트(오르카 저항군 인트라넷)에 매진 공지를 걸었지만, 그 때는 이미 막대한 수의 티켓이 나간 뒤였다.
‘아직 콘서트까진 시간이 꽤 남았지만...’
따라서 사령관은 황급히 콘서트 장소를 새로 마련해야 했다. 원래 그는 그냥 오르카 내의 로비를 적당히 무대로 개조하면 되지 않을까고 생각했다. 그러나 티켓팅 결과는, 오르카 내에 그 정도 인원을 한꺼번에 수용할 공간이 결코 나오지 않을 것임을 단호하게 웅변하고 있었다. 그 정도 인원을 감당할 공간이 잠수함인 오르카에 있을 리가 없다. 오르카가 항공모함이었다면야 활주로가 있는 상부 갑판을 개조해서 간신히 가능했을지도 모르나, 불행히도 오르카는 잠수함이다. 그럴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오르카 저항군이 보유한 함선을 개조한다는 아이디어도 여전히 불만스럽다. 전투용 함선을 개조하는 것, 그리고 그렇게 기껏 개조한 후에 다시 원상태로 되돌리는 것에는 엄청난 비용과 수고가 드니까.
사령관은 인정했다.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다. 너무도 만만하게 생각했다. 오랜 저항군 생활에 지쳐 즐거운 것을 찾는 이들이 오르카 안에 얼마나 있을지 고려도 못하고 있었다. 사령관은 프로듀서 이전에 최고 지휘관으로서 오르카 바이오로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스스로를 책망했다.
‘내가 책임져야 해’
그래서 지금 그가 이렇게 무적의 용이 지휘하는 배에 타고 있는 것이다. 오르카나 무용의 함대에 적당한 공간을 만들 수 없다면, 육지에 콘서트장을 만드는 것 외에는 다른 수가 없다. 그러나 당연하지만 여기에도 뒤따르는 문제들이 있었다. 첫째는 당연히 철충 문제다. 공연을 해야지 철충과 목숨 건 전투를 하는 게 목적은 아니니까. 그래서 사령관은 철충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을 찾아야 했다. 둘째는 이미 어느 정도 기반시설이 존재하고, 특히 공연을 할 만한 장소가 마련된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 상륙해서 처음부터 무대를 만들고 부대시설을 준비하고 관련 장비들을 설치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결국, 철충이 관심을 가지지 않거나 오지 않을 만한 곳인 동시에, 어느 정도 구인류의 인프라가 존재하는 곳이어야 한다는 모순적인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셈이었다. 보통 그런 곳은 지리적인 접근성이 좋고, 멸망 전 상당한 수의 인간이 살았을 것이므로, 철충 입장에서도 갈만한 곳일 테니까.
‘모모가 매니저여서 정말로 다행이야’
까다로운 조건이었지만 다행히 후보지가 있었다. 사령관은 모모를 매니저로 선임한 게 꼭 흐레스벨그 때문은 아니더라도 잘한 선택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덴세츠 출신인 그녀는, 과거 구인류 시절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석권한 덴세츠 사이언스에 대한 기록들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녀가 선배 기종들의 기록을 열람한 결과, 그래서 전 세계에 존재하는 덴세츠 소속 공연장의 목록을 검토해본 결과, 옛 일본의 규슈, 대도시였던 후쿠오카 연안에 인공 섬이 하나 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모모의 말로는 덴세츠 제 7극단의 전속 극장이 거기에 있다고 하였다. 상당히 규모가 큰 무대가 거기에 있다고 한다. 기록이 맞다면 멸망 전쟁 후에도 건물은 무너지지 않았고,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
“작전 내용을 다시 확인하겠소. 섬과 육지를 잇는 모든 교량들을 끊을 것이오. 그 후, 항공정찰 후 섬 안에서 철충이 발견되면 포격을 개시하오”
그 인공섬이 적합한 후보지인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첫째, 일단 거기도 섬이라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철충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해안가에 떠 있는 섬이라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지만, 그 다리를 끊으면 일본 본토에서 철충 지상군이 건너오진 못할 것이다. 둘째, 사령관이 노리는 극장 건물을 포함해서 그곳에는 충분한 인프라가 남아 있었다. 멸망 전 그 섬은 바로 옆 후쿠오카라는 대도시에서 손님을 받는, 일종의 잘나가는 유흥지구이자,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유지되는 소도시였다. 물론 수리가 필요하겠지만, 잘 하면, 극장 건물 뿐 아니라 주변의 시설물도 조금 손봐주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그 섬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도 아니었다. 바로 그렇기에 지금까지 오르카가 신경쓰지 않고 내버려두었던 것이다. 그 섬은 철충이 점거해서 뭘 하기에는 너무 작고, 딱히 지리적 요충지인 것도 아니었다. 철충이든 오르카든 그 작은 섬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을 만했다. 반대로 말하면, 바로 그렇기에 그곳은 철충이 적거나 거의 없을 확률이 높았고, 놈들이 찾아오지 않을 가능성도 높았다. 멸마 전쟁 시기에 낙하한 놈들이 조금 있을진 모르지만...무적의 용의 브리핑을 받은 사령관은 함교 패널에 떠오르는 섬의 지도를 보며 그녀의 계획을 승인했다.
“응, 맞아. 하지만 극장만큼은 부서져선 안 돼. 그게 우리가 여기 온 목적이니까”
“알겠소이다. 극장과 그 주변에는 포격을 가하지 않겠소. 대신 그 쪽에는 지상군을 투입해야 할 것이오”
“알고 있어. 포격이 끝나면 블랙 하운드와 운디네를 보내서 항공정찰할거야.”
“그럼, 시작하겠소”
출격한 함대에게 포격을 명하는 무적의 용의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펴졌다. 사령관은 그녀의 믿음직한 뒷모습을 보며 대기 중인 해군 항공대를 만나기 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
습기찬 바닷바람이 블랙 하운드의 코끝을 간지럽혔다.
다른 스카이나이츠 대원도 있는데 굳이 블랙 하운드가 선택된 이유는 별 거 없었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녀가 운디네와 유사하게 해군 함재기의 경험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해상의 함선에서 이착륙하는 것은 그에 적합한 경험과 장비가 필요한 법이니까. 그리폰의 경우는 막 회복된지 얼마 안 된 터라 바로 전투에 투입하기엔 무리가 있었고. 그리고...거기에 더하여 운디네들의 파견 요청이 있었다고 들었다. 사령관은 그 이유까진 몰랐지만, 어쨌든 스카이나이츠 멤버 중 하나가 항공정찰 임무에 투입되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그녀들도 자기들이 공연할 장소를 하늘에서라도 미리 봐 두면 좋을 테니까.
‘옛 극장이라고 했었나. 봐 뒀다가 돌아가면 얘기해 줘야지’
그런 생각을 하는 블랙 하운드의 곁으로 부드럽게 운디네 하나가 날아왔다. 비행을 잘 모르는 이들의 눈에야 둠브링어, 스카이나이츠, 그리고 호라이즌 해군 항공대의 비행이 다 똑같아 보이겠지만, 파일럿들인 그녀들끼리는 서로 비행하는 방식에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안다. 민간 비행 바이오로이드와 군용 비행 바이오로이드의 항법이 다르듯이. 그리고 지금의 운디네의 물 흐르듯 나는 방식으로 보아 아마 그녀는 상당한 경험자인 듯했다.
“Dieu merci(다행이다). 섬에는 철충이 없어 보여”
“그렇네. 건물들 안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지상군들이 해결해 주겠지”
원론적으로는 맞는 이야기였으나 그래도 블랙 하운드는 최대한 샅샅이 수색하고 싶었다. 작은 흔적이라도 잡아내야 차후에 수색 및 점령을 위해 상륙할 바이오로이드들이 불의의 기습을 당하지 않을 테니까. 그녀는 사령관이 해군 항공대에게 지나가듯 귀띔한 사실을 잊지 않고 있었다. 이 근방 지역에서 발견되는 칙들은 유독 더 독하고 더 민첩하다고 말이다. 지상에 상룩한 바이오로이드들에게 있어 칙들이 좀더 강하다는 이야기는 즐거운 것이 아니다. 그런 놈들의 위협에서 지상군을 지켜내는 것은 그녀의 책임이다. 보호기지 않은가.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는 블랙 하운드와 달리 운디네는 (같은 보호기임에도)다른 데 관심이 있어 보였다. 그녀가 계속 자기 옆에 따라붙자 블랙 하운드는 의아함을 느꼈다. 거리를 두고 내려다보아야지, 둘이 같이 붙어 날면 정찰 효율만 떨어질 텐데.
‘그러고보면 왜 날 찾은 거지’
어쨌든 항공정찰 임무를 운디네들이 못 하는 것도 아니다. 굳이 블랙 하운드가 동행할 필요는 없었다. 그런 의문을 갖는 사이 운디네가 그녀에게 고개를 돌렸다.
“너 요번에 아이돌 하지?”
거만한 듯 그러나 약간 노심초사한 듯한 말투가 날아오자 블하도 약간 흠칫했다. 하긴 뭐 딱히 숨기는 것도 아니었고 알 이는 이미 다 알았겠지만. 다만 그 얘길 지금 이 하늘에서 한다는 게 이상할 뿐이다.
“응, 그런데?”
“음,...저기....”
왜 갑자기 하늘에서 손가락을 꼴까. 머뭇거리던 운디네는, 블랙하운드조차 슬슬 지루해질 때쯤에야 입을 열었다.
“사령관이 아이돌 좋아해?”
“으...응?”
잘 모르겠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녀는 전대장이 아이돌 하자고 꼬드긴 거에 끌려들어간 거니까. 일단 말문이 트이자 운디네는 거의 속사포처럼 물어보았다.
“응? 어떻게 아이돌 하겠다고 한 거야? 어떻게 그게 가능했어? 사령관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해?”
“자..잠깐만”
그리고 그제야 블랙 하운드는 운디네가 왜 다른 이도 아니고 자신을 요청했는지 알 것 같았다. 단순히 그녀가 해군 함재기 출신이라서 이착함에 유리해서가 아니었다. 그거라면 (오히려 과거에 면식도 더 있는)그리폰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리폰은 현재 부상에서 이제 막 벗어난 참이기도 했거니와, 블랙 하운드도 들의 사이가 약간 미묘하단 건 알았다. 아니, 서로 싫어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리폰이 운디네를 구하러 간 적도 있었으니까. 그보다는, 사소한 과거의 판매량 때문에 허세가 있는 운디네가 그리폰을 신경쓰고, 그리폰은 매사 늘 그렇듯 틱틱대느라 쉽게 허물없는 사이가 되긴 힘든 상황이랄까. 아마 운디네가 자존심도 있고 해서 그녀에게 이런 질문을 하긴 힘들었을 터다.
다른 스카이나이츠 멤버들도 운디네 입장에서 불편했을 것이다. 흐레스벨그는 그녀가 보기에 고압적이고 딱딱해 보여서 무서웠을 거고, 하르페이아는..외견만 보면 머리 빈 금발같지만 일단 말 붙여보면 TMI가 튀어나왔을 거고. 린트블룸? 린티는 언제나 귀여움에 자뻑에 빠져 있어서 역시 자존심 있는 운디네와는 상극이었을 거다. 운디네 보기에 좀 바보같아 보이기도 했을 거고. 그렇다고 계급상 한참 위인데다 지휘관기(대리)인 전대장에게 가기도 그랬을 거고.
그에 비하면 블랙 하운드는 언제나 사근하근하고 친절하니 이렇게 다가오기도 쉬웠을 거다. 스카이나이츠 멤버들 중에서는 제일 덜 부담스러운 상대였을 것이고, 또 같은 해군 함재기 출신이니 나름대로 면식도 있고. 쉽게 말하면 만만해 보였다는 건가. 그녀는 속으로 쓴웃음을 짓고선 대답했다. 어쩌면 그녀도 궁금했던 사안이니깐.
“글쎄. 나도 사령관님이 아이돌 취향인지는 잘 모르겠는걸”
“그럼 왜 아이돌 하기로 한 거야?”
“난, 그냥 우리 전대장이 하자고 하....”
무심하게 답하려다가 블랙 하운드는 말을 삼켰다. 아니다. 처음엔 전대장이 하자고 해서 반쯤 타의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제는 그렇게 말해선 안 된다.
“....음, 다같이 사령관님에게 어필하려고? 아이돌은 그룹이잖아”
“그럼 사령관이 아이돌 같이...막 화려하고 튀는 걸 좋아한다는 거야?”
“거기까진 모르겠어. 전대장 아이디어였으니깐. 하지만 적어도 이렇게 도와주시는 걸 보니까, 아이돌의 어떤 면이 좋은진 몰라도 싫어하진 않는 거 같네”
“....이렇게 진지하게 달려들 정도로?”
“아하하...나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그녀들은 아래에 펼쳐진 연기 풀풀 풍기는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저 멀리 수평선에서 반짝이는 세 척의 레일건 전함과 한 척의 항공모함을 약간 황망하게 바라보았다. 조금 전 섬과 육지를 이어놓았던 현수교 두 개를 시퍼런 바다 아래로 가라앉혀버린 레일건의 주포에서 김이 피어오르는 것이 보였다. 코딱지만한, 그것도 지정학적으로 딱히 중요한 전략적 가치를 갖지도 않은 자그마한 섬 하나 밀어버리자고 전함과 항공모함, 그리고 그를 위시한 함선들을 끌고 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지나친 오버파워 같았다. 이건 거의 이 섬 전체를 초토화시키기도 충분한 화력이잖아. 그만큼 사령관이 이 아이돌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은 건 알겠지만....우리 때문에 이러면 어깨가 무거워지잖아.
“그러면 나도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운디네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름지기 받는 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하는 법이다. 뭔가 하나 배웠으면 여기서도 알려줄 수 있는 건 가르쳐 줘야겠지.
“응. 말해봐. Quoi(뭔데)?”
“네가 사령관님이랑 잤던 그 운디네지?”
운디네는 그만 수백 미터 아래로 그대로 수직추락할 뻔했다. 다행히 간신히 비행장치를 다잡아 고도가 순식간에 수백미터 떨어지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었지만, 블랙하운드는 그녀의 수직꼬리날개가 심하게 덜덜덜 떨리는 걸 보았다. 덕분에 원래 파도타듯이 매끄럽던 그녀의 ‘해군식’ 비행이 심각하게 불안정해 보였다.
“....아냐?”
“마...맞긴 한데...어, 어떻게 알았어?”
“다른 애들은 너만큼 비행술이 뛰어나지 않아 보여. 그러면 네가 가장 경험이 많은 알파 개체겠지. 또 출격하기 전에 항모의 세이렌 부함장이 말해줬거든? 최선임 운디네도 같이 출격한다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녀는 숨을 골랐다.
“사령관님과의 관계에 이 정도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일 만한 애라면, 그리고 다른 바이오로이드와 사령관님과의 관계에 이 정도로 신경쓸 애라면, 지난 겨울에 사령관님과 좋은 시간 보냈다던 그 운디네일 확률이 높겠지. 적어도 걔와 링크된 애거나.”
늘 순진하고 사람 좋게 헤헤 웃는 블하의 웃음 뒤에 번득이는 그 추리력에, 운디네는 신음을 흘렸다. 이것도 이것 나름의 능구렁이 혹은 하라구로(腹黑)라 할 수 있으려나. 그녀와는 반대로 블랙 하운드는 속으로 미소지었다. 책벌레 하르페이아와 어울려주다가 추리소설에 한동안 빠져들었던 게 이런 데서 도움이 될 줄이야.
블랙 하운드는 궁금했다. 어떻게 운디네가 사령관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지. 그녀의 경험은 블랙 하운드에게도 좋은 참고가 될 것이었다. 그녀는 마치 잘 익은 프랑스 와인처럼 얼굴이 빨갛게 물든 운디네에게 재차 물어보았다.
“넌...어떻게 사령관님이랑 그...시간 보낼 수 있었던 거야?”
사실 얼굴 붉어진 건 블랙 하운드도 마찬가지였다. 뭐 확실히 이렇게 사방 탁 트인 공간(하늘)에서 대놓고 할 말은 아니긴 하니깐. 그러나 그래도 블랙 하운드는 알고 싶었다. 그녀는....그녀는 더 이상 사령관으로부터 어린애 취급받고 싶지 않았다.
어쩌면 그녀가 전대장의 꼬드김에 선선히 넘어간 것도, 단순히 전대장 장단 맞춰 주려고 그랬던 건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일말의 기대감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사령관이 자신은 약간 아이처럼 보고 있다는 것 말이다. LRL나 아쿠아같은 완전한 어린아이까진 아닐지라도, 세이렌이나 알비스처럼, 건드리지 않는 소녀처럼. 소중히 대해주는 것은 고맙다. 감사하다. 하지만, 그녀는 거기서 더 나아가고 싶었다. 아이돌을 하면 좀 달라질까, 하는 기대가, 전대장이 꼬드길 때 분명히 블랙 하운드의 가슴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아이돌을 하면 좀 더 어른스러워 보일까? 좀 더 성숙한 여자처럼 보일까? 사령관이....날 좀더 다르게, 여자로 보아 줄까?
그래서 이렇게 부끄러운 것도 무릅쓰고 물어보는 것이다. 그녀가 알기로는 운디네도 사령관에게 그런 취급을 받았었다. 아주 어린애는 아니지만, 성숙한 여자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아직 덜 여물은 소녀로 말이다. 하지만...하지만 그녀는 지난 해 겨울에 사령관에게 자신을 ‘사랑스러운 여자’로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고 들었다.
“그...그건 어떻게 알았어?”
“네레이드가 다 떠들고 다녔거든. 걔는 세이렌에게 들었다고 했고”
“그 생각 없는 바보가....”
“그래서. 얘기해줘. 어떻게 한 거야?”
창피하다면 창피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블랙 하운드도 나름대로 절박했다. 그녀는 더 이상 사령관이 자신을 어린 아이로 보지 말아주길 바랬다. 다른 스카이나이츠 친구들은 앞서나가는데. 반짝반짝 빛나면서 사령관을 향해 나아가는데, 자신만 뒤에서 남겨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러자면 획기적인 한 수가 필요할 것이다.
“으...”
운디네는 아직도 얼굴이 붉어진 채 우물쭈물했다. 물론 사령관과 잔 것은 좋다. 당시에는 세이렌에게 나름대로 자랑도 했고.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 날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는 그녀도 잘 모르겠다. 그 전에 츤데레랍시고 세이렌이랑 책 보면서 예행연습도 하긴 했지만,
운디네는 공중에서 멈춰섰다. 영문도 모르고 같이 멈춰서는 블랙 하운드에게, 그녀는 더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도...도움이 될진 모르지만...”
그리고 그녀는 누가 들을새라 - 수천 미터 상공에서, 다른 운디네들과도 한참 떨어진 머나먼 하늘에서 누가 들을 일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 블랙하운드의 귀에다 작게 귓속말했다. 그 속삭임을 들은 블랙 하운드의 얼굴도 덩달아 빨개졌다.
“그, 그게 통해?”
“응...나도 잘 모르지만...그 때는 되더라....”
“으.....”
소녀를 벗어나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 이들. 하지만 푸른 바다 위 그보다 더 파아란 하늘 위에서 서로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선 수줍어서 자기들끼리 되려 우물쭈물하는 그 모습은 영락없는, 아직 파릇파릇한 십대 소녀들 같다. 멸망 전이었다면 청춘 러브코미디물 찍기 좋은 광경이었으리라. 아직 푸르고 순진한 아이들의.
“으...나, 그런 거, 할 수 있을까”
“사실은 나도 창피해서 못 할 뻔했어”
“이, 일단은 알려줘서 고마워. 참고할게”
과연 그녀가 완전히 벌거벗은 자신의 나체에 딸기 생크림을 바르고 치즈케잌과 함께 사령관을 기다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말이다. 비결을 알고 싶긴 했지만 그런 건줄은 몰랐다. 어쩌면, 그런 과감한 어필은 운디네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면’
바꿔 말하면, 아이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프니르가 하도 두드러지고 개성 넘치니까 시작한 거고, 이유는 몰라도 사령관이 적극적으로 도와 주곤 있지만, 그게 다른 이들도 꼭 이 아이돌이란 것에 얽매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적어도 그가 아는 한 사령관의 취향은 다양하기도 했고 말이다). 각자에게는 각자의 매력이 있고, 각자의 스타일이 있는 법이니까. 여전히 운디네는 ‘호라이즌 아이돌’을 생각하는 것 같지만, 블랙 하운드는 그녀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호라이즌은 그러지 않아도 빛난다. 그리고 귀엽다. 스카이나이츠들과는 다른 그녀들의 매력이 있다.
“....그렇게 생각해?”
블랙 하운드의 조곤조곤한 설명에 운디네가 작게 반문했다. 그녀에게는 그녀만의 매력이 있다는 것. 블랙 하운드 자신도 속으로 약간 쓴웃음을 짓긴 했다. 자기 자신도 사령관님에게 못 다가가고 있는데 이미 한 번 성공해 본 적 있는 아이한테 무슨 훈수일까. 그래도, 약간 주제넘을진 모르지만, 블랙 하운드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주었다는 것은 기분 좋았다. 꼭 스카이나이츠만이 아니더라도, 그녀는 친절하고 남을 돕는 걸 좋아하니까. 그리고 운디네는 확실히 그녀로부터 도움 받은 것 같으니까. 그녀가 배시시 웃었다. 운디네 특유의 선명한 금발이 파란 하늘과 대조를 이루며 휘날린다.
“더 이상 돌아볼 이유는 없는 것 같네. 철충 신호가 잡히긴 하는데, 여기선 안 보여”
“그러네. 그나마도 극소수고...둘 정도? 그래도 극장 근처에서 신호가 잡히니깐. 보고는 해야겠지”
섬을 둘러본 결과 아예 철충 신호가 감지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미약하게나마 극소수의 반응이 감지된다. 하지만 건물 안에 숨어 있는지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비행하는 그녀들이 내려가서 알아볼 수는 없으니, 돌아가 보고하는 것이 최선이리라. 아마 이 부분은 지상군에게 맡겨야 하겠지.
“저기, 블랙 하운드”
“응?”
운디네는 약간 부끄러운 듯이 뺨을 긁적였다. 심호흡하고, 그녀는 입을 열었다. 그녀들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했다. 운디네는 한 번 문턱을 넘었지만, 계속 사령관에게 여자로 보이고 싶어한다. 그 날의 경험을 단지 기분 좋은 겨울날의 하룻밤 추억으로 끝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블랙 하운드는 어쨌든 한 번 선을 넘은 그녀가 부럽다. 그렇게 선을 넘게 된 비결이 궁금했다. 아이돌이라는 게 운디네에게 도움이 될지, 나체에 생크림을 바르는 게 블랙 하운드에게 도움이 될 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서로는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었다. 부디, 각자가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기를.
“힘내. 공연, 기대할 테니까”
블랙 하운드는 미소지었다. 그리고 짧게 답했다. 긴 대답은 필요없겠지.
“그래. 고마워”
“이제 돌아갈까”
약간 부끄러운 듯 운디네가 말을 돌렸다. 이제 볼 일도 끝났고, 임무도 완수했으니까. 둘은, 항공모함으로 복귀하는 다른 운디네들의 대열을 따라 기수를 선회했다. 맑고 화창한 하늘 아래 반짝이는 푸른 바다에 떠 있는, 사령관이 기다리는 항모로 돌아가며, 그녀는 다짐했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리라. 그 한 순간만큼은, 모두가 그녀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리라.
그녀 자신을 위해서, 스카이나이츠를 위해서, 그리고....사령관을 위해서.
<계속: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4748>
<곁가지: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8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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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출처
1) 삽입된 곡은 만화 "GTO(1999)"의 오프닝(OP)곡, "Driver's high"입니다(출처: https://youtu.be/jvGyXIirHg4). "그랑카트"님이 추천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금 거친 맛이 있지만, '청춘이다'라는 느낌이 들어 골랐습니다. 다만, 실제 원작만화인 GTO는 사실....꽤 선정적이라는 게 함정(...)
1. 설정에 대한 이야기
1) 운디네와 그리폰 간의 미묘한 관계(운디네의 허세와 그리폰 신경쓰는 것)는 여러 곳에서 언급됩니다. 운디네의 자기소개문과 공식 대사, 그리고 외전 임무 스토리나 이벤트 스토리 등에서도 관찰 가능하죠.
2) 운디네와 블랙 하운드 사이의 호칭과 말투는 공식 스토리들에서 운디네와 그리폰 사이의 대화를 참조했습니다. 서로 말을 놓던데, 그러면 아마 블하에 대해서도 그렇겠죠.
3) 아래 <남은 이야기들>에서 무적의 용이 세일러복 입고 아이돌 운운하는 건....그냥 프로젝트 오르카 아이돌 경연대회랑, 그때도 존재했던 무적의 용 세일러복 컨셉 생각하고 적은 건데, 그게 진짜 바로 다음 주에 옷 바꿔입기로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의도한 건 아니에요 ㅎㅎㅎ;;
4) 운디네가 사령관과 동침한 이야기는, 아시다시피 세인트 오르카의 비밀작전의 그 사건을 이야기합니다. 알몸 생크림이나 치즈케잌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운디네는 그걸 세이렌에게 알려줬죠.
5) 블랙 하운드가 해군 함재기라는 설정은 블랙 하운드 본인의 자기소개문과, 그리폰의 외전 스토리에서 항모전단 소속이었다고 언급된 점을 따 왔습니다. 사실 그래서 그리폰 대신 등장시킨 건데, 해군 함재기 소속이었으면 같은 해군 햄재기인 운디네들과 면식이 있었을 테니까요.
6) 블랙 하운드가 (그리고 운디네가) 사령관으로부터 어린애 취급받는다는 설정은 스마조 내에서 블랙 하운드라는 캐릭터가 디자인될 때 (일러레 의견과는 달리) 로리(???)취급받았다는 설정에서 따왔습니다(츨처: https://bbs.ruliweb.com/mobile/board/184992/read/78768)
2. 본편에 대한 이야기
1) 지난 편과 마찬가지로 이번 편 역시 뚜렷한 갈등이나 대립 혹은 장애물이나 고난은 없습니다. 가볍게 지나가는 편이라고 생각하시고 읽어주시면 됩니다. 모쪼록 사랑을 하는, 그리고 어른이 되고 싶어하는소녀들의 파릇파릇한 청춘 느낌이 났으면 좋겠군요.
2) 이번 편은 프로듀서라고 뒷짐 지고 아무것도 하고 있지는 않음을 보여줍니다. 장소를 섭외하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이잖아요. 맞죠?
3) 엄청난 수의 관객이 동원되려면 아무래도 오르카라는 공간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이와 같이 설정했습니다. 사실 오르카의 규모나 무용의 함대의 선박 체급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3-1) 같은 맥락에서, 본편 제일 처음에 언급된 '조 바이든급'이라는 함그은 제 순수 창작입니다. 무적의 용이 지휘한 함대가 블랙 리버, 곧 미국에 근거를 둔 군사회사인데, 블랙 리버가 미국을 지배하고 있고, 따라서 블랙리버 산하의 함대가 미국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면, 함급의 이름은 미국 역사상의 위인들을 따왔을 거라 보았습니다. 니미츠급, 제럴드 포드급, 알레이버크급 같이요. 그래서 요번 신임 미 대통령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 때쯤 되면 조 바이든도 과거인이겠지요 뭐.
4) 이 공연장소 확보를 위해 극장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뒤이어 진행될 다른 이야기와도 연결됩니다. 그 이야기를 몰라도 스카이나이츠 시리즈를 읽으시는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나, 읽으시면 좋을(그리고 제 입장에서 감사할) 것입니다.
5) 원래 이 이야기에서는 그리폰을 등장시킬 생각이었습니다. 공식 설정에서 운디네와 그리폰 간에 복잡미묘한 관계가 있다는 설정도 있고(나름 케미가 있는 만담도 나올 법했죠), 둘이 실제로 얽힌 에피소드도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지난번 린트블룸 떄에서 그리폰이 지분을 거의 절반 가까이 가져갔고, 이거 다음 편에도 그리폰이 주역인 에피소드가 하나 계획되어 있어서, 자꾸 그리폰 비중이 너무 커지더군요. 그래서, 일단 지난 편에서 심각한 부상을 입었던 그리폰은 쉬게 내버려두고, 같은 해군 함재기 출신인 블랙 하운드를 대신 등장시켰습니다. 그간 등장이 뜸하긴 했죠. 존재감 없는 녀석...
3. 잡담
혹시 필요하시다면(설마 그럴 일이 있겠느냐마는), 제 소설은 얼마든지 가져다가 뭔가 만드시는 데 쓰셔도 됩니다. 출처만 밝혀주시고 제게 알려만 주세요.
언제나 찾아와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호응해 주시는 덧글과 추천이 창작자들에게는 커다란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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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 이야기 >
“흐음...”
사령관이 떠나간 자리를 보며 무적의 용은 고심에 빠져들었다.
“저..제독님. 무슨 생각을 그리 하고 계신가요?”
부함장 세이렌이 다가와 묻자 그녀는 고개를 들고 미소지었다.
“흠, 별 것 아닐세. 사령관이 어지간히 이 아이돌이란 것에 관심을 갖는 것 같아서 말일세”
세이렌은 미소지었다. 인간 사령관이 이상한 것에 괜히 열을 쏟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개중에는 별나고 엉뚱해보이는 일들도 가끔 있었다. 요즈음 사령관이 유별나게 힘을 쏟는 이 아이돌이란 것도 그런 일이리라. 뭐, 실제로 상당히 큰 관심을 가지는 것은 사실이긴 하나, 언제나 근엄하고 점잖은 무적의 용이 그런 것에 신경 쓸 일은 없....
“....본관도 아이돌이나 한 번 해볼까”
“네?”
무적의 용의 지나가는 듯한 혼잣말에 세이렌은 혼란에 빠져들었다. 무적의 용과 아이돌이라니. “뜨거운 얼음”같은 형용모순적인 조합에 그녀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아니, 마침 호라이즌 제복이면 꽤 소녀소녀한 이미지이지 않은가. 세일러복이니”
“......”
이 위대한 제독의 상상치도 못한 주책에 뭐라 답변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서 세이렌은 그냥 입을 다물기로 했다.
“흐음. 사령관이 아이돌을 좋아한다면....”
아니, 그래도 가만 있으면 안되지 않을까. 잘못하다가는 존경하는 제독님의 위엄이...
“저기...그 말씀은....지금....”
“그...본관도 호라이즌을 지휘하고....나름대로 어울릴 지도....”
“세일러....복을....입으시겠단...”
“그걸 입고 아이돌을 하면 서방, 크흠, 사령관님도 좋아하지 않겠는가?”
당장이라도 호라이즌만의 독자적인 아이돌 프로젝트를 검토할 것 같은 기세다. 세이렌은 그만 할말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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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렇군요. 이 부분은 기억을 못하고 있었네요. 어쨌든 반말 쓰는 게 틀린 설정은 아니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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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렇군요. 이 부분은 기억을 못하고 있었네요. 어쨌든 반말 쓰는 게 틀린 설정은 아니군요 ㅎㅎㅎ | 21.01.16 21: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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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위의 "설정에 대한 이야기"에도 써두었듯이, 구상 자체는 예전에 했었기 때문에 결코 의도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게 정말로 나올 줄은 몰랐습니다;;; | 21.01.16 22: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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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좋죠 그거 ㅎㅎㅎㅎㅎ | 21.01.16 22:4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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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하 좋아하시나 보군요? 이번 편은 풋풋한 느낌으로 편안하게 써보고 싶었습니다. ㅎㅎ | 21.01.17 01: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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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만한 라오 캐릭은 다 좋아해서 애호라긴 보단 스토리 상 비중 균형을 신경쓰는 타입이라 전 편에서 활약한 그리폰(물론 그리폰도 좋아하지만) 대신 블하가 나온게 반가워서 그럿습니다 ㅎ | 21.01.17 01:14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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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자추종자
네 늘어지는 것 같아도 진행은 되고 있죠 ㅎㅎ | 21.01.17 11:5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