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 나가기 무섭게 시티가드와 경찰들이 우리 집을 들이 닥쳤다.
당연히 어머니가 가장 먼저 끌려가게 되면서 나하고 모모는 시티 가드들의 조사를 받게 되었고 나하고 모모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전부다 진술하게 되었다.
알래스카에서 돌아온 뒤로 부터 시작해서, 아버지가 쓰러지신 뒤 무슨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어머니가 그동안 어떻게 호텔을 운영했는지, 동시에 독초에 관한 증거로 콘스탄챠 안경속에 숨겨놓은 녹음기를 비롯 해 유도심문으로 끄집어낸 어머니가 스스로 독초를 넣었다는 자백도 포함해서 하나 하나 빠짐없이.
다행이게도 어머니가 아버지가 마시는 홍차잎에 독초를 섞었다는 결정적 증거를 CCTV로 통해 발견 되었다. 콘스탄챠가 잠시 볼일 보러 간 사이 어머니가 아버지 서재에 들어와 몇번 두리번 거린 뒤 홍차 잎에 무언가를 섞는것을 시티가드 측에서 발견한것이다.
한번이 아닌 여러번이나.
시티가드측에게서 심문을 받으면서 그간 있던 일들을 얘기했지만, C구역에서 있던 일들은 가능하면 입을 다물었다. 거기에서 있던 일들을 누설하지 말라는 시라유리의 조언도 있었고, 얘기 하는 순간 뭔가 겉잡을수 없게 될거 같은 느낌도 들어서였다.
그런 피의 굶주림을 채우기 위해 인외마경 공간을 애들이 오는 테마파크에 철저히 숨길 정도면 발설하면 무슨일이 벌어질지 누가 아나.
끼익-하는 문여는 소리를 들으면서 방불을 켜보니 방안의 모습이 눈에 보였었다.
간단한 티세트와 다과들이 놓여진 테이블, 콘스탄챠 전용 옷이 장식된 마네킹, 그리고 그외에 콘스탄챠가 여가 시간 마다 읽는 소설 책들이 책꽂이에 하나씩 꽂혀져 있었다.
"...언니."
모모는 테이블에 다가가, 붉은색의 액체가 담겨진 찻잔을 들어보았다. 아직 남아 있었다. 그녀가 마시다 만 차가 그대로.
모모는 그대로 한모금 마셨다. 홍차의 맛을 미음 하려는 듯 입을 다문 체 꼭 눈을 감고 있던 모모에게서 눈시울이 나오는것을 볼수 있었다.
"맛 그대로 느껴져요."
"...모모."
"온기는 차갑지만 언니의 홍차맛이 그대로 느껴져요. 늘 항상 타주던 언니의 홍차가요."
모모에게서 홍차가 담겨진 찻잔을 받은 뒤 나 또한 한모금 마셔보았다. 혀가 액체에 닿자 차가운 온기가 먼저 느껴지면서 홍차 특유의 향이 그대로 코로 전달되어왔었다.
어릴적부터 맛 보았던 콘스탄챠의 홍차의 맛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변함이 없어 이 차는."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지금 기록을 쓰면서 그때 느꼈던 콘스탄챠의 차맛이. 비록 온기가 빠져나가 차가웠지만, 모모 말대로 콘스탄챠의 홍차맛이 그대로 느껴졌고.
나는 주머니 속에서 콘스탄챠의 안경을 꺼낸 뒤, 딸깍-하면서 스위치를 눌러보았다.
안경에서는 콘스탄챠가 한시라도 급하다는 목소리로...
-도련님-생일 선물 준비 했어요. 제방에. 암호 도련님 생일----
이라는 말과 함께 그대로 녹음이 끊겼다. 맨 마지막으로 저장된 콘스탄챠의 녹음이.
"언니가 말하신 생일 선물 여기에 있겠죠?"
모모는 한참 둘러보다가 책상 옆에 놓여진 금고를 가리켰다. 여긴 콘스탄챠가 중요한 물건을 보관해놓는 곳인데. 아버지로부터 받은 중요 서류및 물품들을 맡기면은 그대로 넣어놓아서 아무도 못꺼내게 해두고.
"0122..."
나는 천천히 자리에 앉아서 암호를 내 생일 날짜 대로 입력해보니...
철컹!
맞았다고 말하듯 문여는 소리와 함께 금고가 천천히 문을 열면서 안에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건 대체?"
"USB, 반지보관함 그리고 돈 봉투?"
왜 이런게 금고속에 있는거지? 뭔가 서류 뭉치나 혹은 호텔 관련 물품들이 들어간 거창한게 들어 있는게 아닌가 했는데 눈에 보였던것은 딱 세개 일뿐. USB도 그냥 USB가 아닌 당장 보라는 듯 스마트폰에 꽂을수 있는 연결 젠더가 눈에 보였었다.
나는 먼저 USB를 꺼내 내 스마트폰에 꽂았다.
꽂는 순간 USB안에 들어있는 내용을 보여주었다. 동영상 파일 하나를.
-사랑하는 도련님과 모모에게 바치는 동영상-
라는 제목이 적혀진...
"콘스탄챠..."
"언니, 대체 우리에게 뭘 보여주시려고."
내 손은 본능 적으로, 아니면 더이상 기다릴수 없다는 듯 영상 파일을 누르게 되었다. 누른 순간 스마트 폰에서 메이드 복장을 입은, 안경을 쓴 갈색 포니테일의 메이드가 미소를 지은 체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보여졌다.
-태철 도련님, 그리고 모모양. 결국 이 영상을 찾으셨군요.-
미소를 지은 체 영상에 찍힌 콘스탄챠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두사람은 무언가가 울컥하는 느낌을 받았었다. 모모는 이미 콘스탄챠의 이름을 말하면서 울먹이기 시작했고, 나 또한 소리를 내지 않았을 뿐, 눈에서 눈물이 한, 두 줄씩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있는건지 몰라도, 콘스탄챠는 여전히 미소를 지은 체 얘기를 이어가고 있었고.
-만약 두 분이 이 영상을 보신다면 저에게 무슨일이 생겼다는 의미겠죠. 물론 그런일이 없어야겠지만 그래도 만일을 대비해야 하는 법. 그래서 이 영상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두분을 위한 선물도 준비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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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마지막인 낙화편을 쓰려 했지만, 그전에 생각해놓은 내용이 제목하고 어울리지 않아서 유언장을 먼저 쓰기로 했습니다.
p.s 쓰고 난뒤 저도 뭔가 울컥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콘스탄챠에게 미안해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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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6.09 06:5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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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챠가 마지막으로 남긴 두 사람을 위한 선물 정도 랄까요? | 23.06.09 06:5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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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내용 쓰면서 여러모로 저도 울컥했습니다...콘스탄챠가 웃는 모습이 눈에 아른 거렸고요. | 23.06.09 07:0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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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우우우...Impossible... 인간하고 바이오로이드 사이에서 낳은 아이는 어떻게 될지 생각하면 불가능하죠. 하지만 혈연은 아니지만 두 사람이야 말로 진짜 엄마와 아들이나 다름 없었음. | 23.06.09 07: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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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저 콘챠가 하우스키퍼 하는것이 아니죠. | 23.06.09 07:0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