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K가 유통하던 2편까지는 홈페이지와 옥중동화일담 번역이 공식으로 있었는데 이번에 피날레 유통이 저스트단으로 바뀌면서 번역이 없어져서 옥중동화일담만 번역해서 올려봅니다. 구글번역을 기반으로 하고 세세한 부분들을 의역했는데 원체 번역실력이 좋지않아 실제 직역한 것과 내용이 많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만약 스스로 원본을 보고 번역하는 것이 편하다는 분들은 아래의 원본 링크로 가셔서 보시면 되겠습니다.
옥중동화일담 원본 - https://www.compileheart.com/mary-skelter/finale/special
평온한 오후의 한 때에 누군가의 비명이 울렸다.
"메르헨이다! 메르헨이왔다고!"
해방지구의 바리케이드를 돌파한 몇 마리의 메르헨이 몰려왔다. 갑작스런습격에 허를 찔린 사람들은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했다.
"앗!"
조그만 남자아이가 발이 걸려 넘어졌다.
메르헨 한 마리가 아이에게 다가간다. 아이는 울부짖었지만 어른들은메르헨이 두려워 도와주러 갈 수조자 없었다.
마침내 메르헨의 손이 아이의 머리를――
"그쯤 하시지."
――움켜쥐려는 순간, 갑자기 그 손이 불타올랐다.
"기엑!?"
메르헨은 놀라서 뒤로 물러났다. 불꽃을 털어내고 다시 앞을 보자 어느샌가 아이를 지키듯이 가로서있는 그림자가 있었다.
나이로 따지면 10대 초반. 타오르는불꽃같은 빨간 머리를 휘날리며 손에는 어째선지 성냥을 쥐고있는 왜소한 소녀였다.
"빨리 도망가라고, 꼬맹아"
"으, 응……누나, 고마워!"
고맙다고 말하며 아이는 재빨리 도망쳤다.
"앗, 위험해!"
누군가가 소리쳤다. 아이를 지켜보고 있던 소녀의 무방비한 등 뒤를향해 메르헨이 날카로운 발톱을 휘두른 것이다.
그 손톱이 소녀를 찢어발긴다.
붉은 피가 뿜어질――거라고 생각했지만.
찢어발겨졌을 소녀의 몸이 안개처럼 흔들리며, 사라졌다.
"아지랑이다"
"갸웃!?"
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메르헨이 돌아보자 거기에는 생채기 하나없이 멀쩡한 소녀가 있었다.
소녀는 성냥개비를 내세우며 히죽거렸다.
"이 몸의 능력 『찰나의 불장난 <리틀・매치・걸>』은 성냥이 불타는 동안 마음껏 환각을 만들어낼 수 있지. 네놈이 해치웠다고 생각한 건 이 몸의 환상이었던 것뿐이라고……"
"그으으……"
심상치 않은 소녀의 분위기에 메르헨은 한층 더 경계했다. 그러자 이변을감지했는지 다른 메르헨들도 모여와서 일제히 소녀를 습격했다.
"실력 차이도 모르는 거냐,어리석은 괴물들……전부 재가 되어 사라져라!"
그리고 불꽃의 소녀는 손가락 사이에 끼운 여러 성냥개비들에 단숨에 불을 붙여 메르헨 무리를 향해 던졌다.
"항마염옥진(降魔炎獄陣)!"
"그갸아아아아아악!"
각각의 성냥에서 거대한 불기둥이 피어올라 불길이 메르헨들을 휘감듯이 태워간다.
살아남은 것은 제일 거대한 메르헨 단 한 마리뿐이었다.
소녀는 재차 성냥 한 개비에 불을 붙였다.
"자아……최고의 마무리를 지어주마."
따악.
손 끝으로 튕겨낸 성냥불이 메르헨을 집어삼킨 채 불타 올랐다.
――거기서, 성냥불이 꺼졌다.
"아―……꺼져버렸네……"
해방지구의 한 구석. 인적이 드문 골목 구석에서 소녀는 다 타버린성냥개비를 집어던졌다.
아쉬운 듯이 버려진 성냥개비를 바라보던 소녀의 입가가 점점 헤벌레하고 느슨해져 갔다.
(그건 그렇고 이번 망상은 내가 생각해도 퀄리티 쩔었는걸……『항마염옥진!』이라니, 아―쩔어, 겁나카리스마 있잖아, 나…)
"우헤, 우헤헤, 우헤헤헤헤……"
소녀는 기분 나쁘게 실실 쪼개기 시작했다. 침이라도 흘릴 것 같은기세였다.
(――어이쿠. 또 뿅가버렸네. 일단 오늘도 할당량을 채우러 가보실까…)
제정신으로 돌아온 소녀는 골목을 빠져나와 사람들이 모여있는 광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어……저기요오~……서, 성냥, 필요없나요……랄까나, 헤헤……"
수많은 사람들이 소녀를 스쳐 지나간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모습도보일테고 목소리도 들렸을 것이다.
"저, 저기, 저기요오……성냥을……"
하지만 언제나처럼, 누구 하나 소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하하)
(알고 있다고. 내 현실은이쪽이란걸)
지나가는 사람들은 아무도 소녀를 깨닫지 못한다. 물론 성냥을 팔 수있을 리도 없었다. 마치 아무도 그녀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도록 정해진 것처럼 말이다.
이상하리만치 희박한 존재감이 그녀를 완전히 세계로부터 고립시키고 있었다.
(뭐, 상관없지만. 나한테는 이 성냥만 있으면 그만이니까)
아지랑이 따위 다루지도 못한다. 항마염옥진 같은 건 사용하지도 못한다.
다만, 성냥불을 붙이면 마음껏 환각을 볼 수 있다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소녀는 이미 그 고독을 받아들였다. 허세나 억지가 아니라 혼자서 망상속에서 살아가는 고독을 즐기고 있었다.
(자아, 내일은 어떤 망상을 즐겨보실까나……크헤, 크헤헤……)
이야기에는 등장인물이 있다.
그리고 등장인물에게는 이름이 있다.
그러나, 조연이나 단순한 군중에게는 이름이 없다.
그러한 『이름없는 등장인물』에게는, 이야기를 이끌어갈 힘이 없다.
하지만 극히 드물게, 『이름없는 주인공』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이름없는 주인공에겐 과연 이야기를 이끌어갈 힘이 있을까?
그녀의 경우엔, 그런 힘이 없었다.
이름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그저 운명에 따를 뿐이었다.
이야기의 흐름에 휘둘리기만 하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주인공.
성냥팔이 소녀.
그녀는 원래, 그런 등장인물이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