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트 본편과 제로, 그리고 페그오를 즐기는 입장에서 가볍게 써봤습니다.
설정은 페이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저런 것들을 짬뽕시켜서 한 번 써볼 생각인데...
페이트 본편 위주의 서번트 + 한국 배경의 서번트들로 구성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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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게 뭐야, 안 사요.”
“아니, 사라는 것이 아니라....”
“길 가는 사람 붙잡고 그래요, 짜증나게. 팔거면 당근마켓에 올리든가.”
코토미네는 멍한 눈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남자의 뒷모습을 배웅했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성배, 그 성배를 놓고 일곱 명의 마스터와 일곱 명의 서번트가 벌이는 참혹한 전쟁. 그리고, 바로 그 전쟁의 감독관인 코토미네 키레.
그는 한동안 조용했던 성배 전쟁이 서울에서 벌어질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몇 달 전부터 서울에 은거중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이미 여섯 명의 마스터는 확정이 됐는데, 마지막 한 명의 마스터가 도무지 나타나질 않는 것. 잃을 것 없는 여러 마술사 가문들, 혹은 크고 작은 소속의 대표들이 나서서 서번트를 소환하려했지만 이 작은 반도에 도대체 어떤 영맥이 흐르는지 단 한 명도 성공하지 못한 것이다.
웬만해선 평정을 잃지 않는 코토미네였다. 아직은 아무도 모르지만 애초에 놀랄 심장도 없는 그. 그런 코토미네가 조바심, 불안을 느낄 여지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따분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썩 즐겁지 않다, 라는 생각 정도는 떠올릴 때 쯤, 그는 성당교회로부터 흥미로운 서신을 받았다.
‘...어쩌구 저쩌구 이러이러하니, 마지막 일곱번째 마스터는 감독관이 직접 임명하도록 한다....’
다시 피 튀기는 전쟁의 서막이 오를 것이라는 예고.
누군가는 숨겨둔 본성을 꺼내고, 누군가는 쌓아온 것을 무너뜨리고,
또 누군가는 새롭게 태어날 그 전쟁을 다시 시작할 마음에 설렌 것도 잠시.
코토미네는 다시 한 번 난관에 봉착했다.
‘...단, 임명은 현지 출생자로 한정한다.’
“허허.”
뻔하다.
누군가의 공작이다.
물론 서신이 성당교회로부터 온 것은 틀림없었다. 그 안에 담긴 명령은 한 치 조작없는 진짜. 문제는 바로 그 의도와 배경이겠지.
현지 출생의 마술사.
애초에 마술사 가문이 적은 한국을 배려하는 차원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협외에 들어올 정도로 큰 가문은 하나뿐이고 이미 성배전쟁에 참가중이다. 그 말인즉슨, 일인분도 못하는 어중이 떠중이 아무나 하나 잡아서 마스터를 시키라는 뜻인데...
“뭔가를 꾸미고 있군.”
끌끌, 코토미네는 혀를 차면서 고개를 저었다.
루빈스타인과 크로이안츠.
협회를 양분하는 두 거대 가문 중 하나의 짓이 분명했다.
어쨌든, 그는 그런 고루한 정치 싸움에는 관심이 없었다. 다들 엣헴하고 헛기침하며 뒷짐지고 서로의 눈치를 살피다가, 누구의 명분이 더 나은지 배를 내밀고 대결하는 고루한 싸움. 코토미네 키레의 취향과는 썩 어울리지 않지. 그는 자신의 취향인 유열을 찾고자 은거를 그만두고 마스터를 찾기위해 서울의 거리로 나섰는데...
“뭐요?”
“마술.. 뭐요?”
“해리포터 같은 거에요?”
“코로나 때 사이비 다 뒤진 줄 알았는데 아직도 있었네...”
도무지 마스터의 적성을 가진 인간을 찾을 수가 없었다!
적성은 둘째치고, 애초에 사람들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분명 처음 한국에 와서 길을 물어볼 때만 해도 다들 친절했었는데....
처음에는 마력으로 찾으려 했지만 느껴지는 건 한국에 하나뿐인 ‘그 가문’ 사람들 뿐.
결국 물어물어 찾기에 나섰지만 관광객 코토미네에게 친절했던 사람들은 온데간데 없었다.
성당교회도 알아서 찾으라는 애매한 서신만 남기고 더 이상의 도움은 주지 않는 상황.
“...영주를 가지고 있으면 서번트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아 그런 거 안 산다고요.”
졸지에 일곱번째 마스터를 찾는 작업은 길거리 영업으로 바뀌어있었다.
아니, 흔들려선 안 된다.
그 안이 비틀려있더라도 일단은 성당교회의 대표이자 성배전쟁의 감독관.
기준과 원칙대로 일을 진행해야겠지.
마술사를 찾을 수 없다면, 성배전쟁에서 최대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에게 마스터 직책을 부여한다.....
“...아니.”
솔직히 질린다.
공허한 심장만큼이낙 공허해진 마음을 즐겁게 달궈주는 일은 성배전쟁으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아니, 애초에 그가 살아남은 세상은 그렇게 즐거운 일을 기획할만큼 체계적이지 못하다. 기대를 한 것이 잘못이지. 누군가 만들어 준 즐거움에 기대는 것부터 잘못된 거다.
“안 해, 때려쳐. 마스터 따위 아무나 되면 어때.”
책임, 의무, 원래부터 따지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감독관의 자리도 개나 주라지.
코토미네는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 긴 코트를 펄럭이며, 가장 가까운 은행으로 발을 옮겼다.
세상을 움직이는 논리는 예로부터 자본.
그 자본을 다루는 놈들이라면 웬만큼의 생존능력은 갖추고 있겠지.
“그것으로 구실은 충분해.”
“손님, 이 쪽에서 도와드리겠습니다.”
코토미네는 번호표를 뽑자마자 손을 드는 창구로 다가가 자리에 앉았다.
“무엇을 도와드릴...”
“자네, 마스터가 되게.”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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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코토미네 설정이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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