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없는 밤이 천년 전의 사건이라는 전제 하에 글을 적겠습니다.
<기억과 안개의 신, 무 스토리>
나는 기억하지 못하는, 무지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존재.
기억은 거의 사라지고, 그저 켜켜이 쌓인 깊게 새겨진 흔적은, 어둡고, 위험한 것들뿐.
강렬한 힘에 반응해 오랜 시간의 잠에서 깨어 다시 눈을 떴을 때, 나에게 영향을 준 존재는 이미 사라졌었다.
우리로서는 범접할 수 없는, 상식을 초월한 위험하고 거대한 존재.
그 존재의 영향이 사라진 후, 내 앞에는 어느새 한 명의 마법사가 다가와 있었다.
그는 나에게 기억을 반추할 수 있는 책을 주었다.
'기억과... 안개의... 신?'
수많은 기억이 쌓이기 시작했다.
과분한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하고, 나의 힘이 선계 전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부터
나는 나에게 기억을 준 소중한 이가 사랑하는, 이 세상을 위해 노력했다.
바라는 것은 크지 않아. 오직, 그가 지키고자 하는 것을 지키는 것.
그러기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분명 했다.
'나의 기억을 다시는 잃지 말아야 해.'
기억이 계속해서 쌓여갔다.
그리고 그 기억을 토대로 선계는 계속해서 변화했다.
수백의 시간이 흐르면서, 어쩌면 이대로 영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깨어나기 직전에 만난 거대한 존재의 말을 잊지 못했다.
(마이어는 구름 없는 밤에 안개신이 지니고 있던 칼로소의 어두운 기운(무지)을 만나서 '어떤 말'을 들었고,
그 기운이 안개신을 떠나고 나서야 무의 인격이 눈을 떴다.)
아니 그는 그 수백의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
'당신이 만난 그 존재(칼로소의 무지)는... 우리로서는 감당할 수 없어요. 그는... 그녀는... 그 존재들은...'
그가 떠나고, 처음으로 기억이 무너졌다.
시작은 그저 불안함이었다.
정체를 숨긴 채 들어간 곳에서, 너무나 나를 잘 아는 사람을 만난 것처럼.
온 몸을 가렸지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인 것처럼.
수많은 사람 속에서, 절대 들키면 안 될 정체를 들킨 것처럼.
이 지독한 기운이 가진 본질적인 어두운 힘은...
'나와 함께 했던 존재들과 같은 힘?' (칼로소의 어두운 기운들)
아니.
'한때 내가 지녔던 힘.' (칼로소의 어두운 기운들 중 ’무지‘)
그것은 지독하게 어둡고 어두운 일면을 가진... 저주받은 열두 개의 힘 중 하나였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공개된 안개신 스토리를 잘 보면,
마이어는 구름 없는 밤에 무의 인격이 깨어나기 직전에,
칼로소의 무지에게 지배받는 안개신을 만나 '어떤 말'을 들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말'이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이었는지 마이어는 수백의 시간동안 잊지 못했다고 언급이 됩니다.)
이 존재가 나벨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칼로소의 무지의 영향을 받은 인격이 나벨인 것은 확실해보이지만,
이 존재가 무에게서 '떠난 거처럼' 묘사가 되어있기에,
현재 안개신에게 '내재된' 인격인 나벨을 뜻하는 건 아닌 거 같습니다.
마이어가 만난 존재는 인격에 불과한 나벨보다는,
보다 원초적인 '힘' 그 자체 같단 말이죠.
위의 스크립트가 워낙 모호하게 서술해서 확신은 못하겠지만,
이 해석이 맞다면, 무는 길게 잡아도 '천년 전'에는 칼로소의 어두운 기운을 지니고 있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위화감이 들지 않나요?
사도들은 약 8~900살 가량의 미카엘라와 오즈마를 제외하면
전부 최소 천 살은 거뜬하게 넘겼으며,
그들에게 '사도'라는 칭호가 붙은 것 역시 천 년은 훨씬 더 된 일이란 말이죠.
(바칼의 천계침공이 천 년전 사건이라는 걸 상기해보십시오.)
즉, 원래 안개신이 가지고 있던 칼로소의 무지가
디레지에나 프레이에게 갔다는 가설은 시간상으로 성립할 수 없게 됩니다.
(이악물고 칼로소의 어두운 기운이 차원의 틈에 빠져서 시공간을 초월하여 웅얼웅얼... 하면서
다른 사도들에게 깃들었다고 설정을 붙이지 않는 이상,
안개신의 힘이 미카엘라와 오즈마를 제외한 다른 사도들에게는 깃들 수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안개신이 다시 만났다고 느낀, 과거에 그녀를 떠난 칼로소의 무지는 현재 누구의 것일까요?
가설1.사도 미카엘라의 것이다.
현재 미카엘라가 오즈마의 기운도 흡수했고, 선계에 있다는 걸 고려하면 아주 말이 안되는 가설은 아닌 거 같습니다.
가설 2.사도가 아닌 제3의 인물의 것이다.
어쩌면 이와 같은 시간차를 둔 점이, 칼로소의 어두운 기운 = 사도가 아니다라는
사실의 복선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가설 3.사도 디레지에의 것이다.앞에서는 디레지에는 아닐거라고 적었지만,반대로 사도 = 칼로소의 어두운 기운이라는 공식이 사실이 아니라면,디레지에에게 후천적으로 칼로소의 무지가 깃들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스토리] 사도와 프리미티브 프레센시아의 관계 추측 2편 (링크)
[스토리] 사도와 인공신의 관계 (링크)위의 두 개의 추측글에서 저는 사도와 인공신의 기운은 별개이지만,서로 이끌리는 성질이 있을 수도 있다라는 내용의 글을 적었습니다.어쩌면 칼로소의 무지가 디레지에의 사도의 기운에 이끌려서흡수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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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1. 안개신 무가 지닌 칼로소의 어두운 기운(무지)은 길게 잡아도 천년 전에 빠져나갔다.
2. 그런데 그렇게 되면 사도라는 조직의 탄생과 시간차가 생긴다.
즉, 800살 가량의 미카엘라와 오즈마를 제외한
다른 사도(디레지에, 프레이 포함)들에게는 무가 지녔던 칼로소의 어두운 기운이 깃들 수 없다.
무는 자신이 지녔던 칼로소의 무지를 감지한다.
하지만 이 추측대로라면 디레지에의 것은 아닐 것이다.
3. 이에 글쓴이는 세 가지 가설을 낸다.
1) 무가 지닌 칼로소의 무지는 미카엘라에게 갔다.
2) 애초에 사도와 칼로소의 어두운 기운은 관계 없는 남남이며
칼로소의 무지는 제삼자에게 갔다.
3) 사도의 본질과 칼로소의 어두운 기운이 완전히 별개라는 전제하에,
사도의 기운과 칼로소의 기운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서로에게 이끌리는 성질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칼로소의 무지는 디레지에의 사도의 기운에 이끌려,
디레지에에게 흡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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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의 생각을 글로 적으려니 다소 산만하게 쓰이지 않았나 걱정이 되네요
혹시 이해하기 난해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질문 부탁드려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던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