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다크소울 1편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등장한 그위네비어는 엄청난 거구와 풍요로운 가슴으로 삶에 지친 불사자들을 위로해주는 존재였습니다. 선택받은 불사자가
불의 계승을 시도함에 있어서 왕의 그릇을 하사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기도 했죠. 하지만 한가지 반전아닌 반전이 있었는데, 사실 플레이어가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그위네비어는 그저 환영에 불과했으며 진실은 그윈돌린이 불사자들을 불의 계승으로 인도하기 위해 만들어낸 가짜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그위네비어가 죽
은 것도 아닌데 대체 왜 그녀를 불러오지 않고 굳이 그윈돌린의 능력을 사용하여 불사자들을 속일 필요가 있었나 하는 궁금증이 생기죠. 여기서 몇가지 단서를 짚어가면
서 추론을 해볼 수가 있습니다. 첫번째로, 태양빛의 왕녀의 반지의 설명에서 나오듯이 그위네비어를 비롯한 아노르론도의 신들은 불의 시대가 망조로 접어들면서 아노르
론도를 진작 떠난지 오래였습니다. 그위네비어는 플란이라는 남자와 함께 혼을 맺었고 그와 함께 어딘가 안식처를 찾아 떠났으리라 추측해볼 수 있죠. 때문에 그윈돌린이
그위네비어 본인을 이용해 선택받은 불사자에게 왕의 그릇을 내어주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위네비어와 위대한 신들은 이미 아노르론도에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한가지 의문점이 더 생깁니다. 그럼 귀찮게 환영따위를 만들게 아니라 그윈돌린 본인이 직접 건내주면 되는것 아닌가? 하는 점인데요. 여기서 두번째 단서로 화생
의 반지를 비롯한 그윈돌린의 심리와 성장기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그윈돌린은 뜻하지 않은 암월의 기운을 가지고 태어나게 되었고, 이때문에 그윈으로부터 여성으로
써 자라기를 강요받았습니다. 그러한 성장 환경 덕분에 그윈돌린은 자신의 외모, 겉모습에 콤플렉스를 앓게 되며 이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직접 드러내기를 꺼려하여 그위
네비어의 환영이라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까지가 다크소울 1편 시점에서 유저들이 추론해낼 수 있는 내용의 끝이었습니다. 그윈돌린은 자신의 모습을 싫
어하여 그위네비어의 모습을 이용해 환영을 만들어 선택받은 불사자를 불의 계승으로 인도하였고, 막상 그위네비어 본인은 아주 예전에 아노르론도를 떠났다는 사실 말이
죠. 그런데 그 다음엔 도대체 어떻게 된것 일까요? 그위네비어와 플란을 비롯한 아노르론도의 신들은 어디로 떠난 것일까요?
2. 본론
게임 내에서 아주 직접적으로 설명을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후속작 다크소울 3편이 나오면서 저희 유저들은 그위네비어와 플란의 행적을 어느정도 쫓는 것이 가능
해졌습니다. 간단하게 결론부터 말하고 들어가자면 제 이론상 가장 처음 로스릭 왕가를 일으켜 세운 것은 그위네비어와 플란입니다. 아노르론도를 떠난 그들이 변
방에 있는 지역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며 새로운 왕도를 개척해나간 것이죠. 그런데 사실 따지고보면 고작 거인 두명만으로는 아무리 신이라고 할지라도 왕성을 건설
하는건 무리가 있습니다. 여기서 추측을 덧붙이자면, 그위네비어와 플란은 단 두명이서 홀몸으로 떠난 것이 아니라 아노르론도의 다른 신들과 함께 단체적인 이동을
했으리라고 추측이 가능합니다. 그위네비어는 당대 최고의 주신이었던 그윈의 직계 후손이었으니 그녀를 따르는 추종자 또한 아주 많았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고, 이
것으로 미루어 봤을때 그녀가 플란과 혼을 맺은 뒤 아노르론도를 떠날 시절, 그녀를 따르는 신들 또한 굉장한 규모였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그위네비어와 플란을 필
두로 한 여러명의 신들이 "로스릭" 이라는 새로운 왕도를 건설한 것이지요. 그리고 다크소울 3편 시점에서는 이것을 암시하는 단서들이 아주 곳곳에 숨겨져 있고 오
늘은 이런 여러가지 떡밥들을 적당히 정리해볼 생각입니다.
첫번째로 로스릭 왕도 전체에 퍼져있는 태양을 숭배하는 신앙입니다. 로스릭의 주민들과 기사들이 숭배하는 태양은 태양의 맏아들과 태양의 왕녀를 아우르며 그윈으
로부터 태어난 태양의 아이들을 숭배하고 있습니다. 그 증거로 로스릭 기사들은 비룡을 타고 날아다니며 번개의 기적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이것은 무명왕의 전투 스
타일과 그가 사용하는 기적과 아주 닮아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무명왕을 형상화한 석상이 로스릭 성의 상층부에 세워져 있고, 비록 부숴졌으나 한명의 로스릭 기사가
이것을 지키고 있죠. 그리고 그위네비어의 피를 이은 왕가의 여성들은 태양의 치유 기적을 지녔다는 묘사가 굉장히 많은 곳에 나오곤 합니다. 로스릭의 왕비를 비롯해
차가운 골짜기의 무희, 그리고 로자리아와 거트루드가 그렇습니다. 아마도 로스릭 왕가가 어느정도 번성한 이후 아노르론도에서 추방당한 무명왕과 연락이 닿아 이때
부터 그위네비어와 무명왕이 같이 행동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 또한 가능한 것이죠. 실제로 로스릭 왕성에 스며들어 있는 무명왕의 입김은 엄청나게 크다고 볼 수 있는
데, 그를 숭배하던 기사들이 세계가 망조에 접어들자 갑옷을 벗어던지고 무명왕을 만나기 위해 고룡의 길을 걸은 사실만 봐도 그렇습니다.
두번째로 로스릭 왕가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장작의 왕의 배출" 입니다. 아버지 그윈의 피를 이은 그위네비어는 비록 아노르론도를 떠났을 지언정 아버지의 유지를
잊지 않았을 것이고, 불의 시대를 존속시키기 위해 장작의 기질을 가진 고귀한 아이들을 낳아 기른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플란의 영향도 어느정도 있었으리라는 추측도
가능합니다. 사실상 비중이 제로에 수렴하며 대사 한마디도 없는 설정상의 신일 뿐이지만, 그는 이름하야 "불의 신" 이라는 이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보면 장작의
왕의 상위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고, 불의 신인 그는 장인의 유지를 잇는다는 아내의 결정에 동참하여 로스릭 왕가의 전통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위네비
어와 플란이 늙어 죽고 그들의 아이들만이 살아남아 시대의 망조까지 나타날 무렵엔 결국 그런 불합리한 전통에 의문을 품은 왕가의 후계자가 생겨나게 되었고, 그것이 바
로 왕자 로스릭과 로리안이었습니다. 그위네비어와 플란의 뜻, 그윈의 유지를 잇는다는 의미 자체는 좋았지만 그 고생을 이어갈 다음 세대의 후계자들에겐 엄청난 민폐였던
셈이라고 평가할 수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제 이론상 그위네비어와 플란을 비롯한 아노르론도의 오랜 신들은 고귀한 아이들을 낳아 로스릭 왕가를 번영시켰고 시
대가 망조를 띌 무렵에는 이미 전부 늙어 죽었거나, 모종의 이유로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남긴 것은 그들에 관한 신앙과 기술, 학문. 그리고 장작의 왕
을 배출해야 한다는 편집증에 가까운 집착이자 전통뿐이었죠.
세번째로 그위네비어의 피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이 있습니다. 가장 첫번째로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떡밥 투성이의 인물 중 하나인 로스릭의 왕비입니다. 본래 그위네비어를
상징하는 물건이었던 여신의 축복이 로스릭의 왕비를 뜻하는 것으로 어느새 바뀌어 있는데, 아이템의 텍스트를 자세히 보면 "풍요와 은혜의 여신으로 조차 비유되었으나" 라
고 되어있습니다. 즉 비유는 되었으나, 풍요와 은혜의 여신 자체는 아니었다는 뜻이죠. 로스릭 선왕의 왕비는 그위네비어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그저 그녀가 그위네비어
의 피를 이은 직계 후손으로써 그위네비어를 빼닮아 여신으로조차 비유될 정도의 인물이었다는 것, 그것뿐입니다. 두번째 인물로 로스릭 왕비의 성녀였던 거트루드가 있습니
다. 거트루드와 관련된 이야기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제 생각에 거트루드 또한 그위네비어의 피를 이은 아이들 중 한명일 뿐이며 그렇기에 왕비씩이나 되는 인물 근처에서 성
녀 노릇을 하며 왕비를 보좌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서로 자매 사이였지만 왕비라는 직함을 이어받은건 왕비 쪽이었을지도 모르는 것이죠. 하지만 그녀의 신분
에 비해서 그 끝은 아주 비참한 편인데, 후대의 로스릭 왕가에서 이단 취급을 받고 말았던 "천사 신앙" 에 가장 처음으로 눈을 뜨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작중의 시점에서
는 대서고 옥상의 새장에 유폐되어 외롭고 쓸쓸하게 생을 마감했을 것이라는게 제 추측입니다. 세번째로 가장 수수께끼의 인물 중 하나인 다시 태어나는 어머니, 로자리아가
있습니다. 로자리아의 소울을 연성할 경우 과거 태양의 왕녀 밑에 있던 성녀들이 사용하던 태양의 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로자리아 또한 그위네비어의 피를 이어간
고귀한 아이들 중 한명이었거나, 혹은 그위네비어를 숭배하던 후기 로스릭의 성녀였을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깊은 곳의 성당에서 그녀를 타락시켰고, 다시 태어나는 어머니
로써 새롭게 다시 태어난 것이죠. 여신의 기사를 칭하는 레오날이 그녀를 살해한 뒤 그위네비어의 숙소로 돌아간 것으로 봤을때 성녀보단 그위네비어의 피를 이은 아이라는 설
이 더욱 알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차가운 골짜기의 무희가 있습니다. 그녀 또한 소울 연성으로 태양의 치유 기적을 얻을 수 있는데 앞서 말했다시피
이것은 그위네비어의 성녀들에게 주어지던 기적입니다. 무희같은 경우엔 그위네비어의 직계 후손임이 거의 확실한 편인데, 그녀가 쓰고있던 왕관의 아이템 설명을 살펴보면
"환상과도 같은 오로라 빛 베일은 구 왕가의 후예에게 유일하게 허락된 옛 신들의 유산이라고 한다." 라는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그위네비어 또한 오로라 빛의 베일을 쓰고
있었으니, 출생을 확실하게 알 수 없는 의문의 인물인 거트루드나 로자리아와는 다르게 로스릭 왕비와 마찬가지로 확실하게 그위네비어의 직계 후손이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3. 결론
결론을 말하자면, 플란과 그위네비어 부부의 행적은 한마디로 정리할 수가 있습니다. "의도는 좋았다." 라고 말이죠. 아버지와 장인의 유지를 이어 로스릭 왕가를 건설하였고
불의 시대를 존속 시키기 위해 장작의 왕들을 계속해서 배출하였으나, 막상 그 의도의 진실은 불의 시대를 살아왔던 그들의 이기심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낡은 시대가 끝나면
다시금 새로운 시대가 찾아오기 마련인데 그위네비어 부부는 그것을 거부하였고, 불의 시대를 존속시키기 위해서 죄없는 후손들을 희생시켰습니다. 이것에 회의를 품은 왕자
로스릭은 유일하게 이성적으로 이런 전통을 이어가는 것을 반대한 장작의 기질을 지닌 아이이자, 장작의 왕을 배출해야 한다는 이기적인 전통의 피해자 중 한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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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위네비어가 1편시점에서 로스릭지역으로 떠나서 프란과 결혼 그리고 로스릭 왕가의 시조가 되는 사람을 낳았다 그렇게 본다면 로스릭 왕가에도 그윈의 피가 섞여있는 것이군요. 쌍왕자 들이 묘하게 그윈돌린을 닮은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도 있겠네요. 그윈돌린과 비슷한 마법을 쓰는 것도 그윈의 피가 섞여있다는 걸 암시하는 연출 일지도... 그나저나 하스즈님 글들이 이 게시판에서만 있기엔 조금 아까운 감이 있는데... 분량도 방대하고.. 모아서 간단한 책자로 내실 생각은 없으신지? ㅎㅎ 다크소울 대연구 같은 제목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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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본문의 게임내에 있는 단서들로 보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이 되기도 한것 같아요~ 그리고 다크소울 세계의 말세에 와서는 오랜시간이 지난결과 신이나 인간의 구분도 모호해진게 아닌가 싶어요. 로스릭이나 밴드릭 같은 애들도 인간이라고 하기엔 너무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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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에 나온느 로스릭 왕가 사람들은 덩치가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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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미가따
그런데 본문의 게임내에 있는 단서들로 보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이 되기도 한것 같아요~ 그리고 다크소울 세계의 말세에 와서는 오랜시간이 지난결과 신이나 인간의 구분도 모호해진게 아닌가 싶어요. 로스릭이나 밴드릭 같은 애들도 인간이라고 하기엔 너무 크죠 | 17.04.14 1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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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은 다크소울 흡수로 인해 몸이 비대해진거죠. | 17.04.14 11: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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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미가따
3에 나온느 로스릭 왕가 사람들은 덩치가 커요. | 17.04.14 11: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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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위네비어가 1편시점에서 로스릭지역으로 떠나서 프란과 결혼 그리고 로스릭 왕가의 시조가 되는 사람을 낳았다 그렇게 본다면 로스릭 왕가에도 그윈의 피가 섞여있는 것이군요. 쌍왕자 들이 묘하게 그윈돌린을 닮은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도 있겠네요. 그윈돌린과 비슷한 마법을 쓰는 것도 그윈의 피가 섞여있다는 걸 암시하는 연출 일지도... 그나저나 하스즈님 글들이 이 게시판에서만 있기엔 조금 아까운 감이 있는데... 분량도 방대하고.. 모아서 간단한 책자로 내실 생각은 없으신지? ㅎㅎ 다크소울 대연구 같은 제목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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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프란도 "불" 의 신이네요 ㅎㅎ | 17.04.14 10: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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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왕자랑 그윈돌린이 단순히 캐디가 비슷한가 싶었는데 혈연이라는 암시라고 생각하니 소름돋네요ㅋㅋㅋㅋㅋㅋ | 17.04.14 12: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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