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불사의 처형장 가기 전 다리에서 몹 6마리 우르르에 패악질을 너무 당해
잔뜩 화가 나서 씩씩 거리며 글을 썼던 뉴비입니다.
우선 먼저 다크소울 2를 좋아하고 즐기시는 게시판에 와서 다짜고짜 감정만 털어내고 보기 불편하신 분들도 계셨을 텐데 죄송합니다.
댓글로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분들 덕분에 결국에는 엔딩까지 봤습니다.
뎰씨까지 다 클리어하는데 63시간정도 걸렸네요.
그 앞은 당신만이 볼 수 있지만 앞이 안 보여요.jpg
계속 흑마술의 흑의만 입다가 말로만 듣던 거인왕 노가다를 하러 매흘린 옷을 뺏어 입었다.jpg
당시 글을 썼을 때가 8시간정도 플레이했을 때였는데 이후 50시간 이상은 푸욱 빠져서 한 것 같네요.
다만 클리어한 지는 좀 오래되고 지금은 다시 세키로 넘어와서 사투답파 깨고 있어가지고 기억은 정확하지가 않네요.
진행은 독특하게
그레이트 소울 - 왕도 드렝글레이그 - 철 왕의 옛 왕관 - 백왕의 완관 - 엔딩 - 가라앉은 왕의 왕관 순서로 깼습니다.
특별히 이유는 없는데 제가 모든 게임 메인 스토리 미는 걸 제일 마지막에 하는 스타일이라 저렇게 진행한 것 같습니다.
근데 가라앉은 왕의 왕관은 왜 마지막에 했는가?
잊어버렸습니다. 썩은 자 잡고 포탈 타고 가는 곳이 있었다는 걸 진짜 너무 잊고 있었더라구요.
원래도 계획은 뎰씨는 마지막에 깨려고 했는데 왕도 돌아다니다가 꽃 발견해서 어? 이게 그 열쇠인가? 해서 겨울의 사당 가보고
철왕의 옛 왕관도 철왕 다 잡고 오른쪽에 숨겨진 길 있길래 아 여기가 길인가보다 하면서 계속 진행하다보니 뎰씨 지역이더라구요.
심지어 겨울의 사당은 사실 그레이트 소울로 연 게 아니라 밀리언 소울로 열었더라구요. 왕도 다 돌아다닐 때까지 휘석가를 못 열었었습니다ㅋㅋㅋ
샤날롯이 왕도 앞에서 당신은 아직 연약하다고 할 때 '엥 문 통과했으니 괜찮은 거 아녀? 왜 이런 문구가 뜨지?' 했었습니다ㅋㅋㅋ
여길 건너라구요? 제가요?.jpg
제가 전에 썼던 글을 스스로 반박해보자면...
1. 타격감이 없다.
사실 이건 지금도 심적 변화가 없습니다. 물론 이건 굉장히 개인적인 영역이긴 합니다만 저는 좀 더 묵직한 3의 타격감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특대 무기를 들어도 뭔가 적을 공격할 때 휘두르는 건 무겁게 휘두르는데 맞는 애들은 뭔가 젤리 써는 느낌이고... 맞을 때도 무슨 물 흘러가듯이 맞고... 해서 2의 타격감은 저에겐 상당히 갸우뚱한 타격감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2. 몹들의 배치가 너무나도 불친절함.
이거는 다시 돌아보니까 어느정도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당시의 제가 너무 조급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나는 다크소울 300시간 망자니까 뭐 대충 가도 되겠지ㅋㅋ' 하는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완전 초보가 되었다는 마음가짐으로 당시 그레이트 소드를 들면 편하다고 말씀해주신 분들이 많아서
그럼 일단 숨겨진 항구(당시 화톳불은 켜놨었음)를 먼저 돌아보자 해서 진행을 했습니다.
숨겨진 항구의 몹 배치는 조금 짜증나긴 했는데 이정도면 충분히 납득할만한 배치라고 느껴졌습니다.
겨우 그레이트 소드를 얻어서 6강인가 해서 들고다니니 확실히 한손 무브셋이 좋고 대미지가 좋아져서(3에서도 거의 양손 특대검 무기만 들고 다녔습니다) 수월하게 진행이 되더군요.
그렇게 숨겨진 항구 - 망각의 감옥 루트를 타서 죄인까지 잡고 다시 그 악몽같은 다리를 가보니까 너무나도 손쉽게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때 다시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너무 조급했다고...
그 때 이후로는 거의 순풍에 돛단듯이 쭈욱 클리어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다리쪽 망자들이 유별나게 어그로가 잘 안 빠지는 애들이더군요. 다른 애들은 무난히 어그로 빠지고 해서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3. 아니 왜 보스방 진입할 때 처맞는 것이오.
이거는ㅋㅋㅋ 세키로도 하고 닼3도 하고 다시 생각해보면 세키로랑 닼3가 굉장히 많이 배려해주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보스방 진입 시 무적이 굉장히 도움이 되고 중요하긴 합니다. 근데 어느정도 진행을 하고 다크소울2에 익숙해지고 나니 딱히 중요하진 않더군요.
어차피 근처 몹들 다 잡고 진행하거나 실력이 조금 늘어서 빤스런 해도 큰 무리없이 보스방 진입이 가능하더라구요.
4. 회복 아이템 우석 때문에 에스트 병 얻기가 힘듦.
확실히 맞는 표현이긴 한데 이것도 제가 너무 조급하게 진행하려고 하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숨겨진 항구 - 망각의 감옥 루트를 다 뚫고 불사의 처형장 쪽으로 돌아갔을 때 에스트가 6개인가? 있더라구요. 천천히... 하면 진짜 다 되는 거 같습니다.
그러면 엔딩까지 클리어하면서 새로이 느낀 걸 써보자면
1. 보스가 너무 쉬움.
중간중간 야생 백령도 부르고 NPC 백령들도 부르기도 했습니다만 대부분의 보스를 1트에 잡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트라이를 했던 보스는
'연기의 기사' '기사 아론' '어둠의 잠복자' 정도인 것 같네요. 이 셋은 10트 이상 한 거 같아요.
연기의 기사는 2페 때 독특한 리듬이,
기사 아론은 중거리 이상에서 대시 올려베기 타이밍이,
어둠의 잠복자는 분신 패턴 이후 순간이동하는 암술 덩어리+화염구 다굴이
까다로웠던 기억이 납니다.
근데 그 외의 보스들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다들 너무 쉬웠던 거 같아요.
2. 맵이 방대함! 근데 유기적이진 못함!
뭐 흙의 탑 꼭대기에 녹아내린 철성이 있다는 그런 것도 물론 그렇지만... 그런 거야 사실 그래 뭐... 실수일 수 있지... 싶은데
맵의 디자인이 매듀라를 중심으로 가지 뻗듯이 뻗어나가는 식의 디자인이라 다크소울3에서의 그런 유기적인 느낌은 덜 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나마 굉장히 맵 디자인이 좋았다고 생각되는 곳은 '얼어붙은 엘리움 로이스'입니다.
처음엔 뭐 다 꽝꽝 얼어있어서 이거 대체 뭐여; 어떻게 녹이는거여? 했었는데 쭈욱 진행하고 얼음이 녹고 다시 한번 같은 맵을 다른 느낌으로 탐험하게 되는,
굉장히 경제적이고 유기적으로 잘 짜여진 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얼음이 녹고나서 몹 배치는 그대론데 배경이 달라지니까 다가오는 느낌도 달라지는 게 신기하더라구요.
뎰씨 맵들은 그나마 유기적이게 잘 짜여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본편 맵들은... 조금 갸우뚱한 면이 있었습니다.
다만 각 맵들이 굉장히 방대하고 풍부해서 탐험하고 구석구석 싸돌아다니며 숨겨진 아이템 먹는 플레이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꽤 포인트가 높았습니다.
3. 빌어먹을 적응력!
이게 사실상 다크소울2의 초반 난이도를 높인 주범이라고 생각됩니다.
99 찍어야 다크소울 3의 구르기와 같은 효과가 난다고 하니까요.
중반부 이후로는 이곳저곳 정보를 찾아 돌아다니면서 0.47초 무적이 되는 46인가? 그정도로 맞춰놓고 플레이 했습니다.
그정도 되니까 한결 수월하게 구르기 플레이가 가능하더라구요.
에스트 멈춰서 먹는 거... 이건 재미있는 요소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편했던 순간도 물론 있었지만 좀 더 고민을 하고 확실한 패턴에 마셔야한다는 긴장감이 생겨서 저는 좋았습니다.
에스트 마시기 힘든 요소와 반비례해서 보스가 쉽기도 했구요. 에스트 마시기 빡셌던 보스는 '기사 아론'말고는 생각이 안 나네요.
4. 커마? 좋지! 근데 죽으면?
커마를 아무리 예쁘게 해도...ㅠㅠ 죽으면 바로 망자화...
시스템적으론 오히려 '그래! 항상 잔불이 켜져있는 상태인 거야!'라고 자기최면도 가능하지만
외면은 진짜...ㅠㅠ 괜히 흑마녀 베일을 계속 쓰고 다닌 게 아닙니다...(물론 저주 내성이 너무 좋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요)
분명 커마는 역대급이라고 다들 말씀하시는데...
100퍼센트 안 죽고 플레이 하는 게 쉬운 게임도 아니고...
이 부분은 그냥 쪼끔 아쉬웠다 싶은 게 있네요...
이건 제 개인적인 감상인데 제가 1회차 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만나는 애들마다 좋은 아이템 주겠지 하고
우고의 반호르트, 린델트의 리쉬, 멜렌티라, 할머니 화방녀, 매흘린 전부 죽였거든요... 그러지 말걸 그랬습니다...
우고의 반호르트는 어 죽이면 저 대검 내 거 해서 죽였는데 NPC 이벤트... 하나도 못 봤습니다...ㅠㅠ
멜렌티라도 그 대장간 열쇠 갖고 있는 거 보고 어? 이 할멈 뭐야 어디서 도둑질이야 하면서 바로 정의구현하긴 했었는데...
할머니가 우석 무한대로 판다는 걸 알고나서 하이 참...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본편은 우석류를 생각보다 많이 쓰진 않아서 막 엄청 걸리진 않았는데 초보 때 할머니 안 죽였으면 좀 더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는 남더군요ㅋㅋㅋ
여차저차해서 지금은 2회차 플레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에 굉장히 추천을 많이 받았던 글 중에 읽었던 문구가 많이 기억이 납니다.
'그럼에도 다크소울이다.'라는 말이요.
다크소울2는 확실히 문제작이고 다크소울 시리즈의 가장 이단아라는 평가를 많이 받는 작품입니다만
그럼에도 분명히 다크소울이다... 라는 말이 60시간정도 플레이하면서 뼈저리게 느껴지더라구요.
이런저런 단점도 많고 하면 할 수록 '와... 진짜 닼3소는 갓겜 맞다....'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지만
다크소울2... 분명히 다크소울이고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엘든링 나올 때까지 숨 참겠습니다! 흐으으읍!!!!!
베일은 벗고 왕관 써줘...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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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하셨군요~ 저도 답글 하나 달았던 기억인데.. 저도 비슷하게 시작해서 마무리하고 있네요.. 플래티넘을 따고싶은데 노가다할 엄두가 안나고.. 태양계약 최대를 언제하나 싶기도 하네요;; 이번엔 법사로 시작해서 적응력은 하나도 안했다가 dlc 보스들이 빡세서 조금씩 올리고 있습니다.. 법사는 두번째인데 순수법사는 첫번째.. 나름 쫄깃하네요.. 한방도 안맞아야 깨는 보스들이 있다보니.. | 21.07.25 06:1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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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차부터 뜬금 빨간 암령잡몹들 볼 때마다 또 나름의 변화를 주려한 게 느껴지더군요. 귀찮은 건 둘째 치고..... | 21.07.25 14:1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