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리핀이 완패를 당한게 사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SKT가 부활한건 기쁘지만, 분석하는 입장에선 그리핀이 그렇게 무너질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어요.
멘탈이 흔들릴수도 있다. 이런건 생각을 좀 했지만, 어제는 준비해온 전략 자체가 조금 부족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씨맥 감독의 능력을 생각하면 아이디어가 많았을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것 처럼 보였습니다.
정말 극단적으로 생각해서 설마 전력을 숨기나?싶은 생각도 해봤는데, 국제대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MSI를 포기하면서까지 숨길 전력은 없죠.
위의 글은 그리핀에 대한 여담이고, 아래에서부터는 바이퍼 선수에 대한 생각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중에서도 챔프폭에 대해서요.
아래의 내용은 거의 대부분이 대회 기준입니다. 혼동하면 이해가 안 가시는 부분이 많이 생기실수 있습니다.
바이퍼 선수의 원딜 성향과 비원딜 성향, 그리고 인게임을 보면 플레이 스타일을 어느정도 유추가 가능합니다.
바이퍼 선수가 다루는 원딜-카이사, 이즈리얼, 루시안, 칼리스타
바이퍼 선수가 다루는 비원딜-블라디미르, 야스오, 카시오페아+다수
바이퍼 선수가 다루지 않았던 비원딜-직스, 빅토르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플레이 성향 자체가 '원거리 딜러' 포지션과는 거리가 살짝 있습니다.
바이퍼 선수가 다루는 원딜 4개는 '정통 원딜'과는 거리가 멉니다.
카이사는 딜링 방식은 정통 원딜과 흡사하지만 플레이 방향은 정 반대입니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적진 안으로 침투하죠.
이즈리얼은 딜링 방식 자체가 굉장히 특이합니다. 평타를 우겨넣는건 비슷하지만, 스킬 딜링 의존도 자체가 굉장히 높죠.
루시안 역시 원거리 브루저라는 별명이 있을정도로 일반 원딜과는 다릅니다. 보통의 템트리도 몰왕-블클이라는 인파이팅 형식을 타죠.
칼리스타가 그나마 정통 원딜에 가깝긴한데, 이쪽도 짧은 사거리+패시브 무빙 카이팅+인파이팅이라는 특이한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이사에 대해 덧붙이자면, 비슷하다 평가받는 베인과는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베인의 궁극기는 기본적으로 생존과 카이팅을 위해 달려있는 궁극기입니다.
베인 자체가 앞으로 딜할때 쎄다고 해서 궁극기를 키고 적진으로 들어가진 않습니다. 궁극기를 켠 상태로 적정거리를 유지하면서 딜을 넣죠.
그에 비해 카이사는 정말 무리한 각이 아니면 궁극기의 보호막을 이용해서 적과 아예 근접해서 인파이팅을 펼칩니다.
기본적으로 카이팅을 하는건 동일하지만, 카이사는 좀 더 극단적으로 적에게 접근합니다.
카이사와 베인 둘다 탱커를 잘잡는 하이퍼 캐리형 챔피언이지만, 궁극기의 용도 자체가 다르죠.
이러한 차이가 베인(넓게는 정통 원딜)과 카이사의 차이입니다.
정통 원딜이 무엇인지 잘 떠오르지 않으신다면, 아래에 나열하는 원거리 딜러중 아무거나 집으시면 됩니다.
시비르, 코그모, 케이틀린, 징크스, 애쉬, 바루스, 자야, 트리스타나
즉, 루시안 카이사 칼리스타 같은 인파이팅형 원딜은 플레이 성향 자체가 정통 원딜과 다릅니다. 이즈리얼은 유사 마법사일정도로 스킬 의존도가 높고요.
하지만, 단순히 '저 4개 챔피언 위주로 한다고 해서 원딜 성향이 아니다'는 너무 큰 비약이죠.
그렇다면 바이퍼 선수가 잘 다뤘던 비원딜을 보시면 됩니다.
블라디, 야스오, 카시오페아. 이 셋 역시 인파이팅형 챔피언 입니다.
야스오와 블라디는 말할것도 없고, 카시오페아도 마법사 챔피언 치고는 교전 사거리가 짧죠. 이쪽도 라이즈 같은 인파이팅형 챔피언 입니다.
여기서 유추 할 수 있는건, 바이퍼 선수는 기본적으로 '인파이팅'을 선호하는 선수라는겁니다.
그러면 여기서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데프트도 적 코앞에서 미친 카이팅을 하는 인파이팅 선수 아닌가? 똑같은 인파이팅인데 뭐가 다르지?
전 이걸 원거리 딜러의 단계별 차이로 설명하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원거리 딜러들에겐 단계가 있습니다.
1단계-안정적인 포지션에서 멀리서 딜을 한다.
원딜의 기본이며 정석입니다. 상대에게 물리지 않는 위치에서 보호 받으며 딜을 넣는 단계입니다.
2단계-서포터를 믿고 앞무빙을 하며 딜을 한다.
1단계를 넘어서 실력이 좋은 원거리 딜러입니다. 아군 서포터를 믿고 리스크를 감수하며 앞으로 전진하며 딜을 넣습니다.
1단계의 원딜이 서포터가 있음에도 안정적인 딜을 추구한다면, 2단계의 원딜은 서포터가 있음을 인지하고 딜을 합니다.
3단계-서포터고 뭐고 모르겠고, 내 손과 감각을 믿고 앞으로 치고 들어가며 딜을 한다.
1-2단계를 모두 마스터하고, 원딜로써의 피지컬과 판단에 있어서 극에 달했을때 나옵니다.
뇌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원딜 자체에 숙련되있어서 나의 딜링각과 상대의 딜링각 모두 알고 앞으로 치고 나가며 적을 공격하는 단계입니다.
아군 서포터가 호응이 잘 되든 말든 상관 없습니다. 내가 잘 피하고 내가 잘 쏘면 다 죽일수 있다 라는 엄청난 자신감과 실력이 있는 단계입니다.
4단계-이 모든걸 선택 할 수 있는 원거리 딜러
자신이 죽지만 않으면 될때는 1단계를, 딜이 부족할때는 2단계를, 자신이 캐리해야 할때는 3단계를 선택하는 단계입니다.
3단계까지는 즉각적인 판단과 피지컬이 있으면 도달 할 수 있지만, 4단계는 경험이 쌓여야 가능합니다. 게임 자체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전성기 뱅, 프레이, 데프트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예시로 들었던 데프트의 인파이팅은 원딜로써 극에 달한 선수의 인파이팅이죠.
하지만, 바이퍼 선수는 그러한 인파이팅이 아닙니다. '솔로 라이너의 인파이팅'에 가깝습니다.
챔피언의 스펙, 아이템, 자신의 손가락을 믿는 인파이팅 이란거죠.
가장 좋은 예시는 탑 라이너 입니다.
간단하게 가렌, 다리우스, 헤카림, 피오라 등의 챔피언들은 무조건 인파이팅을 해야 합니다. 원거리 공격 스킬이 없으니까요.
브루저의 인파이팅 단계는 원거리 딜러처럼 나뉘어지지 않습니다.
일단 무조건 붙어야 하고, 스킬을 피하는 피지컬과 누굴 물어야 하는지 경험과 본능으로 포커싱을 해야합니다.
태생부터 인파이팅을 위해 있는 챔피언들이기 때문에, 믿을건 처음부터 자신의 손과 방어아이템 뿐입니다.
1단계부터 차근차근 올라가서 인파이팅의 단계로 올라가는 원딜과는 다릅니다.
정리하자면, '1-2단계를 선택하지 못 하는 3단계 선수'라는거죠. 일단 1-2단계가 되어있어야 원딜로 인파이팅이 가능한데, 바이퍼 선수는 그런 모습이 아닙니다.
챔피으로 비교하자면, 같은 카이사를 잡았을때 바이퍼 선수의 인파이팅과 데프트 선수의 인파이팅은 비슷해보입니다.
같은 챔피언, 같은 스킬셋, 극한의 피지컬이라는 거의 동일한 조건이니까요.
하지만, 정통 원딜을 잡았을때 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원딜과 거리가 먼 이즈리얼을 잡았을때조차, 데프트 선수나 테디 선수가 딜을 우겨넣는것과 다르게 바이퍼 선수는 그렇게 하지 못 합니다.
왜냐고요? 인파이팅의 성향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탑 라이너가 원딜 포지션을 가면 무리한 포지셔닝을 하다가 죽는 경우가 자주 보입니다. 솔랭에서 저도 그랬고요.
정말 오래된 이야기지만, 이걸 극복하기 위해 건웅 선수는 원딜탱 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솔랭에서 운타라 선수는 이즈리얼로 탱템을 섞는 빌드를 보여주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mklHgAFb2Q
유머가 섞여있지만, 탑 라이너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영상입니다.
원딜의 단계를 밟아가며 인파이팅을 배우지 않았던 타 라이너들은 원딜에 적응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입니다.
이건 미드라이너였든 퍽즈 선수도 초기에 잠깐 보였습니다. 지금은 적응을 나름 잘했지만요.
이건 지표에서도 드러납니다. 바이퍼 선수의 딜링 지표가 원딜중 최하위권이란 지표가 있죠.
솔랭에서는 이런 차이가 잘 안 보입니다. 하지만, 대회에서는 적도 피지컬의 극한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이러한 차이가 나오는거죠.
이게 솔랭에서 바이퍼 선수가 정통 원딜을 자주 써도 대회에서 쓰기 힘든 이유일겁니다. 솔랭과 대회는 상대 라이너의 기량이 다르니까요.
이건, 바이퍼의 비원딜 선택과도 이어집니다.
위에서 말씀 드렸듯, 바이퍼는 빅토르와 직스를 쓴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 두 챔피언은, 포지션을 정통원딜처럼 잡아야 하는 챔피언이죠.
인파이팅을 선호하는 바이퍼 선수와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다른 원딜 선수들은 빅토르를 꽤 기용했습니다. 빅토르를 할때는 2단계를 선택해서 딜을 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바이퍼 선수는 앞서 말했듯 1-2단계가 없는 3단계 선수입니다. 빅토르와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이렇게 소거법으로 가다보면, 대회에서 꺼낼 챔피언이 없습니다.
1-2단계를 기본적으로 해야하는 시비르, 징크스, 코그모 같은 챔피언은 꺼낼 수가 없고, 빅토르도 못 꺼냅니다.
차라리, 3단계만 있는 선수라면 다행이지만, 원딜을 쓰는걸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1-2단계가 결여되어 있기에, 아군의 보호가 없으면 3단계 모습조차 사라집니다.
결국 원딜을 선택하면 정말 애매해져버립니다. 과감하지도, 안정적이도 않게 되는거죠.
그런데 그 와중에 피지컬은 좋으니 문제가 잘 보이질 않습니다. 스킬을 다 피하는데 딜은 못 넣고, 비원딜을 잘하는 원딜 선수라는 아주 기묘한 경우가 나오는거죠.
설명도 길고 뭔 소리인지 이해가 안 가실 수도 있으니, 정말 간단하게 정리하겠습니다.
바이퍼의 스타일-탑 라이너의 인파이팅 스타일. 원거리 딜러 스타일 자체가 아니다.
데프트의 스타일-원거리 딜러의 인파이팅 스타일. 비슷해보이지만, 그 시작은 다르다.
이번 글 역시 제 개인적인 해석이 매우 많이 들어가 있는 글입니다.
내용 자체가 난해할수 있으니, 질문은 언제든지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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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래서 바이퍼선수는 원딜보다 탑이나 미드에서 더 빛나지않을까 생각해요 카이사 궁으로 진입각보는거보면 원딜의 딜각보단 리븐의 딜각에 가까워보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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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집중력은 스타일보다는 개개인의 차이기 때문에 글 내용과는 거리가 조금 있습니다. 후반 집중력의 의미가, 후반 한타 능력을 포함하는거라면 맥락에 포함됩니다. 원딜 포지션 선수가 후반에 딜링 포지션을 잘 잡지 못하는거니까요. | 19.04.14 15:57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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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셔닝이 매우 안좋죠 | 19.04.14 16:12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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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래서 바이퍼선수는 원딜보다 탑이나 미드에서 더 빛나지않을까 생각해요 카이사 궁으로 진입각보는거보면 원딜의 딜각보단 리븐의 딜각에 가까워보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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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야말로 공감 안됩니다 바이퍼도 풀린 겜에선 과감한 포지셔닝, 선진입 하는거 자주 봤습니다. 안전지향으로 돌아서는건 상대한테 서열정리 당하거나 당할거라 미리 짐작했을때 이후지, 그정도 차이가 아니면 쫄보 플레이까지 가진 않았어요. 워낙 후반부에 이미지가 하락했다지만 하위권 원딜처럼 폄하당하니 이건 당치도 않네요 | 19.04.14 16:5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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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권 원딜처럼 폄하하는게 아니라 지표가 그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15분 이전의 CS 골드 퍼블 이런부분에서 1위지만 DPM 팀내 딜비중 이런건 8위 10위 원딜이에요 즉 성장을 많이 밀어줘도 기대치가 낮은 원딜이라는 말입니다 지표가 보여주는게 바이퍼는 정확히 뉴클리어와 흡사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포지션이 좋다고요? 전혀 모르겠는데요 특히나 쫄보플레이가 아니라고 하시는데 바이퍼는 작년에도 혼자 딜이 중요한 시점에 2방템을 가는 바람에 노딜이 된적도 있습니다 올해도 베인을 하면서 2코어로 방템올리고 노딜되기도 했죠 후반부 딜을 못한다= 원딜을 못한다가 되는게 맞습니다 원딜이라는 포지션이 롤에서 후반부 캐리를 담당하는 포지션이기도 하기 때문이구요 | 19.04.14 16:58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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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동의합니다 본인이 상황을 주도적으로 만들능력이 없는 원딜이죠 소극적이고 수비적인.. 상황이 완벽하게 만들어져야 들어가고 (이땐 적극적으로 들어가죠 ) 원딜로서는 S급 원딜이 되기 어려운 성향이라고 보입니다 | 19.04.14 17:5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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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늦었지만 좋은 점을 말씀해주셔서 답글을 남깁니다. 룰러 선수의 경우 타 선수들보다 1,2 번이 매우 뛰어난 선수가 맞습니다. 사실 이번 19 스프링 시즌 전까지는 말씀하신것처럼 3번 능력이 부족한게 맞았고요. 그래도 이번 스프링때는 3번 모습도 종종 보여주었습니다. 팀의 성적이 부진하니 각성한것처럼 말이죠. 차후 시즌에서는 3번 모습도 보여주는 룰러 선수를 기대하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 19.04.25 01:52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