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회의 러브라이브! - https://bbs.ruliweb.com/family/3094/board/181035/read/9492349
“저기 우리 어떻게 된 거야!?”
수현이 없는 자리에, 그리고 화영이도 없는 자리에, 일곱 명이 모였다.
“어째서 우리한테 이런 짓을 하려고 하는 거지? 말도 안 된다고.”
미소가 기막혀하며 말했다.
“이대로 당할 수는 없어. 뭔가 대책을 내야 해.”
“근데 무슨 증거라도 있어? 선생님들 말로는 그 근처에는 CCTV가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리고 그 사람은 선생님들 이야기가 맞다면 교사 사회 내에서도 엄청 힘이 센 사람일 거라고. 섣불리 걸고 넘어졌다간 되려 자기만 죽을 수 없다는 식으로 이상한 짓을 할 지도 몰라.”
“근데 화영이는 어디 간 거지? 어째서 화영이까지…….”
진희가 기가 막히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소망이 고개를 떨어뜨리면서 대답을 시작했다.
“전에 수진샘한테 갔을 때 기억나지? 그때 화영이한테 말씀하신 거 기억나? 불안해하고 자신이 없어 보였다고 했던 거.”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지금 수현이가 더 걱정이라고!”
“아니아니, 지금 화영이도 상태가 안 좋아졌어. 오늘 아침에 수현이한테 있었던 일을 듣고 자기가 괜히 쉬라고 해서 그런 일이 일어난 거라고 말하면서 엄청 충격을 받고 하루종일 양호실에서 이불만 덮어쓰고 있었고,그리고 조퇴해 버렸어. 가족들이 와서 데리고 갔대.”
“엎친 데 덮친 격이네.”
“지금부터 이야기해 줄게. 사실 화영이는 어릴 때 발레를 했었거든.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그만뒀어. 물론 처음에는 성장에 따라서 체형이 무너져서 발레를 그만두었다는 식으로 둘러댔었어. 물론 대다수는 그렇게 그만두지만 억지로 둘러대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거든. 왜 그랬었는지는 친해지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어,”
소망이 한숨을 내쉬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 다리를 위로 죽 펴고…….”
“우, 우으…….”
선화예술중학교 발레반. 열 명이 조금 못 되어 보이는 수의 여학생들이 토슈즈를 신고 몸에 짝 붙는 연습복을 입은 채로 몸을 있는 힘을 다해 펴고 있었다. 다른 학생들이 괴로워하면서 몸을 젖히는 것과는 반대로, 매우 여유있게 팔과 다리를 죽 펴는 여학생이 있었다.
“좋아! 정화영, 수미연, 조금만 더!”
머리를 뒤로 질끈 묶은 여교사가 정화영이라고 불린 학생을 향해, 만족스러워하면서 외치고 있었다.
“자, 연습 끝!”
가로로 길게 뻗은 봉에 몸을 기대고 몸을 쭉 펴고 있던 학생들이 일시에 바닥에 주저앉으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모두들 수고했어. 3학년 정화영, 그리고 1학년 수미연!”
“네!”
“나중에 있을 발레 대회에 너희 둘을 주인공으로 출전시키기로 정했어. 그러니까 너희 둘은 저 친구들에 더해서 나와 함께 방과후에 추가로 더 연습해야 한다. 너희 둘이면 그 어디에 출전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때의 화영이와, 그보다 두 살 어린 발레반 학생이었던 수미연에게 그들은 크게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후로 문제가 생겨났다.
“선배, 제 연습용 토슈즈가 없어졌어요! 그리고 제 연습복도…….”
“어, 그래? 그러면 집에 가서 찾아봐야겠네~”
정화영을 제외한 다른 3학년들, 그리고 2학년들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그 누구도 얼굴을 짐짓 찌푸리는 행색조차 보이지 않았다. 아니 고개를 돌려 미연이를 보는 사람조차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미연이는 화영이에게 달려갔다.
“저기 화영 선배……, 죄송합니다만 저 연습용 토슈즈나 연습복이 없는데…….”
“응, 그래? 사이즈가 맞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급한 대로 내거라도 쓸래? 그리고 잃어버리기 쉽기 때문에 이름이라든지 써놓는 거는 펜으로 쓰기보다는 오버로크로 바느질해 놓는 게 나을 거야. 그리고 정 불안하면 나한테 맡겨줘!”
“네, 고마워요!”
그 두 사람의 뒤에서, 미연이를 내쳤던 학생들이 수군거리고 있었다.
“저 녀석이 꼬리치는 건 정말 못봐주겠어. 제깐 게 나은 게 뭐라고,”
“그러게 말야. 얼굴만 쓸데없이 반반해서 제일 중간에 나오고 말이야.”
“너희들 뭐라고?”
화영이 짐짓 화내면서 돌아서자, 어느 새 그녀들은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
“안되겠어. 앞으로는 계속 나하고 같이 다니자. 그러면 괜찮을 거야. 저 애들도 나한테는 뭐라고 하지 않거든. 점심도 같이 먹고, 집에도 같이 가고 말야.”
“네 고마워요…….”
그리고 그 두 사람이 학교 문을 나섰을 때, 그녀들과 같은 교복을 입은 누군가가 갑자기 미연이의 가방을 낚아채어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그리고 화영이가 막을 새도 없이, 미연이가 도로 한가운데로 뛰어들었지만 이미 그 때는 신호등이 녹색등에서 적색등으로 바뀐 지 오래였고, 5톤 트럭이 미연의 두 다리를 강하게 들이받으면서 몇 미터를 날아가서 나가떨어졌다. 그리고 도로 한가운데로 나가떨어진 미연이의 두 다리를 슬관절의 위치에서, 5톤 트럭의 타이어가 깔아뭉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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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속도를 감안해 보면 암울한 이야기는 1월이 끝나기 전에 끝날 것 같습니다. 이틀 쉬고 올리다가 하루 쉬고 올리니까 속도가 엄청 빨라지더군요.
- 낚였다는 느낌이 드실지도 모르겠지만 스쿨아이돌을 그만둔 게 아닙니다. 이전에 발레를 하다 그만둔 이유였죠.
- 화영이의 이야기는 내일 연속으로 올라올 것입니다. 그리고 이틀 쉬었다가 수현이의 이야기가 올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