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기다려 왔다!
이 책을 읽는 순간 어느새 보이드의 추종자가 되어 있는 당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군사 영역을 넘어 경제·경영, 운동경기, 개인의 삶 등 ‘경쟁’이 이루어지는 모든 상황에서 승리하거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빠른 의사결정 도구로 유명한 우다 루프(OODA Loop) 모델에 대해 들어본 사람은 많지만, 그것을 만든 사람이 미 공군의 전설적인 전투기 조종사인 존 보이드(John Boyd)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처럼 존 보이드는 한국에서 공군이나 소수의 밀리터리 마니아를 제외한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그의 조국인 미국에서조차 그가 ‘20세기 최고 군사이론가이자 군사전략가’, ‘미국의 손자(孫子)’라는 칭송을 받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토록 유명한 우다 루프 개념조차도 그의 많은 업적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전투기무기학교(FWS) 교관 시절 모의 공중전에서 학생조종사는 물론이고 교관들마저 40초 안에 이겨 ‘40초 보이드’라는 명성을 얻은 존 보이드는 당대 최고 해군·해병대 조종사에게도 진 적이 없는 미 공군의 전설적인 전투기 조종사로, 미 공군 최초의 정식 공중전 전술 교범인 “공중전 연구”를 저술하고, 항공기의 기동성을 에너지 변환이라는 물리적 현상에 입각해 정량화한 ‘에너지-기동성(E-M) 이론’을 만든 이론가, 에너지-기동성(E-M) 이론을 기반으로 F-15·F-16 설계에 영향을 미친 ‘F-15·F-16의 아버지’, ‘기동성이 우수한 경량 전투기를 부활시킨 전투기 마피아의 실질적 대부’, ‘우다 루프 창시자’, ‘속 빈 군대가 된 미군을 개혁하는 데 앞장선 군사개혁가’, ‘영국의 군사이론가 리델 하트(Liddell Hart)가 인정한 20세기 최고 군사이론가이자 군사전략가’, ‘기동전 개념으로 미 해병대와 육군에 영향을 미친 군사사상가’, ‘딕 체니 국방장관의 군사고문으로서 사막의 폭풍 작전 계획에 참여해 레프트 훅을 설계한 걸프전 승리의 설계자’, ‘미국의 손자(孫子)’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전투기 조종사에 이어 항공전술가, 공학자, 군사이론가, 군사개혁가, 군사전략가, 군사사상가로 거듭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긴 ‘20세기 군사천재’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긴 군사천재였음에도 불구하고 공군과 펜타곤의 출세주의자와 관료주의자들의 불의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많은 적을 만들고 심지어 별을 단 장군들에게도 도전함으로써 장군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대령으로 전역할 수밖에 없었고, 전역 이후에도 그의 추종자들과 함께 군사개혁에 앞장서면서 펜타곤의 이단아로 낙인 찍혀 제거 대상이 됨으로써 생전에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사후에도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제대로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책은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해 그의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언성 히어로(Unsung Hero)” 존 보이드의 불꽃같은 치열한 삶과 그의 많은 업적, 그리고 21세기에도 유효한 그의 이론과 사상을 담은 존 보이드 평전(評傳)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관련 기록 및 비밀해제된 자료들을 바탕으로 탄생시킨 로버트 코람(Robert Coram)의 역작(力作)이다.
전투기무기학교 교관 시절
학생조종사는 물론이고 교관들마저 40초 안에 이겨 “40초 보이드”로 불리고
미 공군의 최초 공중전 교범인 “공중전 연구”를 쓴
미 공군의 전설적인 전투기 조종사
이 책의 제1부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홀어머니 밑에서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 항공기 조종사의 꿈을 키우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동생이 소아마비에 걸리고 정신질환자인 형이 죽는 등 불우한 가족사, 그의 평생의 신조가 된 원칙과 신념, 진실성을 강조한 어머니의 가르침, 육군항공단에 입단해 일본에서 격납고를 뜯어내 땔감으로 쓴 사건으로 육군과 싸워 이긴 이야기, 공군 ROTC로 입단해 공군 소위로 임관한 후 F-86 전투기 조종사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미그 앨리에서 비행한 경험, 넬리스 공군기지 전투기무기학교(FWS) 교관으로서 ‘40초 보이드’라는 명성을 얻게 된 사연,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공중전 전술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미 공군 최초의 정식 전술 교범으로 채택된 “공중전 연구”를 집필하여 공로훈장을 받기까지 미 공군의 전설적인 전투기 조종사로서의 삶과 그가 이룬 업적을 담고 있다.
조지아 공과대학 졸업 후
항공기의 기동성을 에너지 변환이라는 물리적 현상에 입각해 정량화한
에너지-기동성 이론을 만들어
F-15와 F-16 전투기 설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공학자
제2부는 조지아 공과대학교에 늦은 나이에 입학해 복잡한 열역학과 씨름하며 조기에 졸업하여 공학자로 거듭난 이후의 삶과 업적이 담겨 있다. 보이드는 민간 수학자 토머스 크리스티의 도움으로 항공기의 기동성을 에너지 변환이라는 물리적 현상에 입각해 정량화한 에너지-기동성 이론을 만들고 이것을 브리핑으로 널리 전파하면서 유명해진다. 에너지-기동성 이론이 널리 알려지면서 난항을 겪던 F-X의 설계 문제 해결사로 펜타곤에 호출되어 당시 미 공군의 F-X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그리고 “더 크고, 더 높이, 더 빠르게, 더 멀리 나는 육중한 전투기”를 만들고 싶어하는 공군의 관행적인 설계 사상에 맞서 에너지-기동성 이론을 바탕으로 군살을 빼고 적절하게 설계 타협을 한 결과 오늘날까지도 걸작으로 평가받는 F-15 전투기를 낳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또한 전투기 마피아의 실질적 대부로서 많은 요구조건을 반영해 육중한 전투기를 만들려는 공군을 상대로 경량 전투기 개념을 제시해 결국 공군이 F-16을 채택하게 만듦으로써 F-16의 아버지로 불리게 된다.
전투기 조종사였던 그가 공학자로 거듭나 근접공중전에 적합한 기동성이 뛰어난 전투기를 개발해야 한다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공군 장군들과 벌인 진흙탕 싸움에서 이기기까지는 그의 연구에 대한 열정과 전문 지식, 그리고 진정성을 믿고 그를 따른 추종자들의 도움과 헌신이 있었다. 보이드는 공학자로 거듭난 이 시기에 그의 첫 번째 추종자 “사기꾼” 크리스티, 두 번째 추종자 “현인” 피어 스프레이, 세 번째 추종자 “일등” 레이몬드 레오폴드, 네 번째 추종자 “자신만만” 프랭클린 ”척” 스피니, 다섯 번째 추종자 “고집쟁이” 제임스 버튼을 만나 자신의 에너지-기동성 이론을 정립하고 F-15와 F-16 설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으며, 그들과 함께 공군과 펜타곤의 출세주의자와 관료주의자들의 불의에 맞서 싸우게 된다.
대령으로 전역 후 방산업체의 고연봉직을 거절하고
가난하지만 전쟁에서 승리하는 군사이론을 연구하는 학자의 길을 선택해
전쟁사, 철학, 과학, 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을 독학으로 섭렵해
빠른 의사결정 모델인 우다 루프(OODA Loop)를 만들고
손자의 『손자병법』에서 승리의 비결을 찾아
딕 체니 국방장관의 군사고문으로서
시간을 중심으로 한 신속한 기동전 개념으로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고
속 빈 군대가 된 미군을 개혁하는 데 앞장선
20세기 최고 군사이론가이자 군사전략가, 군사사상가, 군사개혁가
제3부는 미 공군에서 24년간 복무하고 대령으로 전역한 이후 학자로서의 삶과 그가 암으로 죽기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가 남긴 가장 위대한 업적들은 전역 후에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대령으로 전역한 뒤 방산업체로부터 고연봉직을 제안받았으나 거절하고 가난하지만 자유롭게 연구하는 길을 선택했다. 이때 펜타곤에서 민간 자문위원으로 근무하면서 군사전략, 전쟁사, 철학, 과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독학으로 섭렵하면서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결을 연구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연구한 모든 것을 공중전을 넘어 지상전에까지 확장해 융합하는 시도를 한다. 그리하여 보이드는 “분쟁의 양상(Patterns of Conflict)”이라는 놀라운 연구 결과물을 특이하게도 6시간이 넘게 걸리는 긴 브리핑 형식으로 세상에 알리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구는 많은 고위 장성들과 정치인, 기업 경영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그는 이후에 “분쟁의 양상” 연구를 기반으로 기동전 개념을 정립하고, 관찰-판단-결심-행동의 과정을 적보다 빠르게 실행해야 적을 이길 수 있다는 빠른 의사결정 모델인 우다 루프 이론을 만들고, 광고와는 달리 성능이 떨어지는 비싸고 복잡한 무기체계들을 시험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도입해 속 빈 군대가 된 미군을 개혁하는 데도 앞장섰으며, 그의 여섯 번째 추종자인 해병대 변화의 주역 ‘불굴의 해병’ 마이크 와일리와 함께 기동전 개념을 반영한 미 해병대 교범을 만들고, 육군 역시 기동전에 관한 그의 이론 대부분을 채택했으며, 걸프전 당시 딕 체니 국방장관의 비밀 군사고문으로서 소모전이 아닌 그의 신속한 기동전 개념으로 사막의 폭풍 작전 계획을 설계하여 걸프전 승리를 이끎으로써 군사이론가, 군사개혁가, 군사전략가로서 큰 업적을 남기게 된다.
특히 전쟁에서 승리하는 비결을 찾던 보이드에게 손자의 『손자병법』은 로제타 스톤과도 같았다. 그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이 아니라 손자의 『손자병법』을 완전무결한 전쟁이론서라고 생각했다. 각기 다른 번역자가 번역한 영어번역본 7권을 밑줄을 쳐가며 읽고 또 읽을 정도로 손자의 사상에 많은 영향을 받은 보이드는 시대에 뒤떨어지는 소모전 교리의 맹종을 거부하고 기만, 속도, 행동의 유연성, 기습, 그리고 적을 아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정(正)과 기(奇)의 개념으로 보았는데, 정은 원칙적인 정공법을, 기는 기동부대의 우회나 측면 기습법과 같은 변칙을 말하는 것으로, 정공법과 함께 우회하거나 측면을 기습하는 다중 공격을 이용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걸프전에서 다수의 공격축과 기만작전으로 애매모호한 상황을 조장해 수천 명의 적이 항복하게 만듦으로써 장기간의 지상전에 의지하지 않고 신속하게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국적 연합군은 보이드의 설계대로 적보다 빠른 템포로 작전했고, 그로 인해 이라크군은 판단력을 잃고 혼란에 빠져 내부에서부터 무너졌던 것이다. 이로써 보이드는 20세기 최고의 군사이론가이자 군사전략가, “미국의 손자(孫子)”라는 칭호를 얻게 된다.
“전쟁은 기계, 지형이 아니라 사람이 수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의 마음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전쟁의 승리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라는 그의 말은 전쟁에서 이기려면 가장 먼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야 함을 역설한 말이다. 적의 마음을 읽고 적보다 먼저 우다 루프를 빠르게 실행해 적을 혼란에 빠뜨려 마비시킨다는 그의 사상 역시 손자의 사상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보이드의 추종자들은 1989년에 군 기관지들에 기고한 “전쟁 양상의 변화: 4세대 전쟁으로”라는 기사를 통해 앞으로의 전쟁은 전면전 양상이 아닌 전쟁과 평화를 명확히 구분할 수 없는 테러가 그 중심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결국 21세기 들어 전 세계에서 테러와의 전쟁이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고 지금 현재도 하마스의 테러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한창인 것을 생각하면 비대칭·비정규 전력에 초점을 맞춘 4세대 전쟁을 내다본 이들의 선견지명이 놀라울 정도다.
이렇게 일에만 전념하느라 가족은 등한시하여 가족과의 관계가 원만치 못했던 보이드는 말년에 암에 걸려 죽음으로써 비로소 전쟁과도 같은 치열한 삶에서 휴식과 평화를 찾게 된다. 사후 그는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되었으며, 그의 모든 기록물과 자료는 해병대에 보관되었다. 그리고 1999년 9월 미 공군은 넬리스 공군기지에 보이드 홀을 헌정했다.
“되느냐, 하느냐(To Be or to Do)”
출세하는 사람이 되느냐,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일을 하느냐의 갈림길에서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이 책에는 그의 많은 업적 외에도 삶과 일에 대한 그의 진지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특히 그의 “되느냐, 하느냐(To Be or to Do)” 일장연설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그는 좋은 근무평정을 받아 출세 사다리를 오르고 싶어하는 레이몬드 레오폴드 대위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양심을 버리고 다른 사람들과 타협해서 출세하는 사람이 되느냐, 아니면 변화를 가져올 중요한 일을 하느냐의 갈림길에 놓일 때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이냐”고 묻는다. 이후 레오폴드는 보이드의 열정과 진정성을 믿고 보이드를 따른 세 번째 추종자가 된다.
보이드의 이 “되느냐, 하느냐” 일장연설은 결국 삶을 대한 보이드의 다짐이자 신조다. 그는 출세하는 사람이 되는 길이 아니라 옳은 중요한 일을 하는 길을 선택해 군과 펜타곤의 출세주의자와 관료주의자들에 맞서 싸웠고, 많은 업적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장군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대령으로 전역한 후에도 방산업체의 고연봉직 제안을 거절하고 자유롭게 동서양의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전쟁사는 물론이고 다방면의 학문을 독학으로 섭렵하면서 옳은 중요한 일을 하는 데 매진하여 전투기 조종사, 공학자를 넘어서 20세기 최고의 군사이론가, 군사전략가로 거듭난다.
“인생에는 부름을 받을 때가 종종 있어. 그때 결정을 해야 해. 되느냐, 하느냐? 자넨 어느 길로 가겠나?”
보이드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그의 삶으로 보여주었다.
본문
[신간] 보이드 BOYD : F-16의 아버지, 우다 루프 창시자, 걸프전 승리의 설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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