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대통령은
서류를 다 본 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다가
그런 밀러 국장의 모습을
보고는
무슨 생각에 빠져 있는지 알 것 같다는
얼굴로
방금 전까지
그를 박살내던 때와는 틀리게
피식 웃더니
다시 서류를 내려놓고,
레졸루트 책상에 있던 회전의자에서 일어난 뒤
방금 전과는 틀리게
화가 난 모습이 아닌
보통 평범한 모습으로
집무실 가운데에 있는 소파에 몸을 기댔다.
양팔을 뻗어 소파에 얹은 대통령은
밀러 국장을 잠시 바라보았다.
“우리 솔직히 말하지.
나는 이해가 안 되는군.
왜 그렇게 그에게 집착하는지.
기프티드라서?
확인되었다고 해도
그래 봤자
고작 한 사람일 뿐인데,
그가 그렇게 중요한가?”
“핵폭탄의 필요하다는 합의가 이루어진 상황에서도
일부에서는
꼭 핵으로 만들어진 폭탄이 필요하냐는
이견들이 있었습니다.
재래식 무기로도
충분히 전쟁을 치를 수 있다는 근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지리한 전쟁을 끝낸 것은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떨어진
두 방의 리틀보이였습니다.”
“그게 없었더라도 전쟁은 끝났겠지.”
“맞습니다.
몰락 작전(Operation Downfall, 일본 상륙작전)이 시행되었다면,
꼭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일본의 항복을 받아 냈을 것입니다.
이오지마나 오키나와 전투 상황을 감안했을 때,
10만 명이 넘어가는 전사자를 기록하면서 말입니다.”
밀러 국장의 말에
대통령은 잠시 헛기침을 하고는 다시 말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지.
그 소년
아니
그 남자가 핵은 아니지 않나?
그 정도의 가치가 있나?”
“우라늄이 처음 발견된 것은 1789년입니다.
발견한 우라늄을
홑원소 물질로 분리하는 데 50년,
분리하고 정제된 우라늄으로
거대 살상 무기가 만들어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백 년에 불과합니다.
우라늄이 발견되고,
실제로 무기화되기까지
150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핵무기로 형체화되지 않았다면,
우라늄은
그저 지질학에서
연대 측정하는 용도로만 사용되었을 것입니다.”
“그가 가진 능력을 실체화할 수 있다?”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핵과 관련해서 추가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차 세계대전 말기에
핵 개발에 뛰어든 것은
우리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나치 독일과 소련은 물론
당시 일본에서도 핵개발을 추진 중이었습니다.
니고연구(ニ号研究)라는 이름으로.
물론 실제로는
우리 기술 수준에 미치지 못했지만,
만약 당시 상대국이
먼저 핵 개발에 성공했다면
지금의 세계지도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흠…….”
대통령은 국장의 말을 이해했다.
처음 기프티드 중요성을 주장했을 때,
국장은 불로(不老)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신체에 대한 완벽한 통제로 의심되는
그의 능력을 실체화할 수 있다면
인류는 더 이상 늙지 않고,
어쩌면
죽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이미 나이를 많이 먹은 대통령에게는
욕심 나는 이야기였다.
욕심은 났지만,
너무도 비현실적인 이야기라
실제로 피부에 와닿지는 않았다.
그러나
오늘의 이야기는,
늙지 않는다는 이야기보다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이용할 수 있냐 없냐는
둘째 문제다.
이용하지 못한다 하더라고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투명인간에 관한 기술을
다른 나라에서 확보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밀러 국장이 말했다.
“투명인간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지.”
대통령이 말했다.
“염동력도 과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국장이 말했다.
대통령은 고개를 들어 허공을 바라보았다.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두 명의 기프티드 중 하나.
염력을 보유한
앤 챔버에 대한 보고서를 떠올렸다.
“선점, 선점한다라…….”
대통령이 중얼거렸다.
“미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선거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밀러 국장이 말했다.
대통령은
허공을 바라보던 시선을
밀러 국장에게 옮겼다.
그의 말이 맞다.
하지만
재선선거를 앞두고 있는 대통령 입장에서
꽤 부담스러운 말이었다.
대통령은
국장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좌우로 작게 흔들었다.
어찌되었건
그의 말이 맞다.
게다가
지금 이야기하는
그 사쿠라바 잇토키가
바로 자신을 포함한
세계 강대국들의 지도자들의 진정한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국제연합 정보관리국
아니
세계정부의 삼인위(올림푸스, 아틀라스, 콜로서스)의
유일한 수제자인 상황에서는
강압적인 수단이나
힘을 써서
그 소년을 통제하려고 하는 순간
재선이든 뭐든
다 끝장난다는 것도
두 사람 다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사항이니.......
“자네가
어떻게 그 자리까지 올라갔는지 모르겠군.
그것도
CIA 출신이 아닌
현역 해군 제독 출신인 자네가 말이야.”
대통령은
그렇게 투덜거리고는
다시 보고서를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다.
밀러 국장은
그런 대통령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다시 서류를 읽던 대통령은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용가치는 둘째 치고,
이 친구 마음에 드는군.
한번 만나 보고 싶을 정도야.
능력을 가지고 있고를 떠나서,
똑똑한 녀석은 찾기 힘드니까.”
밀러 국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스라엘 놈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서 뭐래?”
“찍 소리도 못하고 있습니다.”
“하긴
그 삼인위도 모자라서
이스라엘의 실질적인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야훼바트까지 나섰으니........
진짜 그 얼간이들
산 채로 찢겨죽지 않은 것 만으로도
진짜 다행이라고 생각할 걸?”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까닥하면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그렇기는 하지만…….
실제적인 것은 그렇다치고
좀 꼴이 우스워지겠는데.
던져 줄 만한 다른 것이 있나 고민해 봐야겠군.”
대통령이 말했다.
밀러 국장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가장 중요한 용건이 끝났으니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말이지.”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선 밀러 국장에게 말했다.
“내 생각이기는 하지만
그 소년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비위를 맞춰 주면서
삼인위의 반응도 살펴보면서 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렇지 않아도
나나
자네나
일단은 올림푸스(쿠도 신이치)에게 찍혀 있는 상황이니까 말이야."
그 말에
밀러 국장도
입가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저도 그럴 생각입니다.
두 번이나 혼쭐이 난 상황에서
또 장난질을 했다가는
각하가 저를 이 자리에서 권총으로 즉결처분하기 전에
그 세분에게
끝장이 날 테니까 말입니다.
제 전임이었던
네일 존슨 국장처럼요."
그 말을 끝으로
밀러 국장은 오벌 오피스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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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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