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강동맥을 시작으로
주요 부위에 지혈을 완료한 잇토키는
그제야
심장박동을 다시 시작했다.
천천히,
부상 입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천히 심장을 가동했다.
심정지 이후
첫 번째 심박의 진동이
몸 전체에 전달되자,
그에 맞춰
신경도 깨어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신경이 깨어나면서
온몸을 지배했던 고통이 다시 찾아왔다.
신기한 경험이었다.
죽기 전과 똑같이 느껴지는 고통이었다.
그러나
처음 고통이
신경을 모두 태워 버릴 정도로
괴로운 고통이었다면,
이번 고통은
죽었던 신체가 다시 살아난다는 증거였기에
괴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반가운 기분까지 들었다.
그러나
잇토키는
그 고통을 만끽할 여유는 없었다.
지금 당장 몸을 움직여야 하는데
고통 때문에
행동에 제약이 있으면 안 된다고 판단했고,
통각을 차단하면서
온몸에 퍼져 나가던 고통을 차단했다.
잇토키는
마지막 작업에 들어갔다.
폐가 아닌 피부로 산소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몸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했고,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세포호흡을 해야 했다.
세포호흡의 마지막 열쇠인
산화적 인산화를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했다.
잇토키는
폐가 아닌
전신의 피부를 통해 산소를 받아들임으로써
해당 과정-TCA회로-산화적 인산화로 이어지는
세포호흡 사이클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포에서 ADP가 ATP로,
즉
우리 몸에서 직접 사용하는 에너지로 전환되었다.
잇토키에게는
이 과정이 진행되는 시간이
끝도 없는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의식이 끊어지고,
머릿속에 떠오른 문장을 읽고,
문장의 의미를 탐구하면서
동시에
신체에 대한 완벽한 통제력을 확보하고,
혈류를 돌리고,
혈관을 차단하고,
심장을 뛰게 하고,
돌아오는 감각과 신경을 느끼고,
통각을 차단하고,
산소를 받아들여
세포호흡을 재가동해
에너지를 얻기까지
적어도
수십만 년은 지나간 것처럼
영원한 시간의 흐름을 느꼈다.
동시에,
그의 생체 시계는
그 시간이
불과 몇 초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 왔다.
죽음에서 돌아오고,
신체에 대한 통제력을 얻으면서
원자시계처럼 정확해진
그의 생체 시계가,
그 시간이
불과 몇 초밖에 안 된다는 정보를
그에게 전달했다.
잇토키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했다.
그리고
이제 움직일 준비가 끝났다는 결론을 내렸다.
명치에 칼이 박혀 있는 지금 상태에서,
여전히
피부와 근육과 복막이 갈라진 그 상태임에도
이제는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잇토키는 눈을 떴다.
그리고 그의 눈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정체불명의 남자,
자신의 명치에 칼을 밀어 넣은
개자식의 눈이.
경악에 가득 찬 눈이 보였다.
본문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48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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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몸 장기 뿐만 아니라 세포 하나 하나까지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한 부분입니다. | 23.05.20 14:20 | |
(IP보기클릭)220.123.***.***
아니 무슨 '다윈의 악마'가 떠오릅니다. | 23.05.21 18:5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