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후일담(後日譚) (1)
“그런가.. 그건 다행입니다.”
“키리야 일행은 무사하니 걱정하지 마게, 이그니스.”
“레이코가 죽은 후에 곧바로 시노비 병원에 옮겼으니 생명에는 지장이 생기지 않을 거다.”
“감사합니다, 한조, 사유리.”
날이 밝아지고, 나는 혼자서 한조와 사유리에게 아까 레이코와 싸웠었던 일에 대해 얘기했다.
“그런데, 바이오 웨폰이라..”
“터무니없는 짓을 저질렀구먼.”
“그려, 할멈. 이게 무슨 일인지 따져보려 가봐야겠소.”
“나도 같이 가죠.”
“두 사람 다, 잘 부탁합니다.”
이걸로 상층부의 치부(恥部)가 공개되어서 시노비들이 레이코의 사연만은 공감하겠지.
“그럼, 나도 자유시간을 즐겨야겠어.”
...
“이카루가의 집안이 대기업이라니.. 정말이야?”
“네, 네로 씨. 하지만 이카루가 씨는 양녀여서 여러 고민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거 참 고생이다. 난 아버지가 멍청이여서 고생했는데.. ?”
아스카와 같이 등산을 하면서 휴식을 취하다가...
“저건..”
마침 강가 앞에서 교복을 다 입은 여고생을 봤다. 그 녀석은...
“아! 다이도지 선배!!”
“걔!?”
아스카의 오랜 선배인 다이도지였다.
“? 아스칸가.. 그리고 네로..”
“뭐하고 있었어? 수영하다 나온 거야? 그럴거면 바다에서 하는 게 더 좋아. 파도 때문에 수영하기 힘들어서 그걸 극복하는 맛이 끝내주거든.”
“나도 알고 있다.”
다이도지와 만난 나와 아스카는 다이도지가 있는 강가 앞으로 갔고...
“그런데, 마침 잘 만났다.”
“? 나? 무슨 불일 있어?”
“나는 강한 상대와 싸우는 걸 원한다. 비록 네가 아스카의 ‘진영’을 빌려서 레이코를 쓰러뜨렸다지만, 그 정도면 충분히 싸우고 싶어졌지.”
“하.. 뭐야, 도전장이냐?”
“그렇다. 네로, 나는 너에게 도전하겠다. 받아들여라!”
다이도지가 나와 한판 붙고 싶다고 하자...
“그래, 알았어.”
나는 받아들이면서 감춰둔 양쪽 날개를 펼치면서 모습을 드러냈고...
“마침 몸을 풀고 싶었거든! 이참에 너에게 수플렉스 시티를 구경시켜주겠어!!”
“좋다. 나의 이름은 다이도지, 강자를 찾는 자! ‘시노비 전신’!!”
이에 다이도지가 시노비로 변신했다.
“어디 덤벼오라고, 싸움꾼!!”
“와라, 악마 사냥꾼!!”
나와 다이도지는 정면의 상대를 향해 달려가서 상대를 향해 각자의 오른쪽 주먹을 휘둘렀다.
“저기 둘 다, 후일담인데 이래도 돼요..?”
...
“이 사진은..”
월섬여학관의 선발멤버들의 방에서 어떤 사진을 봤는데...
“이게.. 쿠로카게.”
그건 어린 선발멤버들과 쿠로카게라는 노인이 같이 찍은 사진이었다.
“저기, 유미..”
“녹트 씨?”
“이 사진의 노인이 네 할아버지야?”
“네.. 사진의 저분이 쿠로카게 할아버님이세요.”
“무슨 일이 있었어? 이 사진을 보니까 깊은 과거가 있는 듯해 보여서.”
“.. 예전, 저의 할아버님이신 쿠로카게 님은 순수한 선만의 세계를 추구해 이상(理想)을 추구하셨지만, 악닌들을 몰살하려는 길을 택하셔서 선닌과 악닌에게 표적이 되는 탈주 닌자가 되었어요.”
“그건.. 솔직히 아니라고 생각돼. 이 세계의 악닌에는 진짜로 악(惡)하지 않은 시노비들이 있어. 그들 중에는 본래 선닌이 되고 싶었지만, 호무라처럼 못되는 경우가 있어. 그런 그들까지 죽이려는 건, 나도 용납하지 못해.”
“그렇지만, 우리들은 처음엔 녹트 씨에게 미움을 받을 정도로 쿠로카게 할아버님과 비슷했었어요. 쿠로카게 할아버님에게 거두어진 우리들은 쿠로카게 할아버님을 따라 악닌들을 뿌리까지 뽑으려고 했지만, 아스카 씨와 다른 분들과의 만남, 쿠로카게 할아버님의 개심을 보고는 그런 강경을 버리게 됐어요. 이제는 악에도 이유가 있다는 걸 받아들였어요.”
“그건 다행이다.”
정말로 악에 물들지 않았고, 되돌아가고 싶은 녀석들이 있어.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도 선닌.. 영웅의 의무니까.
“마침 성묘를 하러 갈 건네, 녹트 씨도 같이 가실래요?”
“어, 나도 같이 갈게.”
“감사합니다.”
42화 후일담(後日譚) (2)
“이 세계의 후쿠오카의 먹거리를 다 먹었으니 선을 그어야겠네.”
“하루만에 9곳이나 돌아다니다니, 대단한 기동력이네, 소닉.”
호무라를 데리고 일본 곳곳의 먹거리 탐방을 하던 나는 후쿠오카의 명물을 먹으면서 리스트 목록을 하나씩 줄을 그었다.
“나도 예전엔 가족과 함께 다른 도시의 명물을 먹었긴 했었어.”
“하지만 그건 악닌 때문에 못하게 됐잖아.”
“... 소닉..”
“너도 알다시피 이 세계의 이야기는 이계에선 이야기 그 자체야. 그래서 나도 여기서 일어난 일들은 물론, 캐릭터의 정보도 알고 있어. 물론, 네 뼈와 살을 분리시킨 과거도.”
“그래.. 말려도 소용없겠지. 너는 미친 고슴도치니까.”
“히히.. 너는 본래 이름난 선닌 집안에서 자랐고, 그 집안에 따라 ‘그림자’로서의 소질이 끝내줬어. 그만큼 과도한 기대를 받다가 지쳤던 중학생 시절, 절대로 만나지 말았어야 할 누군가를 만났지.”
“코미치.. 그때의 내 담임이었어. 자상하게 대해줘서 마음을 열어줬지만...”
“네 집안을 조사하던 악닌이었지. 그러다 나중에 커밍아웃을 하고 너를 죽이려다가 네가 반격해서 쓰러뜨렸지만.. 하아..”
“선닌학교에 들어가려면 그 전에 악닌과 싸워서는 안 되지.”
“뭐 그런 악법이 있냐? 내가 다시 돌아오면 토미건을 들고 그것부터 따져야겠어. 뭐, 그건 둘째 치고, 네가 반격해서 기회를 잃은 탓에 호적에서 파인 넌 방황하다가 그 악닌을 고용했던 고용주에게 스카우트되어 헤비죠에 입학 했잖아. 하, 참으로 기가 막히는 모순이네. 자기를 죽이려던 악닌 때문에 인생을 망쳤는데 그 악닌의 고용주 덕분에 새로운 인생을 피게 됐잖아?”
“그렇긴 해. 하지만 그 덕분에 홍련대 애들과 만났고.. 새로운 가족이 생겨서 기뻐.”
“그런데 언젠간 ‘신’이라는 녀석과 싸울 예정이랬지?”
“.. 네가 말한 그 요르문간드보다 낫지만.. 그게 다일지도.”
“너희 소녀들의 행복, 너의 가족(홍련대)의 행복이 무너지지 않기를 빌게. 그래도, 너희가 위험해 처해질 거라고 생각이 들면, 요르문간드와 싸우기 전의 몸 풀기로...”
“이 세계의 일은 우리한테 맡겨. 너는 닥터 에그맨과 요르문간드를 신경 쓰라고.”
“네가 걱정할 필요는 없어. 나는 그저 평범한 고슴도치인 소닉 더 헤지혹이니까.”
“어디까지나 자칭이지만.”
...
“레이코는 원래 ‘이쪽 사람’이지만, 대신 너희들이 쓰러뜨린 것에 미안하고 있어.”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미야비.”
미야비를 따라 헤비죠 성의 기왓장 지붕 위에 올라가 앉은 나는 예의바르게 차를 마셨다.
“카르마 노이즈가 엮였으니 우리가 반드시 끼어들어야 하거든.”
“그런가..”
“... 그런데, 요마에게 직접 피해를 입은 적이 있었어?”
“?”
“저번에 네가 요마를 조종하는 흑막의 존재를 알았을 때 증오가 들어있는 반응을 보여줬어. 그건 료키의 죽음으로는 부족해. 아마 가까운 누군가가 요마에게 살해당했겠지. 설마.. 네 가족이야..?”
“.. 소닉에게 듣지 않아도 거기까지 추리할 줄이야..”
“말하고 싶지 않다면 말하지 않아도 돼. 나는 그저 그 증오의 이유를 알고 싶었을 뿐이니까.”
“아니, 괜찮아. 이젠 극복했으니까.”
그러다가 내가 미야비가 이전에 한번 냈던 증오의 이유가 가족과 연관되어 있다고 물어보자, 미야비가 그렇다고 대답하고는 자신의 사연을 말했다.
“어렸을 적, 이무와 같이 산에 놀러갔다가 요마와 마주쳤어. 어렸던 나와 이무는 요마와 싸우는 게 불가능해서 죽을 위기에 쳐했다가 어머니가 나타나 구해주셨어. 하지만..”
“그 이상은 듣지 않아도 알겠군.”
“그 이후 나는 요마를 쓰러뜨리기 위해 카구라를 목표로 수행에 매진하고 있어.”
“카구라.. 듣자하니 요마를 쓰러뜨리는 신의 사도의 이름을 따온 최정에 시노비랬지.”
“그래, 이그니스. 나는 언젠간 카구라가 될 거야. 카구라가 되어서 요마를 전부 쓰러뜨릴 거고.”
“그 꿈은 버리기는 아깝네. 너의 그 동경(憧憬)을 응원할게. 그게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도움이니까.”
“그럴 필요는 없는데..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