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Roselia (1)
마리나의 말대로라면, Roselia(로젤리아)는 이 스튜디오에서 자주 연습한다.
“들어갔군.”
보컬 담당 미나토 유키나가 스튜디오에 들어간 걸 본 나는 그녀를 따라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그녀를 불렀다.
“Roselia의 미나토 유키난가?”
“그쪽은 누구? 어디서 만났던 가요?”
“너희들의 라이브에 갔었던 적이 있었는데 가사가 마음에 들었다.”
“마음에..? 그쪽도 그 가사의 훌륭함을 아는 거예요?”
“음악을 전공한 건 아니지만, 밴드에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러니, 가능하면 너희들의 연습을 보고 싶다. 뻔뻔하겠지만...”
“죄송한데, 그런 건 받아줄 수 없어요. 바쁘니까 이제 갈게요.”
노래의 비밀을 조사하기 위해선 물러나면 안 된다.
“아주 잠깐이다. 그러니..”
“아무리 부탁해도, 보여줄 순...”
그러다 누군가가 다가왔다.
“왜 그래? 다툼이야?”
베이스 담당 이마이 리사.
“이 사람이 우리의 연습을 보여달라고 말해서. 거절했는데 들어주질 않아서.”
“어라? 분명히 라이브에 왔던 아저씨 맞죠?”
“너희 라이브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으응. 그 말은 Roselia의 팬이란 거네. 그렇다면 조금 정도는 괜찮아요.”
“감사한다.”
“리사,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우리는 다음 라이브를 위해서...”
“오케이, 이쪽이에요. 스튜디오는 방이 많으니까 착각하지 말고요.”
나는 리사를 따라 방에 들어갔고...
“아! 잠깐, 리사!”
유키나도 따라 들어왔다.
“도착. 아직 준비중이니까 연주는 잠시 후에요.”
“그래.”
방에 들어간 나는...
“저, 저기.. 그 쪽은..?”
“우리의 팬인데 린코, 연습을 보고 싶데. 다들 상관없지?”
“아! 본 적 있어! 확실히, 라이브에 왔던 사람, 이구나.”
“연습에 방해가 안 된다면 상관없는데, 미나토 씨가 용케 허락했네요.”
키보드 담당 시로카네 린코, 드럼 담당 우다가와 아코, 기타 담당 히카와 사요와 만났고...
“아하하.. 뭐, 이런 이야기는 그만두자. 이름은.. 그러고 보니, 아직 못 들었네.”
“히류. 잘 부탁하지.”
“네, 잘 부탁해요. 히류 씨.. 그럼, 이쪽의 소개인데...”
“키보드 담당 시로카네 린코, 드럼 담당 우다가와 아코, 기타 담당 히카와 사요, 저쪽은 보컬 담당 미나토 유키나, 그리고 너는 베이스 담당 이마이 리사.”
“오, 재차 잘 부탁해요☆”
“리사, 이야기를 멋대로 진행하지 마.. 정말로 어쩔 생각인 거야? 말해줬으면 하는데.”
“역시 억지스러웠나, 미안미안! 그치만 모처럼 팬이 만나러 왔는데 함부로 할 수 없는걸. 그리고, 연습에도 보는 사람이 있다고 의식하기만 해도 긴장감이 생겨서 좋잖아?”
“...”
“그래서?”
“리사가 하는 말도 확실히 이해는 가. 이번만 특별이에요. 단, 잠깐 봤으면 돌아가줘요.”
“상관없다.”
“그럼, 빠르게 연습 시작해볼까.”
“.. 처음에는 1곡 끝까지 해보자. 실수하는 파트는 멈추지 말고, 나중에 검토하자.”
“오케이.”
“그러면.. 시작한다!”
유키나의 지시에 따른 Roselia의 연습을 봤다. 굉장한 음악과 노래가 마음에 울려 퍼졌다. Roselia의 노래는 힘찼다.
20화 Roselia (2)
“오늘도 잔뜩 연습해서 지쳤어. 유키나, 있다가 단 거 먹으러 갈래?”
“오늘은 사양할게. 돌아가서 연습도 하고 싶고.”
“이쪽은 늦게까지 실례했군.”
“유키나도 다른 애들도 돌아가라 안 했잖아요? 그건 있어도 된다는 거라구요.”
“...”
“그런가..”
밤이 되어서야 연습이 끝났고, 나는 유키나와 리사와 같이 밤의 거리를 걸었다.
“그보다도 어땠어요? 우리의 연주!”
“다시 한 번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강한 의지가 느껴진 근사한 노래였지.”
“철가면인데도 이렇게나 칭찬해주니 쑥스러운 걸요. 연습인데 관객이 있으니까, 조금 긴장됐었어요.”
조금 틀린 음정이 있었던 건 긴장되어서였지.
“히류 씨는 정말로 연주를 들은 거예요? 그게 대단하다니, 저로선 생각 못 하겠어요.”
“?”
“검토해야할 부분이 있으니까, 모아서 연습하는 거예요. 저걸로 만족할 멤버는 Roselia에 필요 없어요.”
“.. 내가 잘났군.”
“유키나~, 다시 말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니까.”
“리사, 너도 자신의 연주에 좀 더 주의해. 마지막 곡, 도중에 1음 어긋났거든.”
“아하하.. 역시. 알아챘구나. 유키나의 말대로, 좀 더 주의해야겠네.”
“3소절째가 이상했더니, 역시..”
“? 지금.. 뭐라 했어요?”
독백을 말했군.. 하지만 굳이 말할 필요가 있지. 일단은 ‘연결’한다.
“아무것도.”
“사양 말고, 말해도 괜찮아요.”
“...”
“... 그러니까..”
나는 낮에 들었던 Roselia의 연습에서 매우 신경 쓰였던 부분들을 이 둘에게 알려줬다, 그랬더니...
“이 정도다.”
“사양 말라고 말했지만, 설마 이렇게 용서 없이 전부 말하다니, 상당한 일재(逸才)..!”
“어떤가?”
“역시 모두들, 의외로 긴장했던건가..”
“이 지적은 어느 것도 정확해. 나도 같은 부분이 신경 쓰였으니까.”
유키나와 리사가 크게 놀랐다.
“근데 정말로, 유키나가 신경 쓰였던 점을 알아채다니, 히류 씨도 귀가 좋네요.”
“확실히 처음에 만났을 때, 밴드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었죠? 악기는요?”
“...”
다른 동료들이 악기에 손을 대겠지. 그렇다면 최대한 겹치지 않게...
“건반(鍵盤)류다.”
“헤, 피아노 같은 걸 쳤었구나. 흥미가 솟는 걸. 다음에 연주해줘요.”
“오랜만에 쳐보는 건데도?”
“오늘의 스튜디오에 피아노가 있다면 좋았겠지만..”
“놓여있는 스튜디오도 있을 테니까 찾아볼까? 다음에는 거기서 연습할 거니까.”
“리사, 견학은 이제 허가하지 않아.”
“겸손했지만, 상당한 실력일 수도 있는데? 그리고 우리와 다른 음악을 하는 히류 씨라면, 또 다른 의견을 내줄지도 모른다고.”
“그건.. 그래, 그럴지도 몰라.”
“피아노를 한 사람은 절대음감을 가진 경우가 있다고 들은 적은 있는데, 히류 씨도 그런 거예요?”
“그렇다.”
“분명히 히류 씨의 지적은 정확했지만, 그게 절대음감 덕분일지는 알 수 없어요. 실력을 모르는 사람이 무엇을 말해도 상대에겐 전해지지 않아요.. 알겠죠?”
“그렇다면?”
‘연결’됐군. 만약 Roselia와 만난 게 네로나 시키였다면 크게 실패했겠지.
“잘됐다! 유키나가 허락했다고요!”
“그 말은..”
“즉, 실력을 모르니까 보고싶단 거죠. 이거 어떻게든 피아노를 준비해야겠는데!?”
“알겠다.”
“스튜디오 찾아볼 테니까, 발견하면 연락할 게요. 연락처 알려줄래요?”
“핸드폰 없다.”
동료들과의 연락에 필요한 단말기는 있지만, 네오 스트라이더즈의 물품을 함부로 보여줄 수 없어. 게다가 이쪽 세계의 사람과 연락은 안 된다.
“그러면, 미팅은 내일, 같은 시간으로. 장소는, 오늘 갔던 스튜디오 앞으로 되죠?”
“좋다, 잘 부탁하지.”
이걸로 계속 만날 수 있겠군.
21화 Roselia (3)
다음 날, 그 스튜디오 앞에 일찍 도착한 나는...
“조금 있으면 오겠군.”
소닉에게 부탁해서 구운 쿠키 바구니를 왼팔에 끼고 기다리고 있었다가 잠시 후에 그 둘이 온 걸 봤다.
“안녕, 빠르네요.”
“...”
“다른 멤버들은?”
“없어요. 오늘은 처음부터 둘이서 연습할 예정이었으니까요.”
“그런가.. 너희 둘의 시간을 빼앗은 게 아니다만..”
“둘의 시간이래, 유키나.”
“돼, 됐으니까 이동하자.”
“아하하, 쑥스럽나봐.”
유키나의 저런 모습, 악동 소닉의 먹잇감 후보군.
“뭐, 신경 안 써도 돼요. 약속했던 것도, 정했던 것도 우리니까요.”
“감사한다.”
나는 그녀들과 같이 저번에 말한 그 스튜디오의 방에 들어갔다. 거기에는 진짜로 피아노가 있었고...
“진짜군.”
“찾는데 고생했다구요~. 설마, 여기까지 와서 연주 안 한다 하진 않겠죠?”
“알겠다, 치지.”
“응응, 악보는 이쪽에서 준비했으니까, 자 여기요.”
“.. 너희 Roselia의 곡이군.”
“맞아요. 키보드용 악보인데요, 피아노도 가능하죠?”
“상관없지만, 내가 쳐도 되나?”
“...”
“모르는 곡보다도, 아는 곡 쪽이 좋으려나, 라고 생각했거든요. 준비나 연습 시간도 줄 테니까, 될 것 같으면 말해줘요.”
“그렇게 하지.”
나는 피아노의 앞에 앉아서 Roselia의 곡을 피아노로 연주했다.
“대단해요! 피아노로 들으면 이런 식으로 되는구나. 자기 곡인데도 무심코 빠져버렸다구요. 그리고.. 미안해요!”
“뭐가?”
“사실 약간 장난을 쳤어요. 그 곡을 고른 게 유키나였어요. 자주 듣는 곡이기에 상대의 실력을 안다, 라면서..”
“그런가.. 그래서, 어땠나?”
“오랜만인 만큼 몇 군데나 미스를 냈고, 이따금 템포가 어긋났어요.”
“그래서 말했잖나. 아직 부족한 게 있다.”
“같이 연주 가능한 레벨은 아니지만, 그래도.. 처음치고는 훌륭했다고 생각해요.”
“오, 해냈네요!”
“흥.”
합격이군.
“이제부터 우리의 연습에 어울려줘야겠어요.”
“알겠... 그런데 언제 그 얘기를? 부족한 내가 방해가 안 되나?”
“부족하니까 연습하는 거죠. 거기에 방해인지는 해보지 않으면 모르고요.”
“연습에 방해가 될 것 같다면 견학으로 돌릴 거예요. 그치만, 히류 씨가 있는 편이 음에 깊이가 생기는 건 분명해요.”
“알겠다.”
“그럼 빨리 시작하자! 하기 전에 우리도 준비해야겠지..”
나는 이 둘과 같이 연습을 했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휴식을 취했다.
“잠시 휴식. 히류 씨는 안 지치시네요.”
“체력엔 자신이 있으니까.”
“딱히 상관없어요. 우리들의 곡을 하루아침에 완벽하게 소화해도 곤란하니까요.”
“라고 하니까, 안심해요. 그것보다 조금 배가 고프네.”
“마침 쿠키가 있다.”
리사가 배고프다고 하자, 나는 왼팔에 끼고 있던 쿠키 바구니를 빼고 리사에게 건네줬다.
“!?”
“어제 너희들이 연습으로 피곤하다며 단 게 먹고 싶다하기래 가져왔다.”
“좋은데~. 스튜디오 안에선 못 먹으니까 밖에서 먹어볼까. 유키나도 같이.”
“.. 응, 알겠어.”
그걸 받은 리사는 나와 유키나를 데리고 스튜디오 밖의 공원으로 나가서 같이 쿠키를 먹었다.
“홍차가 든 보온병이다.”
“네. 이 쿠키는 엄청 맛있네요. 히류 씨는 피아노 뿐만 아니라 요리도 잘하네요.”
“아니, 그건 지인의 것인데, 솜씨가 최고다.”
“아아.. 그렇구나.”
“...”
“? 너에겐 너무 단 가, 유키나?”
“맛있어요. 고마워요.”
“그럼..”
“실은 저도 쿠키를 잘 만들어요! 이 맛, 참고가 될지도☆”
“그럼 내 지인에게 네 쿠키를 먹여봐야겠군.”
“그럼, 내일 만들어볼까. 히류 씨와 만난 기념비!”
“그 녀석이 기대하겠군.”
“좋아, 이거 먹고 나서 나머지 시간, 연습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