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출저: https://wjdrb823.blog.me/22049928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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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
One Summer Day
“한스, 제발 문 좀 열어줘요!”
안나는 울면서 부탁했다. 곧 그 말이 신호였다는 듯이 문 손잡이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구석에 앉아서 그녀 때문에 문 손잡이가 발작 걸린 듯이 수시로 움직이는 것만 보고 있었다. 왠지 며칠 안에 저 손잡이가 이 세상에서의 자신의 수명을 다 채울 것 같아 보였다.
“한스, 어서 이 문 좀 열어줘요!”
문 바깥쪽에서 안나가 방금 전보다 더 애원을 하며 이제는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걸 보면서 몸을 웅크리며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무사히 지나갈 거라고, 결코 저 문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나가 다시 문을 열라고 하자 나는 듣지 않으려고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겨울이 왔을 때처럼 기도하자. 마음속으로 간절히 빈 자의 소원은 이루어질 테니·····. 그러니 간절히 빌자, 이 순간이 제발 빨리 지나가기를. 나는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오늘도 늘 그래왔듯이 무사히 지나갈 것이다.
‘한스, 제발 문 좀 열어줘요.’
언젠가부터 안나는 내가 문을 잠그면 이렇게 부탁했다. 그러나 나는 어째서인지 안나의 부탁대로 내가 잠근 문을 도저히 열 수가 없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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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14년 말에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15년부터 지금까지 개인 블로그에 업로드를 해왔던 개인 팬픽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 한 번 루리웹에 올려보게 되었습니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부디 즐겁게 감상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