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편에서 바로 이어짐)
...너무 걱정하지는 마라 현실에 충격을 받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지 현실을 재현하겠다는 말은 아니었다. 현실보다는 욕구 충족이 훨씬 쉬울 것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현실을 잊고 즐길 수 있는 이상적인 도피처일 것이다. 재밌게 즐겨주길 바란다.
1.x 업데이트 : 7번 욕구 ♥♥♥ 충족행위 무료화
1.x 업데이트 후 이용자 수 2000% 증가
임시점검
현실에 내가 생각한 종교의 개념에서 벗어난 이로운 종교가 발생했고 그 종교를 업데이트 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그 종교를 업데이트할 방법이 없어 하는 수 없이 내가 한 말을 어기고 내가 직접 시뮬레이션에 들어가 그 종교를 전파하기로 했다. 점검은 반나절이 걸리며 나는 그 동안 평범한 청년의 모습으로 나타나 몇 분께 당신들께서 계신 곳이 시뮬레이션 속이라고 밝힌 후 그 종교의 의미를 전할 것이다. 점검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잠시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에 접속한 사람들은 점검이 있었는지도 눈치 채지 못할 것이다.
업데이트 지원 종료
그 종교의 전파는 실패했다. 이 세상이 시뮬레이션이라는 깨달음과 그 종교의 교리가 얽히면서 제 3의 종교 노먼스키교가 만들어졌고 그 처음 종교와는 다른 내가 보기엔 해로운 무언가가 되었다.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는데, 내가 시뮬레이션에 들어가 있던 몇 시간 사이에 특이점이 왔다고 할 만한 엄청난 발견이 있었다. 사람들은 이제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대가 왔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일주일 사이에 980개의 새로운 욕구와 그 욕구 충족수단이 발명되었다.
그 모든 욕구를 구현하는 것은 현재 우리의 개발인력과 기술력으로는 불가능하다. 미안하지만 우리 시뮬레이션의 업데이트는 여기까지다. 더 이상의 개입은 없다. 하지만 21세기 황혼기의 상징으로서 이 시뮬레이션은 내가 죽을 때까지 이 모습 그대로 운영할 것이며 죽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지하게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내 시뮬레이션을 즐겨준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노먼스키.
100년 후
...노먼스키의 시뮬레이션은 언제 해도 질리지 않는 고전으로 절제된 몇 가지의 욕구를 통한 진정한 천국의 모습을 담은 명 프로그램이다. 그 속의 노먼스키교와 같은 훌륭한 종교는 현실 어디에도 없다. ...문화평론가 존.S
인류는 광속의 40% 속도로 움직이는 유인 우주선을 만들어 알파 센타우리로 향하게 되었다. 알파 센타우리까지 가는 데에 약 10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승무원 8명 중 7명이 그 시간동안 이제 고전 명작 프로그램이 된 노먼스키 시뮬레이션에 들어가기로 했다.
션은 컴퓨터 기술자로 유일하게 노먼스키 시뮬레이션에 들어가지 않는 승무원이다. 션은 모든 욕구를 한 번에 충족시켜주는 기적의 알약이 없는 100년 전의 삶을 상상할 수 없었다. 우주선은 출발하고 7명의 승무원들은 시뮬레이션에 접속했다.
며칠 후 우주선의 관리 AI인 왓슨이 션에게 말을 걸었다.
"션 당신의 해킹능력으로 시뮬레이션 속의 7번 욕구 ♥♥♥ 충족행위를 삭제시키세요."
"그건 미친 짓이야. 인간의 가장 중요한 권리 중 하나를 박탈시키는 일이지. 접속한 승무원들은 모두 시뮬레이션 속을 지옥이라 여길 거야."
션이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도달할 곳이 천국일지 지옥일지 알 수 없어요. 이왕이면 지옥을 살다가 깨어나는 게 적응하기에 편할 거예요."
왓슨이 말했다.
션은 그 말이 그럴 듯하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