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쓴 글들을 지금 보면
아 왜 이렇게 썼었지? 싶은 생각이 종종 들곤 합니다.
쓸때의 의도는 생각이 나긴 하는데
이걸 그정도로 밖에 표현을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고등학생때는 정말 하루하루 멘탈이 박살나가는 중이어서
글을 써도 어둡고 칙칙하고 감정을 절제하지 않고
막 써놨었는데요
지금 보면 좀 오글거리기도 하고..
절제하지 않고 썼는데 더 폭발시키는 감정을 잘 나타내지 못한 것 같기도 합니다 ㅋㅋ..
글은 도대체 어떻게 써야 좋은 걸까요?
한번도 글쓰기를 배워 본 적이 없이
그냥 취미로만 오랜 시간 쓰고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제가 처음으로 글을 쓴 날도 기억하네요
그 이전에도 한번 썼었는데, 정말 처음으로 쓴 것은 제가 어릴때 좋아하던
포켓몬스터 만화의 팬픽이었습니다.
02년 10월 22일..
기억하고 계시나요? 그런날?
-----------------------------------------------------------------------------------------------------------
달이 해를 밀어내던 밤을 기억해, 이 밤을 세워 너를 위해 서 있을게
"생각보다는 적어도, 어쩌면 나는 매일 매일을 허세부리며 살아가고 있는것 같다."
친구와 함께 높은 곳에 서서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내가 대뜸 내 뱉은 말에 친구는 조용히 듣고 있다가 아주 잠깐은 생각하고서 대답했다. 친구의 대답은 언뜻 동문서답 같았지만 나는 그의 말에는 경험상 나름 대로 그의 생각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잠자코 들었다.
"매일 매일 나는 즐거운 척 웃으며 살지 또 어느 곳에서는 정말로 힘들어 죽어버릴 것 처럼 조용히 있기도 해. 나는 생각따위는 하지 않아. 단지 그 상황에 최대한 어울리려고 노력하지. 그렇다고 해서 나 자신을 뭉개버리지 않아. 충돌하곤 하지만 언제나 나를 표현하지."
속편한 짓이다. 생각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살아가는 것 그러나 그가 그러한 성격 때문에 친구가 없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서 그는 나에게 너무나도 미스테리한 인물이다. 그는 멋대로 살아가지만 그를 따르는 사람이 많다. 지금도 나는 그와 함께 있지 않은가? 말 한마디 한마디 벼랑 끝을 걸어가는 것처럼 힘겹게 말하는 나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가끔은 나에게 독설과 같은 말을 하지만 그것이 거짓인 적은 없었다. 그 독설은 나에게 방향을 제시하곤 했기 때문에 나는 신비한 매력의 그를 동경하기도 했었고 언젠가는 그를 따라하기도 했었다. 그게 나에겐 무척 피곤했기 때문에 금방 그만 두었지만. 나는 한참을 대답하지 않고 하늘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했기 때문에 친구는 나에게 다시 말했다.
"나는 어려운 것은 몰라. 하지만 허세는 스스로를 상처 받지 않기 위해서 부리는게 보통인데 너는 그걸 넘어서 자신의 허세 때문에 상처 받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곤 하지.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너도 그 말이 하고 싶었던 거 아닐까?"
일 순 머리가 밝아졌다. 그의 말이 맞았다. 나도 모르고 있는 나를 그는 파악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여 그의 말에 동의 하지 않았다. 그건 비참한 행위였다.
"글쎄, 모르겠어. 나도 내가 어떤지 몰라. 항상 생각할 때마다 나는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처럼 같은 생각을 반복하지 정답이 희끄무레 하게 보이는 것도 같지만 정답에 근접 하지 못하고 똑같은 생각을 반복해."
내가 더듬 더듬 말한 것을 그는 단호하게 부정했다. 그 특유의 독설이 나를 난도질 했다.
"넌 아마 알고 있을 거야. 비단 허세 뿐 만이 아냐 너는 너 스스로를 너무 옭아매고 있어. 그게 옳다고 생각하겠지만?"
"생각보다는 그럴지도 모르지. 역시 깊게 생각해보았지만 그 어느 것도 답을 얻을 수 없어 길 잃은 생각들이 머리 속을 영원히 헤집기만 할 뿐이지."
"넌 그래서 안되는 거야."
친구는 숨이 얼어 붙어 버릴 만큼 차갑게 이야기 했다.
"생각하지마. 필요 없는 생각이 네 발목을 붙잡고 있어. 그래서는 날 수 없어. 답이 나오지 않는 다면 생각하지마. 영원히 알 수 없는 거라면 과감히 포기해. 스스로를 발전하기 위해서 생각을 한다고? 그게 널 방해하고 있잖아. 스스로 생각하다가 마침내는 자조하기 시작하지. 안그래?"
우리는 그 다음을 이어가지 않았다. 끝없이 푸르기만 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덥지는 않지만 내리쬐는 햇살이 내 몸을 데웠다. 나는 문득 응어리가 생긴다. 그 갑갑함에 다리를 땅에 내리찍고 몸을 덜덜 떤다. 갑갑함은 참을 수 없는 가려움으로 변해 나는 손으로 내 가슴팍을 때리다가 손톱으로 가슴을 긁고 긁어서 파 들어 간다. 갈비뼈를 양쪽으로 찢어 하늘을 향해 열어 젖힌다. 그래도 가려움이 사라지지 않아서 나는 내 심장을 움켜 쥐고 찌른다.
"날개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 많이 해봤지?"
그가 나에게 묻는다. 그의 말에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나조차 버려버렸던 사실을. 나는 심장을 쥐어 짜면서 대답했다.
"난 날개가 있었어. 지금도 있지."
사실이다. 나는 날개가 있었지만 빌어먹을 무언가가 나를 압박해 나는 날개를 핀 적이 없었다. 오래도록 나는 그것을 써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야 쓴다고 한들 어려울 게 분명하다. 내가 충분한 도약력을 얻기 위해서 사람들을 헤집고 도시를 전력질주 한다고 한들 끝끝내 날개는 펴지지 않고 나는 마침내 목이 막혀 쓰러질 것이다. 그런데 날개가 있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있다고 강하게 믿는다 그게 비참하지만 나를 지탱하고 있다.
"그거 대단하네 지금 보여줄 수 있겠지?"
친구는 나를 궁지로 몰아 넣고 있다. 그는 우유부단한 나를 집요하게 노렸다. 내가 결정적인 말을 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래도 나는 결코 말할 수 없다. 지금 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참아왔던 것이다. 이제와서 울고 불고 모든 것을 토로 하기에는 나는 너무 강하다.
나는 날 수 있어. 날개가 있거든. 나는 날 수 있어. 날개가 있거든.
오장 육부를 바닥에 뚝뚝 흘리는 내 몸의 열려있는 갈비뼈가 날개로 변한다. 몸안의 피가 바닥에 흩뿌려 진다. 거봐 날 수 있잖아. 이런 꼴이라도 날 수 있다고. 나에겐 날개가 있어. 이러한 꼴이지만 이 모양으로 만든건 내가 아니라 빌어먹을 세상이라고. 어쨋거나 날 수 있어. 팔을 쭉 뻗어 하늘의 공기를 마신다. 상승하고 상승한다. 내뒤로 나를 부럽게 바라보고 있을 친구를 생각한다.
그러다 문득 깨닫는다. 내 등뒤에는 한쪽 날개만 남아있다. 한쪽 날개로는 날 수 없다는 노래가사를 떠올린다. 다른 날개는 묶여버린채 괴사했다. 다시 아래를 바라본다. 나는 조금도 날지 않았다. 날았다는 건 나의 착각. 나는 바닥에 피를 뿌려가며 걸어가야 한다. 병에 걸린 것 처럼 끔찍한 모습의 한쪽 날개도 푸드덕 거리다가 이내 접혀 사라진다. 나는 높은 곳에서 아래로 추락했다.
"기분은 좋았어?"
친구는 어느새 내 옆에서 나와 함께 걷고 있다. 날개가 완전히 접혀 다시 가슴을 덮었다. 날개는 사라졌다.
"왜 그러는 거지?"
그의 웃음을 가시게 할 정도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내가 뭘 말하길 원하는데."
그래도 그의 웃음은 가시지 않는다. 이제는 그가 비아냥 거린다.
"그걸 네가 알지 내가 아니?"
그의 얼굴을 피떡으로 만드는 상상을 한다. 허나 불가능하다 나의 몸은 심하게 떨리고 있지만 내 분노는 그를 찾지 못하고 가슴에서 크게 울리다가 내 눈물을 자극한다. 나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우리는 낮은 곳을 걷고 있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언젠가 내가 가본적 있는 사찰의 길 처럼 우리 주변에 서서 꽃잎을 비 처럼 쏟아내고 있다. 벚꽃은 낮은 곳을 어지럽게 더럽히고 있다. 그는 비아냥 거리는 웃음을 유지하면서 나를 바라본다. 말해, 말하라고. 마치 그렇게 말하고 있는 듯하다. 그의 말을 듣기 싫었지만 화를 낼 수도 없었다. 한번 우울해진 나의 마음은 공포영화를 본뒤에 찾아오는 남아있는 두려움 처럼 내 마음을 잡고 놔주지 않는다. 가슴에 응어리가 지는 느낌이 들어 나는 급히 다른 화제를 꺼냈다.
"벚꽃을 보면 안개꽃이 생각나서 너무 이뻐."
그는 내 말을 되짚는다.
"안개꽃…."
------------------------------------
고3때 갑자기 공부가 너무너무 하기 싫어져서 썼던 글입니다.
공부를 잘하고는 싶은데 하기는 싫고 주변에서 기대는 하고..
그 갑갑한 기분..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
(IP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