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에카와 유스케
디지몬을 좀 파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치를 떨고 증오하는 인물입니다.
근데 이 사람이 정확히 무엇 때문에 욕 처먹는 건지 모르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을 겁니다.
요즘이야 디지몬은 침체기에서 벗어나고 잘 나가고 있지만
한때 침체기를 겪었었고 그때 생긴 인식과 오해가 지금도 남아 있는 편입니다.
그 침체기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마에카와 유스케지만,
사실 소위 말하는 디지몬의 침체기에는
비단 이 사람에게만 책임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그 악명높은 트라이에서
마에카와의 지분은 의외로 적은 편인데,
애초에 그의 직책은 완구 기획 담당이었기 때문에
끽해야 디지몬 설정 감수나 관련 굿즈 기획 정도가 전부였기 때문이죠.
이렇듯 의외로 찐빠 중에는 이 양반 책임이 아닌 경우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에카와 지분이 너무나도 큰 건 사실이라
이 인간을 안 걸고 넘어가는 건 절대로 불가능합니다.
그럼 대체 마에카와는 뭔 잘못을 한 걸까요?
마에카와의 실책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서는
우선 그가 어떠한 인물이었는지에 대해서알아봐야 합니다.
마에카와의 직책은 위에서 언급되었듯이
완구 기획 담당으로 이게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디지몬 시리즈 내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직책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팬덤이 애니판을 기반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디지몬 시리즈의 주 수입원은 엄연히 완구 수익이고
애초에 애니메이션도 그 완구 판촉용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애초에 디지몬 시리즈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육성기기부터가
말이 게임기지 사실상 완구에 가까운 개념이죠.
심지어 이전에 나온 인터뷰에 따르면
주식회사 위즈는 프로그래밍 등을 제외하면
기획에 있어서는 단 1명의 기획자가 제품 생산 직전까지 모든 것을 담당했다고 합니다.
진짜로 중요한 위치에 있던 양반이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그 중요한 양반이 후술할 만행을 저지름으로써
디지몬 시리즈에 침체기가 찾아오게 됩니다.
우선 완구들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서
마에카와 시절 디지몬 시리즈의 설정부터 알아보는 게 좋을 것입니다.
흔히들
같은 말들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건 반은 틀리고 반은 맞는 이야기입니다.
반은 틀린 이유는 마에카와 이전 기획 담당이었던 키타가와라 시절에는 상당히 치밀한 구성이었기 때문이죠.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자면...
전작의 메인이었던 듀크몬 크림슨 모드에서
차기작의 메인이 될 하이브리드체로 이어지는 거라던가
(https://digimon.net/profile/report015/)
임무의 생존율이 굉장히 높고
지금까지 격추된 것은 단 한 마리 밖에 없다
고 나와 있는데
다크드라몬 도감을 보면 알겠지만
이 격추당한 개체는 다크드라몬으로 진화하게 됩니다.
그리고 정신줄을 놓고
코드 네임 「BAN-TYO」를 찾아 헤매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듯 보다시피 마에카와 이전까지만 해도
생각보다 꽤 치밀한 구성과 서사적 요소들을 구축해나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에카와 센세께서는?
마에카와 시절 도감 설정 깔 때 주로 인용되는
샤인그레이몬 도감 설정만 보면 설명이 끝납니다.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 에너지를 축적해 싸우는 광룡형 디지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다른 애도 아니고 주인공 디지몬입니다.
그나마 레이브몬이라던지 나름 충실하게 채워진 애들도 있기는 한데
마에카와 시절, 특히 세이버즈 시기의 도감 설정은 거진 이렇다고 보면 됩니다.
그나마 이후에는 좀 정신을 차린 건지
크로스워즈에 들어서서는 다시금 도감 내용이 세세해지기 시작했고
15주년 기념 디지몬인 헉몬이나 반쵸 디지몬들 설정 같은 것도
꽤 신경 써서 제작하는 등 나아진 듯해 보였으나...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했던가?
얼마 안 가서 도로 원상복구되고 맙니다(...).
이것보다 더 심한 건 오메가몬 Alter-S인데
얘는 뭐 설정이랍시고 나온 게 상세 불명임 암튼 상세 불명임 이런 소리 밖에 없어요.
비슷하게 상세 불명이라는 피에몬은 미스터리한 느낌을 위해서 일부러 저런 거라면
알터S는 걍 설정 짜기 귀찮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성의가 없습니다.
그럼 마에카와는 왜 자꾸 도감 설정 빈약하게 짜는 건가?
거기에 대해서는 그가 스스로 밝혔던 게 있는데
캐릭터의 목적을 너무 많이 넣으면 생각할 여지가 없어진다
디지몬 시리즈 초기의 아구몬 설정처럼 캐릭터가 어떤 성격이고,
어떤 삶을 사는지 읽기 쉽게 만들려고 의식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게 본인 의도라는데...
아 예 퍽이나 그러시겠어요.
그리고 또 이런 소리도 지껄이셨는데
그러니까 미디어믹스에 방해가 되지 않게 일부러 원작 설정을 저렇게 짜신 거라는데...
그... 죄송하지만 원작 설정이 언제 미디어믹스에 방해가 되었는데요?
어드벤처 때부터 원작 설정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간 게 한둘이 아니었는데
대체 언제 방해가 되었다는 건가요?
당장 옆동네 포켓몬도 애니 설정이랑 본가 설정 다른 게 수두룩했는데
뭔 미디어믹스 배려랍시고 기존의 원작의 서사적 요소를 무시한다닠ㅋㅋㅋㅋㅋ
걍 솔직하게 설정 짜기가 귀찮았다고 말해라 진짜ㅋㅋㅋㅋㅋㅋ
그나마 설정 묘사한 애들도 찐빠난 게 좀 있는데...
크로스워즈부터는 기존 세계관과의 접점 대신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메르바몬입니다
크로스워즈 출신이지만 동시에 올림포스 12신 소속이죠.
안녕 나는 스패로우몬이다
마찬가지로 크로스워즈 소속이지만 내 총을 만든 건 불카누스몬이다
이런 식으로 무슨 독자적 세계관 쌓을 것처럼 하더니만
정작 도감 설정에선 기존 본가 요소가 튀어나옵니다.
이렇듯 마에카와 시절에는 본가 설정에 깽판친 게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마에카와가 퇴출된 이후 도감 설정들을 보면
더더욱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도감 분량은 원종이랑 비슷한데도
내용은 훨씬 알찬
나온 지 10년 만에 공식 웹 도감에 등록된 샤인그레이몬: 루인모드
브리가드라몬의 설정을 통해서 D-브리가드의 근황을 보여주거나
덧붙여서 비슷한 시기에 나온 하이코만드라몬을 통해서
셀렉션-D를 통과 못한 개체는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거나
크로스워즈 출신 디지몬이라면서 본가 설정 요소가 나와서 당혹스럽다고요?
그래서 걍 크로스워즈 디지몬들도 본가 세계관에 편입시켰답니다.
어차피 마에카와 따위는 나가리됐는데ㅋㅋㅋ
(크로니클 X 자체는 주식회사 위즈 시기부터 나왔지만
위즈가 5장 나오기 이전 시기에 망하고 기획 담당이 바뀐지라
5장 이후는 원래 플롯이 취소되고 다른 스토리로 나온 거라는 추측이 우세합니다.)
(덧붙여서 크로스워즈 출신이 처음 언급된 게 8장부터입니다.)
덧붙여서 크로스워즈 출신들도
세대와 속성 설정 추가함ㅎㅎ
그리고 옛날 옛적에 잊혀진 마이너 디지몬들도 웹 도감에 추가해드렷습니다.
이런 애들 존재했다는 거 늬들도 몰랐지?ㅋㅋㅋ
이런 거 다 제치고 마에카와 이후 공식 웹도감에 추가된 디지몬 중
아무나 클릭하고 도감 설정 살펴봐도
샤인그레이몬 원종급으로 도감 설정 빈약한 건 단 한 마리도 없습니다.
진짜 잘 꺼져서 다행입니다 마에카와 씨.
글이 좀 길어질 것 같아서 편을 나눌 생각입니다.
이거 아직 본격적인 건 시작도 안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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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어떻게 봐도 걍 설정 짜기가 귀찮았던 거 말고는 설명이 불가능한 수준의 퀄리티... 이런 사람이 어떻게 기획 담당이 될 수 있었나 의심스럽습니다. | 24.04.06 19:5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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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블랙디지트론 설정도 마에카와때 갑툭튀 해놓고 "대충 강해지고 검은색되는 물질" 이 정도만 해놓고 쭉 방치하다가 마에카와 없어지고나서 지금 제작진들이 바이탈브레스랑 고겜때 설정 보완해서 GRB인자 설정도 나오고 해서 훨씬 재밌어졌음. | 24.04.06 19:5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