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는 청코너에 올라와 심호흡을 했다.
몇 번을 올라와도 이 자리에 서면 심장이 뛴다. 작년 교대표 우승 때 받은 D-패드가 푸른빛과 함께 은은한 구동음을 냈다.
그때 남해의 귀에 생각 못한 고함소리가 퍽 꽂혔다.
“야 강남해!!”
남해의 정면, 홍코너에 선 황비룡이 남해를 향해 팔을 쭉 뻗고 검지로 남해를 가리키고 있었다.
“오늘이야말로, 네 라이벌로써! 널 꺾어주겠다!!”
비룡의 외침에 남해는 대답하는 대신 고개만 가볍게 끄덕였다.
아래에 앉아 그 광경을 지켜보던 낙랑이 슬쩍 입을 금선의 귓가로 가져갔다.
“남해 라이벌은 지민이 아니었어?”
“쟤는 몇 명 더 있는 ‘자칭’ 라이벌. 중 3때까진 쟤네 형제도 유망주라고 엄청 기대받았거든.”
“근데 남해는 1학년 때 전학 왔다며?”
“응. 근데 쟤넨 고등학교 진학하면서 슬럼프 와서 성적 뚝 떨어졌어.
그 사이에 남해가 갑자기 나타나서 학교 첫 우승을 타냈으니 쟤처럼 부속 중학교 때부터 다닌 박힌 돌들이 보기엔 얼마나 분하겠어.”
부속 중학교에 3학년 때 전학 와서 정황을 아는 금선의 설명에 낙랑은 상황을 이해하고 고갤 끄덕였다.
말하자면 과거의 강자가 지금의 강자에게서 왕좌의 탈환을 노리는 셈이다.
“솔직히 용용형제가 듀악귀랑 폭군 싸움에 낄 짬은 아닌데.”
학생들 사이에서 들려온 말에 마룡은 혼자 움찔했다.
마룡도 비룡도 한때는 학교의 루키로써 기대를 가득 받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 금선에게 패배해 교대표 진출을 놓치고 금선이 중등부 최고 기록을 세워오던 그때 이후로 서서히 실기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유망주는 커녕 교대표 후보로 이름 하나 언급하는 사람이 없는 평범한 듀얼 아카데미 재학생이 되어 버렸고 학교 첫 우승자의 꿈도 ‘특례입학생’이란 제도로 들어온 남해가 먼저 가져가버렸다.
‘정말 죽어라고 노력해서 여기까지 다시 올라왔어. 그 노력의 결실을 오늘 저 녀석을 꺾는 것으로 보여줘 형.’
겨울방학부터 형제는 이날을 위해 죽어라 달려왔다.
노력과 인내의 열매를 수확할 때가 됐다.
-[블루투스 연결...]
-[연결이 확인되었습니다.]
-[매칭 완료]
-[룰 :링크 스탠다드]
남해도 비룡의 눈과 분위기를 보면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있었다. 저쪽도 잔뜩 각오하고서 이 자리에 섰구나.
하지만 자신도 물러설 생각은 한톨도 없다. 게임을 했으면, 이겨야지.
“룰과 매너를 지켜서”
“정정당당하게”
““듀얼!!””
두 명 다 D-패드가 사출해준 다섯 장의 카드를 손에 쥐었다. 비룡의 패드가 파랗게 빛나며 선제 공격권 획득을 알렸다.
“카드 한 장을 세트하고, [융합파병]을 발동!”
둘의 듀얼이 시작된 그때, 금선의 이야기를 떠올리던 낙랑은 무언가 궁금증이 생겼는지 금선을 쿡쿡 찔렀다. 금선이 고갤 돌리자 낙랑은 금선의 귓가에 손을 가져갔다.
“근데 쟤는 무슨 덱이야?”
“응? 그러게. 나랑 할 때는... 하, 참... 그걸 들고 중학교 3학년 루키 된 것도 용하지...”
“무슨 덱이길래 그래?”
“뭔 덱이었냐면...”
금선의 말에 낙랑은 커다란 두 눈을 깜빡이며 반신반의하는 반응을 보였다. 금선이 듀얼을 시작한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 카드’가 실전성 낮다는 것 정도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비룡의 필드에 물보라치는 소리가 들렸다.
“[합체마신 게이트 가디언]을 공개하는 것으로 덱에서 [수 마신-스가]를 특수 소환!”
[수 마신-스가/Lv7/2500/2400]
“비룡이 쟤 아직도 저걸 쓴다고?”
“와 진짜 나왔어!”
“저거 나 중딩 때도 별로 좋은 테마는 아녔는데”
학생들의 시선이 모조리 스가에게 집중되었다. 남해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에 떨어진 이후 남해가 이상한 테마, 생각 못한 카드, 특이한 컨셉충을 본 것은 정말 셀 수 없이 많았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그동안 본 덱들 중에서 정말 한 손에 꼽게 이해하기 어렵고 뭐라 할말이 안 나오는 덱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게이트 가디언] 리메이크라니, 대체 저건 또 뭐하는 덱이야?
“그 다음 패에서 [미궁의 중전차]를 일반 소환! 중전차의 효과로, 덱에서 [풍 마신-휴가]를 세팅!”
남해도 기억하고 있는, 푸른 장갑차가 비룡의 필드로 소환됐다. 그리고 그 뒤에는 만화에서 본 적 있는 시커먼 관이 나타났다.
“그럼 이제 두 마신의 힘을 합체시킨다! 그 위대한 모습을 드러내라! [풍수마신 게이트 가디언]!!”
[풍수마신 게이트 가디언/Lv9/2450/2300]
관의 봉인이 풀리며 회오리바람이 수 마신을 감쌌다. 바람이 걷히자 수 마신의 자리엔 대들보처럼 굵은 다리와, 그에 어울리지 않게 조막만한 팔을 한 합체마신이 나타났다.
“저건... 또 뭔 카드야...”
“풉, 언밸런스한거 봐라 큭.. 크크큭...”
의아 반, 그리고 벌써부터 조롱 반의 반응들을 뒤로하며, 비룡은 전의를 더욱 불사르기로 한다.
'그래, 실컷 비웃어라. 우리 형제도 이 덱도, 너희가 알던 그 예전 모습이 아니니까.'
중학교 3학년 당시 교대표 비룡과 마룡은 번번이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가장 큰 문제는 덱의 파워가 한계에 달했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애를 써도 [게이트 가디언]을 핵심으로 하는 플레잉은 도저히 메타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너무 승리하고 싶어서 형제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소중한 파트너를 버리고 새로운 덱을 짜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또한 신통치 않았다.
결국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고서, 형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두 명이 제각기 길을 찾아도 찾을 수 없다면 차라리 한 길을 파자, 둘이서 온 힘을 다해 서로를 끌고 밀어주자.
문지기는 비로소 그 결의에 답하듯이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두 형제의 힘을 합쳐 육중한 문을 밀어젖힐 힘이 생긴 것처럼.
“카드 한 장을 세트하고 턴 종료!”
-황비룡/패 2장/LP 8000
-“꼬라지는 우습지만 우습게 볼 건 아니군.”
가이저의 말마따나 풍수마신은 마법과 함정을 아무 비용 없이 한 차례에 두 번 막을 수 있었다.
만들다 만 것 같은 모양새에 비하면 강한 효과다.
그렇지만 모르는 테마와 싸우는 것도, 까다로운 몬스터를 상대해본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남해는 방금 드로우 한 카드를 패에 넣고 다른 카드를 꺼냈다.
“드로우. 패에서 [상검사-막야]를 일반 소환. 패의 환룡족 몬스터 [광룡성-리훈]을 공개하고 필드에 [상검 토큰]을 특수 소환하겠어.”
남해의 필드에 막야가 사뿐하게 내려앉은 다음 어딘가에서 포르르 얼음박쥐 하나가 날아왔다. 막야가 얼음박쥐에게 손을 뻗었고 얼음박쥐도 막야에게로 천천히 다가왔다.
“세트 카드 발동, [합체 공격! 마풍충격파]!!”
콰장창창-!! 스가 위의 휴가가 발사한 돌풍이 얼음박쥐를 휩쓸었다. 충격파에 말 그대로 폭발해버린 얼음박쥐가 있던 자리엔 마치 눈이라도 흩뿌린 듯 주위가 반짝거렸다.
“상검 토큰을 파괴!”
“하여간, 남해 저건 똑바로 돌아가는 꼴을 못보네.”
“어쩔 수 없지. 저거 냅둔 애들 다 맞아 죽었잖냐.”
원형이 혀를 차며 혼자 남아버린 막야를 쳐다봤다. 준오도 동감이라는 듯 고갤 끄덕였다.
남해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다음 카드를 계속 뽑았다.
“패에서 [순백의 성녀 에클레시아]를 특수 소환.”
“튜너 몬스터잖아?”
“나 저거 남해가 쓰는 거 오늘 처음 봐.”
“남해 쟤도 지금 칼 갈아왔다 그거지”
“레벨 4 막야를 에클레시아에 튜닝! 영봉의 대사형, 레벨 8 [상검대사-적소]를 싱크로 소환!”
[상검대사-적소/Lv8/2800/1000]
“막야와 적소의 몬스터 효과 발동! 덱에서 카드 한 장을 드로우하고, [상검] 카드인 [상검군사-용연]을 패에 넣는다! 패의 리훈을 버리고 용연을 특수 소환한다!”
남해의 필드로 올라온 커다란 얼음을 반으로 가르며 그 안에서 용연이 등장했다. 용연은 수염을 매만지며 남해를 가볍게 한 번 돌아보고 눈을 마주쳤다.
지금은 준비 됐냐는 간단한 몸 푸는 회화도 필요 없었다. 이미 남해의 눈은 투지로 불타고 있었으니까.
“용연의 효과로, 필드에 [상검 토큰]을 특수 소환한다! 이제 레벨 6 용연을 레벨 4 상검 토큰에 튜닝! 영봉의 통치자! 레벨 10 [상검대공-승영]을 싱크로 소환!!”
[상검대공-승영/Lv10/3000/3000]
남해의 필드 정 중앙에 물보라와 얼음 조각을 흩뿌리며 장신의 용인이 소환됐다. 수 마신 위에 얹힌 풍마신과도 눈을 거의 똑바로 마주치는 커다란 키였다.
비룡이 팔에 찬 D-패드가 알림음을 울렸다. [Battle Phase] 패널에 불이 들어왔다.
두 용인이 전투 태세를 갖추자 비룡은 자신도 모르게 오금이 저리고 있었다.
“배틀! 적소로 중전차를, 승영으로 풍수마신을 공격!!”
두 몬스터가 제자리에서 검을 휘두르자 폭음과 함께 커다란 검기가 필드를 갈랐다. 마치 든든한 철벽처럼 보이던 비룡의 두 몬스터들이 두부처럼 잘려나가선 박스 더미가 걷어차인 것처럼 우르르 무너져내렸다.
-황비룡/LP 8000 → 6850
“풍수마신의 효과 발동! 게임에서 제외된 [수 마신-스가]를 필드에 되살리겠어!”
“메인 페이즈 2에 카드를 한 장 세트하고 턴을 마치겠어.”
-강남해/패 3장/LP 8000
“내 차례야. 드로우.”
지금 비룡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승영을 치우는 것이다.
카드가 제외되면 그걸 트리거로 필드만 아니라 묘지까지 간섭하고, 제외된 카드 숫자만큼 공격력이 오른다. 더군다나 효과 파괴에 대한 사실상의 내성까지.
에이스의 소환을 위해 꾸준히 몬스터가 제외되어야 하는 이 덱에겐 생긴 대로 철옹성과도 같은 몬스터.
마침 덱도 대답해줬다. 그런 몬스터에게 적격인 카드가 패에 잡혔다.
-“무얼 할 생각이지?”
-“흐으으음...”
남해가 가진 가장 큰 약점은 정보의 불균형이다.
상대가 무엇을 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효과를 함부로 쓸 수 없다. 이 서치 효과도 간을 보는 것인지, 아니면 허세를 부리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
그나마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까 공개한 그 카드, 게이트 가디언의 리메이크 카드가 있다는 것 정도.
“그래, 통과.”
“그러면 두 번째 중전차를 패에서 일반 소환. 그리고 중전차의 효과 발동.”
“거기서 체인, 적소로 중전차의 효과를 무효로 하겠어. 교룡파!”
“패에서 속공 마법 발동, [금지된 일적]!”
똑... 사아아아... 푸른 파장이 필드를 휩쓸고 지나갔고 파장에 닿은 승영과 적소는 제자리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남해의 낯빛이 조금 어두워졌다.
“패의 썬가와 필드의 중전차를 묘지로 보내고, 승영과 적소의 공격력을 절반으로 하고, 효과는 무효로 한다!
중전차의 효과로는 덱에서 두 번째 바람 마신을 세팅!”
지금이다. 지금이다.
타이밍은 기세 탄 지금이다. 적소와 승영으로 이어지는 초동을 끊어버리고, 지금이 바로 반격할 타이밍이다.
“이제 묘지의 마풍충격파를 제외하고, 덱에서 두 번째 물의 마신을 패에 넣겠어!”
듀얼을 지켜보던 지민은 머릿속으로 무언가 생각하다가 비룡의 필드를 천천히 살폈다. 그리고 패와 묘지로 번갈아 시선을 돌렸다.
남해는 잘 모르는 테마인 것 같지만 지민은 비룡의 덱 운영을 보고 무언가 감이 왔다. 카드 가게를 운영하면서 수 없이 많은 카드를 봐왔다. 지금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은 오히려 비룡 쪽이다.
“묘지의 번개 마신, 필드의 풍 마신, 패의 수 마신을 게임에서 제외한다!”
비룡의 D-패드 묘지 존과, 패의 카드, 그리고 필드에 봉인된 관에서 빛이 뿜어졌다. 세줄기 빛은 비룡의 필드로 모여 층층이 쌓이기 시작했다.
방금 듀얼의 터뷸런스보다도 훨씬 커서, 천장에 닿을 듯한 실루엣이 서서히 빛 안에서 드러났고 듀얼을 지켜보던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그 몬스터를 올려다보았다.
“번개, 물, 바람의 세 마신을 부활시킨다! 다시 한 번, 그 위대한 모습을 드러내라!!”
“어, 이런...”
“일어나라, [합체마신 게이트 가디언]!!”
[합체마신 게이트 가디언/Lv12/3750/3400]
한순간 물보라와 풍압, 그리고 벼락이 필드를 휩쓸었다. 아이들의 이목도 게이트 가디언에게 집중됐고, 용연 또한 표정을 찌푸리고 그 몬스터를 노려보았다.
남해의 표정에서 당황한 기운이 비치자 비룡은 자신감을 회복했다. 중학교 3학년 이후로 일년을 넘게 동생과 죽어라 달린 끝에 찾아낸 답이다.
“형! 그거야, 저녀석 박살내버려!”
“배틀, 합체마신 게이트 가디언으로 승영을 공격한다! 마신합일파!!”
벼락과 물줄기, 돌풍이 하나로 합쳐져 승영에게 작렬했다. 승영 자신보다 세 배는 더 큰 합체마신의 공격에 승영도 버텨낼 재간이 없었고 승영은 마치 살얼음판처럼 산산조각 나버렸다.
그 다음에 이어진 수 마신의 공격에 적소 또한 수압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강남해/LP 8000 → 4750
“세트 카드 발동, [룡성의 구상화]! 덱에서 [염룡성-슌게이]를 특수 소환한다!”
“턴을 마친다!!”
“오...!”
“남해의 에이스 몬스터 둘을...”
“야 이거 비룡이 쟤 할만한 거 아니야?”
-황비룡/LP 6850/패 없음
남해는 턴을 받고서 카드를 드로우했다.
세 번까지 효과를 튕겨내는 대상 내성은 분명 강한 효과다. 가이저, 쇼후쿠, 그리온간드... 남해의 주력 몬스터들은 대부분 대상 지정 효과를 기반으로 싸우니까.
하지만 대부분과 전부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내 차례, 드로우. 패에서 [상검사-태아]를 일반 소환한다. 묘지의 적소를 제외하고 상검 토큰을 특수 소환한다.”
“뭘 꺼내려는 생각일까?”
“레벨 4 상검 토큰에 레벨 4 태아를 튜닝! 별을 잇는 용이 되어라, 레벨 8 [휘룡성-쇼후쿠]를 엑스트라 몬스터 존에 싱크로 소환!”
[휘룡성-쇼후쿠/Lv8/2300/2800]
“쇼후쿠는 대상을 찍는 효과인데.”
이론적으론 대상을 네 번 찍어서 돌파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남해의 덱이라면 불가능한 방법도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남해는 그럴 의도는 아닌 것 같았다.
“쇼후쿠의 소환 유발 효과는 발동하지 않아, 대신 필드의 슌게이와 묘지의 막야를 대상으로 효과를 발동하겠어. 슌게이를 파괴하고 막야를 소생시킨 다음, 슌게이와 구상화의 효과로 덱에서 비시키와 호로우를 부르고 묘지의 리훈을 소생시킨다.”
이어서 남해의 필드로 포르르 얼음박쥐가 날아들면서 남해의 필드는 순식간에 다섯 마리가 꽉 찼다.
“레벨 1 리훈에, 레벨 2 비시키, 레벨 4 막야를 튜닝! 별빛의 인도 아래에, 파도처럼 휘몰아치며 빛의 날개를 펼쳐라! 레벨 7 [클리어윙 싱크로 드래곤]을 싱크로 소환!”
[클리어윙 싱크로 드래곤/Lv7/2500/2000]
남해의 필드 위로 밝은 빛과 함께 돌풍을 일으키며 클리어윙 싱크로 드래곤이 날아올랐다. 비록 그 키는 게이트 가디언에 비할 바가 아니었지만 남해의 눈빛은 확실하게 달라졌다.
“막야가 소재로 쓰였으므로 덱에서 한 장을 드로우하고, 상검 토큰이 있으므로 태아의 효과로 묘지에 보낸 [천위룡-비슈다]의 효과 발동. 게이트 가디언을 대상으로 바운스!”
게이트 가디언의 발 밑에서 시커먼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게이트 가디언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한번 발을 굴러 일어난 풍압으로 연기를 날려버렸다.
그리고 바로 그 때를 클리어윙은 놓치지 않고 날개에서 빛을 쏘아 늘려 게이트 가디언의 움직임을 멈춰버렸다.
“게이트 가디언은 효과의 대상이-”
“대상으로 하지 않아! 일방투명경!!”
째앵-!! 클리어윙의 날개에서 뻗어나온 빛의 파장에 게이트 가디언의 몸이 무너져갔다. 그 와중에도 끝까지 허리의 바람 마신만이 클리어윙에게 저항했고 결국 바람 마신이 파괴되며 상체의 번개 마신이 내려앉았다.
“합체마신 게이트 가디언이 상대에 의해 필드를 벗어났다면 게이트 가디언 몬스터를 불러올 수 있어. 내가 부를 몬스터는 [수뢰마신 게이트 가디언]!”
“끈질겨라.”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학생의 말에 자리에 앉아있던 마룡이 다시 움찔했다. 꼭 그 말은 의지력이 대단하다는 칭찬이 아니라 다 진 승부를 오기로 붙들고 있다고 비꼬는 것처럼 들렸다.
비룡은 심호흡을 하며 남해의 몬스터들을 주시했고 남해 또한 패를 살피다가 다시 D-패드로 손을 옮겼다.
“레벨 4 상검 토큰에 레벨 1 호로우를 튜닝, 레벨 5 [원룡성-보우텐코우]를 싱크로 소환한다. 보우텐코우의 효과로 [룡성의 휘적]을 패에 넣겠어. 그 다음 보우텐코우의 효과로 덱의 [암룡성-죠쿠토]를 묘지로 보내고 레벨을 2로 내린다.”
“와 미친... 어드가 쓰는대로 죄 수복되잖아.”
“조금만 패 잘 풀렸었다면 이 턴 안에도 끝냈겠는데.”
“휘적을 발동해서 슌게이, 헤이칸, 죠쿠토를 덱으로 되돌리고 2장을 드로우.
그리고 레벨 2 보우텐코우를 레벨 8 쇼후쿠에 튜닝, 레벨 10 [상검대사-칠성용연]을 싱크로 소환한다! 이제 배틀! 용연으로 수뢰마신을 공격!”
남해의 그림자 안에서 시커먼 형체가 뛰쳐나와 남해의 필드로 착지했다. 새카만 불꽃이 검은 형체를 말단에서부터 불사르자 그 안에서 칠성용연의 모습이 드러났다.
칠성용연은 칼끝처럼 날카로운 손톱이 난 손을 꽉 쥐고, 힘껏 땅을 박차며 몸을 회전시켰고 칠성검은 그대로 수뢰마신을 베어버렸다.
“수뢰마신의 몬스터 효과 발동! 제외된 번개 마신을 특수 소환...”
“칠성용연의 효과로 제외킨다!!”
수뢰마신의 하반신이 무너지는 와중에 상반신의 번개 마신은 탈출 포트처럼 몸을 빼냈다. 그리고 용연의 칼끝은 자기 의지를 갖춘 것처럼 곡선을 그리며 잽싸게 번개 마신의 한복판을 궤뚫어버렸다.
-황비룡/LP 6850 → 5650
“카드를 한 장 세트하고 턴을 종료.”
-강남해/패 6장/LP 4750
비룡은 막 반격을 시작한게 저번 턴인데도 벌써 머리가 아파왔다.
자신에게 남은 것은 수 마신과 이제 드로우하게 될 카드 한 장... 도합 둘 뿐이다. 라이프는 조금 더 앞서지만 당장의 가용 가능한 자원이 너무 모자라다.
당장 남해의 패가 6장이고 그중 반만 쓸 수 있어도 3장. 앞으로 한 턴? 두 턴?
그러고 나면, 지는 건가.
이렇게 또 전력도 내보지 못하고 무너질 순 없다.
작년의 아무도 보지 않고 누구도 신경 쓰지 않던 자리로 돌아갈 생각도 없다.
“약한 소리 할 거 없어. 맞서보자, 버텨보자! 드로우! 수 마신을 게임에서 제외하고 [칠성의 보도]를 발동!!”
비룡은 눈을 질끈 감고 덱에서 두 장의 카드를 뽑았다. 떨리는 손으로 뽑아낸 카드들을 확인한 비룡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패에서 [번개]를 발동!”
꽈릉-!! 남해의 필드로 커다란 벼락이 내리치며 용연, 클리어윙, 그리고 그 옆의 슌게이까지 남해의 몬스터들이 한순간에 재로 변했다. 그리고 그 직후 비룡이 가진 번개 카드 또한 새카만 불꽃에 휩싸여 한줌의 재로 변했다.
“칠성용연의 효과로 번개를 게임에서 제외한다. 그리고 슌게이의 효과로 헤이칸을 특수 소환.”
-황비룡/LP 5650 → 4450
“그리고 패에서 [이차원으로부터의 매장] 발동! 제외된 번개, 물, 바람 마신을 묘지로 되돌린다.
이 세 마신을 소재로, 부활이다, [합체마신 게이트 가디언]!!”
마치 죽었던 자가 다시 일어난 것처럼 무대의 바닥을 뚫고 게이트 가디언이 다시 비룡의 필드로 올라왔다.
게이트 가디언은 몸을 천천히 돌려 헤이칸에게 시선을 맞췄다. 헤이칸이 위협의 포효를 하기도 전에 게이트 가디언이 쏜 번개 폭풍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턴 종료!”
-황비룡/LP 4450/패 없음
“드로우.”
남해는 아무 몬스터도 리쿠르트 하지 않았다. 준오는 대충 남해의 패가 감이 왔다. 저 패들 중 최소한 한 장은 천위 몬스터겠다.
남해가 패에서 연달아 카드 두 장을 뽑아내며 준오의 생각은 정답으로 확정났다.
“패에서 [천위룡-아슈나]를 특수 소환. 그 다음 패의 [천위룡-아다라]를 일반 소환해서 둘을 튜닝. 레벨 8 [화이트 아우라 웨일].”
남해의 필드로 커다란 흰 고래가 뛰어올랐다. 고래가 착지하며 일어난 물보라가 게이트 가디언을 덮쳤다.
파도가 게이트 가디언을 휩쓸기 직전 바람 마신이 일으킨 돌풍이 물보라를 좌우로 갈랐다. 게이트 가디언은 물살에 휩쓸리지 않고 버텨냈고 대신 게이트 가디언을 감싼 파장만 스르르 사라졌다.
“합체마신 게이트 가디언의 효과로 덱에서 [게이트 가디언]을 특수 소환한다!”
[게이트 가디언/Lv11/3750/3400]
“뭐, 뭐야?”
“아직 덱에 저게 있었어?”
“와 중학교 이후로 처음봤다.”
남해는 융합 게이트 가디언 몬스터들만 등장했기에 설마 오리지널 게이트 가디언을 넣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다른 게이트 가디언 몬스터들과 달리 오리지널의 공격력은 화이트 아우라 웨일의 그것보다 한수 위.
이번에야말로 벽을 걷어보려는 시도는 또 무위로 돌아갔다.
남해는 잠시 다음 플레이를 생각하며 상대의 눈을 바라봤다. 비룡의 눈빛은 여전히 또렷했다. 그리고 남해는 그 눈빛을 알고 있었다.
‘게이트 가디언. 미안해.’
자리에 앉아 형의 듀얼을 지켜보던 마룡은 게이트 가디언을 보며 생각했다.
슬픈 표정을 한 마룡은 눈을 감고 한참 가만히 있다가 다시 눈을 떴다. 동생 마룡도, 형 비룡과 똑같은 눈이 되었다.
‘우린 이기고 싶었어. 그렇지만 우리 너무 늦게 깨달은게 있어. 우린 이기고 싶어. 그렇지만 너와 함께 이기고 싶어.’
비룡의 주먹에 꽈악, 힘이 들어갔다. 비룡은 게이트 가디언의 등을 올려다보고 다시 남해를 노려봤다.
‘그러니까, 조금만 더 같이 가자. 우린, 이길 수 있잖아...!!’
버티고 버티면 이긴다. 아직 자신은 지지 않았다.
그 역경 끝에 기다리는 승리를 믿는 투지가 아직 살아있는 눈빛이었다.
-“작년의 너랑 똑같은 눈이군.”
“카드를 세트하고 턴을 마친다.”
남해는 굳이 대답하는 대신 자신의 플레잉을 했다. 그 마음을 이해하는 것과 승리를 양보해주는 것은 별개니까.
그렇게 승리하고 싶다면 그 손으로 직접 쥐어야 하는 것이다.
-강남해/LP 4750/패 3장
“드로우!”
그리고 지금 비룡은 승리를 쥘 카드를 뽑았다.
비룡의 눈이 투지만이 아니라, 희망으로도 반짝였다.
“패에서 [가디언 포스] 발동!! 내 라이프가 상대보다 낮다면 상대 라이프의 절반을 떼어서, 필드의 [게이트 가디언] 몬스터에게 더한다!”
-강남해/LP 4750 → 2375
-게이트 가디언/A 3750 → 6125
화이트 아우라 웨일과 게이트 가디언의 공격력 격차는 남해의 라이프를 훌쩍 넘어섰다.
지금이다. 지금이 아니면 승리를 붙잡을 기회가 없다.
“배틀, 게이트 가디언으로 화이트 아우라 웨일을 공격!”
게이트 가디언의 세 얼굴에 에너지가 모이기 시작했다. 숨을 한번 고르고 비룡이 팔을 앞으로 쭉 뻗었다.
“마신충격파!!”
콰아앙-!!
긴장감이 한번에 풀리자 다리가 후들거렸다. 비룡은 남해의 필드를 쳐다보며 숨을 몰아쉬었다.
끝났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동안의 고생이 헛되지 않은 기분이었다. 비룡은 고개를 돌려 무대 아래의 마룡과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그 순간, 남해의 필드에서 날아온 광선이 비룡의 관자놀이를 스치고 지나갔다.
“?!”
뒤이어 벼락과 물줄기가 탄막처럼 비룡에게 쏟아졌다. 게이트 가디언이 수비태세를 갖추며 비룡에게로 날아온 공격들을 몸으로 막아냈다. 폭연이 걷힌 아래에서 화이트 아우라 웨일은 여전히 상처하나 없이 건재한 상태였다.
“패에서 소환하면 몬스터, 패에서 내면 마법, 그리고.”
“쥐고 있다면 패트랩.”
“크리보르다!”
“와, 작년엔 진짜 많이 썼던 그 카드잖아!”
“저걸 쥐고 있었네...”
“턴 종료...”
-황비룡/LP 4450/패 없음
이제 비룡에게 남은 것은 게이트 가디언의 3400에 달하는 수비력과 아직 4000 정도 남은 라이프.
마룡은 지금까지 나온 카드를 카운팅하며 남해가 가능한 수를 생각해봤다.
“드로우. 패에서 [용상검현] 발동. 덱에서 두 번째 [상검사-태아]를 패에 넣겠어. 태아를 일반 소환하고, 태아의 효과로 묘지의 용상검현을 제외해서 [상검 토큰]을 특수 소환하고 레벨을 1 내리겠어.”
레벨 3, 4. 클리어윙을 써버렸으니 남은 몬스터는...
“싱크로 소환, 레벨 7 [사룡성-가이저]!!”
[사룡성-가이저/Lv7/2600/2100]
가이저가 리쿠르트로 소환하는 몬스터는 수비표시. 일반 소환권도 이미 쓴 상태다.
어버이해마가 나와도, 원룡성 역시 이미 소모되어 버렸다. 이 정도라면 게임은 끝나지 않는다. 기회가 있다.
마룡은 게이트 가디언에게 시선을 돌렸다.
“배틀!! 화이트 아우라 웨일로 게이트 가디언을 공격!”
“게이트 가디언은...”
비룡은 말을 잇지 못했다. 남해의 필드에 세트되어 있던 카드가 일어났다.
“세트 카드, [서상검구]를 발동! 묘지의 쇼후쿠, 보우텐코우, 태아, 아슈나, 아다라를 제외하고 화이트 아우라 웨일의 공격력을 1500 올린다!”
-화이트 아우라 웨일/A 2800 → 4300
화이트 아우라 웨일의 머리가 게이트 가디언을 들이받았다. 게이트 가디언에 버금가는 거체의 일격에 게이트 가디언의 몸체가 휘청였다.
뒤로 넘어지려던 게이트 가디언은 억지로 몸을 비틀어 버텨내고는 앞으로 넘어지며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황비룡/LP 4450 → 3550
“게이트 가디언이...”
아직이다. 아직 모른다. 가이저의 공격을 받아도 라이프가 남는다. 마룡은 다리를 덜덜 떨며 가이저로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돌렸다. 그때 가이저의 뒤에 있던 세트 카드도 일어났다.
“세트 카드 발동, [룡성의 흉폭화]!! 가이저의 공격력은 데미지 계산 동안 두 배가 된다!”
-사룡성-가이저/A 2600 → 5200
가이저가 거친 숨소리를 내며 몸의 붉은 무늬를 발광시켰다.
이윽고 가이저는 커다란 턱을 벌려 입 안 가득 에너지를 모으곤, 비룡을 향해 브레스를 토해냈다.
무너져내린 게이트 가디언의 상반신이 사라지기 직전 손을 비룡에게 뻗었다.
가이저의 폭룡파가 그 손에 직격했고 비룡의 주위로 게이트 가디언의 파편과 폭룡파의 지류가 우수수 쏟아져 내렸지만 비룡에게의 직격탄은 없었다.
“이 승부, 내가 가져간다!”
-황비룡/LP 3550 → 0
빠아아아앙-!! 승부의 종료를 알리는 버저음에 비룡은 완전히 현실을 자각했다.
졌다. 결국 져버렸다. 걷혀가는 솔리드 비전을 뒤로 하고 비룡은 씁쓸한 표정으로 필드를 내려왔다.
마치 일년 반의 노력이 전부 무색해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야 너 폼 많이 돌아왔다?”
“어, 응...?”
그런데 비룡에게 누군가 다가왔다. 중학교 동창인 고대욱이었다.
같은 반의 다른 애들의 시선도 비룡의 생각과 달랐다. 실망한, 경멸하는, 깔보는 그런 눈빛이 더 이상 아니었다.
“생각보다 잘했네.”
“저 정도면 우리반 에이스도 이젠 비룡이 쟤 아니냐?”
“뭐래 아직 나 있거든?”
남해를 이기진 못했다. 그래도 노력과 인내의 결실은 맺어졌다. 마룡은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 그걸 느낄 수 있었다.
괜히 눈시울이 붉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비단 마룡만 그걸 느낀 것이 아니었다.
비룡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한 여학생은 비룡에게 시선이 완전히 고정되어 있었다. 비룡이 자리로 와 앉을 때까지도 그녀는 비룡을 계속 주시했다.
-“흠, 흠. 좋은 이야기군요.”
남해는 얼굴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남해도 비룡을 돌아봤다. 작년에 윤수와 했던 듀얼이 기억났다.
그 듀얼도 이번 듀얼처럼 이긴 것은 자신이었다. 하지만 더 많은 것을 얻은 쪽은 패배한 비룡일 것이다.
“이 자리도 굉장히 지치는 자리구나.”
-“그럼요.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주군? 선 자리가 달라지면 시야가 달라지고 공기가 달라지는 법입니다. 올라가야 볼 수 있는 것이 있기 마련이고...”
필드를 내려와 남해는 자기 자리로 가 앉았다. 세 번째 듀얼을 위한 번호가 호명되고 있었다. 미자가 이번 듀얼을 분석하고 보낸 문자도 어느새 D-패드에 도착해있었고 말이다.
-“...때론, 내려와야 볼 수 있는 것도 있는 법이고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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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입니다.
저번주에 올리고서 룰루랄라 했어야 하는 글이 이제야 올라오네요.
네, 또 쓰다가 엎었습니다.
로그 작성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 있으니, 덱 사이의 파워 밸런스입니다.
카드와의 유대니 덱을 믿는 마음이니 해봤자, 주인공이 믿는 모케모케가 깡으로 궁푸백한테 백번 꼴박한들 100번 다 지고서 겜 집니다.
아니 저것은 전설의 레어 카드 붉은 눈의 흑룡??? 같은 문구를 아무 붙여봐야, 정작 상대 덱은 매턴 원핸드로 상급 몬스터 한장 두장 휙휙 던지면서 제외니 파괴니 날리는 그런 덱이면 결국 너무 격차가 현격해서 읽다가 김 새고요.
약한 덱이 고성능 범용 카드 같은 거로 좀 밀어붙여도 보고 에이스 꺼내면서 한두차례는 밀어붙일 수 있지만, 결국 한턴 두턴 지나면 어드차이 벌어지면서 로그가 어거지 진행이 되버립니다.
이걸 해결하려고 덱 컨셉 해치는 카드랑 범용카드가 떡칠 되면 "가공 듀얼"의 그 맛이 흐릿해져 그건 피하게 됩니다. 으윽 이놈의 힙스터 갬성.
결국 덱 사이의 파워 밸런스가 나쁘면 로그도 나빠지게 되는데... 이번 듀얼은, 조합이 영 아니었어요.
구도를 따진다면 남해는 지금 챔피언이고, 비룡이 패기 있는 챌린저가 되야 해요.
근데 챌린저는 덱 파워가 부족해서 공세적으로 밀어 붙이질 못하고 챔피언은 제대로 밀어붙이면 로그가 성립하질 못해서 양 발에 모래 주머니 차고 붙고 있고.
티키 타카 하면서 한대씩 훅 세게 꽂아야 되는데, 흐느적대며 툭 툭 치는 로그 얼마나 맛없어요.
처음에는 남해한테 비대상 제거기를 빼봤죠. 그러니까 대상찍 4번 해서 기어이 게이트 가디언 대가리 쪼개는 거 보고 아, 할 말을 잃었습니다. 와, 이게 덱 파워의 차이구나.
결국 이러니까 결국 이거 빼고, 저거 빼고, 말림패나 다름없는 카드 쥐어줘야 하고.
또 문제가, 게이트 가디언 애들이 마트료시카 마냥 셋 터지면 둘 나오고 둘 터지면 하나 나오고 자꾸 자잘한 걸 남기는데, 마지막 남은 놈은 공격 받으면 한번 응~ 너 공격력 0이야~ 하는 효과가 있어요.
이 꼬라지니까 전투로 뚫지를 못해요. 근데 게이트 가디언 쪽도 화력이 부족합니다. 게이트 가디언 빼면 썬가 2600이 최대야. 가이저라도 뜨면 대상찍도 안돼.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고, 그리하여 일주일만에 올릴 거라 생각한 11화는 일주일을 더 쓰고서야 완성되었스빈다.
초안에 있던 블랙 데몬즈 vs 게이트 가디언을 오마주한 가이저 vs 게이트 가디언이나 풍뢰마신의 구도는 결국 못 썼지만, 그래도 간만에 크리보르도 등판했고 어떻게든 써가기는 써왔네요.
항상 부족한 글 기다리고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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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스라던가 바로네스라던가 꺼내고 싶을 때가 많은데, 한번 꺼내버리면 그 다음부터 "왜?" 하는 의문을 돌이킬 수 없을 거 같아서 손을 못 대고 있습니다... | 23.05.28 14: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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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5.28 14: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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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을 잡는게 쉽지 않더라구요 덱에 불순물을 넣어서 억지로라도 중간점을 잡는 수밖에... | 23.05.28 14:3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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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바로네스를 쓴 로그와 아직도 바로네스를 안 쓴 로그의 차이지요 나매가 바로네스를 안 쓴다고 개연성에 큰 문제는 없지만 하림이 바로네스 대신 칠성용연을 쓰면 이유가 필요하고 개연성이 필요하지 않겠슴까 그리고 솔직히 성능적으로 바로네스>칠성용연인 것도 부정하기 어렵고 말입죠 | 23.05.28 18:42 | |
(IP보기클릭)1.238.***.***
그렇긴 하죠. 림이가 칠성용연을 뽑기 위해선 상대 필드에 칠성용연으로만 돌파할 수 있는 카드들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 나와야 하는데, 그 상황이 잘 안 오는 데다가, 그 상황에 칠성용연이 나서지 않아도 바로네스나 승영이 본인들 선에서 우직하게 잘라버려서 칠성용연이 나설 타이밍도 없고... 외전에서나마 칠성용연이 얼굴을 비춘 것이 너무 감격스럽습니다. 비록 필드에 나온 지 겨우 1턴만에 아제우스 효과로 쓸려 나갔지만 말이죠... ㅠㅠ 원래는 림이의 상검 엑스트라 덱에 사룡성 가이저, 휘룡성 쇼후쿠, 환룡성 쵸호우, 아다마시아 라이즈 드라가이트, 히스이테이 에지르 규미르, 염참기 파이널 시그마 등 상검이랑 궁합이 잘 맞는 싱크로 카드들도 상황에 따라 바꿔넣는 설정으로 엑스트라 덱에 있긴 한데, 트와일라잇 스토리 본편에서 얘네는 얼굴도 못 비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지간한 애들은 적소 - 바로네스, 아니면 적소 - 승영 빌드 선에서 잘려 버리니 다른 애들을 꺼낼 틈이 안 나와서 본편을 연재하는 내내 아쉬움이 남습니다ㅠㅠ 그나마 상검 덱에서 로망에 가까운 붉은 용, 슈팅 스타 드래곤이 액셀 싱크로 연출(?)과 함께 후반부에 얼굴 비춘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하려나요... 아무튼 작가 님의 작품을 보면서 저도 제 팬픽에서 좀 더 다양한 카드들을 적재적소에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림이가 트와일라잇 스토리 본편 내내 했던 듀얼들이 대부분 승리를 거머쥐어야 하는 듀얼이 많이 있었어서, 상검 덱을 쓸 때 거의 반사적으로 적소 바로네스, 아니면 적소 승영 빌드만 세운 것 같아서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규미르랑 칠성용연 같은 애들도 트와일라잇 스토리 본편에 어떻게 해서든 출연시켜 줄 걸.... ㅠㅠ | 23.05.29 00:57 | |
(IP보기클릭)220.83.***.***
칠성용연은 제 생각상 아쉽게도 별 감흥없이 치워지고 규미르는 얘 상검상대할때 못봤는데 생각나서 안나왔습니다. 대신 전혀 예상못한 몬스터들이 활약하니 일어나서 보심이 | 23.05.29 05:31 | |
(IP보기클릭)221.151.***.***
실전성 생각하면 엑스트라덱에 적소도 두장은 넣어야하고 드라가이트 크블 이수마수 이런 거로 채워야겠지만 가공 듀얼이니까요 덱 이미지랑 어울리지 않아서 빠진 카드들도 꽤 많습니다 | 23.05.29 09:44 | |
(IP보기클릭)220.83.***.***
(IP보기클릭)220.83.***.***
좀 귀찮거나 듀얼의 중요도가 떨어진다 싶으면 외전이라는 이유로 대충 중단시킨적 있 으아아아 | 23.05.29 05:25 | |
(IP보기클릭)221.151.***.***
경험을 담는대도 1시즌만 해도 약 20편인데 일상편 떼고 이어가는 로그 떼고 해도 듀얼이 15번 정도는 나오기에 일정 이상은 쉽지 않더라구요... 경험을 담아도 또 가공 듀얼 로그는 실전성 있는 로그랑도 거리가 생기기 마련이고요 | 23.05.29 09:4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