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어느 날.
트와일라잇 시티에 세워진 황혼 중학교에선, 오늘도 어김없이 평소와 다름 없는 하루가 흐르고 있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수업, 그리고 학생들끼리 자신들의 실력을 키우고 전략의 폭을 넓히기 위해 벌이는 듀얼.
오늘 하루라는 시간도 마치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듯, 똑같은 하루,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하림 역시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수업과 듀얼을 병행하며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으나, 우연히 마주친 한 학생과의 인연이, 그의 평범할 뻔했던 오늘 하루를 아주 특별한 하루로 바꾸어 놓았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모든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가방을 싸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하림.
친구들과 인사를 주고 받은 하림은,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학교 건물을 나가려던 순간, 우연히 음악실에서 홀로 피아노에 앉아 있던 한 여학생을 발견하였다.
저 아이는 대체 누구이길래 수업이 모두 끝나고 학생들이 귀가하는 시간에 피아노에 앉아서 가만히 있단 말인가.
하림은 순간 호기심이 들어 음악실 문 틈으로 피아노 의자에 앉아 있는 여학생을 조심스럽게 바라보았고, 음악실에 있는 여학생을 바라본 순간, 하림의 심장은 마치 자신의 운명과 같은 사람을 만난 것처럼, 매우 빠르고 격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오렌지색 빛이 살짝 도는 황갈색의 곱고 윤기 넘치는 머리카락, 한 번 빠져드는 순간 두 번 다시는 빠져 나오지 못할 것처럼 깊고 똘망똘망하게 빛나는 검은색과 갈색이 조화를 이루는 눈동자, 손에 닿으면 금방이라도 손가락이 베일 것 같은 날카롭고 오똑하게 세워진 코, 마치 앵두를 깨문 것처럼 화사한 선홍빛의 입술.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여학생들의 질투를 한 몸에 받을 정도로 가느다란 선을 자랑했지만, 여학생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곳은 매우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었다.
이렇게 자신이 아리따운 미소녀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주장하며 피아노를 치는 여학생.
이 여학생을 두 눈으로 본 순간, 하림은 감히 무어라 말 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이 여학생은 대체 누구이길래 집으로 귀가하던 하림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은 것일까.
그 여학생의 정체를 알게 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피아노로 감미로운 노래 한 곡을 완주한 여학생은, 곡 연주가 끝났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다음 곡을 준비하기 위해 가방에서 악보를 꺼내려던 순간, 음악실 문에서 자신을 지켜보던 하림을 발견하자 마치 이 주변에서 나타난 귀신도 때려 잡을 정도로 큰 소리를 내며 뒤로 자빠질 뻔했다.
"꺄아아아악!!!!"
"으악, 깜짝이야!!!! 우, 우와아아앗!!!!"
여학생이 지르는 고함에 놀란 하림은 그 자리에서 엎어지고 말았다.
여학생의 고함에 놀라 엎어진 하림은, 저 여학생도 얼마 전에 만났던 2학년 1반 한수진처럼, 외모는 예쁜데 비명 지르는 소리는 기차 화통을 삶아 먹은 것처럼 시끄럽다는 사실을 느꼈다.
자리에 엎어진 하림을 보자 놀란 건지 화 난 건지 모를 걸음걸이로 하림에게 다가오는 여학생.
여학생이 자기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오자 하림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재빠른 속도로 자리에서 일어섰고, 하림 앞에 다가온 여학생은 하림에게 자신을 엿보고 있던 이유를 묻기 시작했다.
"야, 너 뭐야?! 왜 거기서 날 훔쳐보고 있는 건데?!"
"아으... 그게 그러니까...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10초 셀 때까지 말 안 하면, 경찰에 신고할 줄 알아! 10! 9! 8!"
"아, 알았어! 말할게!"
여학생이 하림에게 음악실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던 자신을 엿보고 있던 이유를 10초 안에 설명하라고 윽박지르자, 하림은 손사래를 치며 자신이 음악실 밖에서 여학생을 엿보고 있던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하림이 여학생에게 설명한, 음악실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던 여학생을 엿보고 있던 이유는 간단했다.
평소처럼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도중 우연히 음악실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던 여학생이 눈에 띄었고, 여학생을 본 순간 무어라 말 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여 자리에서 얼어붙은 것.
하림이 이유를 설명하자, 하림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여학생은, 혹시 자신에게 첫 눈에 반한 거 아니냐며 능청스러운 투로 말했다.
여학생의 능청스러운 질문에 순간 얼굴이 빨간 사과처럼 달아오르며 당황하는 하림.
여학생은 장난스런 말투로 피아노를 치고 있는 자신에게 반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말했고, 하림은 여학생의 능청스러운 말투에 담긴 팩트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손발만 파르르 떨고 있었다.
"으으...."
"후훗. 뭐야, 음악실 문 틈으로 날 훔쳐보던 그 위상은 어디로 갔대?"
"그, 그 위상이 지금까지 남아 있을 리가 있겠냐!"
"하긴, 사람은 각자가 느끼는 한 순간의 감정에 휩싸이면, 그 감정에 눈이 멀어 아무 것도 보지 못한다고 하지. 너의 경우는, 그 감정이 사랑이라고 하는 거 아니야?"
"뭐... 사, 사랑?!"
"왜? 사랑이 뭐가 어때서?"
"아니, 그 감정이 사랑인 지, 아니면 다른 감정일 지 네가 어떻게 알아!!!"
"후훗. 물론 감정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지. 하지만, 네가 느낀 그 감정은, 틀림 없는 사랑이 아닐까? 왜, 그런 거 있잖아? 평소와 다름 없이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한 사람이, 어느 날 우연히 마주친 이성을 보자마자, "아, 이 사람이 바로 나와 일생을 함께 할 운명의 짝이구나!"하는, 그런 거 말이야!"
"운명인지 뭔지는 모르겠고, 이유는 다 말했으니까, 나 살려줄 거지?"
"당.연.히! 살려는 줘야지. 난 사람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그런 나쁜 사람이 아니니까. 대신, 앞으로 내가 원할 때마다, 내 부탁을 들어줘야 할 거야."
"뭐... 뭣이라?!"
여학생의 제안에 하림은 놀란 나머지 또 다시 자리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세상에, 음악실에서 피아노 치는 걸 엿봤다고 자기가 원할 때마다 자기 부탁을 들어줘야 한다니.
여학생의 제안이라고 쓰고 협박이라고 읽는 이 말에, 하림의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이 훅 치고 들어왔다.
아, 나 호구 잡혔다.
하림의 머릿속은 순식간에 위와 같은 생각으로 가득 차 올랐다.
하림이 이런 생각을 하건 말건 상관 없이, 여학생은 무언가 떠오른 듯 손바닥에 주먹을 치며 하림에게 이름을 물었다.
"아, 그러고 보니 우리 아직 서로 통성명 안 했지? 그럼 지금 해야겠다! 너 이름이 뭐니?"
"나? 하... 하림."
"하림이라... 혹시 성이 하 씨고, 이름이 림이야?"
"으, 응."
"그렇구나! 내 주변에 이름이 한 글자인 친구가 없었는데, 여기서 한 글자 이름을 쓰는 애를 만났네! 반가워, 림아. 내 이름은 청월이야, 진청월. 앞으로 사이 좋게 잘 지내 보자?"
"그래, 잘 부탁해... 잠깐, 너 이름이 뭐라고...?!"
"청월이야. 진청월."
"진청월... 진청월... 그럼 너 혹시...?!"
음악실에서 만난 여학생, 청월의 이름을 들은 순간 하림은 청월의 이름을 계속해서 되뇌기 시작했다.
그리고 청월의 이름을 곱씹던 어느 순간, 그녀의 이름이 자신이 알고 있는 매우 유명한 듀얼리스트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의 이름을 되뇌며 그 사실을 깨달은 하림은, 청월에게 혹시 자신이 알고 있는 유명 듀얼리스트와 어떤 관계에 있느냐고 물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뭐 하나 물어보고 싶은데... 괜찮을까?"
"무슨 질문인데?"
"그, 내가 알고 있는 듀얼리스트 중에... 너랑 엄청 비슷한 이름을 가진, 엄청나게 유명한 듀얼리스트가 있거든?"
"그래?"
"혹시 청월이 너... TDC 최연소 듀얼 챔피언, 진홍월이라는 듀얼리스트를 알아?"
"당연히 알지! 그 사람이 바로, 우리 친언니거든!"
"뭐... 뭣이라고라아아아~~~~~?!"
청월의 입에서 나온 청월의 상상도 못한 정체에, 하림은 TV에서 봤던 어느 연예인이 취한 자세를 자신이 직접 취하며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세상에, TDC 최연소 듀얼 챔피언이자, 황혼 중학교 출신 선배 듀얼리스트인 진홍월에게 동생이 있었다니.
이런 귀신조차 몰랐을 상상도 못한 상황에, 하림은 마치 딱딱하게 굳은 석고상처럼 그 자리에서 딱딱하게 굳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하림은, 자신이 예전에 만났던 TDC 최연소 듀얼 챔피언, 진홍월과 청월의 얼굴을 대조해 보기 시작했다.
유전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단 말이 사실이었는지, 청월의 얼굴은 마치 자신이 진홍월의 친동생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였다.
친자매가 가진 유전자의 신비에 하림은 다시 한 번 자신이 청월에게 잘못 걸렸다는 사실을 직감하였고, 만약 청월의 언니인 홍월이 오늘 있었던 일을 알게 된다면, 분명히 자신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순식간에 두려움과 공포라는 감정에 휩싸였다.
하림이 두려움과 공포라는 감정에 휩싸여 석고상처럼 딱딱하게 굳어 버리자, 청월은 하림의 얼굴 앞에 손을 휘저으며 하림이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였고, 청월의 손짓에 정신을 차린 하림은, 두 손을 파리처럼 싹싹 비비며 청월에게 우는 목소리로 빌기 시작했다.
"부탁해, 청월아! 오늘 있었던 일, 너희 언니한텐 말하지 말아줘!"
"흐음... 내가 왜 그 말을 들어줘야 할까나~?"
"제발 부탁해! 아니, 부탁드립니다! 진청월 선생님! 제발 이 한 사람 목숨 좀 살려 주십쇼!!!"
하림이 당장이라도 울 듯한 목소리로 두 손을 비비며 빌기 시작하자 그런 하림이 재미있는지 미소를 짓는 청월.
청월은 하림의 부탁을 들어주는 대신 아까 자신이 말한 제안을 받아들일 것을 제안하였고, 청월의 제안이라고 쓰고 협박이라고 읽는 제안에 응할 수밖에 없게 된 하림은, 오늘부터 청월이 무언가를 부탁하면 무조건 달려 나가서 그것을 실행해야 하는, 이른바 청월의 호ㄱ...가 아니라 노예 생활을 하게 되었다.
하림이 자신의 제안이라고 쓰고 협박이라고 읽는 제안을 수락하자, 청월은 바로 이 자리에서 첫 번째 부탁을 말하였다.
청월이 말한 첫 번째 부탁은, 바로 지금 음악실에서 자신이 연주하는 곡을 경청하는 것.
청월의 첫 번째 부탁에 하림은 누구보다 빠른 속도로 청월이 연주할 피아노 옆에 서서 그녀가 연주할 노래를 경청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하림이 준비를 마치자 미소를 지으며 피아노 위에 악보를 놓고, 가느다란 선을 자랑하는 손가락으로 피아노 건반을 누르며 연주를 시작하는 청월.
청월이 연주를 시작하자 하림은 순간 이곳이 음악실이 아니라, 풀과 나무, 꽃이 산들바람에 흩날리는 초원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초원에 놓인 피아노에 앉아 오렌지빛이 도는 황갈색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진지한 모습으로 피아노 연주에 몰두한 청월.
약 4분 30초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상상 속에서 떠올린 공간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온 하림은 자신이 본 청월의 모습이 세상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사람인 것처럼, 청월의 아리따운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연주를 끝낸 청월은, 자신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하림의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지었고, 이후 즉석에서 생각해 낸 두 번째 부탁을 들어줄 것을 하림에게 요구하였다.
"어때? 내 연주, 이번에도 마음에 들었어?"
"으, 응..."
"후훗. 역시 감정이라는 건 사람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는 것 같네. 좋아, 그럼 여기서 두 번째 부탁을 말할게."
"두 번째 부탁...??"
"오늘부터, 림이 넌 내 남자친구가 되어 줘야겠어. 어때? 이번 부탁은 제법 괜찮지 않아?"
"그래.... 잠깐, 뭐라고?!"
"지금 이 순간부터, 하림 넌 내가 사랑하는 남자친구라고, 남.자.친.구!"
"....뭐, 뭣이라고라아아아?!"
청월의 파격적인 부탁에 또 다시 소스라치게 놀라며 엉덩방아를 찧는 하림.
세상에,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자신을 남자친구라고 선언하다니.
청월의 이런 파격적인 행보에, 하림은 머릿속이 복잡한 생각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을 마친 하림은, 이러한 생각을 머릿속에 넣기 시작했다.
어차피 오늘 있었던 일로 인해 자신은 청월의 부탁이라고 쓰고 협박이라고 읽는 제안을 거절할 수 없다.
그리고 이렇게 귀엽고, 예쁘고, 에... 아무튼 이래저래 만능인 미소녀가 자기 여자친구가 되어 준다는데, 이 제안에 응하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하림은 기왕 이렇게 된 거 인생을 즐기자는 마인드로 청월의 제안을 수락하였다.
하림이 자신의 제안을 수락하자 매우 기쁜 얼굴로 하림을 와락 껴안는 청월.
청월의 돌발 행동에 하림은 순간 당황해 얼굴이 홍당무처럼 달아 올랐지만, 이내 현실을 즐기자는 마인드로 자신의 품에 달려든 청월을 꼬옥 안아 주었다.
이렇게 해서 황혼 중학교에는 풋풋한 향내음을 풍기는 한 쌍의 소년소녀 커플이 탄생했다.
누가 봐도 잘생긴 미소년과 아리따운 미소녀가 학교 내 연인이 되었다는 소식은, 얼마 지나지 않아 황혼 중학교 전체에 퍼져 나갔다.
하림과 청월이 연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남학생들은 교내 최고 미소녀 중 한 사람인 청월이 떠나갔다는 사실에 분노와 탄식을 금치 못했고, 여학생들은 어째서 자신들에겐 저런 운명의 짝이 나타나지 않는 거냐는 울부짖음으로 자신들의 짝이 나타나 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하림이 청월과 연인이 되기까지의 자세한 과정을 아는 사람은 당사자인 하림과 청월, 그리고 하림의 가장 친한 친구인 호철 뿐.
하림이 청월과 연인이 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호철에게 빠짐 없이 말해준 덕분에, 친구 하림의 사정을 아는 호철은 하림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행여 청월이 하림을 호구나 노예처럼 다루면 언제든지 자기에게 말하라며, 매우 든든한 의리를 자랑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하림이 청월과 연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청월을 사모하던 남학생들이 알 바가 아니었다.
진청월을 사모하는 남학생들의 모임, 일명 청사모에 소속된 남학생들은 수업이 끝날 때마다 하림에게 듀얼 신청을 걸어왔고, 청사모 남학생들이 걸어오는 듀얼을 받아주는 하림은 하루하루를 체력과 정신력 단련에 쏟아야만 했다.
그렇게 하림과 청사모 남학생들이 벌이는 듀얼은, 어느새 황혼 중학교의 명물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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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Chase me! 한번 날 잡아 봐! 아슬아슬 거리에서! (dangerous~)"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홍월의 스마트폰 컬러링인 어느 아이돌 그룹의 노래, Chase me가 집 안에 울려 퍼지자, 무슨 일인가 싶어 스마트폰 액정을 확인하는 홍월.
홍월의 스마트폰 액정 화면에는 "우리 사랑하는 동생 청월이♡"라는 글씨가 아주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고, 손가락을 슬라이드해 통화를 연결한 홍월은, 자신이 너무나도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 청월의 목소리를 듣자 아주 명랑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청월아~"
"언니야! 혹시 지금 바빠?"
"아니, 오늘은 스케줄 없는 날이라 집에서 쉬고 있지!"
"그래? 다행이다!"
"무슨 일이니, 우리 귀여운 청월아?"
"헤헷, 놀라지 마시라! 언니, 나 남자친구 생겼어!"
"뭐... 나, 남자친구우우우~~~~?!
청월의 남자친구 고백을 들은 홍월은, 순간 사고가 정지한 것처럼 얼어 붙었다.
자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동생, 청월에게 남자친구가 생겼다니.
청월의 갑작스런 남자친구 고백에 홍월은 격앙된 목소리로 대체 어떤 놈팽이가 우리 귀여운 청월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냐고 물었고, 청월은 어제 같은 학교에 다니는 남학생, 하림이 자신의 남자친구가 되었다는 사실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말해 주었다.
하림이라는 이름을 듣자 홍월은 얼마 전에 자신과 태그 듀얼을 했던 하림의 모습을 떠올렸고, 그 듀얼에서 보였던 하림의 모습을 되짚은 홍월은, 하림이라면 자신의 동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 판단해 화를 누그러뜨렸다.
이후 홍월은 혹시 하림이 청월을 울릴 짓을 하면 바로 자기에게 말하라며 동생 바보 언니의 모습을 보였고, 청월은 걱정하지 말라는 당부를 끝으로 언니 홍월과의 통화를 마쳤다.
청월과의 통화를 끝낸 홍월은 지그시 미소를 지으며, 어느새 동생 청월이 자신의 품을 떠나 다른 사람에게 갔다는 사실에 씁쓸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청월이 어느새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는 사실에 동생을 대견해 하는 언니의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하림은 홍월과 청월 자매 모두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과연 하림의 앞에 있을 길은, 화사한 꽃잎이 가득한 꽃길일까.
아니면, 당장이라도 발바닥을 뚫을 것처럼 고통스러운 가시밭길일까.
이 운명의 길을 정하는 것은, 과연 누구일까.
그것에 대한 대답은, 아직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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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편 연재 완료!!!
이번 편에선 주인공인 림이에게 무려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현실에서 이걸 쓰고 있는 작가에겐 여자친구가 없지만, 가상세계에 있는 림이는 행복하게 만들어 주자는 생각으로 이번 편을 쓰게 되었습니다.
근데 그 행복의 과정이 영 순탄치는 않은 것 같네요. (웃음)
과연 림이의 길에 펼쳐져 있을 길은 꽃길일까요? 아니면 가시밭길일까요?
그리고 이번 편 제목에 있는 패러디를 눈치채신 분들이 계실 지도 궁금하네요.
아무튼 이상으로 이번 편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다음 편에서 만나요, 제발~
(댓글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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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핫... 과연 지옥불꽃길이 있을 지... 그리고 제목은 일본 가수 겸 배우이신 타카미 히로유키 님의 노래인 justice의 노래 가사에서 따서 지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편 제목처럼 본편에서 청월이가 연주한 곡도 바로 justice였습니다(소근소근) | 23.03.22 21: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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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는 2학년 올라가도록 있던 썸녀도 말아먹는데 여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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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림이는 여친이 생긴 거면서 동시에 청월이한테 호구 잡힌 것이기 때문에 앞날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ㅠㅠ | 23.03.22 23:4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