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안된다."입니다. 세븐즈나 고러시의 논란들은 결국 그 문제의 연장선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요. 러시가 잘 팔린다? 윗선에서 개입할 이유 없죠. 근데 러시가 잘 안 팔린다? 기업 입장에서는 작품성 따질 때가 아니게 되는 거죠.
잠시 영 저스티스 이야기를 하죠. 워너 윗선에서는 남자 아이들에게 장남감 팔아먹고 부모님 돈 빨아먹기 위해서 애니메이션을 만들었습니다. 근데 정작 돈도 없고 장난감 안 사는 10대~20대에게, 특히 SNS 활용이 활발한 여성층에게 인기를 끄는 바람에 작품이 돈이 안 되었고, 결국 종영을 당해버립니다.
완성도가 높아도 굿즈가 안 팔리면 기업 입장에서는 저건 그냥 돈 안 되는 상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이는 생각보다 유희왕과 굉장히 비슷한 양상인데, 전통적으로 유희왕 애니는 카드 게임 안 하는 10대~20대가 소비가 가장 많고, 그 중에서도 여성층의 화력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리고 그게 카드 매출로 제대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굉장히 오랫동안 주목 받아 왔고요.
그나마 듀얼 몬스터즈는 이런저런 호재가 겹쳐 오랫동안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그걸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었고, 매출이 안정적인 덕분에 나름대로 완성도 쪽에 신경써서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에 좀 더 집중을 해올 수 있지 않았나 싶은데...
문제는 러시는 저게 안되고 있어요.기업 입장에서 본다면 러시 매출은 시작부터 유희왕이라는 네임 밸류 치고는 지나치게 성적이 부진합니다. 세븐즈가 픽시브나 트위터에서 굉장히 화력이 높았던 것에 비해 러시는 매출이 일본 TCG 매출 10위권에 계속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당연하다면 당연한게, 유희왕 애니의 주 소비층이 10대~20대라 생각한다면, 그 소비자 층은 경제력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아동들을 위해서 돈을 쓰는 부모님이나 개인을 위해서 돈을 쓰는 30대 이상의 사회인들과 비교하면 한 없이 부족해요.
물론 그 외에도 해외 수출이 제대로 안 되고 있어 상품의 전망 자체가 불투명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것도 있지만, 다양한 상품과 경쟁하면서 10대~20대의 소비 패턴을 잡아내기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나 여성층은 카드게임 쪽 관심 자체가 적은 편이고.
거기다가 러시 애니 처럼 사실상 신생 브랜드다? 아직 무르익지 않아 매출이 더더욱 작을 수 밖에 없습니다. 어지간히 센세이션 일으키지 않는 이상 신생 브랜드가 카드게임 만으로 매출을 찍기는 굉장히 어려워요.
그래서 제가 봤을 때는 아마 지금 현재 러시 애니로 입문한 유희왕 애니층이 굿즈를 본격적으로 사기 위해서는 사회인이 되어서 돈이 생길 때 까지 한 10년 정도 더 기다려야 할 거 같은데, 문제는 이게 기업 입장에서는 저걸 기다릴 이유도, 여유도 없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 들은 어떻게 움직일까요? 상품을 버리거나, 노선 변경을 시도합니다. 어차피 10대~20대 투자해봤자 지금 당장 돈이 안되니, 10대 아래의 완전 꼬마들과 30대 이상의 완전 어른들 상대로 타게팅할 확률이 높아지죠.
일례로 똑같은 워너 쪽에서 틴 타이탄 고를 엄청 푸시할 때, 어릴 때 틴 타이탄을 보고 자란 10대~20대가 엄청나게 반발을 했습니다. 근데 워너는 여론을 씹고도 그걸 그대로 밀어붙였는데, 시청률이 잘 나오고 아동에게 인기 있어 매출이 잘 나왔기 때문이라죠.
현재 러시 애니도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중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지금 현재 러시 카드 소비자 층이 나이가 들거나, 유가에 매력을 느낀 10대~20대 애니 시청자층이 돈을 막 쓸 수 있는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래서 아마 제작진이나 제작사 바꾸고 해도 소용 없을거라고 생각하는데, 만약 현재의 러시 애니 현황이 집영사/코나미/TV도쿄 쪽에서 10대~20대를 버리고 있는 경우라면 아무리 제작진이 바뀌어도 윗선에 압박 들어오기 마련입니다.
저건 윗선에서 전략을 바꾸고 확실하게 방향성 잡고, 위성들은 러시에 대한 매출 기대치를 낮추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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