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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으으으....질투나!! 짜증나!! 미워!! 증오해!!"
오늘도 옛지옥으로 통하는 다리 위에서 하시히메가 떠드는 소리가 왕왕 울리고 있다.
"빌어먹을 놈들...! 재미있게 노는 꼬락서니 하고는!!"
오늘은 특별히 더 화가 난 하시히메다.
이유인 즉슨 오늘 지저에서 열리는 설축제 때문이다.
설날이 다가오면서 지저에 있는 요괴들이 흥분의 도가니로 다가가 마을이 흥겨운 분위기에 물씬 달아오르자 하시히메의 질투 스위치가 폭주해버린 것이다.
"시끄러워!! 왁자지껄 하지 말란말이다! 빌어먹을 요괴자식들!!"
하시히메가 마을을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답례는 어디선가 날아온 불도마뱀의 알이었다.
"앗뜨거! 이러니까 지상에서 쫒겨났지..."
한번 호되게 당한 파르시는 그대로 풀이 죽어 다리 난간에 걸터앉았다.
문득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을 바라보니 자신의 추한 모습이 보였다.
"...정말로...질투밖에 못하는건가 나는..."
파르시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도 질투하며서 살고싶지는 않는데...어째선지 자꾸 누군가를 질투하고 미움받게되...'
파르시의 콧등이 시큰해졌다.
곧 즐거운 날이 오는데 축 처진 분위기로 있을수는 없다고 생각한 파르시는 곧바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어 슬픈 생각을 머릿속에서 날려보냈다.
"지상이고 지저고...모두들 행복하게 보내는구나..."
마을에서 폭죽터지는 소리가 펑펑 울려퍼지고 있었다.
모두가 신이나게 뛰노는 소리를 들으니 또 다시 마음이 부글부글 거렸다.
"크으..."
안간힘을 쓰고 질투심을 억눌러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시끄러워!!! 니들은 잠도 없냐!!!"
다시 한번 터지고 말았다.
"아나 거참 시끄럽네!"
다시 한번 마을에서 불도마뱀의 알이 날아왔다.
한번이 아닌 수십번이 날아왔다.
불도마뱀들이 알을 주우려고 허둥지둥 움직이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뜨..뜨거워! 이자식들!! 그만 안해!!"
"시끄러워 하시히메!! 그냥 다리 밑으로 뛰어들어 죽어버려라!!"
"크...이...이자식들..."
파르시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맻혔다.
"가...가만 안둘거야...!"
"가만 안두면 어쩔건데? 멍청한 하지히메! 애들아!! 불도마뱀 알 더가져와 완전히 이 다리를 태워버리자!!"
"아...안돼! 다리만은!!"
파르시가 불도마뱀의 알을 막으며 애원했다.
"시끄러워!! 이미 늦었다고!!"
"...시끄러운건 네놈쪽이다!"
갑자기 창문에서 요괴 한두마리가 튀어나왔다.
창문에서 튀어나온 요괴들은 그대로 강에 빠져 엄청난 급류에 휩쓸려가고 말았다.
"...약한 놈 건드리는것도 정도가 있지..."
마을에서 누군가가 왔다.
"여! 파르시!"
유우기였다.
"뭐야. 유우기잖아"
언제나 봐도 반갑지 않은 얼굴이다.
이 녀석 앞에만 서면 어떤 질투심이건 귀여운 애교로밖에 보이지 않게 되버리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너무한 놈들이구만...불도마뱀의 알을 뺏은것도 모자라서 다리마저 태우려고 하다니..."
알을 잃은 불도마뱀들의 울음소리가 애처롭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유우기가 말했다.
"그래 다리는 괜찮아??"
유우기가 검게 그을린 다리의 일부를 보면서 말했다.
"시...시끄러워...갑자기 무슨 참견이야...!"
"이런이런 아직도 질투하게? 아까 호되게 당했잖아?"
"알게 뭐야! 너는 평상시때처럼 가서 술마시고 거나하게 취해 잠이나 자라고!!"
유우기가 그 말을 듣자마자 히죽거리며 파르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뭐...뭐하는거야? 그만둬! 바보 오니! 죽어! 미워!!"
"헤헤 귀여운데 파르시? 계속 마을에서 분해하지만 말고 같이 술이나 마시러 가자!"
"누가 너따위 하고...꺄악?"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유우기는 파르시를 번쩍 들어 업고는 마을로 향했다.
"꺄앗...! 너 뭐하는거야!! 내려놔!! 내려놔! 바보 오니!!"
"캬하하! 가서 마시자!! 옴팡지게 마시는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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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소동이 지나갔다.
유우기는 파르시의 입에서 무지개빛 무언가가 튀어나올때까지 술을 퍼먹였다.
그리고 마침내 입에서 무지대빛 무언가가 튀어나오자 파르시에게 뿔이 땅에 박히도록 사죄를 했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
"아...정말 놀랐다...갑자기 입에서 무지개를 쏘아내고 말이지..."
"...다 너가 마신 술들이 섞여서 그렇게 된거잖아"
"하지만 내가 마셨을때는 그런 일 없었는데?"
"아마 지금 네 배를 갈라보면 무지개가 배 안에 있지 않을까?"
파르시가 위협적으로 유우기를 노려보며 말했다.
"윽...미안..."
"정말이지...바보 오니..."
파르시가 툴툴대며 다리로 걸어갔다.
그때 설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가 지저에 울려퍼졌다.
"아? 설이구나!"
"...설이네"
유우기를 보며 파르시가 말했다
"새해복 많이 받아"
"에? 뭐라고?"
"아니야! 됬어! 빨리 니 집으로 꺼져!"
파르시가 땍땍거리자 유우기는 마지못해 돌아가려고 했다.
"아차! 잊은게 있었지"
유우기가 파르시에게 다가왔다.
"새해 선물!"
그리고 유우기는 파르시의 입에 입을 맞췄다.
"?!"
파르시의 눈이 핑핑돌았다.
"푸핫! 너 뭐하는거야?!"
파르시가 유우기를 밀치며 말했다.
"앗! 빨개졌다 얼굴!!"
"뭐...!"
파르시의 얼굴이 점점 달아올랐다.
심지어는 자기자신도 느낄수준으로
"바...바보 오니!! 죽어! 미워!! 증오해!!! 질투해!!!! 좋아해!!!!"
"호오?"
"에..."
파르시의 말문이 막혔다.
심지어 유우기 마저 뜬금없는 상황에 적잖이 말문이 막힌거같다.
"이...아니야! 아니라고!! 이건 그냥...갑자기 할말이 안더오르다 보니...!"
파르시가 급하게 변명을 시작했다.
유우기가 헤벌죽 웃으며 다가왔다.
"뭐...뭐야? 착각하지말라고 바보 오니!"
"크크...귀엽네"
"에..."
유우기가 파르시를 꼭 껴안고 들어올렸다.
"기분이다! 오늘은 우리집에서 자자!"
"잘까보냐!! 바보오니!!"
"헤헤 가자가자!! 오늘은 이런저런일을 해도 상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싫으면 아까처럼 입에서 무지개가 나오게 해주겠다!"
"시...싫어...무지개만은..."
"그러면 가자고 어서!"
"히에에에에에에에...."
다리위에서 마을가지 하시히메와 오니가 떠드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다.
오늘 지저는 왠지 즐거운 설을 맞이할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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