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어두워지고 숲은 어둠에 삼켜졌다
이 요괴로서는 아주 최적의 시간이었다
"오늘도 어둡구나 마음에 들어-"
목에걸린 철십자가가 절그럭 거리며 흔들릴때 루미아는 중얼거렸다
"오늘은 인간이 먹고싶어지는데"
숲에 잘못 들어온 인간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적의 안주거리일테지
숲속에 깊게 가라앉은 어둠을 헤치며 금발의 여인 루미아는 먹잇감을 찾아 돌아다녔다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녔을까
피냄새가 퍼졌다
역겹지만 향긋한 죽음의 냄새는 한치 코앞도 보이지 앉는 어둠을 뚫고 루미아에게 강렬히 전달되었다
"찾았다"
루미아는 중얼거리더니 핓빚향기의 근원을 찾아 어둠속으로 스며들었다
루미아가 도착한곳에는 한 사내가 다리를 다친채 끙끙 대고 있었다
"너는 먹어도 되는 인간이구나"
루미아는 손끝에서 어둠을 뿜어내더니 그 어둠은 남자를 삼켜버렸다
남자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녹아 사라졌다
그랬어야 할 터였다
"이상하네 넌 먹어도 배가 안불러...어째서?"
순간
머리에 강렬한 고통이 엄습해왔다
불에타는듯한, 그리고 그 느낌은 자신의 머리를 계속 강타하고 있었다
"드디어 잡았다 괴물년"
손에는 달빛한점 없는 밤에도 불구하고 빛을 발하는 검을 들고 서있었고 몸에는 사냥꾼들이 자주 입을만한 간편한 복장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뿜어대는 분위기는 평범한 사냥꾼이 아닌
"너를 죽이기 위해 모든걸 걸었다"
짐승의 살기...
"나를 죽인다고? 웃기는 인간이네...죽고싶어서 안달이...큭..."
머리가 지끈거리는 통에 말을 이을수 없었다
간신히 고통의 원인을 찾았다
천? 머리에는 리본이 달려있었다
"안타깝게도 그 리본은 나 이외에는 떼어낼수 없을거다"
"후...주술사나 퇴마산가...가엾게도..."
말로 있는힘껏 허세를 부리는 루미아였지만 이미 체력이고 정신이고 한계다. 어느 한 순간이 무너질때 루미아는 돌이킬수 없게 되리라
어리석은 실수였다
부상을 입은 먹이라 해도 간단한 경계조차 하지않다니...하지만 후회하기엔 너무 늦었다
"마을의 안전을 위해 오늘 여기서 네년의 목을 벤다. 괴물년아."
그가 내뱉은 괴물년은 씹고 씹고 씹다못해 내뱉은 더러운 느낌이 섞여있었다
그 어떠한 욕보다도 더 심한 느낌이었으리라
사내는 검을 들어올렸다
달빛한점 없는 어두운 숲에 빛나는 한 자루의 검은 그렇게 땅을 향해, 목을 향해 내리쳐졌고
루미아의 존재는 그렇게 사라졌다
수십년후...
땅이 루미아의 피를 머금고 수십, 수백, 수천의 밤을 받아들임으로서 다시금 그녀는 탄생했다
환상향에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 자의 흔적또한 어디론가 사그라졌다
새롭게 탄생한 루미아는 생각했다
그 자를 다시찾아 봉인을 해제하리라고
부적을 풀어헤치고 자신의 힘을 다시 되찾겠다고
그리고 다시금 환상에 어둠이라는 악몽을 불러일으키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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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간만에 쓰는 단편이네요!
장편이 되려다 카라카사에게 밀려 빛을 못볼뻔한 내용입니다
원래 구상대로라면 격렬한 전투신도 있어야 하는데
피곤해서 그냥 뺏졍
한국은 시원하네요! 선풍기 안틀고 잡니다
인도네시아에서 4년간 살아보세요 선풍기 없이 여름나기는 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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