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향한 곳은 하루히메의 요망대로 [모험가의 묘지]였다. 묘지의 안쪽에 서있는 칠흑의 묘석비들--영웅들의 기념비를 눈으로 접한 순간 하루히메는 감격에 가슴을 떨었다.
아마도 처음으로 오라리오에 왔던 과거의 벨과 마찬가지로.
벨이 도중에 사두었던 꽃을 바치며 손을 잡고 묵도를 바친 다음, 두 사람은 다른 여러 곳을 산책했다.
하루히메는 [모험가의 묘지]에 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 이후는 좀처럼 가고 싶은 곳은 정하지 못했다.
선택지가 너무 많다는 것도 있었지만 벨이 곤란해지는 입장이 되는 것이 아닐까는 생각 때문에 결단을 내리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런 망설이는 하루히메를 보고 벨은 그때마다. [여기는 어떨까요?] [이쪽이 인기 있는 것 같아요.] [실은 저도 가고 싶어서.] 라며 제안을 해주었다.
극동의 저택에 자라고 있었을 때도, 창부시절 때도 추체성이라는 것을 억눌러 왔었던 하루히메는 자신의 우유부단함을 “한심하다”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신경을 써주는 벨에게 감사했고 동시에 믿음직스럽다고 느꼈다. -벨은 벨대로 인생처음의 안내라는 것에 긴장을 하고 있었지만.
행사가 없었기에 한산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장대한 존재감을 나타내는 원형투기장,
도시의 많은 무소속의 노동자들이 일하는 마석제품공장.
높은 곳에 가면 볼 수 있는 [로키 페밀리아]의 본처 --[긴 저택(長邸)]이라는 이명을 가진 [황혼의 저택] 등등.
보통은 볼일이 없는 도시의 명소에 하루히메는 감탄할 뿐이었고, [헤파이토스 페밀리아]에 입적하고 있던 벨프가 사용했던 공방을 보러 갔을 때도-확실히 헤파이토스 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다.-흥미가 끝이지 않았다.
그밖에도 벨이 추천하는 곳을 기준으로 [영웅의 다리], [성 블랜드 대정당], 등등 그가 오라리오에 막 왔을 때, 발을 옮겼던 영웅들에 유래한 명소를 둘러보았다.
도시중앙에 이동했을 때도 하루히메의 놀라움은 계속 되었다.
던전에 향할 때마다 늘 보아왔던 [바벨]도 지하로 내려가는 것이 아닌 [올라가는]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랐다.
평소에 신세를 지고 있는 치료시설이나 환전소가 있는 2층에서 3층, [헤파이토스 페밀리아]의 지점이 들어가 있는 4~8층을 넘어 점포로 임대해주고 있는 20층 까지. 벨과 하루히메는 승강장치로 이동했다.
수많은 무구들과 도구, 거기에 [바벨]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정령의 호포]등등, 모험가와 요술사로써 봐야만 할 것이 잔뜩 있었지만, 벨과 하루히메가 보러 온 것은 거대한 창문에서 바라볼 수 있는 오라리오의 경치였다.
그것을 보았을 때 하루히메는 [우와아.....!]하며 감탄했다. 이미 거대 도시벽보다도 높은 위치에 있는 바벨 20층에서 경치는 절경일 것이 틀림없었다.
[이슈탈 페밀리아]에 재적하고 있을 때는 “레벨승화”의 존재를 포함해 철저하게 은닉되어, [바벨]2층 이상으로 올라 간적이 없었던 하루히메에게 있어서는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가이드북을 참고로 하고 있던 벨도 사실은 처음으로 온 곳이었고 신기하다는 듯이 밖을 쳐다 보았다.
-하루히메가 알지 못했던 경치의 하나.
원형의 층을 이동해 남동쪽 방향을 보면, 자신을 붙잡아 두었던 환락가가 저렇게 작았고, 거기에 도시를 둘러쌓은 시벽을 넘은 그 앞에는 웅대한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오라리오에 온 이후, 유곽의 창문너머로 달을 올려다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던 하루히메는 지금 자신이 [세계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이제야 실감했다.
하루히메는 몇 번이나 감사를 전했고, 벨은 그것에 쓴 웃음을 짓고 양손을 저으면서도 동시에 기쁘다는 듯이 뺨이 누그러졌다.
쇼핑은 물론 물건의 값을 물어보지도 않고, 단지 구경하는 것만으로 즐기고 있는 것은 별로 문제 여기지는 않았고, 모험가들 사이에서는 자주 이층을 전망대 취급하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20층의 한 구석을 차지해 지금은 [Closed]라는 간판이 걸려있는 가게는 신들은 물론 상인들도 폭넓게 이용하는 유명한 레스토랑 이었던 것 같았고. 아름다운 야경을 보면서 남녀가 즐겁게 즐기는 만찬은 50만 바리스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처음에는 낭만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벨과 하루히메는 그 가격을 듣는 순간 [히익]이라는 비명을 삼키면서 맥없이 그곳을 물러났다.
[고맙습니다. 벨님, 여러 곳을 대려다 주셔서.]
[마음에 드셨다면 다행이네요. 하지만 저도 처음 가보는 곳이 많아서...... 오라리오에 저런 곳이 있었다니 전혀 몰랐어요.]
바벨을 나온 두 사람은 마음이 가는대로 거리를 걷고 있었고, 머리위에서는 마침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태양이 중천에 접어들려 하고 있었다.
계절은 여름의 바로 직전, 초여름 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 더울 정도였고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땀을 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루히메와 같은 수인들은 꼬리와 귀의 털이 불행인지 더워보였고, 얇은 옷을 입는 것은 물론 이었고, 얼음물로 겨우 식힌 쥬스를 마시면서 걷고 있는 자들이 많았다.
땀으로 전해지면서 맛있게 마시는 모습을 하루히메는 그만 눈으로 쫒고 말았다.
[저희들도 쥬스를 살까요?]
[엣? 괘, 괜찮습니다. 벨님! 저, 저는 별로 마시고 싶다고는......! 게다가 돈이.....]
[돈이라면 제가 낼게요. 게다가 벌써 점심시간이고.]
얼굴을 붉히면서 허둥지둥 손을 흔드는 하루히메에게 미소를 던지고 벨은 노점가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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