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도시 오라리오는 거대했다. 그 총면적은 작은 왕국의 수도 2,3개가 가볍게 들어갈 정도 였으며. 하루 만에 구석구석까지 돌아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렇기에 벨이 말한 제안은 타당한 것이었다.
[오라리오에는 저도 아직 모르는 곳이 잔뜩 있어서.....그러니까 오늘은 하루히메씨가 보고 싶은 곳이나, 신경 쓰였던 장소에 가지 않으시겠어요?]
벨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걸어갔다. 하루히메는 그것만으로 기뻤지만 이쪽의 의사를 묻는 그의 배려에도 감사를 느껴 [예!]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지도를 가지고 왔어요. “가이드북” 이라고 하던가? 이걸 참고로 해서 정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벨은 그렇게 말하면서 허리에 차고 있던 작은 가방에서 두루마리를 꺼냈다. 펼쳐진 지도를 보고 하루히메는 흥분의 소리를 내고 말았다.
[우와.......!]
원형의 도시를 케이크처럼 8등분으로 나누는 8갈래의 거대한 메인스트리트.
각 구획에는 형형색색의 건축물이 기록되어 있었고 북서쪽에 자리 잡은 판티온(萬神殿)--길드본부에서 시작되어 북동쪽에 위치하는 공업구의 마석제품공장,
동쪽 구획의 원형투기장이나 [다이다로스 거리], 남동쪽에서 남쪽에 걸쳐 지어진 환락가에 번화가.
남서쪽으로는 거대교역소등 그것만으로도 눈이 즐거울 정도로 유명한 지점이 소개되어 있었고, 그중에서도 가장 존재감을 보이는 것은 도시중앙에 그려진 백아의 거탑 [바벨]일 것이었다.
도시의 중요한 건축물, 시설 이외에도 [로키 페밀리아]의 [황혼의 관]이나 [가네샤 페밀리아]의 [아이엠 가네샤] 등등, 대파벌의 본처의 장소까지 명소로써 소개되어 있었다.
하지만 [관광하는 것은 자기책임]이라는 위험스런 주의사항이---단원에게 스파이로 오해받아 구속될 때는 포기하라는 경고가--한쪽에 적혀있었다.
-특히 [프레이야 페밀리아]의 본처 근처 부근에.
돈을 가진 관광객이나 여행인 들도 이것을 보고 목숨을 건 관광은 안할 것이었다. 왜냐면 오라리오는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인 동시에 [모험가가 날뛰는 가장 위험한 도시]라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었으니까.
[오라리오는 정말로, 이렇게나 넓은 거네요....]
지도를 보기위해 잠시 멈춰 거리의 건물에 서있던 하루히메는 즐겁다는 듯이 꼬리를 흔들거렸다.
이런 지도는 길드에서 얻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았고, 미구도시에 거점을 두려고 하는 [페밀리아]를 시작해, 돈을 가진 유복한 관광객(귀족)이나 아니면 여행인들 에게 수요가 있었다.
-참고로 유료.
벨이 가지고 있는 지도는 길드의 접수원들이 손으로 작성한 것인지 형형색색으로 알아보기 쉬웠고, 무엇보다도 관광지로써 오라리오를 돌아보고 싶다는 욕구를 만들게 했다.
무기적이면서 기능적인 일반적인 지도라기보다는 확실히 “가이드북”표현이 어울렸다. 이러한 종류의 “가이드북”은 길드 이외에도 [페밀리아]에서도 판매하고 있는 곳이 있었고, 길드와는 다른 파벌에서의 시점에서 명소를 소개, 해설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즉 이 “가이드북” 하나 만으로도 오라리오의 즐거움이 바뀌는 것이었다.
[릴리에게 들은 게 있지만 서도, 길드는 던전의 자원수집이나 마석제품산업 이외에도 [관광업]이라는 정책을 번화가의 카지노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 같데요.]
[관광업, 말이신가요?]
[예, 던전에 가서 돌아오는 모험가들에게서 보면 별로 관광지라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길드가 유치하려고 하는 것은 자산을 가진 부유층이었고, 유랑하는 여행객이나 일반적인 [페밀리아]에게 그러한 시책이 과연 맞는 것인가라는 이야기는 일단 제쳐두더라도, 오라리오에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이 잔뜩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말하자면 [바벨]은 신들이 강림했던 [신시대]의 도래의 상징이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저도 오라리오에 왔을 때는, 굉장히 들떠서 여러 곳을 둘러 봤어요. 빨리 [페밀리아]을 발견하지 않으면 안 되었는데....관광기분으로 그만.]
펼친 지도를 가지고 다시 걷기 시작한 벨은 오라리오에 온 직후, 헤스티아와 아직 계약하기 전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가이드북을 보면서 가끔씩 시선을 주고 있던 하루히메는 피식하면 웃음을 짓고 말았다.
[벨님, 실은 가고 싶은 곳이 한곳정도 정해두었습니다 만은, 괜찬을까요?]
[물론, 뭐든지 말씀하세요.]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는 벨에게, 하루히메는 처음으로 자신의 주장을 말하는 것 같은 표정으로 결의했다.
그것은 오라리오에 오면 한번은 가고 싶다고 생각한 장소였다. 극동에서 지내고 있던 시절에 읽었던 미궁신성담(던전 오라토리아)을 되새기며 하루히메는 알렸다.
[저, 저는 [모험가의 묘지]에 가고 싶습니다!]
그런 간절한 바램을 듣고, 잠시 멍해있던 벨은 드물게 입을 크게 열고 웃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베, 벨님?]
그런 갑작스러운 웃음에 하루히메가 당황했고. 벨은 눈 끝을 손가락으로 닦으면서 [죄송해요.]라며 사과한 뒤, 미소를 지은 체 말했다.
[처음으로 오라리오에 왔을 때, 저도 가장먼저 같은 곳에 갔었는데, 그게 웃겨서 말이죠!]
그리고, 벨과 하루히메의 도시 관광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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