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투니버스에서 방영해준 명탐정 코난 극장판 감청의 권을 보고 나서(감청의 권 후기는 나중에 따로 쓸 듯 싶다. 감청의 권이 정말로 노잼이었다는 것 말고도 하고 싶은 말들도 있는지라) 추억여행 겸 한 번 명탐정 코난 극장판들을 정주행하게 되었다. 명탐정 코난 극장판들을 정주행하면서 각 극장판에 대한 간단한 후기라도 적어놓으면 재밌을 것 같아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참고:
1. 각 극장판에 준 점수는 '명탐정 코난 극장판으로서' 라는 전제가 있다. 즉, 명탐정 코난 tv 시리즈의 극장판이라는 것을 감안하고 준 평점입니다.
2. 명탐정 코난 극장판 더빙판을 보고 쓴 평점과 후기입니다.
3. 평점과 후기는 다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1. 명탐정 코난 극장판 1기
명탐정 코난: 시한장치의 마천루
5/10, 한줄평: 첫번째 극장판인 것에(만) 의미가 있는 작품
이 극장판은 투니버스에서 방영해줬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나름 재밌게 본 기억이 있는 데 이제와서 다시보니...조금 추억 보정이 있었던 것 같다.
애초에 이 극장판 범인의 범행 동기가 꽤나 어이없는 것도 있지만(코난 어이없는 동기 Top 10에 자주 등장할 정도니) 이 극장판이 명탐정 코난의 첫 극장판이라는 것이 조금 심하게 많이 티났달까? 기억에도 없었지만 이 극장판 시작이 전혀 연관없는 사건 푸는 것을 시작되는 것에서부터 그런 느낌이 많이 났다.
물론, 나름 재밌게 봤다. 다만 이제 와서 보면 극장판같다기보다는 명탐정 코난에서 4개의 에피소드로 나눠서 방영되는 1시간 스페셜 같은 느낌?
2. 명탐정 코난 극장판 2기
명탐정 코난: 14번째 표적
5/10, 한줄평: 일단 첫번째 극장판보다는 낫다
이 극장판도 투니버스에서 방영했던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이 극장판은 그래도 첫번째 극장판보다는 조금 더 극장판 영화 느낌이 더 많이 난다. 여러가지 사건을 차례차례 푼다기보다는 하나의 사건과 이야기를 따라가는 스토리 구성이 꽤나 극장판 영화 같았어서 1편보다는 그러한 점이 더 마음에 들었다.
아는 사람들은 알지만, 이 극장판에서의 범인의 범행 동기도 꽤나 어이없는 범행동기로 종종 거론되는 편이다. 그 때 당시에는 범인의 범행 동기가 공감이 됐었는 데, 시간이 지나고 다시보고 나서도 개인적으로는 동기가 아주 어이없다고는 느끼지 않았다. 다만, 범인의 동기에 비해 범인이 벌여놓은 범죄의 스케일이 확실히 너무 큰 느낌? 그래도 유명한 탐정과 노애리 변호사 관련 이야기가 나왔던 것이 꽤나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3. 명탐정 코난 극장판 3기
명탐정 코난: 세기말의 마술사
6/10, 한줄평: 마지막 장면의 괴도키드가 살린 작품
나무위키에 가보면 이 극장판이 역대 코난 극장판 중 스토리가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받고 있다는 데...솔직히 보고나서는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 이 극장판도 투니버스에서 방영해줬던 것을 본 기억은 있는 데 앞의 두 극장판과는 달리 이 극장판만 내용이 별로 기억이 안 났었다. 이제와서 다시보니 내가 이 극장판을 왜 별로 기억을 못하는 지 이해가 되었다.
이 극장판의 가장 단점은 아무래도 초반 1시간 부분, 그러니까 성에 들어가기 전까지 과정이 너무 지루하다는 점이다. 초반 1시간동안 괴도 키드도 나오고 살인 사건도 일어나는 데, 그런데도 너무 루즈하게 진행된 느낌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후반 3-40분이 꽤나 재밌었다는 것이다. 사실 범인의 정체를 추리해내는 것 자체는 별로 인상 깊지는 않다 .하지만, 후반 보물을 찾는 과정, 영화 클라이막스에서의 분위기, 그리고 마지막에 괴도 키드가 등장하는 장면 등 꽤나 재밌었고 여운도 깊었다. 정말로 마지막 3-40분이 지루한 초반 1시간을 덮을 정도였다.
4. 명탐정 코난 극장판 4기
명탐정 코난: 눈동자 속의 암살자
7/10, 한줄평: 클리셰도 잘 활용하면 재밌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이 극장판도 투니버스에서 봤던 기억이 나는 데,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다. 남도일(코난)과 미란이의 로맨스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조화롭게 잘 진행된 것 같다. 범인도 꽤 임팩트 있었고 말이다.
미란이의 기억상실 요소가 너무 식상하다는 말이 있는 데, 이 극장판이 2000년에 (일본에서) 개봉됐던 것을 감안하면 아주 식상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더불어, 이 작품은 그런 진부할 수 있는 요소들을 적절히 잘 활용해서 재밌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면, 후반 10분 액션씬이 좀 늘어지는 것 같은 것 정도?
5. 명탐정 코난 극장판 5기
명탐정 코난: 천국으로의 카운트다운
6/10, 한줄평: 홍장미가 살린 작품
이 작품 클라이맥스의 액션씬이 역대 코난 극장판 중 최고라는 말이 있는 데, 이 극장판에서 액션씬은 나름 볼만하기는 하다. 다만, 그것을 빼면 스토리 면에서, 특히 추리 면에서는 그렇게까지 인상깊었던 것은 없었던 것 같다. 이 극장판도 범인의 어이없는 범행동기로 자주 언급되는 작품 중 하나인데 그것도 어느 정도 한 몫한 것 같다.
하지만, 이 극장판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홍장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초반 부분이었던 것 같다. 대체로 이 극장판 자체가 홍장미의 심리에 집중하는 데 그게 꽤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이게 극장판 중에서도 처음으로 검은 조직이 나온 극장판이었다는 것도 꽤 인상깊었다. (만약 이게 아니었다면 아마 5점을 줬을 것 같다)
6. 명탐정 코난 극장판 6기
명탐정 코난: 베이커가의 망령
10/10, 한줄평: 명탐정 코난 극장판 중 최고의 작품
이 극장판은 명탐정 코난 극장판이 가져야 할 요소를 다 잘 갖추어져있다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스토리, 흥미로운 추리, 액션씬 등등. 특히나 영화 시작부터 궁금증을 자아내게 잘 시작했을 뿐 아니라, 추리물에서는 흔치 않는 '범인이 누구인지 먼저 보여주는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지금 다시 봤는 데도 이 영화의 후반부는 좋은 의미로 소름돋는 전개였다. '명탐정 코난' 이라는 작품의 성격이 잘 드러나는 극장판이었고, 그러한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가상게임이라는 요소 자체도 개봉 당시를 생각하면 아주 신선한 소재였을 테고 그 요소를 잘 활용했다 생각하고, 셜록 홈즈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도 정말로 마음에 들었다. 게다가 가상게임의 AI '노아의 방주'가 실행하려는 계획 자체도 어린이 영화 치고는 나름 어두우면서 현실적인 주제를 담고 있던 것도 정말로 마음에 들었다.
찾아보니 이 극장판도 범인의 동기가 조금 아쉬웠다는 반응이 있었다.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반응이지만 개인적으로 그 정도 동기에 불안한 심리였다면 그 일을 저질렀을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쨌든 명탐정 코난 극장판 중 하나를 추천한다면 거의 100%의 확률로 이 작품을 추천할 것이다.
7. 명탐정 코난 극장판 7기
명탐정 코난: 미궁의 십자로
6/10, 한줄평: 하인성-서가영 커플 팬을 위해 만든 팬서비스 영화
(이번에도) 나무위키에서 보니 이 작품이 역대 코난 극장판 중 최고의 추리라는 데, 솔직히 말하면 내가 일본어나 일본 문화를 잘 몰라서인지 몰라도, 그 정도 칭호가 어울리는 지는 잘 모르겠다. 내 기준에서는 명탐정 코난 TV 시리즈에 나오는 트릭과 추리와 비교했을 때 괜찮은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명탐정 코난 극장판 4기가 남도일-유미란 커플 팬들을 위한 작품이었다면, 이 극장판은 하인성-서가영 팬들을 위해 만들어 준 것이라는 느낌이 꽤 강하게 든다.
이 극장판은 다른 극장판들과는 달리 화려한 폭발 액션씬이 별로 없는 데, 그래서 꽤 색다른 맛의 극장판이기는 했다.
여담으로 이 극장판은 비로컬 더빙, 그러니까 캐릭터들 이름이 일본판에서의 이름 그대로 나온다. 다행히도 명탐정 코난 일본판도 나름 챙겨봤던 편이었어서 일본판 이름에 익숙해지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8. 명탐정 코난 극장판 8기
명탐정 코난: 은빛 날개의 마술사
3/10, 한줄평: TV 무비보다도 못한 수준의 극장판
벌써부터 명탐정 코난 극장판 지뢰를 밟게 될 줄은 예상 못했다. 코다마 켄지 감독이 맡은 명탐정 코난 극장판 작품들 이후 작품이 별로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감독이 바뀌나서 바로 지뢰같은 작품이 나올 줄은 예상도 못했다.
괴도 키드가 나오는 데도 이 정도 밖에 못 만들었다는 것이 꽤 놀라웠다. 추리나 트릭도 기대 이하였고(거짓말 안 하고 내가 설마했던 트릭이 실제 트릭이었다), 후반 액션씬도 긴박감은 하나도 없었는 데다가, 액션씬 자체가 발생한 이유 자체도 좀 억지인 느낌이었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에서 단역으로 홍시호 성우님이 나오신다. 이것이 이 극장판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9. 명탐정 코난 극장판 9기
명탐정 코난: 수편선상의 음모
7/10, 한줄평: 예상 외로 재밌었던 작품
이 작품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기대를 안 했었는 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좀 놀랐다. 더 놀라웠던 것은 나무위키를 펼쳐보니 이 극장판이 지루했다는 평이 많았다는 데, 솔직히 일단 나는 재밌었다.
초반 유람선 위에서의 일상 장면이 놀랍게도 재밌었고 귀여웠다. 게다가 그 후에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도 꽤 흥미로웠다. 물론 범인이 누군지는 살짝 뻔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후반부의 스토리 흐름은 꽤 흥미로웠다. 후반부에서 미란이의 행동이 너무 억지스러웠던 것을 빼면 예상 외로 내 취향이었고, 재밌었다.
여담이지만, 이 극장판 성우 캐스팅이 은근 화려하다. 정미숙, 구자형, 오세홍, 유강진 성우님이 나오신다.
10. 명탐정 코난 극장판 10기
명탐정 코난: 탐정들의 진혼가
6/10, 한줄평: 잘 만들어진 TV 스페셜 에피소드
이 극장판은 정말로 명탐정 코난 올스타즈 느낌이 강하다. 이전 명탐정 코난 에피소드에 등장했던 캐릭터가 깜짝 등장하기도 하고, 괴도 키드에, 하인성, 그리고 백준수라는 캐릭터까지, 명탐정 코난 tv 시리즈를 정주행한 사람들이라면 반가운 캐릭터들이 꽤나 대거 출연하고, 그걸 보는 재미가 꽤 있었다. 그래서 좋은 의미로 TV 스페셜 느낌이 나는 극장판이었다.
그 외에도 명탐정 코난에 용의자나 범인 등으로 등장했던 수많은 인물들이 엑스트라로 나온다. 나도 몇 개는 알았는 데 이 분이 정리한 글을 보니 상상 이상으로 엑스트라 출연이 많았다!
https://blog.naver.com/zjwalangz/60209186919
스토리 자체는 관련된 사건이 꽤 많아서 조금 복잡하기는 해도 나중에 후반부에서 모든 과정이 설명되기에 스토리를 이해하는 것에 큰 무리는 없었다.
다만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과 미라클랜드에서 일어나는 일이 조금 따로따로 노는 것 같다는 점이나, 마지막 10분이 순전히 뭉치가 말을 안 들어서 생긴 억지스러운 깜짝 놀라키기 위한 클라이맥스였다는 점만 조금 아쉬울 뿐이다.
여기서의 범인 동기도 어이없는 동기라고 종종 언급이 되던데, 애초에 '최악의 인간'(코난이 실제로 이렇게 말한다)이라고 묘사되기 위해 등장한 캐릭터라는 걸 감안하면 동기가 그리 이해가 안 가는 편은 아니기는 하다.
총정리:
지금까지 1기부터 10기까지 극장판을 재밌게 봤던 순으로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6기 >> 4기 > 9기 > 10기 > 5기 > 3기 > 7기> 2기 > 1기 >>> 8기
*여담이지만 코난 극장판 엔딩 크레딧이 실사 영상이던데 (어떤 거는 유람선 안에서 여자아이가 뛰는 영상) 원래 코난 극장판 엔딩 크레딧 영상이 다 이런 스타일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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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말이죠. 제 기억에는 없던 장면이라 첫 극장판 다시 봤을 때 첫 부분에서 좀 놀랐어요 | 20.02.18 01:4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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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취향이 별난걸 수 있지만 다행히? 11기 절해의 탐정은 tv 스페셜 느낌이라서(좋은 의미로) 나쁘지 않게 봤었는 데 그 다음 작품들이 슬슬 걱정되네요 | 20.02.18 02: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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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른거죠 뭐 ㅎㅎ 11기는 감벽의 관이고 위에 보니 더빙판만 보고 쓰시는거면 절해는 생략할수도 있겠네요 ㅋㅋ | 20.02.18 03:2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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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제가 착각했네요. 11기 감벽의 관이 괜찮았다는 의미였습니다. 절해의 탐정은 뭔가 악명 높은 작품인지라 자막판으로라도 한 번 궁금해서 볼 것 같네요 ㅎㅎ | 20.02.18 10: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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