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요소 굉장히 심각하게 많으니 지금이라도 싫으신분은 빽스페이스 누르세요
일단 관람하고 받은 신카이책과 맥도날드에서 주는 굿즈인 스즈메의 의자로 관람인증합니다.
가장 먼저 인상 깊었던 점은 신카이 감독은 이번 작에서 귀멸이나 주술회전을 많이 의식했다고 언급하셨는데
새롭게 시도하는 cg는 정말 이 작품 보는 내내 보는 즐거움을 선사해줍니다.
미미즈가 문에서 나오는 장면 의자가 된 소타와 다이진의 추격신은 확실히 신카이씨가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라는것을 확연히
느끼게 해줍니다.
게다가 이번에 새로 영입한 음악담장자 진노우치씨의 웅장한 음악이 이런 장면을 더더욱 돋보이게 만들고요.
전 이 작품을 이것만으로도 아이맥스로 한번은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작품의 재미와 감동은 일본인이거나 일본에서 생활을 해봤다던가 일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재미와 감동이 있을거지만
과연 그렇지 않은 전혀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도 이 작품의 메세지나 재미가 온전히 전해질 것인가?는 걱정이 됩니다.
그 이전작인 너의 이름은의 경우 실제로 세계 어디에서도 높게 평가받은 작품이고 한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1위를 기록한 작품입니다만,
바로 그 후속작인 날씨의 아이의 경우 상대적으로 히트를 치지 못했고 평가가 갈렸던 작품입니다.
예를 들어서 한국에서는 호다카가 총을 줍는 그 장면을 보고 대단히 작위적이라고 평가했던 반면 일본에 대해서 잘 아는 분이라면
흠? 호다카가 총을 주은 곳이 바로 그 유명한 카부키쵸네? 게다가 호다카가 주운 권총은 일본 야쿠자들이 가장 즐겨 쓴다는 그 권총이네?
하면서 딱히 문제가 될 것이 없이 느껴졌을것입니다.
그래도 날씨의 아이는 빈곤하고 외면받는 아이들이란 측면에서 어느 정도 그래도 공감할만한 요소가 있었고
그걸 또 좋아하는 분들도 굉장히 많았는데
이번 스즈메의 문단속은 바로 동일본 대지진을 직접 다룬 작품입니다.
일본에 있어서 동일본 대지진이 얼마나 큰 사건이었나 물론 한국인들도 잘 알긴 알지만
사건의 당사자가 느끼는 동일본 대지진과 바다건너의 우리가 느끼는 동일본 대지진은 같을래야 같을 수는 없겠죠.
게다가 작중에서 다루는 장소를 자세히 살펴보면 일본에서 유명하고 큰 대지진이 일어났던 장소들을 일부로 꼭 집었습니다.
최근에 일어난 가고시마 대지진뿐 아니라 걸핏하면 지진으로 시달리는 큐슈지방
역시 진도5의 지진이 14년도에 발생한 에히메 95년도에 대지진이 덥쳤던 고베시
한국의 역사에 있어서도 아는 분은 알 관동 대지진이 덮친 도쿄
이 장소들을 지나면서 문단속을 하여 지진을 막아내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일본인의 입장에선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대리만족과 감동을 주지 않았을까?라는 느낌이 듭니다.
게다가 이 작품에서 지진을 막는 방법을 살펴보면 바로 그 장소에서 있던 추억과 아름다운 풍경을 떠올린후 막아내는데
이 장면에서 일본인들은 아마 폐허가 되었거나 지진피해를 입기전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더더욱 감동을 받았겠죠.
그리고 이 작품에 있어서 하일라이트인 스즈메의 고향으로 가는 장면
진짜 여기선 일본 극장내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초토화된 도호쿠 지방이 그야말로 그대로 나오고 이 지방에 도달한 스즈메가 떠올리는 자신의 과거의 모습
특히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던 날인 3월 11일에 스즈메가 직접 검게 크레파스를 벅벅 칠하는 장면에선
진짜 일본 극장내 분위기가 찬물을 끼얹은듯이 조용해집니다. 아니 이건 뭐 숨소리도 안나요.
그리고 나서 그 폐허속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어머니를 찾는 어린 시절의스즈메의 모습에서 여기저기서 눈물을 흘리고
제 자리 옆에서 진짜 눈물이라고는 안흘릴 인상의 아저씨도 눈물을 뚝뚝 흘리고 계시더군요.
그런 어린 시절의 스즈메 앞에 현재의 스즈메가 나타나서 말합니다.
"너는 지금은 너무나도 슬퍼서 견딜수 없겠지만 모든 것을 이겨내서 멋진 어른이 될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일본인 입장에선 너무나도 듣고 싶던 말이 아니었을까요?
동일본 대지진이란 커다란 상처를 잘 극복해주셔서 여러분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정말로 잘해내주셨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니깐요.
이것은 일본인입장에선 너무나도 듣고 싶던 한마디가 아니였을까요?
실제로 제가 극장에서 나와서 우연히 그 옆에서 전혀 눈물이라고는 흘릴거 같지 않은 인상의 아저씨와 잠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왜 그렇게 눈물을 흘리셨느냐고 물어봤는데,
"실은 저도 제 딸을 그 당시 그 사건에서 행방불명되어서 4개월이나 정신을 놓은 상태에서 이 대피소에서 저 대피소로 딸을 찾기 위해서
미친듯이 해매었다가 겨우겨우 찾은 기억이 있는데 스즈메를 보니 그때가 생각납니다."
라는 감상을 해주시더라고요.
그걸 듣고 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일본인 입장에선 스즈메의 캐릭터성이 어떻니 개연성이 어떻니는 전혀 중요하지 않을것입니다.
스즈메는 그 당시의 자기 자신이자 친구이자 친척이자 가족인데 여기에 논리를 적용할 수 있을까요?
그런거 다 필요없이 스즈메는 일본인의 입장에선 너무나도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일것입니다.
그때 그 당시의 자기 자신,가족,친구,친척이니깐요.
실제로 제가 4박 5일동안 여기저기 다니면서 어딜가도 스즈메의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고,
일본에선 이미 너의 이름급의 사회적 현상이 되고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일본에 대해서 전혀 지식이 없는 사람이 보는 스즈메는 과연 같은 작품일까요?
뭐 물론 뚜껑은 따봐야겠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