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강타자 미겔 카브레라가 3000안타 정복을 다음으로 미뤘다. 대기록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은 고의로 카브레라와의 승부를 피한 뉴욕 양키스의 결정에 비난을 쏟아냈다.
22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 양키스의 경기.
디트로이트가 1-0으로 앞선 8회말 2사 2,3루에서 2999안타를 기록 중이던 카브레라가 타석에 들어섰다. 앞선 세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양키스의 선택은 고의4구였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카브레라를 걸어 내보내면서 1루를 채웠다. 일단 8회를 실점 없이 넘기고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동점 혹은 역전을 노리겠다는 심산이었다.
디트로이트 팬들의 생각은 달랐다. 3000안타를 손꼽아 기다리던 팬들은 직접 볼 기회를 날린 것에 야유로 분노를 표했다.
후속타자 오스틴 메도우즈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려 3-0으로 8회말이 종료된 뒤 그라운드는 또 한 번 야유로 뒤덮였다. 카브레라는 손으로 스코어보드를 가리킨 채 '이기고 있으니 괜찮다'며 팬들을 진정시켰다. 경기는 디트로이트의 3점차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경기 후 카브레라에게 고의4구를 둘러싼 질문이 쏟아졌다. 카브레라는 "우리가 3-0으로 이기고 있었으니 괜찮았다"면서 "이것이 야구"라며 쿨하게 넘겼다. 이어 "나에게 고의4구를 준 것은 경기의 일부다. 그 전에 나는 3타수 무안타를 쳤고, 우리는 기회를 잡아서 이겼다"며 팀 승리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카브레라가 첫 타석 준비를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새 역사를 쓸 자신들의 스타를 박수와 환호로 반겼다. 카브레라는 "첫 타석 때는 조금 감정적이었다. 그것이 내가 선글라스를 쓴 이유"라고 성원에 고마워했다.
카브레라는 하루 뒤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서 MLB 통산 33번째 3000안타 달성에 재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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