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스게 소리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반을 발매한 사람은 Various Artists 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통 음반에서 Various Artists 라는 것은 여러 가수들이 참여해 수록곡을 구성하고 있는 모음 앨범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예전부터 여러 가수의 모음앨범이 발매되곤 했지만, 때는 바야흐로 2000년 5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딱 24년 전.
여러 가수 모음 앨범 하나가 발매됩니다.
이름하여 꿈공장이여 영원하라(구글번역)
그 당시 시대 배경을 빗대어 설명 하자면,
1997년 우리나라는 국가부도를 맞고,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게 됩니다.
매일같이 한강에 뛰어들어 생을 달리하는 실업자들이 속출하였고,
정부는 알짜배기 기업을 외국에 내다 팔며 위기를 벗어나려 안간힘을 썼던 긴박한 시기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위기를 기회로 삼은 벤처기업들도 탄생해 새로운 싹을 티우기도 했지요.
어떻게 보면, 음반 기획사로는 Dreamfactory라는 회사가 이에 해당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회사마저 경영이 어려워지며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고,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그냥 회사 문을 닫을 것이냐, 아니면 우리 회사 소속 아티스트의 훌륭한 지적 재산권들을 바겐세일하여 이 위기를 돌파할 것이냐.
회사는 후자를 선택하였고, 발매한 음반이 이 Long Live Dreamfactory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옛날 사장님이 방송에 나와 공장 사정이 어렵단 얘기를 몇번 했었는데, 당시의 여러 상황을 추론하여 아무런 레퍼런스 없이 서술합니다.)
24년전 당시 이 앨범을 개봉해 보았을 때, 그전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구성과 포장이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기존 CD 음반들처럼 슬림한 하드 플라스틱 케이스가 아닌, 소프트한 투명 플라스틱곽에 비닐 패키징으로 내용물이 들어 있었지요.
비닐을 열어보면, 다양한- 지금으로 말하면 "굿즈"가 정성스레 들어 있었습니다.
이 앨범은 3장의 CD와 가사지, 참여 가수들의 컨셉사진집, 그리고 2가지 굿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금은 음반이 음원매체의 개념이 아닌 "그냥 굿즈"라는 개념으로 정착되었지만, 저 당시에는 굿즈라는 개념이 없었고,
저 또한 이 음반을 통해, 음원CD 외에 또다른 구성품을 넣어 판매한다는 걸 처음 보게 되었습니다.
재밌는 점은 기다란 포스터(가사지) 가장 오른쪽에 TGI Fridays의 상업광고가 있습니다.
요즘 음반에는 저런게 있을지 모르지만, 24년전 당시에는 성스러운 가수의 음반 안에 상업광고가 따로 자리잡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미루어 짐작하건데, 위기의 회사가 기사회생의 스킬을 선보여야 되는데, 마나가 모자라,
어쩔 수 없이 자식같은 창작물에 광고를 실어 내보내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3장의 CD 중 첫번째 음반을 설명드리면,
첫번째 음반의 제목은 "이미 불렀기"로 Dreamfactory 소속 가수들이 이전 발매했던, 음반 중 좋은 곡들을 모아 구성한 일종의 기획사의 베스트 앨범입니다.
두번째 음반의 제목은 "새로 부르기"로 Dreamfactory 소속 가수들의 미발표 신곡을 모아 구성한 일종의 회사 차원의 신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CD의 제목은 "VCD 뮤직 비됴 보기"로 음반이 아닌, 뮤직비디오 동영상 컨텐츠 였습니다.
2000년도 당시 이렇게 음반 외로 영상매체를 함께 판매했던 것은 이 음반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러한 매체 제공이 얼마나 생소한지, 구성품 안에는 이 매체를 재생하는 친절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기다 당시에는 너무나도 획기적인 컵받침 굿즈도 동봉되어 있었지요.
Dreamfactory 소속 가수들의 단체 사진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사진 실력이 없어, 중요한 가수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네요.
Dreamfactory 소속 가수들의 컨셉사진집입니다.
이 사진에도 마찬가지, 중요한 가수 얼굴이 반사되어 보이지 않게 되었네요.
마지막 구성품, Dreamfactory 사장님과 소속 직원의 6칸짜리 스냅사진이 동봉되어 있습니다.
미루어 짐작하건데, 소속 직원은 법무팀이 아니였을까 생각됩니다.
폭력쓰는 사장님이 직원에게 손지검을 해, 직원이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여과없이 찍혀버렸습니다.
컨셉사진집의 안을 열어 몇가지 사진을 찍어봅니다.
Dreamfactory의 사장되시는(본인께서는 회사 이름이 Factory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공장장이라고 소개했음)
가수 이승환 옹입니다.
어께의 앵무새 컨셉이 다소 충격적이고 쌩뚱맞지만,
이로부터 몇달 뒤 얀이라는 가수가 데뷰하며 똑같은 콘셉으로 어께에 앵무새를 달고 무대위에 올라가 공중파를 통해 노래를 불렀습니다.
다음은 얼핏보면 병든 차인표 같기도 하며, 감성충만한 변태가 떠오르는 사원, 유희열입니다.
TOY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발표했으며, 015B와 같이 객원가수를 통해 다양한 음악을 발표했습니다.
Dreamfactory 사장님의 경영 노하우를 어깨 너머로 배워, 훗날 (주)안테나라는 동종사를 개업하게 됩니다.
아까 두번이나 얼굴이 보이지 않았던, 중요한 가수는 바로 김광진이었습니다.
김광진은 그룹 더 클래식에서 "마법의 성"이라는 명곡을 발표하기도 하였을 뿐 아니라,
솔로 3집 음반의 수록곡 "편지"로 엄청 유명한 가수 인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분의 노래를 아주 좋아합니다.
다음은 그룹 롤러코스터입니다.
멤버 구성은 왼쪽부터 이상순, 조원선, 지누 이렇게 3인조이고,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너무나 생소한 Acid Electronica 뮤직을 선보였는데, 그 실력 또한 너무나 출중해서 제가 아주 좋아하는 그룹이었습니다.
당시 Long Live Dreamfactory에 수록된 "습관"이라는 노래를 통해 처음 이 그룹을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이들의 팬이 되었습니다.
다른 소속 가수들도 많지만, 다 찍기는 어렵고(나머지 가수분들께 너무나 죄송) 마지막으로 이소은을 찍어 봅니다.
큰 키와는 다르게 당시 10대의 나이로 데뷰하였으며, "작별", "서방님", "오래오래" 등의 히트곳을 발표했습니다.
지금은 가수 때려치고 법조계에 일하신다는데, 한국에 직장을 못구하고 외국에 나가 취업해 계십니다.
아쉽게도 설명은 여기까지 드리고, 수록곡 두 곡을 소개 드리며 마칩니다.
이승환 사장님이 부르신 노래로, 다른 앨범에는 전혀 수록된 적 없는, 이 앨범에만 수록된 노래입니다.
변재원의 안심이란 곡입니다. 솔로 1집 발표 후 눈에 띄는 활동이 없는 분인데,
좋은 곡이라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소개해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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