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억울했던 일 둘은 명절과 상관 없는데 가장 억울했던 것이 명절과 상관 있어서 올려 봄.
순서는 사건 발발 순서대로 나열함.
1. 공군학사장교가 되기 위하여 진주의 교육사령부 기본군사훈련단 장교교육대대에 갔음.
부모님과 동생과 헤어지고 천천히 일주일인가? 가입소 기간이 지나고였나 안 지나고였나? 기억이 불확실해서 아무래도 가입소 기간이 지난 것이 말이 되는 것 같기에 가입소 기간이 끝났다는 전제 하에 써봄.
시험 합격자들만 남아서 전투복이 지급되고 숙소를 재배정함
그리고서는 반입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가져온 사람들은 복도의 훈육관에게 가서 자진신고하라는 방송이 나옴.
나는 애초에 안내문에 나와있는 가져오라고 된 것만 가져가는 성격이어서 안심했었는데, 숙소에서 내게 배정된 관물대와 침대를 보니
글쎄, 세탁소 가면 주는 싸구려(?) 금속제 옷걸이들이 다수 숨겨져 있는 것이었음
그대로 방치했다가 발견되어 무단 반입한 거냐고 추궁당하고 혼나지 않기 위해, 전 기수가 남기고 간 것이라고 보고를 하려고 가져갔는데 문답무용으로 버피 테스트를 시작했다. ㅠㅠ
변중위님 교사 생활 잘하고 계십니까? 저 아직도 그게 억울해요. ㅠㅠ
왜 나는 이의 제기를 못하고 그대로 벌을 받아야 했을까? ㅠㅠ
2. 역시 기본군사훈련단에 입소해서 교육훈련 받던 후보생 시절 일어난 사건
그 당시에는 신종플루가 유행해서 전염을 막기 위해 후보생들에게 마스크가 지급되었다.
그리고 그 때는 화생방 이론 교육 시간이어서 강당에 모여 있는 상태였다.
가입소 기간 끝난 초기였기 때문에 군기 엄하게 잡으려고 훈육관과 교관이 사납던 시절이었다.
후보생들은 모두 의자에 앉지 못하고 부동자세로 서있는데, 화생방 교관들이 돌아다니면서 군기 잡는다고 이것저것 트집을 잡기도 했는데
그때 벌어진 일이다. 중간중간 단체로 대답해야 할 일이 있었고, 원칙은 '대성박력'이어서 큰 소리로 대답해야 했다.
그 때문에 '마스크'가 코 밑으로 내려간 사람이 다수 발생한 것이다.
강당을 돌아다니다가 그걸 본 화생방 교관 중위 하나가 '장교가 되려는 놈들이 무려 화생방 시간에 코도 안 가리고 마스크를 쓰냐'고 해버리면서, 마스크가 코 밑으로 내려간
후보생 전원에게 동기부여가 시작되었다. 그 때 내가 이의 제기를 왜 못했는지 아직도 의문이다.
아니 대성박력으로 대답하느라 코 밑으로 내려가는 마스크를 부동자세라서 고쳐 쓰지를 못하는데 어떻게 그걸 기합을 줄 생각을 했나 대단한 중위님이시다.
왜 나는 거기서 이의제기를 해서 마스크가 내려간 동기들과 나를 변호할 생각을 바로 못했을까?
3. 이건 내가 장교훈육관 근무하다가 중대장이 된 지 얼마 안 되어서 벌어진 일이다. 설 연휴 직후였다.
교육부대였는데, 설 연휴동안에 병 교육생과 부사관 교육생들 모두가 특별외박을 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대대는 관리할 교육생이 없으므로 연휴동안 당직근무를 세우지 않고, 모든 출입구를 잠그고 당직사령실에 열쇠를 맡기면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런데 연휴가 끝나고 대대장이던 엄** 중령(별명은 2층 악당)님이 나를 질책하는 것이었다.
엄 중령님이 설 때 빈 대대 본부 건물(병 교육생 생활관을 겸하고 있다) 들어와서 씻으려고 물을 트니 온수가 나왔다고 하셨다.
글쎄 그러면서 나보고 나랏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보일러를 연휴동안 계속 틀어놨냐고 질책하셨다. 더럽게 억울했다.
1만 리터가 넘어가는 거대한 물탱크가 바람이 통하지 않는 지하에 위치해 있고, 거기에 가득찬 온수를 아무도 쓰지 않았기 때문에 보온이 되었던 것인데, 더더군다나 연휴가 다 지나서도 뜨거웠다는 것도 아니고 연휴가 시작되자마자 대체 왜인지는 몰라도 근무일도 아닌데 굳이 잠가놓은 빈 건물에 들어와 씻는 기행을 벌이시고는
'물을 틀었는데 뜨거웠다. 네가 보일러 켜놓고 놀러갔지! 세금 도둑!'이라는데
너무나 억울해서 당시 내가 이공계 인맥들에게 '지하에 보관중인 가로 x, 세로 y, 높이 z인 물탱크에 가득찬 섭씨 70도 온수가 아무도 쓰지 않는 상황에서 자연적으로 보통의 수돗물 온도까지 식으려면 대체 얼마의 시간이 걸리나' 좀 계산해달라고 도움을 구했으나 안타깝게도 도움을 얻지는 못했다.
그런데 그 분은 평소에 '자신은 보일러실에 들어가보지 않아도 대대장실에서 보일러 진동을 느껴서 켜진 것을 알 수 있다'고 하신 적이 있는 분이어서 솔직히 말해 웃겼다.
켜지지도 않은 보일러의 진동을 느끼셨나보지. ㄷㄷ
이외에도 그 분 때문에 마음 고생 정말 많이 했었으나 그건 또 다른 이야기
* 이상의 글을 쓰고보니 나는 권위에 저항하지 못하고 이의가 있어도 제기하지 못하는 그런 소심한 사람인 것 같다. ㅠㅠ
(IP보기클릭)125.139.***.***
1,2번은 어차피 갈굴려고 갈구는거라 뭔 이유가 있어도 걍 갈굼
(IP보기클릭)125.139.***.***
1,2번은 어차피 갈굴려고 갈구는거라 뭔 이유가 있어도 걍 갈굼
(IP보기클릭)22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