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도 여러번 가고 여러모로 이야기가 많은 박사장 캐릭터
당연하지만 당연하겠지만, 사실 박사장에 대한 관객의 반응 역시 감독에 의해 세심하게 조율된 것임
마치 시빌워 찍을때 감독들이 50:50 반응 나오게 한다고 계속 편집하던 것처럼.
그 장면이 가장 확실히 드러나는 씬이 이 '주말수당 씬'
저때 박사장은 운전기사의 직무만 수행한 송강호에게 자기 아들 생일파티 들러리로 일하기를 요구한
즉 선을 넘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임.
저게 윤리적으로 어느 정도까지의 확연한 갑질인가, 주말 수당을 제대로 주는데? 저때 송강호가 거절의 여지가 있었나 등등으로 말은 많지만
어쨌든 업무 외적인 사적인 일로 송강호를 불렀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다
즉 저때 송강호가 저 부분으로 박사장을 공격한다면
관객들로서는 박사장에 대한 이미지가 급격히 추락하게 됨.
하지만 송강호가 하는 말은
"아내분을 사랑하시죠?"
저 띄꺼운 표정과 뉘앙스, 그리고 상황까지 보면 사실상 '니 와이프 오죽 사랑해서 이 개고생인거네?' 하는 비꼬는 말임.
다른 의도가 있다고 해도 박사장 입장에서는 다르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동과 상황이었거든.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42791765
당시 송강호의 심리상태를 감안하면 반은 비꼬는거고 반은 '나도 가족 사랑하는데 왜 이러고 있냐' 하는 신세한탄일 수 있지만,
관객과 박사장의 시점에서는 갑자기 갑질과 상관없는, 뜬금없는 곳에서 공격이 훅 들어오는 거지.
이 공격에 대해서 박사장은
'주말수당 주잖아. 이것도 일인데 선은 좀 지키지?' 라고 답함.
잘 생각해보면 이건 자신의 미묘한 갑질, 그리고 그 안에 내포한 선민사상을 인정하는 발언이지만,
그와 함께 부부관계에 시비를 받은 남편의 '정당한' 분노로 보일 여지 역시 다분함.
고용인을 떠나서 남한테 저 비아냥 듣고 기뻐할 사람은 없을 테고, 영화 안에서 박사장이 가족에게 소홀하다고 여겨지는 씬은 딱히 없었으니까.
만약 저때 '이 인디언 분장 놀이 하자고 고용된것 아니다. 선을 넘는 거 아니냐'라는 대사가 나왔다면
지금처럼 박사장에 대한 분위기가 비교적 온화하지는 않았을 거임.
결국 이 잘 조율된 일련의 흐름을 통해 박사장은 약간의 표를 더 얻어가고,
이로 인해 천편일륜적인 '갑질하는 사악한 대기업 사장'의 이미지에서도 벗어나게 되었음.
ㄹㅇ 잘 만든 영화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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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참 철저하게 오브제를 짜놓은 게 송강호는 지속적으로 같은 아버지로서의 동질감을 얻고자 시도하지만, 박사장은 선을 그으면서 고용주와 피고용인이라는 관계를 상기시켜버림 이를 통해서 서로 간의 악의는 그다지 없지만 결국 부의 계급 차로 인한 참사가 벌어져버리고 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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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뜯어보면 ㄹㅇ 미치도록 신경쓴 영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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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쩌는 감독과 개쩌는 배우들 개쩌는 영화 그리고 보는 나에게 들어오는 개쩌는 데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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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것도있는데 송강호가 듣는 입장에서 너무 띠껍게 말한것도 이해할만한 여지가 있었음 물론 송강호 측도 전날에 집이 침수되서 기분이 ㅈ같은거니까 둘다 이해가 갈 수 밖에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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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가 동질감이라도 좀 느꼈으면 마지막에 칼질은 안 했을텐데... 이선균은 내내 그걸 선 긋고 쳐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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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에 나오는 세 명의 남자 박사장, 기택, 지하실 남자를 계급으로 나눠보면 신/인간/가축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함 박사장은 두 기생충한테 거처를 제공하므로 신이고, 기택은 망했으나 지하실 남자처럼 폭싹 망하진 않았음 지하실 남자는 보시다시피 그냥 완전 망해서 한심하게 살아가고 있는 거고 기택은 박사장이 사는 신전에 기생하며 살면서도 지 분수를 모르고 계속해서 박사장한테 자기를 어필했음 특히 선을 과하게 넘은 게 계속해서 박사장과 자기를 아버지, 가장이라는 선에서 동일시 하려 했고 그건 기택의 대사와 행동에 계속 드러남. 뭐 두 남자의 여정이라든가, 앞에서 나온 가족을 사랑하시죠 같은 거 근데 신인 박사장 입장에선 기택이나 전 운전수나 지하실의 남자나 전부 가축으로 밖에 안 느끼는 인물임 가축은 뭐다? 필요하면 계속 쓰지만 더 이상 필요가 없으면 죽여버림. 영화 속에선 박사장의 전 운전수와 가정부 아줌마로 대변되지. 기택은 계속 박사장의 위치를 넘보려하고, 박사장은 가축이 자꾸 자기랑 똑같이 굴려고 하니 화가나서 미지막 인디언 씬 때 한방, 그리고 기택이 자기 밑이라고 생각 했던 지하실 남자를 보며 코를 막은 걸로 두방 때려서 결국 기택도 지하실 남자도 박사장 입장에선 같은 인물로 밖에 안 보였다거 생각했으니 찌른거라고 봄 기택의 알량한 자존심이 그 순간 확 무너졌다고 봄. 가족이 찔려서? 그건 아니라고 봄 기택은 비굴한 척 하지만 자기합리화가 강하고 또 올라갈 기회가 있으면 올라가려는 비열한 소인배임. 소인배가 자기 위치를 깨달은 순간 지하실의 남자처럼 되는 거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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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진짜 잘 만들었다고 느낀게 이 영화에서 어찌보면 절대선 절대악으로 몰빵되어 치우치는 캐릭터가 없게 배분을 해놨음 옛날 일본말 유행어였다고 한거 중에 "민나 도로보데스!" (다 도둑놈입니다!) 를 저렇게 황금 밸런스로 맞춘 작품이 나올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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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디테일의 봉준호가 아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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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착각과는 달리, 계급갈등이란건 단순히 어느 한쪽이 혹은 쌍방이 양해하고 호의를 배푼다고 없어지는게 아니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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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뜯어보면 ㄹㅇ 미치도록 신경쓴 영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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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쩌는 감독과 개쩌는 배우들 개쩌는 영화 그리고 보는 나에게 들어오는 개쩌는 데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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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쩌는 데미지 동감. 보면서 이렇게 가슴 쫄리는 영화는 조커말고 없었어..... | 20.10.11 18:34 | | |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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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먼스의그림자
나도 이러헥 느꼈음 | 20.10.11 18:3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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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익스먼스의그림자
그런것도있는데 송강호가 듣는 입장에서 너무 띠껍게 말한것도 이해할만한 여지가 있었음 물론 송강호 측도 전날에 집이 침수되서 기분이 ㅈ같은거니까 둘다 이해가 갈 수 밖에 없지 | 20.10.11 18:3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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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의 댓글입니다.]
익스먼스의그림자
송강호가 동질감이라도 좀 느꼈으면 마지막에 칼질은 안 했을텐데... 이선균은 내내 그걸 선 긋고 쳐냈지 | 20.10.11 18:3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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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먼스의그림자
차안에서의 대사나 여기서의 대사나 이 내용이 맞을듯 함. | 20.10.11 18:3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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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먼스의그림자
근데 아들을 위해 인디언 복장하고 저러고 있는데 갑자기 아내분 사랑하시죠? 이러면... | 20.10.11 18:5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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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참 철저하게 오브제를 짜놓은 게 송강호는 지속적으로 같은 아버지로서의 동질감을 얻고자 시도하지만, 박사장은 선을 그으면서 고용주와 피고용인이라는 관계를 상기시켜버림 이를 통해서 서로 간의 악의는 그다지 없지만 결국 부의 계급 차로 인한 참사가 벌어져버리고 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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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영화는 그걸 소통의 방향성으로 설명을 하더라. 같은 계급끼리만 같은 언어로 소통하기에, 계급이 다른 층위에서는 서로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모르스 부호로 아무리 리스펙을 보내도 못알아듣는 박사장 가족같이, '같은 아버지'로의 동질감을 원하는 소통이 계속 실패하지. 너랑 나랑은 급이 다른데 왜 자꾸 맞먹으려 드냐ㅡ는 불변의 계급갈등으로. 이게 설국열차에서는 열차 칸으로 딱 드러나게 보였다면 기생충에서는 정말 선을 넘나드는 은유로 등장해서 알듯 말듯하게 자꾸 신경을 긁지. 연출에 대한 이 강박한 느낌이 약간 무서울 정도임 ㄷㄷ | 20.10.11 18:43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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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디테일의 봉준호가 아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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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진짜 잘 만들었다고 느낀게 이 영화에서 어찌보면 절대선 절대악으로 몰빵되어 치우치는 캐릭터가 없게 배분을 해놨음 옛날 일본말 유행어였다고 한거 중에 "민나 도로보데스!" (다 도둑놈입니다!) 를 저렇게 황금 밸런스로 맞춘 작품이 나올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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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악이야 없어도 절대선은 있음. 이선균네 꼬마 애는 일말의 죄도 없음. | 20.10.11 18:46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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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밤에 케익 몰래 먹은 죄? | 20.10.11 19:1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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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마디도 한마디인데 자기 딸은 챙겨주는 시늉도 안하다가 하필 코 한번 잡은게 순식간에 송강호 정신을 돌게 만들어버림 | 20.10.11 18:39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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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봉준호... | 20.10.11 19:0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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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착각과는 달리, 계급갈등이란건 단순히 어느 한쪽이 혹은 쌍방이 양해하고 호의를 배푼다고 없어지는게 아니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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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비투스 같은 본인도 모르게 몸에 벤 사회적 계급적 관습, 사고방식은 단순 호의로 극복될 문제가 아니니까... | 20.10.11 18:44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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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에 나오는 세 명의 남자 박사장, 기택, 지하실 남자를 계급으로 나눠보면 신/인간/가축으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함 박사장은 두 기생충한테 거처를 제공하므로 신이고, 기택은 망했으나 지하실 남자처럼 폭싹 망하진 않았음 지하실 남자는 보시다시피 그냥 완전 망해서 한심하게 살아가고 있는 거고 기택은 박사장이 사는 신전에 기생하며 살면서도 지 분수를 모르고 계속해서 박사장한테 자기를 어필했음 특히 선을 과하게 넘은 게 계속해서 박사장과 자기를 아버지, 가장이라는 선에서 동일시 하려 했고 그건 기택의 대사와 행동에 계속 드러남. 뭐 두 남자의 여정이라든가, 앞에서 나온 가족을 사랑하시죠 같은 거 근데 신인 박사장 입장에선 기택이나 전 운전수나 지하실의 남자나 전부 가축으로 밖에 안 느끼는 인물임 가축은 뭐다? 필요하면 계속 쓰지만 더 이상 필요가 없으면 죽여버림. 영화 속에선 박사장의 전 운전수와 가정부 아줌마로 대변되지. 기택은 계속 박사장의 위치를 넘보려하고, 박사장은 가축이 자꾸 자기랑 똑같이 굴려고 하니 화가나서 미지막 인디언 씬 때 한방, 그리고 기택이 자기 밑이라고 생각 했던 지하실 남자를 보며 코를 막은 걸로 두방 때려서 결국 기택도 지하실 남자도 박사장 입장에선 같은 인물로 밖에 안 보였다거 생각했으니 찌른거라고 봄 기택의 알량한 자존심이 그 순간 확 무너졌다고 봄. 가족이 찔려서? 그건 아니라고 봄 기택은 비굴한 척 하지만 자기합리화가 강하고 또 올라갈 기회가 있으면 올라가려는 비열한 소인배임. 소인배가 자기 위치를 깨달은 순간 지하실의 남자처럼 되는 거지 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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