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인간이 어지럽게 얽히고
‘조심조심’ 손끝을 맞대는 일곱 편의 SF 소설
- 김초엽(작가)
“언젠가, 머지않아, 분명”
어린 시절 어렴풋이 그려보는 어른이 되었을 때의 미래. 그것처럼 우리는 종종 아직 오지 않은 하지만 언젠가 분명히 다가올 미래에 대해 상상하곤 한다. 이 책 『나는 고독한 별처럼』은 일본SF작가클럽 회장을 지낸 성우이자 작가 이케자와 하루나의 첫 SF 소설집으로, 이미 찾아온 저마다 다른 상상 속 일곱 가지 세상으로 우리를 순간이동시킨다. 제6회 겐론SF신인상 이토야스시상을 받은 표제작 「나는 고독한 별처럼」에서는 멸망해가는 콜로니에서 세상을 떠난 이모를 추모하는 여행을 떠나는 두 여성을 통해 죽음과 상실, 남겨진 이들의 희망에 관해 이야기하며, 「실은 붉다, 실은 하얗다」에서는 버섯균을 몸에 심어 상대의 마음을 읽는 공감에 대한 기대와 공포, 사랑 등이 사춘기 시절의 두 소녀의 눈으로 섬세하게 펼쳐진다. 「조모의 요람」은 바다에 떠 있는 거대한 해파리 모양의 남자일 수도 여자일 수도 있는 모호한 성별의 ‘조모’라는 존재를 통해 삶과 죽음을 비롯해 젠더, 출산, 육아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또한 「어쩌면 지방으로 가득한 우주」와 「우주의 중심에서 I를 외치다」는 다이어트를 주제로 두 편의 이야기가 서로 엉키며 이어지는 코미디 SF로, 자기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류에게 경종을 울린다. 늙지도 죽지도 않고 지금의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영원한 생명을 얻었을 때 그것이 과연 축복일지 생각하게 하는 「언젠가 토막에 비가 내린다면」과 태어나자마자 몸에 이식되는 AI가 모든 사고와 일을 지원하는 세상에서 AI와 인간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살아야 할지 질문을 던지는 「Yours is the Earth and everything that’s in it」까지. 이 책에서 펼쳐지는 일곱 편의 이야기는 이미 다가온 기술과 인간이 뒤엉킨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깊은 곳에 자리한 수많은 감정을 자극하며 우리가 원하는 미래는 과연 무엇인지 자꾸만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수록작:
실은 붉다, 실은 하얗다
조모의 요람
어쩌면 지방으로 가득한 우주
언젠가 토막에 비가 내린다면
Yours is the Earth and everything that’s in it
우주의 중심에서 I를 외치다
나는 고독한 별처럼
“드디어 찾았다. 너를 찾았다.
하나가 되는 기쁨, 서로 어우러지는 행복.
포자를 흩뿌리고 균사를 이어 터트리고 퍼트려
구석구석 충만하게 가득 채워라.
너는 나, 나는 너.”
불쑥 다가온 낯선 세상
그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는
『나는 고독한 별처럼』 속 일곱 편의 소설은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에 머리에 버섯균을 식균하고, 지상에서 살기 어려워진 인간이 바다의 아이들을 키우며 인류의 끈을 이어가고, 인공별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죽음을 기리는 콜로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리 앞에 불쑥 들이민다. 그러한 소설 속 세상이 전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SF 소설이 주는 낯섦과 함께 우리 주변에서 있음직한 인물들과 그 일상이 익숙하게 펼쳐지며 그 이야기 속에 언젠가 닥칠지 모를 미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이 파괴된 세상에서도, 멸망으로 향하는 세상에서도 그들은 지금의 우리와 똑같이 밥을 먹고 학교와 회사에 가고 먹고사는 일로 고민한다. 그리고 서로를 원하고 이어지기를 바라며 사랑하고 이별하고 상실을 겪는다. 우리는 늘 나의 의지보다는 AI와 기계에 종속된 미래의 세상이 불행할 거라고 상상하곤 한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그려지는 미래가 결코 어둡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럼에도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있기 때문이다. AI가 어깨 너머에서 줄곧 들여다보며 더 나은 길을 제안하더라도,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지도 모를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외계인과 목소리를 통해 소통하는 세상이 오더라도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인간의 몫임을,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음을 지적하며 변해버린 세상에서도 여전히 태어나고 죽음을 맞이하고 사랑하고 이별하며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그것이 인간이라고, 우리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디가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이디가 없으면 불행할까?”
그럼에도 우리는
이어지기를 꿈꾼다
인간을 초월한 무언가를 쓰려고 하지만 언제나 다다르는 곳은 결국 인간이라고 말하는 이케자와 하루나. 그녀의 글은 언뜻 유쾌해 보이면서도 고독과 외로움이 잔잔하게 깔려 있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서는 유독 소외된 이들이 많이 등장한다. 반 친구들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늘 뒤에 남겨지는 네오, 바닷속에서 30만 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조모, AI인 아이디에 적응하지 못해 바닷가 마을에서 어르신들과 살아가는 길을 택한 아즈, 난독증을 안고 멸망해가는 콜로니에서 살아가는 예니 등. AI를 통해 최선을 선택할 수 있고 문명의 발달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온전히 읽어내며 완벽함을 향해가는 세상에서도 그리고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지구에서도 마치 보이지 않는 고치 안에 갇혀 있듯이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혹은 속하려 하지 않는 이들이 존재한다. 이 책 『나는 고독한 별처럼』은 이미 다가온, 앞으로 다가올 세계에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기술이 어떻게 함께 관계를 맺으며 나아가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저마다 놓인 현실이 팍팍하고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모두 함께 아름다운 불꽃을 바라보고, 어딘가에 피어 있을 벚꽃을 꿈꾸며, 기술이 아닌 사회와 사람,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세상의 희망을 바라본다.


(IP보기클릭)210.183.***.***
과연 문학가 집안...
(IP보기클릭)118.235.***.***
동명이인의 작가가 따로있는줄 알았는데 아테나 성우로 유명한 성우 본인이군요. 다재다능하신분이네.
(IP보기클릭)1.243.***.***
요즘은 저작 활동이 더 많아보입니다.원래 조부나 부친이 문학가이기도하니 그쪽 영향도 있겠죠
(IP보기클릭)45.94.***.***
이젠 많이 언급되지 않지만
(IP보기클릭)219.254.***.***
부잣집 따님 대표적 배역 크리스틴 & 모모카 역이 가장 눈에 띕니다 (심지어 이 둘은 한판 성우도 똑같은게 무서움)
(IP보기클릭)118.235.***.***
동명이인의 작가가 따로있는줄 알았는데 아테나 성우로 유명한 성우 본인이군요. 다재다능하신분이네.
(IP보기클릭)1.243.***.***
darkprison
요즘은 저작 활동이 더 많아보입니다.원래 조부나 부친이 문학가이기도하니 그쪽 영향도 있겠죠 | 25.11.24 20:38 | | |
(IP보기클릭)211.214.***.***
정확히는 98부터 쭉 고정이었죠.그 전에 94~97까지는 매번 바뀌었었고 | 25.11.25 00:29 | | |
(IP보기클릭)221.146.***.***
(IP보기클릭)210.183.***.***
과연 문학가 집안...
(IP보기클릭)45.94.***.***
이젠 많이 언급되지 않지만
(IP보기클릭)45.94.***.***
대문호 집안 따님이라서 재능이 많으셨죠 | 25.11.24 20:44 | | |
(IP보기클릭)175.214.***.***
개그 담당 황장미 | 25.11.24 21:07 | | |
(IP보기클릭)219.254.***.***
부잣집 따님 대표적 배역 크리스틴 & 모모카 역이 가장 눈에 띕니다 (심지어 이 둘은 한판 성우도 똑같은게 무서움)
(IP보기클릭)211.234.***.***
(IP보기클릭)58.228.***.***
심지어 프라모델도 잘 만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