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모코쨩, 덜어줄게."
이미 비어버린 그릇을 가져가며 그녀가 말한다.
"앗, 감사합니다."
"차암, 경어는 그만쓰라니까."
똑부러지게, 그러나 그 목소리에는 가시같은건 없어서.
"죄송해요, 버릇이라서요."
그러니까, 나는 변명을 했다.
시기상으로는 조금 늦은 감이 없잖아 있는 모듬전골.
나에게 있어서는 빛 그 자체인.
아니, 지금은 동거하는 사람이 된 동경하는 사람과 단 둘이, 코타츠로 향한다.
지금 다시 불을 붙인 휴대용 가스버너는, 남아있던 다소의 온기와 함께,
다시금 국물과 건더기들에 열량을 부여해 간다.
순간, 후각을 통한 식욕이 미약한 향으로 전해져서, 그 반대편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얼굴을 엿본다.
아아.
행복이란 그야말로 이러한 것으로, 이것이 행복이 아니라면 나는 더이상 행복의 정의를 알 수 없으리라.
대면이 아니라 코타츠의 모서리를 두고 옆에 앉아 있어서.
자연스럽게 내 얼굴은 좌측 전방을 보는 버릇이 들어, 그녀도 또한 그 반대의 버릇이 들었으리라.
"토모코쨩, 땀 흘리는구나."
"네? 아아, 조금 덥네요."
그렇게 말하며 나는 껴입고 있던 옷을 한겹 벗는다.
뭐, 조금은 술을 마셨으니까 열이 나는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선배는 그런 당연한 사실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이라서,
미움받지는 않을까 걱정하듯이,
"나는 추위를 많이 타서... 미안해 토모코쨩, 덥게 만들어서."
그렇게 커다란 눈에서 무언가가 흘러 뜰어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고개를 숙여버렸다.
그것을 본 나는 방금전까지와는 다른 종류의 땀을 흘리면서,
이 자리의 분위기를 풀어줄 농담을 이것저것, 마치 국민적인 모 로봇이 비밀 도구를 찾아서
자신의 주머니를 뒤적이듯이 생각한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자신있던 농담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아서 결국은,
"그, 그러면 따뜻하게 해드릴게요, 막 이래, 헤헤."
그렇게 참으로 애매한 말이 나와버렸다.
아, 이건 틀렸구만.
그렇게 생각해서 순간의 침묵에 전전긍긍하고 있자니, 침묵은 그대로, 선배는 천천히 가느다란 두 팔을 벌렸다.
"...응."
눈은 가볍게 감기고, 역시 고개를 조금 숙인채로.
그 얼굴을, 뺨을 살짝 붉히고 있어서.
"...왜 그러세요?"
그런 귀여운 선배를 그저 응시하고 싶어서, 일부러 모르는척을 한다.
"...응!"
선배는 포즈를 바꾸지 않고, 한번 더 조르듯이 강조하듯 몸을 흔든다.
"선배, 벌써 따뜻해 보이는데요."
선배는 냄비가 따뜻해지기보다 먼저 빨개져간다.
"...토모코쨩은 꽤나 심술궂구나."
아아, 행복해라.
"토모코쨩의 몸 따뜻해, 부드럽고."
"인형옷을 통해서가 아니라 좋구나. 하지만 너무 말랐어, 선배는 걱정이야."
"귀여워, 고마워, 정말 좋아해, 역시 말랐구나, 좀 더 많이 먹자."
"옷 너머로도 알아. 옷을 통해서가 아니면 좀 더 불안해질때가 있어.
그대로 사라져 버릴거 같아서, 사라지지 말아줘."
그렇게 포옹 하나가지고 이런저런 말이 나오는 선배는, 역시 많은걸 보고있어서.
"선배도 충분히 따뜻한걸요."
그렇게 얼굴을 붉힌, 많은걸 볼 수 없는 나는 떠오르는대로 말한다.
머리의 회전속도가 다른 선배는
"토모코쨩이랑 같이 있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거짓말할 수 있어."
그런 말을 해서, 조금 앞서간 거짓말의 변명을 한다.
나 때문에, 선배의 성실함이 더럽혀져가는 것이다.
"...토모코쨩, 조금만 고개를 들어줄래?"
"헤? 앗..."
그 행복은 때때로, 갑자기 아무런 전조도 없이 대범한 일을 하게만든다.
선배는 언제나 내탓을 하지만, 이건 내탓같은게 아니다.
10초.
그 접촉이 끝났을 무렵에는, 전골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선배는 이런때 의외로 적극적이네요."
나는 입가에서 늘어진 그 연결의 궤적을 의식해가며 거칠게 숨을 쉬어가며 말한다.
선배는 그 지적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또 앞서가는 변명을 한다.
"이, 이상하니? 내가 이런 말을 하는게 의외야?"
의외같은게 아니다, 평소의 일이니까.
"이런, 관계니까... 괜찮잖아."
그러한, 관계라면.
"이상하지 않아요. 선배가 저를 원하는건 기쁘니까... 하지만, 선배는 성실하니까 역시 조금 이상해요."
"술도 마셨으니까, 어쩔 수 없겠지만요."
어울리지도 않게 쿡쿡하고 웃으며, 한손을 바닥에 대며 편하게 앉고서,
조금 고개를 숙이는 도발적인 태도를 취해본다.
지금의 나는 엄청나게 심술궂은 표정을 짓고 있겠지.
"...정말로 심술궂어."
그렇게 생각한 직후에 그 정답이 선배의 입에서 나와,
내 두 어깨에는 그 말의 무게와 함꼐 체중이 걸려온다.
"잠깐, 선배 냄비! 위험해요!"
스위치가 들어가면 선배는 주변이 안보이게 될때가 있으니까 말이지.
"...어쨌든 불을 끄고...이쪽으로 와."
아~, 도대체 무엇을 위해 가열을 한건지.
아니, 여러가지 의미로 가열되긴 했지만.
"후후, 토모코쨩."
선배의 얼굴이 가까워진다.
그 손은 내 옷 단추에 닿는다.
문득 지난주의 이 시기를 떠올린다.
분명 선배가 지쳐서, 도중에 잠들어 버렸던가.
이 무드라면 오늘은 마지막까지 가려나.
나만이 아니라, 선배'도' 포함해서.
"역시 말랐어, 토모코쨩."
아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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