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나마 희망을 걸었지만 나하고 모모는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살던 세상은 절대로 해피 엔딩 따위는 존재 하지 않는 다는 것을.
낫아지지 않고 미쳐버린 세상.
나와 모모의 사랑을 인정해주지 않는 세상.
그것도 모자라 단순히 재미, 질투 그리고 쾌락을 위해 우리 둘의 사이를 갈라버리려고 했던 세상.
이 이야기는 나하고 집사람이 미쳐버리고 망해가는 세상을 떠나기까지의 이야기이다. 아마 이 기록을 보시면 여러 생각이 들겠지만 결론 부터 말하자면 결코 유쾌한 이야기가 아님을 미리 알린다. 우리가 살던 세상에는 절대로 해피 엔딩이란것이 존재 하지 않으니까.
나의 부족한 필력과 필기체로, 그때의 일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비록 내 기억과 사소한 차이가 있겠지만 실제로 있던 일하고 거의 차이가 없다고 자부한다.
"상태는 어떠신가요?"
"아직 좀더 경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는 고개를 저으면서 침대에 누운 환자를 바라보았다. 링겔을 팔에 꽂은 체 산소 호흡기에서 무거운 숨소리를 내시는...
"전까지만 해도 건강하시던 분이 왜 갑자기 쓰러지신건가요? 아버지 항상 자신의 건강을 챙기시는 분이신데."
"저희도 원인 파악 중입니다만 나이도 나이시고 매일 일에만 전념하신 분이니 언제 쇠약해지셔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습니다."
의사의 얘기를 들은 뒤 쇠약해지실대로 쇠약해지신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예전까지만 해도 건강하시고 강직하셨던 분이 언제 이리 약해지신것일까. 늘 항상 자신의 몸 관리하신다면서 웨이트 트레이닝 까지 하신 분이 어느세 근육이 많이 줄어 드셨고...
"저희 병원측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너무 염려 마시길."
"감사합니다."
걱정하고 있는것은 나 뿐만이 아니었다.
콘스탄차, 바닐라 그리고 호텔의 모든 직원들도 포함해서 모두가 그의 퇴원 소식을 기다리고 있으니.
"도련님."
"기다리게 했어 모모?"
"으응. 별로요. 저보다 도련님이 걱정이죠."
"걱정해줘서 고마워.
문 밖으로 나오자 마자 나의 경호원이자 연인이 기다려 주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 후드 잠바를 입고, 우드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체. 엉덩이 위쪽에 카타나를 숨기면서.
한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안된 상황이었다. 가장 먼저 한것은 일단 아버지랑 얘기하는거였다. 그동안 알래스카에 있던 사업에 관한 얘기를 포함해서 앞으로의 계획등. 흔하면서도 중요한 얘기같은거였다. 얘기가 끝난뒤 집무실에 나오고 아버지랑 같이 걸어가던 도중 기침을 격하게 하시더니 그만 바닥에 쓰러지신거다.
다행히 제때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을수 있었지만, 혼수상태에 빠져들어서 언제 깨어나실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 소식은 나 뿐만 아니라 아버지 주변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이나 다름 없는 일이었고.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연방시를 시작으로, 회사들의 싸움은 더욱 더 격렬해져가고 있습니다.-
걸어가던 도중 병원내 뉴스의 소리는 나와 모모의 발걸음을 멈추게 해주었다.
-보도에 따르면 블랙 리버 측이 해상권을 장악하고 있어서 바다로의 진격이 늦춰 지고 있어서 본거지쪽으로의 공략은 매우 어렵게 되었다고 합니다. 더불어...-
"...심해지고 있네요."
모모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는걸로 대답했다. 한국으로 돌아오자 마자 전쟁이 시작 된것이다. 1차 연합 대전때 정부를 향해 협력하던 회사들이 마치 최후의 왕관을 차지하려는지 몰라도 서로에게 이빨을 들어내기 시작했다. 언론에 따르면 삼안을 향해 블랙 리버하고 PECS사가 손을 잡아 그대로 먼저 칼을 들이댔다고 하고, 이에 대한 명분으로 삼안하고 덴세츠 사가 손을 잡고 두 회사와의 전쟁이 일어 난것이라 한다.
"알래스카에 계신 분들은 괜찮으실까요?"
"괜찮을거야."
나는 한손으로 모모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말을 이어갔다.
"너도 봤잖아. 발할라에 계신 분들 매우 강하다는거. 함부로 당하지 않을거야."
"그러면 좋겠는데..."
우리 두 사람이 병원 밖으로 나가니 저녁놀이 반겨주었다. 여전히 변함이 없는 강남의 거리를. 사람들이 걸어다니고 애들이 자신의 바이오 로이드랑 걸어다니는...
"평화롭다. 마치 전쟁 따위는 일어나지 않은거 처럼."
"그렇긴 한데 여기도 설마 변하는것이 아닐까요 조금있으면?"
모모는 내손을 꼭 잡았다. 모모의 손에는 미약하지만 떨림이 느껴졌고.
"변한다니?"
"말그대로에요. 지금은 이렇게 아무일도 없지만 중간에 폭탄이 날아오거나 혹은 나쁜 군인들이 나타나서 총을 쏠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되면 저하고 도련님은...어떻게 되는것일까요. 모모는 도련님하고..."
"너무 걱정하지마 모모."
모모가 말을 잇기 전에 나는 모모의 후드쓴 얼굴에 손을 대었다. 손 안에는 모모의 따뜻하면서도 볼의 부드러움이 손에 느껴졌고.
"내가 약속 하나 할까?"
"무엇을요?"
"무슨일이 있어도 모모 너의 곁을 떠나지 않기로."
"...네?"
모모는 짧게 대답했다. 후드로 인해 얼굴이 가려져 있었지만 나는 알수 있었다. 눈이 크게 떠진 채로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것을.
"다시 말할테니 잘 들어. 내가. 절대. 모모 곁을. 떠나지 않을것이라는것을."
"그말은 항상 제 곁에 있을것이라는건가요?"
"물론. 모모가 항상 내 곁에 있듯 나도 모모 곁에 있을테니까. 무슨일이 있어도 누군가가 모모를 납치하려 해도 반드시 구해줄거고."
모모에게서 아무말이 들려오지 않다가 곧 이어서 푸훗-하는 작은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세히 보니 후드 아래에는 미소가 그려져 있다는것을 노을빛 태양 덕분에 볼수 있었고.
"그럼 모모도 약속하나 할게요. 매지컬 약속 이렇게요."
말이 끝나면서 양 팔로 내 한쪽팔을 감쌌다. 사람들이 보든 말든 상관 없다는 듯 꼭 안고 있던 그녀에게서 향긋한 향기가 코를 찔렀고.
"모모도 무슨일이 있어도 만약 악당들로 부터 납치를 당했어도 반드시 도련님 곁으로 돌아올것이라는것을 말이에요. 그 있잖아요. 사랑의 힘은 어떤것보다 강하니까요."
"그래 그럼."
나는 한쪽 손을 들어 새끼 손가락을 모모에게 보여주었다.
"새끼 손가락 걸고 서로에게 약속하기."
"매지컬 약속 이런거죠?"
"그런셈이지. 서로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의 주문을 말하는거야."
말이 끝나자마자 모모의 새끼 손가락이 내 손을 후크 마냥 걸었다. 새끼 손가락을 건 뒤 서로의 엄지를 찍었고.
"무슨일이 있어도-"
"절대 서로의 곁을 떠나지 않기-"
그리고 우리가 맺은 이 약속은 끝까지 지키게 되었다. 미쳐버린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서도 서로를 놓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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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른감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최종장 시작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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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독립만세
라오 세계관 멸망전 특성상 결국 뭘해도 슬프게 끝날 예정이죠. 뭘해도 변하지 않으니까. | 23.04.24 09:3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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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어머니가 이번 최종장 메인 빌런 포지션이긴 합니다. 이분 이번 최종장 내내 ㅈ간으로서의 모습을 보일 예정이에요. 어떻게 저런 분에게서 도련님같은 사람이 태어났는지 의문일 정도로. | 23.04.24 09: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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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4.24 09:4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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휩노스는 아닙니다. 휩노스 발병되기에는 너무 시기상조 이기도 하고요. 나중에 진실이 밝혀집니다. | 23.04.25 12:4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