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은 일기 같은 느낌이므로 양해 바래요!)
Chapter 12. Day 2의 마무리
온라인 버파
일단 버파 결승을 보고 푹 쉬었다가 플스로 온라인 버파를 해봤다.
일본에서의 온라인은 어떤 느낌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전히 일본의 인터넷 인프라는 땅도 넓은 데다 한국보다 열악하다.
일본 안에서도 통신사를 꼬진걸 쓰면 랙이 걸린다
이게 한국서 접속하면 국가간 랙이 추가되는거고...한국서 랙심한 상대는 일본서도 랙이 걸린다...
누적된 피로 때문에 랭크 2시간을 넘기자 집중력이 풀린 데다, 맥주도 두 캔 마신 여파로 플레이가 흐트러져서
왕자에서 시작한 랭크 매치는 천마왕에서 종료 했다.
이제 일정은 하루 남았는데...이대로 한국에 돌아간다면 분명 아쉬울 거다.
내 실력은 어디인가?
이 답은 얻고 가야겠지
특공과 서린님께 일요일은 미카도에 가고싶다고 했다.
두 분은 부정적이었는데, 서린님도 몇 일 동안 함께 다녀서 피로가 쌓인 데다 월요일 출근을 부담스러워 하셨다.
특공은 미카도에서 사정 없이 털릴텐데 가서 뭐하냐는 의견이었다.
그래도 결국 내가 주장을 굽히지 않아서, 미카도에 가게 됐다.ㅋㅋㅋ
Chapter 13. 이케부쿠로 미카도
이케부쿠로는 교통의 요지다. 멀진 않았다.
처음엔 잘못해서 미카도의 다른 지점을 갔는데, 고전 게임 위주의 점포였다.
여기서 벽에 도배된 다양한 게임 대회 입상자 목록의 ZackyWild의 이름을 목격했다.
<게임센터 미카도>
미카도에 12시 반에 도착했는데 이벤트는 2시부터 이므로 근처 카페에서 수다를 떨었다.
뭔가 일본의 카페 문화는 한국과 달랐는데, 예쁜 웨이트리스 점원이 테이블과 음료를 계속 관리해준다.
너무너무 편리했다.
FS와의 첫만남
13:30쯤 미카도에 들어갔는데, 네임드 괴수들이 기계 한 대씩 차지하고 있었다.
일단 떨리는 마음으로 온라인에서 몇 번 싸워본 시로누코에게 도전....
뭔가 이상하다.
분명 난 콩터의 오프 버파 느낌도 알고 가든5의 아케이드FS의 느낌도 아는데
이건 더 생소하다.
일단 모니터는 32인치로 거대해서 눈에 안 들어오는데, 각이 크게 기울어서 더 잘 안 들어온다.
패널도 TN느낌인데 물 빠진 색감이 FS특유의 색감과 엮여서 캐릭터 모션이 드럽게 안보인다.
머신과 모니터의 반응은 엄청나게 쩅해서, 내가 알던 쟝의 7연격은 과장 좀 보태서 0.5초쯤 더 늦게 눌러야 나간다.
고의 잡기 되치기는 이날 성공률 0%였다. 내 캐릭터는 회캔하면 앉아서 부들댄다.
이거 내가 상상하던 것 이상의 차이다.
일본 아케이드 플레이어들은 온라인 us에서 사실상 차/포/말 다 떼고 게임 해온거다.
예를 들어 온라인에선 상짠이 안전한 것 같지만, 여기선 너무 뻔하게 쓰면 상짠도 전부 윕퍼니쉬(딜캐)에 쉽게 걸린다.
그래도 시로는 패턴이 좀 보여서 이길만 했는데 계속 5라운드 접전 끝에 졌다.
혼자 6~7연패 한 다음 간신히 한판 이겼다.
시로는 이 생소한 플레이어가 누군지 궁금했는지 지고 나서 내 얼굴을 빤히 보고 갔다고 한다.
이번엔 잔느와 요고에게 덤벼 봤다.
절망
아아 이건 답이 안 나온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한 수 두 수 위의 수준이 아니다. 이 사람들은 3 수는 높은 곳에 있다.
FS에 적응이 되고 안 되고의 문제가 아니고, 내가 가진 모든 셋업, 연계나 패턴은 온라인에서만 통하는 것이다.
구석 기계로 찌그러졌다. 여기서 한 두판 이겼는데 갑자기 천상신 쟝이 덤벼왔다.
손도 못대고 초살당한다. 몇분 사이에 10연패....
저 쟝이 누군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오신 영감님이 말했다.
"이 게임에 천상신은 돈까스밖에 없어..."
돈까스는 쟝으로도 이미 경지에 있는데 대회에서 한번도 안 쓴거다. 또 한번 절망 했다.
멘탈이 가루가 났고, 부끄러워서 일본인들에게 말 걸고 인사하고 친목질 할 엄두가 안 났다.
그냥 조용히 나의 실력이 발가벗겨져 부끄러운 느낌만 들었다.
다시 시로에게 4연패 끝에 한판 이겼다.
불행 중 다행인건 옆에 특공과 미호, 딜리터 영감님도 나랑 비슷하게 폭행당하고 있었고
심지어 리온의 정점에 가까운 풀스윙, 브래드 고수 마낫슈, 온라인 바넷사 고수 코토부키 이런 친구들도 똑같이 학살 당하고 있었다.ㅋㅋㅋㅋㅋ
코두리님이 미카도에 오셔서 인사 했다. Day3 Evo현장에 갔지만 재미없어서 이쪽으로 왔다고 한다ㅎㅎ
괴수들이 잠시 빠진 사이, 권성급들과 대전하게 됐는데 아케이드 권성이면 온라인 폭염신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도 내가 가진걸 쥐어짜내니까 하마라우 등 권성들 상대로 4연승까진 해본 것 같다. 그래도 패배한 판이 더 많았다.
탈탈 털리는 와중에 북미 형들이 왔다. 북미 분들은 방송 기계에서 쿠미테를 진행 했는데
기본 20연패씩 당하고 있었다. 이 형들의 멘탈은 더 심각하게 쪼개지고 있었다ㅋㅋㅋ
한번 슬쩍 앉았는데 운 좋게 앉자마자 쟝으로 샤크의 19연승을 깼다.
옆에서 우리보다 심각하게 괴로워 하던 젠틀맨시프가 나한테 유 스트롱! 하면서 기뻐하며 엄지를 내밀었다.ㅋㅋㅋㅋㅋ
찬차이에게 FS의 감각이 너무 달라 힘들다고 말했는데 찬차이는 지금 리온 가드브레이크 후 44kp+k를 쓰는데 p+k가 나가는 중이라고 한다.
이 시점에 난 거의 영혼이 육체와 분리된 상태였는데,
정신적까지 무너지니까 장례식부터 쌓여온 스트레스와 피로가 이제 내 몸을 완전히 장악한 느낌이 들었다.
서린님도 아침에 피로를 호소했었기에 우리 팀배틀은 하지말고 이제 돌아가자고 이야기 하러 서린님을 찾았다.
근데 서린님이 반대로 우리 팀배틀 참가 하자! 라고 한다.
홈스테이가 팀배틀 참가자를 모으고 있는데 다들 하고 싶지 않았는지 주저하거나 거절해서
홈스테이가 울상이 되어있었다고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서린님이 역으로 우리를 설득했다.
Chapter 14. World vs Japan 팀배틀
바르고
결국 팀배틀이 성사 됐는데 여기에는 쿠미쵸, 샤무, 요고 등의 나고야 버파 플레이어들도 포함됐다.
이 분들은 300Km거리를 돌아가서 월요일에 일상을 복귀해야 하는데....
지금 차를 타야 집까지 돌아갈 수 있는데, 해외 손님들을 위해 남기로 결정한 것이다. 진짜 나고야 사람들은 모두 멋쟁이들이다.
팀배틀의 스타는 특공이었다. 혼자 3연승을 찍는데 서먹한 한국/북미/일본 유저들의 ice break를 위해
갑자기 바르고가 자기 한 몸을 다 던져 특공을 응원하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불사르기 시작한다.
이 친구도 재밌고 멋진 친구다.
나는 이때 봤다. 친목질 해서 뭐해!! 라던 특공이 환하게 웃고있었다ㅋㅋㅋ
영상을 남겼어야 했는데....너무 아쉽다.
바르고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타올랐다. 멘탈이 터졌던 북미 일행도 같이 즐거워 했다.
나는 영감님의 팀에 뽑혔는데, 영감님이 드래프트를 잘해서 요고와 돈까스를 한팀에 모았다. ㅋㅋㅋ
팀배틀
일본 고수들이 다 지켜보는 앞에서, 이날 멘탈도 털리고 피로 때문에 판단력도 나오지 않고
기준이 한테도 졌다. 사실 이때 FS 게임이 버벅였는데 반짝이 아이템+스테이지 조합에 따른 영향 같았다.
나름 열심히 했지만 그냥 기분 좋게 졌다. (샹크스 빙의)
이날 팀배틀 시작한 후로는 부끄러워서 구석에 숨었는데 요고가 나한테 자꾸 얼굴 보고 웃어주고 나이스 파이트! 하고 외쳐줬다.
뭐라 말할 기운도 없고 머리도 안 돌아가서 일본어 작문 할 기력도 없어서 대충 대답했는데,
다음에 일본에 간다면 꼭 요고랑 친해지리라.
그래도 이날 일본 괴수들의 플레이를 직관한건 꽤나 의미가 있는데
일단 그낭 있었던 플레이어 중 다음 5명은 나보다 최소 3수 위의 실력자였다.
돈짱, 오사게, 요고, 잔느, 바르고
신기하게도 이들의 장점이 서로 다 다른데, 오사게는 상황 파악과 타격or잡기 선택이 정말 탁월했다.
요고는 슌 1kk를 전부 눈으로 보고 막는, 진짜 제로의 영역에서 공방을 풀어내는 능력을 가졌고
잔느는 빈틈이나 실수가 없이 가장 아름답게 잭키를 사용했다.
바르고는 바둑이나 장기에서 몇수 앞의 경우의 수까지 다 계산에 넣고 선택지를 골라 나가는 인상을 받았는데
거기에 젊어서 반응 속도도 남들보다 훨씬 좋았다.
<기념 사진, 여기에 나온 사람은 애써 손님을 챙기려고 한 다들 좋은 사람들이다!>
일본 플레이어들
이날 미카도에 모인 일본 플레이어들은 대체로, 멀리서 대회 온김에 오락실까지 들른 사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멀리서 온 손님을 대접하려고 일부러 시간을 낸 사람들이었다.
그러니까 이날 여기 온 일본인 플레이어 들은 모두 착하고 친절한 사람이었다.
모두에게 고마웠다고 전하고 싶다.
일본 플레이어 중에 상당수는 한국에 대해 반감이 있을 수 있는데, 서린님이나, 딜리터 & 영감님, 미호님이
최대한 정중하게 사람들을 대했고 좋은 인상을 줬다.
특히 딜리터 2세 기준이의 존재가 일본인들에게 엄청 좋은 인상을 줬다.
(돈짱도 좋아해주고 친팡과 테츠코가 정말 엄청나게 귀여워 했다)
또 일본에서 인식이 안 좋았던 특공은 기준이가 만든 이 분위기에 잘 묻어서 한순간에 환대를 받고 좋은 이미지를 남겼다.
<딜리터 2세를 자신의 1호 제자로 선언한 친팡ㅋㅋㅋ>
작별의 시간
배틀 종료 후 다같이 사진을 찍자고 해서 밖에 나와서 사진 찍고 이제 슬슬 들어가려는데
샤크가 먼저 하나페코를 대리고 찾아와서 말을 건냈다.
특공에게 우리 바넷사 유저끼리 정기적으로 룸매치를 하는데 이제 특공도 초대할테니 꼭 오라고 했다.
여성 바넷사 유저 하나페코가 수줍게 특공에게 인사를 하는데 표정이 새 친구를 사귄다는 설레임에 부푼 환한 아가씨의 얼굴 그 자체였다.
게임도 혼자 하지 말고 같이 연구도 하고 연습하자고 샤크가 꼼꼼하게 챙겨주며 바넷사 유저끼리 사진도 찍자고 했다.
우리가 Day 1에서 샤크와 나눴던 그 말이 일본인의 흔한 예절을 위해 던진 빈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특공은 샤크가 직접 챙겨 주자 감동해서 혼절하려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츤데레녀석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고야 팀에게 따로 인사하고 싶었는데 차 시간 때문인지 먼저 떠난 듯 했다.
우리도 갈 시간이다. 서린님은 출근해야하니까....
한국 유저끼리라도 식사를 할까 했는데 주말 내내 고생하고 내일 또 출근할 서린님을 생각해서 한국서 뵙기로 하고 우리도 헤어졌다.
이렇게 Day 3를 마무리 했다.
Day 3에서 잘한 일
과감하게 미카도로 향한 일
내 실력의 현실을 목도하고 괴수들의 플레이를 직관 한 일
Day 3에서 후회되는 일
좋은 기회였는데 멘탈이 나가서 일본인들, 미국인들과 더 가까이 교류하지 못한 일특공의 웃는 모습을 사진찍지 못한 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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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에 개구리다상이?!" 라는 출동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벼르고 있던 사람들이 올겁니다 ㅋㅋㅋㅋㅋ | 23.04.10 09: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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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 고마웠어요 | 23.04.10 09: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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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저들도 옛날 같으면 학교나 회사 재끼고 식사나 음주도 같이 했을텐데, 이젠 다들 나이가 있어서ㅠㅠ 일요일 밤에는 모두 부담인 것 같더라구요. | 23.04.10 09:1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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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노방구미와 고란노 스폰사노 데쿄데 오쿠리마시타 | 23.04.10 09: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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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부쿠로 번화가 한복판이라 도쿄 여행 가면 들리시기 편해요. ㅊㅊ합니다! | 23.04.10 09: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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