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은 일기 같은 느낌이므로 양해 바래요!)
Chapter 1. 결정
고민
그래도 1년 넘게 열심히 한 게임의 성과가 어디까지 인지도 궁금하고
사실상 수명이 다한 IP가 올해가 아니면 EVO 메인이벤트에 오르기도 힘들 것 같고
그렇게 무작정 특공바넷사와 일본에 가기로 했다.
항공권 / 숙소
항공권은 벚꽃시즌이라 너무 비쌌다. 숙소는 일본서 소식을 접한 서린님이 지원해주기로 하셨다.
무엇보다 일정 계획 수립에 고민이 많았는데 처음엔 대회가 (금토일) 3일간 치러질 줄 알았으므로
귀국은 무조건 월요일, 출국은 금요일에 도착하느냐 목요일에도착하느냐를 고민했다.
당연하지만 당일엔 이동하고 대회장에 찾아 가는 것만으로 벅차다. 하지만 회사에 휴가를 길게 내는것도 부담이므로
목요일은 반차를 내고 목요일 저녁 비행기를 선택, 돌아오는 일정은 언제 결승을 할지 모르므로 월요일로 선택했다.
인천공항으로 이동(2h) - 체크인 및 출국 수속 탑승(2h) - 비행(2h) - 입국 수속(1h) - 목적지로 이동(2h)
가장 가까운 일본이라지만 이동 시간이 넉넉하게 잡으면 9시간이나 걸리는 일이다.
혹여나 일본에 볼일이 있어 가실 때 행사 일정 당일에 새벽 비행기를 탄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말리고 싶다.
일정을 정했으니 항공권을 예약했다. 숙박비를 제대로 냈다고 치면 4박 5일의 항공/숙박 경비만 100만원이 드는 여행이 결정 됐다.
여권 등의 준비는 모두 마쳤고 남은건 버파 연습 뿐
Chapter 2. 준비
대회 준비
준비를 위해 크게 고려한 것은 다음과 같다
a. 지식과 기본 공방 스킬을 손보기
- 엘보 히트 확인 후 모든 대처가 된다면 엘보가 짠손 보다 좋은 기술이므로 엘보 후 행동을 다듬고 엘보 사용을 늘릴 것
- 각 캐릭터별 반회전 기술을 정리하고 캐릭터 별 회피 방향과 회피캔슬 선택을 다듬을 것
b. 공부가 거의 안돼있는 몇몇 캐릭터 대책을 보강
- 라우, 파이, 슌, 사라, 쟝
c. 온오프 대전 시 타이밍, 공방, 윕퍼니시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으므로 1달 전부터는 적응을 위해 오프라인 대전만 할 것
- 콩터 및 가든5 오락실 정기 방문
여기서 가장 주효했던 것은 일본 대회를 보고 엘보 후 대처를 다듬고 엘보를 늘린 것,
D-25 일을 마지막 일본서버 온라인 대전일로 정하고 게임 했는데 이날 다수의 네임드 강자에게 깔끔하게 승리했다.
준비는 순조롭다고 생각했다.
사고
이후 약 10일 간 이런 저런 대책을 준비하고 두 번 정도 콩터에서 오프 감각을 닦고 있었는데.....
21일 다급하게 멀쩡하던 아버지가 사고로 중환자실에 가셨다는 전화가 왔다...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결정을 해야겠다. 울먹이는 담당의의 설명을 듣고 수술과 치료를 포기하자고 가족을 설득했다.
20대 초반에 사랑하는 이와 찢어지는 결정을 했던 경험, 그 만큼 아픔이 몰려오더라. 후일 가족들은 내가 먼저 결정해 준걸 고마워했다.
아버지와 좋은 기억이 별로 없지만 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스트레스와 고통이 몸과 마음을 몇 일간 지배했다.
회사를 쉬고 장례를 진행하며 긴 시간 숙고 끝에 계획했던 데로 일본에 가기로 했다.
모든게 망가졌다
문제는 대회 준비...일상에 복귀한 날은 3/29 수요일, 출국 D-1일 이었다.
<풀 통과를 가정한 day2 브라켓, 아키/카신/주리에타를 넘어야 한다. 이중 특히 주리에타전을 준비 하려고 했는데.....>
수요일 오전 브라켓을 검토 해본 결과, 24강을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야사카게와 주리에타사라를 넘어야 했다.
야사카게는 아케이드 강권성, 온라인 천상신, 주리에타 역시 온라인 천상신이고 그동안 매칭에서 0승 10패 최악의 상성이다.
유튜브를 영상을 찾아 재생해 봤지만 최악의 스트레스와 피로감에 머릿속에 아무것도 들어 오지 않아 이내 대책 준비는 포기.
잭키고수 친팡이 Day3날 해외 버파 유저들을 위해 '게임센터 미카도'에서 이벤트를 연다는 소식을 전달 받아
가든 오락실에 방문해서 272님에게 맡겼던 FS카드를 찾고 일본인들이 읽기 쉽도록 터미널에서 몇 가지 정보를 수정을 했다.
온라인 대전을 피해야 했지만, 10일 정도 게임을 전혀 못했기에 일단 게임 감각이라도 찾아야겠다 싶어
가까운 사람들에게 온라인 스파링을 요청했다. 1시간 반 가량 게임을 하고 나니 집중력이 완전 고갈 됐다.
이대론 안되겠다. 그냥 휴식에 집중하기로 했다.
불안한 마음, 참가에 의의를 두고 특공바넷사라도 잘 싸우도록 도와주자 생각하며 짐을 싸고 잠을 청했다. ㅠ
Chapter 3. 출국
회사
회사 규정 상 부모님 상은 5일 휴가가 지급되지만 장례를 주말에 치렀으니 실제로는 3일을 준다고 한다.
임종 순간을 지키기 위해 빠진 날들을 제하니 올해 연차는 이제 얼마 안남았다. 요즘 어린 친구들이라면 퇴사각을 잡을 일이다.
연차도 부족하니 목요일엔 원래 일정대로 복귀 보고 겸 조문객 감사 인사 차, 일단 출근했다가 오후엔 짐 챙기고 공항으로 이동 해서 특공과 합류..
인천공항
3년 만에 온 인천공항은 뭔가 색달랐다. 일단 많은 부분이 자동화 되어 편리 했다.
그 덕에 공항에서 시간이 많이 남았다. 덕분에 특공과 대화를 꽤 했는데 특공이 자꾸 첫날 떨어지면 뭐하고 시간 보낼지 자꾸 이야기한다.
"그건 떨어지면 정하자"라고 정리 했다. 사실 한국 대표나 다름없어서 같이 조기 탈락하면 망신이라는 걱정이 있긴 했다.
아무튼 짐 부칠게 없다면 이제 국제선 비행은 1시간 30분 전에 공항에 도착해도 괜찮을 것 같다.
비행
대한항공편이었는데 기내식으로 치킨커리 밥을 줬다. 인도식 커리였는데 좀 걸죽하게 나왔다.
맛은 예전 기내식보단 못했다. 시간을 돌린다면, 기내식은 패스하고 일본에서 한끼 더 사먹었을리라....
이착륙 제하면 1시간 30분 남짓 비행하는 도쿄행 비행기에서 잠을 청하긴 쉽지 않다. 특공은 저장해 놓은 프레임표를 보고 있었다.
나는 창밖을 보며 아버지에 대한 생각, 대회에 대한 생각을 정리 했다
일본 비행 중엔 태블릿으로 미리 저장해둔 음악/영상을 시청하거나 차라리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은 것 같다.
<나리타 공항의 명물?! 마리오 패밀리, 나리타는 출국 시 진짜 엄청나게 걸어야 한다>
착륙
Visit Japan Web(https://www.vjw.digital.go.jp/)에 사전에 모든 등록을 했기에 입국은 빨랐다. 특히 항공편 좌석을 앞쪽으로 고른 탓에 일찍 내렸고
덕택에 입국 수속도 빠르게 끝냈다. 과거 경험 상 일본의 경우 입국 수속은 매우 보수적이고 세관 수속이 관대했었는데
일본도 이제 지문과 얼굴 영상 인식으로 입국 수속이 과거보다는 처리가 빨랐다.
<10년 만에 재회한 seolin님, 정말 큰 신세를 졌다>
재회
쉐어링 카를 빌려 픽업하러 오신 서린님께 연락하고 만났다.
13~14년 즈음 콩 망년회에서 마지막에 뵈었으니 대략 10년 만에 만났는데 변하신게 없으시다!!
일본에 온걸 환영한다고 하시며 저녁 식사를 제안하셨다.
기내식을 먹었지만 일본음식을 한끼라도 더 먹고싶어서!! 부담 없이 얻어먹기로 하였다.
우리나라 초창기 경양식 집에서 많이 팔던 함박스테이크 전문인 빗쿠리돈키 나리타점!!에 안내 받았다.
맛이 꽤 좋았는데 비싸다고 느껴서, 가성비까지 생각하면 별은 4개로...
(나중에 알게 됐는데 이곳이 비싼게 아니고 일본 음식 값이 전체적으로 1년 사이 엄청 올랐다. 여행 갈 사람들은 음식 값은 좀 넉넉하게 준비하자.)
<빗쿠리돈키 나리타점과 대표 메뉴, 이미지 출처 : 구글, 서린>
키오스크에서 주문과 결제가 모두 끝난다. 카쉐어링에 키오스크라니!!!! 내가 알던 그 일본이 아니었다.
그래도 계산해주는 키오스크는 한국하고 느낌이 크게 다른데 동전과 지폐 사용에 포커스가 잡혀있다.
애매한 변화가 느껴지는 미묘한 일본의 첫 인상을 뒤로 하고 이제 숙소로 향했다.
귀가
서린님 댁으로 이동하고 편의점에서 몇일간 마실 음료를 구입한 뒤 무릎 스틱 자세에 적응을 위해서
게임을 켰다. 특히 특공의 스틱은 콩터에서 트러블이 많았기에 걱정했으나 일본에선 정상 작동 했다.
한 10판쯤 했는데, 확실히 비행은 아무리 편해도 비행이다. 여독이 몰려와 바로 취침하기로 했다. 대략 밤 1시 30분 이었다.
잘한 일
Visit Japan Web을 이용한 일, 신형 여권을 재발급한 일, 비행기 앞쪽 좌석을 선택한 일
무모한 연습보다는 휴식을 택한 것
후회 하는 일
기내식을 흡입한 일
주리에타 전 대비를 포기 한 일
이제 Day1으로~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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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님은 따로 준비했고 저랑 특공은 같이 준비했습니다 | 23.04.10 09: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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