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래야만 해 모른 척 해야 해 이 못난 나는 망가져만 가는데
차라리 없었던 일로 지울 수 있다면 조금은 편해질까
-팩트, 코요태.
'너, 암흑 날개였어? 저리가. 다시 오지 마.'
'알았어. 잘 살아, 너 앞에서 나타나지 않을께'
"하아... 그때 그 기억을 잊는건 어렵네..."
달이 빛나는 밤의 루나 시티. 현재 바텐더로 일하는 카렌은 이 곳에서 바를 열기 전 까지 자신에게 겪었던 일에 대해서 회상하고 있었다. 지금 사회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그녀는 한 때 암흑 날개의 앞잡이이자 행동대장, 하샤신의 일원이였었다. 세월이 지나고 난 지금의 카렌은 남들과 같이 조용히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굳이 성유물의 용자들까지 언급할 필요없이 카렌 본인도 암흑 날개의 신도들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과 경멸어린 시선, 자신이 (의도하진 않았지만 아무튼) 저질렀던 여러 악행들과 패러사이트 퓨저너로 인한 후유증으로 인해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뭐, 어쩌다보니까 살아남아버린 카렌은 특별한 미래가 없어도 그저 사회에 녹아들 수 밖에 없었고, 그런 카렌은 자신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감안해서라도 어찌저찌 하루를 보낼 뿐이였다.
"어이, 바텐더씨. 한잔 더 줘봐요. 당신, 암흑 날개의 간부였다면서? 거기서 대체 무슨 일을 했는지나 한번 알려줘봐. 괜시리 궁금해지네."
"아 예 뭐 간부라고 해봤자 어디 말단들보다 조금 높은 지위였을 뿐이지만요. 그냥 상부 지시 받고 말단들 데려다가 누구 하나 타겟잡으면 그 타겟을 습격했을 뿐이에요. 그러다가 안되면 도망치고."
"하샤신들은 모두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데, 바텐더씨는 용케도 살아가고 있네? 지금 당신 해코지하는 사람들 있어? 이야기해봐."
"예 지금 제 눈 앞에 있네요. 당신 그 시선 좀 부담스러운데 다 마셨으면 계산이나 하고 집에 가시죠. 당신 요즘 이 가게 너무 많이 오는데 가족들이 걱정 안해요?"
"에이 내가 너한테 악감정이 있니 너를 싫어하니. 난 그냥 너같은 말동무가 필요해서 올 뿐이야. 다른 주점들은 다 날 보내기엔 혈안인데 말이야. 난 집에서 쫓겨난 지 오래라 돌아갈 곳도 없고 그냥 지하 투기장에서 하루하루 노가다나 하는 인생이야. 하아... 한때 나도 가족들이 있었는데...."
"하소연은 내일 와서 하세요. 가게 문닫을 시간 다되었으니까 당신 내보내고 저도 집에서 잠좀 자게요."
"아이 곱상하게 생겨가지고서 왜 나한테 까칠해? 난 갈 곳 없으니까 좀 더 나와 놀아줘..."
"안돼요. 하루 정산하고 가게 청소하고 하면 쉴 시간 없는걸요. 당신과 놀아줄 시간은 더욱 없고요."
"알았어 갈께 갈께..."
오늘도 평소처럼 카렌은 자신의 바에서 손님들과 대화도 나누고 하면서 장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였다. 그렇게 가게의 문을 닫고 집으로 가는 그녀는 날이 밝아지는 퇴근길의 모습을 보면서 별 볼일 없는 자신의 하루를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진짜 여기 저기 정령들이 보이기 시작하네. 오늘도 정령 손님들이 몇명 왔다 갔고. 싸우지나 않았으면."
"고작 1년정도 사귀였지만 내게도 연인이 있었는데... 만약 시간을 옛날로 되돌아간다 치면 난 암흑 날개에 안들어갔을까...."
"뭐 됐어. 암흑 날개를 싫어하는 사람들 속에서 암흑 날개 사람이 멀쩡하게 살아간다는 것도 기적이겠지."
'수고했어.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길 바란다. 다시 이 곳에 들어오지 말고.'
'아 예 예 알겠어요. 다시 만나지 마시죠.'
"죽는 것 보단 살아있는게 더 좋은게 아니겠어. 피곤하니 잠이나 자자."
암흑 날개의 이야기는 마침표를 찍었지만 그 이야기 속에서 카렌처럼 남겨진 사람들은 죽지 못하고 방치된 채로 있을 뿐이였다. 어느 이야기의 플롯에서 튕겨나간 듯한 이 사람들은 누군가의 인도 없이 그저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갈 뿐이였다. 그 이야기가 자그마하든, 크게 진행되든.
오늘도 자신의 바에서 장사를 시작한 카렌은 그렇게 하나 둘 씩 손님을 받기 시작했다. 그래도 장사가 어느정도 되는지, 손님이 아예 없진 않는 카렌은 먹고 살만한 수입은 나온다며 손님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그랬다고.
"바텐더, 아니 카렌이였던가? 카렌씨는 어쩌다가 암흑 날개에 들어간겨?"
"참 신기하네요. 다들 암흑 날개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근데 여기 손님들은 왜 자꾸 저한테 관심이 많아 보이시는지 궁금할 정도네요."
"이 루나 시티에서 암흑 날개 출신이 일을 한다는 게 아주 신기하니까. 당신이 거의 유일한 전직 암흑 날개일껄? 내 친구들이 그 사실 듣고 엄청 신기해하더라고. 카렌씨! 이거 리필해줘요!"
'돌아버리겠네 진짜. 얘기도 안했는데 대체 어떻게 소문이 난거야?' "그냥 무사히 하루하루가 지나갔으면 좋을 뿐이에요. 제가 뭐 특별하게 뭘 바라는 것도 아니고. 전 집을 가출했었어요. 엄마나 아빠가 저보고 쓸모없는 사람이래요. 뭐 이 이상은 말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에이씨 대체 믿을만한 사람들이 오늘따라 왜이런거야? 돈 다 날렸잖아! 아, 먼저 왔구나! 내껀!"
"아, 친구 왔네. 신경꺼. 지하 투기장 사람들이 여기로 많이 와서 맨날 저러고 다녀. 야, 그러니까 내가 오늘 뭔가 이상하다고 가지 말라고 했잖아. 니꺼 여기 있어. 얼음 다 녹겠다. 아무튼 카렌씨, 누구 보고 들어간거야?"
"바르타 뭐시기인가 그 사람이 직접 데리고왔어요. 안 따라가면 죽인다 해서 어쩔수 없었죠 뭐. 거기서 살아남기위해 이것 저것 죄다 배웠어요. 듀얼이든 호신술이든 손님 접대든. 이걸 지금 써먹게 되서 그놈한테는 안고마워요. 잘 죽었죠 대장로들."
"야 이 이야기 재미있다. 더 해봐 더! 돈 줄테니까 사연 더 들려줘!"
"하아... 정말 쉽지않네. 네, 여기서 루니샤가 잡혔다죠? 그 때 어떤 시큐리티 포스의 정신나간 대원이 자폭버튼을 눌렀다는데 그 폭발에 저도 휘말렸죠. 눈 떠 보니 머리는 아파 죽겠고 전 독방에 갇혀서 몇년을 지냈고. 총대장 바뀐 기념으로 사면될때 풀려났어요."
"이야 카렌씨 대단한 사람이네? 패러사이트 퓨저너가 머리속에서 터졌는데 살아남은거 아니야? 그 지옥도에서 살아남은 암흑 날개들이 큰 일 했다는데."
"장난하지 마시죠. 저도 왜 살아있는지 모르겠으니까요. 지금 그래서 새 신분도 받고 새로 사람도 사귀고 했는데 잘 안돼요. 암흑 날개 출신이라고 다들 째려보잖아요."
실제로 카렌은 연인을 사귀였다가 카렌이 암흑 날개였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나서 칼같이 이별 당한 기억이 있었다. 그 외에도 새 사람으로 태어나서 사회에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하는데 쉽지는 않은 카렌이였고. 그래서 지금 카렌은 루나 시티에 와서 이렇게 조그마한 바를 차려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뭐, 거기서 베르트랑과 만나는 등 인연이 아예 없진 않지만.
"그럼 카렌은 가명인거야? 본명은 따로 있어?"
"이게 본명이에요. 성을 버렸을뿐. 그래서 전 그냥 카렌이라고 불러요."
"암흑 날개는 사라졌지만, 암흑 날개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지. 그게 이 세계가 남긴 것이고. TV에 근데 영웅들 이야기 다루네? 너 저거 보니?"
"TV는 신경 안써요. 그리고 저 사람들 이야기는 저하곤 아무런 상관 없는 이야기니까 크게 신경 안쓰고요. 안그래도 듀얼 몬스터즈도 안잡고 있는데..."
"바텐더씨! 일로와봐! 여기 싸움났어!"
"좀만 기달려요. 에이씨 오늘은 무사히 지나갈 줄 알았건만."
바텐더와 손님 사이에 평화롭게 이야기가 진행되려는 와중에 먼 곳에서 누군가의 불길한 목소리를 듣고 카렌이 바로 달려갔다. 아니나다를까 술에 취한 손님들이 서로 시비를 걸고 있었던 것. 카렌은 한숨을 쉬며 이 손님들을 가게에서 내쫓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싸울꺼면 나가서 싸우시죠. 손님들 있는데 이게 뭐하는 짓입니까?"
"뭐야 넌? 비실비실해 보이는게, 어딜.... 크억?"
"이래뵈도 당신같은 머저리는 쉽게 제압 가능하거든요. 뭘 봐요. 무슨 불만 있어요?"
"으아.... 으아.... 죄송합니다!!!!!"
"우와 카렌씨 싸움 잘하네... 도대체 그 기술들 어디에서 배운거야?"
단 몇초만에 상황을 종료시킨 카렌의 뒤에서 손님들이 박수를 치면서 카렌에게 경의를 보내고 있었다. 손님들끼리 싸우는것도 쉽지않은데 이런 경의까지 받는 상황이 정말 곤란한 카렌은 한숨을 한번 쉬고 난 다음 이야기를 계속했다.
"말했잖아요. 암흑 날개에서 호신술을 가르쳤다고. 그래서 가끔씩 이런 손님들 상대로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카렌씨는 복받은 사람이야. 당신은 암흑 날개였다는 이유로 헤어졌을 뿐이잖아. 난 암흑 날개도 아니고 평범하게 살아갔을 뿐인데 사업 실패했다고 이혼당하고 지금 혼자 신세거든. 이렇게 매력있는 사람이 박한 대우를 받는건 말이 안되지."
"절 부러워하지 마세요. 전 그런 사람 아니니까요."
아무래도 어느 손님은 그런 카렌이 부러운지 카렌에게 덕담을 보내고 있었다. 뭐, 그런 말이 나쁘지만은 않은 카렌은 조금 의아한 표정을 보이기도 했지만. 아무튼, 잠깐의 난동이 지나고 난 다음 카렌의 가게는 오늘도 별 탈없이 무사히 장사를 하고 있을 뿐이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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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기가 복수를 권한 사람 중에서는 역시 "용서받지 못할 짓"이라면서 거부한 사람도 있었다더군.
하지만 그런 경우도 그의 정보가 경찰에 신고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알겠나?
복수라는 선택을 하고 안 하고와는 상관없이, 그 사람의 권유 자체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란 거다
하지만 그런 경우도 그의 정보가 경찰에 신고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알겠나?
복수라는 선택을 하고 안 하고와는 상관없이, 그 사람의 권유 자체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란 거다
-에하라 아키히로, 로스트 저지먼트: 심판받지 않는 기억 중.
산데비스탄 시티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알레한드로. 오늘은 특별하게 앤과 로드리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일을 일찍 마친 알레한드로이기도 하였다.
"오빠, 자꾸 내 덱 가져가지마! 카드 망가지려 하잖아! 그리고 덱 레시피도 자꾸 건들지 말고."
"왜그래 앤, 형도 듀얼 해야지. 안그래?"
"하아... 덕분에 카드 몇장 빠져있어서 덱 두고왔잖아. 오빠 덱 따로 맞추라고 몇번을 얘기해야 알아들어?"
"야 그걸 대체 누가 다룬다고.... 하아 앤 니 덱 레시피는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
"뭐? 내가 시범 보여줬잖아! 그 쉬운것도 못해?'
"됐다... 월급 나오면 그냥 내꺼 덱 지르지 뭐....."
오늘도 앤과 알레한드로의 티격태격이 오고가는 와중에, 그들은 점심식사를 하고 난 다음에 집으로 가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집으로 가는 중 듀얼 필드를 지나가려고 하는 와중에 주변 분위기가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일이 뭔가 잘못된걸 눈치챈 알레한드로와 앤, 로드리는 일단 경계태세를 취한 다음 최대한 이 상황에서 빠져나가려고 하고 있었다.
"얘들아, 뒤로 숨어있어. 이거 뭔가 이상하다."
"도대체 뭐때문에 저렇게 온몸을 가리고 있지.... 아무튼 수상한 사람이니까 빨리 빠져나가자."
그러나 이 들의 빠져나가려는 계획은 얼음장벽에 가로막혀서 그대로 실패로 돌아갔다고 한다. 어쩔수 없이 저 수상한 사람과 싸워야 하는 상황. 당황한 알레한드로와 로드리, 앤은 일단 자신들의 앞을 가로막는 누군가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었다.
"막혔어, 젠장. 우리를 노린건가?"
"누구야? 대체 누구길래 우리한테 이래?"
"크하하하하! 이거 제대로 걸렸구만! 자, 이제 우리의 원한에 집어 삼켜질 첫번째 영광을..."
"요란하게 하지말고 뒤로 빠져있어. 아, 길 막아서 미안해. 보시다싶이 난 히스이의 에지르. 그냥 에지르라고 불러도 돼."
'아 진짜 이게 대체 뭐야, 정령이야? 미안하면 길 좀 열어주던가!' "그래서 우리한테 무슨 목적이 있는데? 너 전혀 모르는데, 그냥 집에 가게 저 얼음벽 좀 내려주면 안되겠니?"
"나와 결투하면 풀어줄께. 어때, 선택지는 없을텐데." "에지르님의 제안을 거부한 자는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젠장, 어쩔수 없나... 이거 내가 상대..."
"오빠. 잠깐 뒤로 물러서있어. 듀얼이라면 내가 맡을께. 1:1로 너와 나 이렇게 둘이 상대하는거 어때. 뒤의 두 사람이 지금 듀얼할 여건이 안되서 말이야."
"앤? 괜찮겠어?"
"응. 일단 그 덱 좀 줘봐. 드래곤 링크. 그걸로 상대할께."
"알았어, 조심해."
선택지는 단 하나, 이 산데비스탄 시티의 듀얼 필드에서 에지르와 듀얼을 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알레한드로와 로드리, 에지르를 따르는 여러 사람들의 구경 속에서 이 두 듀얼리스트는 자신들의 듀얼 디스크와 덱을 점검한 후, 차가운 눈보라를 휘날리는 이 무대에서 서로의 결투가 이제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목적인지는 모르지만, 듀얼이라면 나야 좋지. 한번 제대로 놀아보자고!"
"좋아, 잘 해봐. 이 차가운 복수 속에서 너는 뭘 할 수 있는지 지켜볼테니까."
"듀얼!"
에지르의 세상을 향한 복수와 앤의 듀얼을 즐기는 마음이 서로 부딪치는 것. 과연 이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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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듀얼로그를 쓸 수 있게 된 외전이였습니다. 슬슬 듀얼하는 이야기를 그려야겠다는 생각이였는데 잘되었군요. 다음화는 앤과 에지르의 듀얼입니다. 물론 앤은 드래곤 링크를 쓰고요
오늘 쓰기로 했던 생각한 분량이 이정도라 그런지 나쁘지않게 글을 적을 수 있었네요. 오늘도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슬슬 에지르가 세상을 향해 차가운 복수를 시작하는데..... 그 첫타자가.... 앤? 과연 몇 안되는 여자 지능캐인 앤은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그렇다면 다음 이야기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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