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선전의 가장 큰 적은 '지식인주의'이다.
-괴벨스
오랜만에 시큐리티 포스에서 부름을 받고 본부로 온 김철수 일행은 체스터의 지시에 따라서 정보를 모으고 있었다. 보엘리의 사후, 익명으로 제보된 어떤 소식은 어느샌가 눈덩이처럼 커져서 하림 일행을 괴롭히고 있었다. 암흑 날개를 향한 분노는 어느샌가 그들에게로 향했고 이후엔 다들 알다싶이 하림 일행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았다. 그래서 그런지 진성그룹의 CEO쪽에서 직접 시리우스에게 부탁해서 좀 도와달라고 해둔 상태였고 그래서 김철수 일행이 출동한 거였다.
"흐아아.... 그 자료들 언제 다 모으냐..... 지금 이게 무슨 소식인지도 정리가 하나도 안되었는데."
"원래 소문이란게 다 그런거잖아요? 이것 저것 이야기가 붙다 보니까 어느새 저희도 모르는 내용들까지 다 들어가있더라고요?"
"어이 김철수, 너 걔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아는거 있어? 난 뭐 보엘리 곁을 떠난지 오래라서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나도 뭐 짐작가는게 별로 없으니까.... 일단 이거 시작은 누군지는 알겠는데. 대체 왜 걔는 굳이 이렇게 복잡하게 했을까? 하림 일행을 그냥 매장시켜버리고 싶으면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그건 좀 너무하다 생각이 들었을지도. 애초에, 걔네들은 자기들 부하 엄청 끔찍하게 아꼈다며?"
"그래... 너무 끔찍하게 아껴서 나 그때 엄청 고생했다니까.... 지금은 그냥 신경쓰지 말자고. 어짜피..."
"다 잘된 일이니까. 맞지?"
체스터 팀이 모두 모인 이 자리에서 누군가는 보엘리 일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하림 일행에 관한 기사를 정리하면서 과연 이 소식들이 전부 진짜인지 아니면 가짜 투성이인지 하나하나씩 구분하고 있었다. 서로 각자의 일때문에 뿔뿔이 흩어졌다가 이렇게 다들 모이니까 그래도 반가운 얼굴들인지 인사도 나누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한참 바쁜 와중에도 서로 보고싶었는지 어느샌가 잡담까지 하면서 이야기의 방향이 그들의 근황에 대해서로 흘러가고 있었다. 실제로 보엘리 사후 진태양이 태어나고 나기 까지 그들에게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기 때문.
"그래서, 그 용수철 머리씨는 왜 안온다는거에요?(하레 : 야 너 장난하냐?)"
"얼마전에 본부에서 누가 사고로 돌아가셨다는 모양이야. 그래서 큰 상실감에 빠져서 평소와는 다르게 좀 주눅이 들어 있더라고. 그래서 내가 좀 쉬다오라고 했지."
"그 사고라면.... 잠깐 만난거 뿐이지만 참 좋은사람이였는데.... 안타깝게 되었네.... 하이고... 현월이도 그 사람 많이 좋아했었는데 이 사실을 들으면 어떤 반응일지...."
"체스터씨는 요즘 뭐하고 지냈어요? 저희 정령계에서 남아있는 동안 체스터 아저씨 많이 보고 싶었는데."
"나? 요즘 운동하는데? 최근 헬스장에서 사람들 만나서 같이 하고 있지. 안티아 걔 운동하러 자주 오는데, 아 글쎄 어느새 친구 많이 사귀였더라?"
"안티아 걔 운동중독이잖아. 항상 만날때마다 그 퓨어리들고 운동하고 있던데? 근데, 걔한테 친구가 있었어요? 나 처음듣는 소리인데?"
"뭐라나..... 로드리고 파블로프였었나 그랬을텐데.(김철수 : 파블로프? 아 잠만... 그거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거 같...)"
"너무 신경쓰지 마. 일단 우리 해야할 일 먼저 마치는게 중요하잖아?"
"그건 그렇죠. 어이, 베르트랑. 농땡.... 저 릴리는 언제 여기까지 왔대?"
사정상 못 온 댄디를 제외하고 각자의 사연을 털어놓고 있었다. 하레와 니니의 경우 모든 일이 끝나고 나서 일단 고향으로 돌아간 모양이며, 애초에 가정이 무너져 버린 후우리는 리나 시티에 김철수와 동거중인 듯 하였다. 체스터는 그래도 평범하게 일 끝나고 운동하러 가는 등 각자의 평화를 즐기고 있는 듯 하였다.(파블로프라는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본 거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채)
뭔갈 준비하느라 바쁜 령사들도 이번 일에 합류하지 못한 상태에서 하림을 도운 미캉코의 정령들은 확실히 그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볼 수 있다고. 뭐, 나중에는 성운그룹 수뇌부도 합류해서 같이 자료 분석하느라 진땀을 뺀듯 했지만.
"안녕하세요. 저는 프로 듀얼리스트 하림이라고 합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신것 처럼 저는 이 세상이 진짜로 위기에 처해있을때, 그리고 누군가가 리나 시티를 망가뜨릴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그래서 저의 불찰로 인해 심려를 끼치게 한 많은 팬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진청월의 조언에 따라 큰 결심을 한 하림도 이 세상에 직접 맞서 싸우기로 하였고 자신의 진심을 모두 이 세상에 공개하면서 팬들의 마음을 어느정도 돌려놓는데 성공했다고. 뭐, 하림을 질투하기도 하고 또 저런 류의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공격에도 시달릴 지도 모르지만. 미래를 자신의 손으로 개척해 나가는 하림에게는 큰 문제가 되진 않을 지도 모른다. 희망은 찾는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거니까. 그리고 이제는 그들의 미래는 그들의 손에 달려있으니까.
'철수야, 그래서. 대체 누가 저질렀다는거야? 보엘리가 한거 아니였어?'
'그게 말하면 긴데......'
김철수의 과거 회상할때 처럼 거짓말과 기만이라는 초대형 폭탄은 보엘리의 수하중 하나인 캐스퍼의 전문인지라 이번 사태도 캐스퍼가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편. 하림을 어째선지 싫어했던 보엘리의 뜻대로 그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기 위해 단 한번의 기회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 그래서 그런 계획을 더욱 확실하게 하기 위해 자신이 자랑하는 기만을 이용해서 후우리와 김철수 일행을 그렇게 괴롭혀왔을 지도 모른다. 베르트랑도, 김철수도, 그외 사람들도 제대로 마음고생이 심했지 않았나.
아무리 거짓말이라도 진실이 섞여 들어가면 사람들은 엄청난 혼동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캐스퍼가 퍼뜨린 소문도 시큐리티 포스의 분석 끝에 그 속에서 진실이 어느정도 들어가 있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한다. 이후에 자세하게 다루겠지만, 진성그룹과 성운그룹등 여러 대기업에서 (보엘리가 손을 써두었지만) 그들의 자금이 암흑 날개로 흘러들어가기도 했었고 또 기술들이 유출되면서(특히 SEM사) 최후의 암흑 날개 사태에 큰 영향을 끼친건 맞으니까.
이후에 또 전직 암흑 날개 간부로 여러 악행을 저질렀다가 뻔뻔하게 사회에 숨어들어가 당당히 대기업의 일원이 된 사람들도 여러명 튀어나오면서 제대로 날벼락이 떨어진 셈. 그래서 그런지 하림 일행의 집안이 제대로 흔들릴 정도로 회사 주가가 대폭락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피해를 보기 시작하자 그들은 분노해서 하림 일행에게 복수(?)를 했을지도 모른다. 뭐, 모든 것은 잘될꺼니까...? 지금은 다 끝난 일이나라 뭐라나.
그렇게 일을 마치고 난 다음 며칠 뒤, 김철수에게 한통의 전화가 왔다.
"준비 끝났어. 시큐리티 포스로 오라고. 너도 잘 알겠지?"
"드디어... 올게 왔구만.... 어이, 후우리. 너 준비 끝났어? 지금 오래."
"으아아아.... 쉽지 않은데 이거... 애들 또 만나겠구만?"
그렇다, 문제의 지옥(?) 훈련이 다가온 것이였다. 시큐리티 포스 전체와 그 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이 훈련은 베르트랑과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도 연락이 갔다고 한다.
"아 세상에.... 나 시큐리티 포스 그만둔다고 몇번을 얘기했는데.... 으아아아아...."
"아 왜그래 베르트랑씨. 다 좋은거 아니겠어? 왜, 훈련 받으면 더 강해지..."
"야. 너도 오랜다. 낄낄낄낄 넌 예외인 줄 알았냐?"
"뭐가 어째! 난 시큐리티 포스 사람이 아니라고! 아 근데 왜 날 부른거지....? 혹시 그 훈련 받는 사람들이 나 말고 더 있는건가?"
나나양의 말 대로 시리우스의 맞춤 훈련은 나나를 포함한 여러 프로 듀얼리스트들과 그 뒤를 쫓는 사람들에게도 포함이 되어있어서 엄청 많은 사람들이 시큐리티 포스로 직접 찾아오는 것이였다. 당연히 이 훈련에는 령사들과 같은 정령들도 해당이 되며, 무엇보다 하준도 알레한드로도 이 훈련을 받을 예정이니까.(하림은? 나도 모르겠다. 일단 현월과 하윤은 가긴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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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나 대신에 네가 너의 꿈을 이루는 걸 원해. 그게 나의 꿈이야
그러기 위해서라면 다른 어떤 것을 잃어도 나는 후회하지 않아
-데이비드 마르티네즈, 사이버펑크: 엣지러너 중.
오락의 도시라 불리우는 거대 도시, 산데비스탄 시티.
이 곳은 그 별명답게 수많은 유흥시설들이 사람들을 반기고, 또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암흑 날개와 어둠의 신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도시 중 하나인지라, 황폐화되지 않고 멀쩡하게 도시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였다. 그래서 이 곳에는 거대 스타디움을 포함한 여러 오락 시설들로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오락을 즐기다가 다친 사람들을 위해서, 의료 시설 또한 자연스럽게 발달이 되어서 최신식 병원들도 많이 있기도 한다고.
이 산데비스탄 시티에서 어느 한 청년이 병원에서 의사와 면담을 나누고 있었다.
"알레한드로, 그 의수는 가장 기초적인 모델일 뿐이야. 잘못 업그레이드하다가 망가지면 모두가 큰일난다고."
"그래서 신형 알아보고 있는데요? 제 근육을 감당할 모델로요."
"쉽지 않겠는걸.... 넌 우리 병원 단골이니까 최대한 노력해보긴 할텐데... 아마 오래 걸릴꺼야. 비용은 큰 문제없지?"
"보험처리 되지 않아요? 뭐 저번에 보니까 얼마 안하더만."
"좀 기달려. 내가 최대한 노력 해볼테니까. 아, 그리고 그 팔좀 줘볼래? 좀 금갔으니 수리 해야지?"
"네, 평소 하던대로 해주세요."
"오케이... 좋아.... 됐다! 조심해서 써! 그거 망가지면 나 서운하다!"
"네~~"
산데비스탄에서 일하고 있는 알레한드로는 자신의 오른팔에 대해서 벡터 의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짐작한 사람들도 이미 있겠지만, 그의 오른팔은 남들과는 다르게 기계로 대체되어서 어느정도는 사이보그 느낌이 나기도 한다.
선천적으로 오른팔이 결손된 채로 태어난 그는 남들과는 다르게 큰 불편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남들의 차가운 시선에도 시달리던 알레한드로는 어린 시절을 조금 불우한 채로 지내왔었는데, 자신의 아버지가 다니는 회사이기도 한 진성그룹에서 알레한드로의 사연을 들었는지 회사 홍보 목적도 있었는지 그에게 직접 전용 기계팔을 만들어 줘서 선물해 준 듯 하였다.
그 기계팔은 예전에 기술이 덜 발달된 시절에 나왔던 물건인지라 처음에는 알레한드로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다가, 세월이 지나서 점점 기술이 발달되서 새 모델로 교체되고 또 알레한드로 본인도 자신의 재능과 노력 끝에 남들과는 다른 초인적인 괴력을 지니면서 이제는 남들을 지키는 힘을 지니게 되었다고.
"왔니? 알레한드로? 그 팔은 지금 어때?"
"뭐, 고치긴 했는데.... 그래도 이거 쉽지 않은데요? 기초적인 임플란트만 들어갔는지 얘가 자꾸 견디질 못하는데..."
"아니 그러니까 좀 살살 다루란 말이야. 너 자꾸 몸을 험하게 다루는데 다른데까지 다치면 뭐 어쩌려고 그러니?"
"에이 엄마 내가 뭐 그런걸로 다친다고... 왜, 저번에 버스가 쳤을때도 아무렇지도 않았잖아?"
"뭐가 멀쩡해! 그때 너 이곳저곳 부러지면서 고생 많이했잖아!(알레한드로 : 히히.. 그래도 한달 쉬니까 다 나았잖아?) 아무튼.... 운동한다고 무리해서 100kg넘는거 함부로 들지 말고!"
"네~~~~"
.... 아무래도 알레한드로도 자기 몸을 험하게 다루다 보니까 부모님이 많은 걱정을 하는 모양인거 같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알레한드로는 그저 좋다고 실실 웃을 뿐이지만. 이후에는 운동갔다가 집으로 들어온 앤과 호드리구까지 같이 방에 들어간 모양인듯.
"알레한드로 쟤는 어쩌려고 그래.... 아 잭 오빠. 요즘 회사는 어때요? 뉴스에서 하루종일 떠들고 있는데."
"난리도 아니다 난리도... 진짜 다들 야근하고 또 회사에서 자고 어우 비상사태이더만. 아니 내부 분위기 지금 엉망이더만."
"TV에서는 이번 사태에 연루된 기업들의 회장들이 각자 기자회견을 열어서 이번 사태에 대한 반성과 재발 방지를 약속한..."
"쩝, 이번 일 그래도 무사히 넘어가긴 하겠죠? 저 사람들 일 잘하는거로 널리 알려져 있으니까."
"하, 그런가? 난 잘 모르겠어. 얼마전에도 신입들 들어올려다가 죄다 도망가기도 했었고. 그리고 저기 임원진들과 주주들도 죄다 시큐리티 포스에 잡혀들어간 상태더만. 뭐, 본사 털리는건 시간문제겠지. 난 잘 모르겠다.... 나도 퇴사해야하나...."
잭 파블로프, 정확하게는 잭슨 파블로프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반신반의를 하고 있었다. 진성그룹에 다니고 있는 그는 지금 엉망인 내부 분위기를 직접 체험하고 있는데다 정황상 생각보다 많은 인원들이 빠져나가는 모양새를 하고 있어서 자신은 과연 이번 일에 어떻게 잘 대처해야할 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듯 하였다.
'아 잭슨씨. 계셨군요. 잠시 회의좀 와주실 수 있어요?'
'아니 회의 하는데 왜 리나 시티까지 갑니까 대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 회장님 쪽에서 부른거 같긴 한데... 이게 저희에게는 기회가 되지 않겠어요? 오히려 회사에서 저희의 입지를 넓힐 수 있고 또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좋잖아요?'
'뭐 그건 또 그렇죠, 근데 사장님. 이거 직원들 사기 개박살난건 어떻게 대처 못하나요? 저도 저거 보면서 일 못해먹을 지경인데..'
'모르겠어요. 하아... 본사에서 따로 지침이 안내려와서 제 재량껏 하고는 있는데 이거 걸리면 저도 모가지 될수 있어서.....'
아무래도 파블로프 집안의 미래는 오리무중인거 같았다. 진성그룹의 수울즈콰리터 지부의 회사 분위기가 생각보다 많이 안좋기 때문. 정령도 인간도 다들 당황해 하고 있는 듯 했다.
과연 진성그룹과 성운그룹, 그리고 파블로프 집안은 이 난관을 어떻게 해쳐나갈 것인가? 그것은 다른 책에서 다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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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음화네요. 문제의 시큐리티 포스 지옥훈련.
그래서 그런지 이번 화를 전야제 분위기로 작성해봤습니다. 어떻게 등장인물들은 평화를 되찾을까요?
이것은.... 아마 본편에서 대충 다룰지...도?(전 참고해서 외전 내용으로 반영을)
그럼 전 자러 이만!
여담 : 시즌 2 외전 등장인물 소개를 지금 하는건 너무 빠르겠죠.... 간단하게 주변 인물들만 3~4줄정도 소개할까 하는데, 그리고 큰일났습니다 외전의 분량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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