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돈의 논리와 라이선싱 문제 등으로 인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1. 어차피 V점프는 구독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우선 V점프 동봉은 성능이 좋던 안 좋던 안 사면 손해인 경향이 강합니다. 왜냐하면 동봉의 90%가 쓰레기라 하더라도 그 중 1장만이라도 나중에 티어덱 필수 파츠가 되면 그건 얻기 굉장히 힘들어지니까요.
여기에 구독 특전이나 가끔 나오는 V점프 한정 팩 등등까지 생각한다면 그냥 울며 겨자 먹기로 구독을 하는게 유리하고, 집영사는 이걸 알기 때문에 "그래서 좋은 거 나올지도 모르는데 진짜 안 살거야?"하고 배째라가 가능합니다.
어차피 만에 하나 상대적으로 매출이 떨어진다 하더라도 동봉 물량 공급을 위해서 매장들이 대량 구매할테니 어지간한 잡지 판매량은 뛰어넘을테고, 요즘은 다시 카드 뿐만이 아니라 인기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시리즈에 대한 스핀오프를 V점프에 연재하고 있고 하니 백업 수단이 존재합니다.
근데 여기까지만 보면 굳이 강하게 내던, 약하게 내던 별 상관이 없는데 왜 굳이 약하게 내느냐 생각할 수 있죠. 그래서 또 한가지를 봐야 합니다.
2. 재판 권리
케모노 프로젝트 2 사건 때도 알려진 사실이지만, 보통 서적 부록 형태로 나오는 굿즈는 형식상으로는 그 서적의 일부입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동봉이라 하더라도 그게 서적의 일부인 이상 엄연히 코나미가 아닌 집영사 쪽의 지적 재산입니다. 그에 대한 재판, 수출 등은 집영사의 허락 없이 할 수 없고, 그 부록으로 책을 파는 만큼 코나미의 개입을 반대하고 싶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뭐 요즘은 그나마 낫지만 실제로 예전에는 이걸로 동봉이 강하게 나오면 카드 물량, 카드 가격, 환경 밸런스 등이 개판으로 치솟은 적 은근히 있고, 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특정 동봉에 대한 컨트롤을 포기해야 했던 적들이 은근히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집영사 입장에서는 오히려 약한 카드가 더 나을 수 있습니다.
3. 프리미엄 팩
특히나 프리미엄 팩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러한데, 프리미엄 팩도 수출할 겸 재판할 뿐, 원래는 점프 페스타 한정 굿즈입니다.
즉 정황상 엄연히 집영사 지적재산일 가능성 높고, 다르게 말하자면 프리미엄 팩이 타 팩에 비해 집영사가 받는 컷의 마진이 그만큼 높을 거라는 거죠. 프리미엄 팩이 많이 팔릴수록 집영사의 수입이 짭짤할텐데,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프리미엄 팩을 많이 팔까요?
공급을 줄이거나 수요를 늘려야겠죠. 근데 그렇다고 명색의 프로모션 굿즈인데 공급을 너무 줄이긴 또 애매할테니, 수요를 늘리는게 가장 효율적입니다. 프리미엄 팩에 강한 카드를 수록한다거나, 프리미엄 팩의 봉입률로 장난을 치는 거죠.
즉 1년간의 "어차피 다들 구매하게 될" 동봉을 프리미엄 팩에 죄다 시크릿 사양 재록으로 때려박으면, 프리미엄 팩에서 실제로 사람들이 원하는 시크릿의 개별 확률은 떨어지고, 이걸로 프리미엄 팩을 장기적으로 더 찍어서 팔아먹을 수 있을 겁니다.
다르게 표햔하자면 TCG 같은 가챠 장르에서 아무도 쓰지 않을 저성능 노멀 등급 카드를 굳이 넣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쓰라고 내놓는게 아니라 쓰고 싶은 놈 뽑지 말라고 내놓는 거고, 그걸로 가챠를 조장하는 거죠.
그렇다고 이게 코나미한테 불리한가? 그건 또 아닙니다.
4. 게임 밸런스
위에서 언급한대로 동봉이 집영사 지적 재산이라고 가정한다면, 코나미는 사실 법적으로 봤을 때 동봉을 함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닙니다. 자기들한테 라이선스 임대하는 원작사가 직접 사업하는 걸 라이선시가 방해한다? 비즈니스적 ■■ 행위죠.
그러다 보니 앞서 언급한대로 저거 때문에 밸런스, 수출, 재록 등의 문제고 게임이 산으로 간 적이 은근히 많고, 게임 그 자체를 팔아먹어야 하는 코나미 입장에서는 이건 원치 않는 일일 겁니다. 설령 자기들이 밸런싱 했다 하더라도 집영사 소유면 말이죠.
괜히 동봉이 강하게 나와서 게임 밸런스가 산으로 가고 가격이 폭등하는데, 집영사가 그걸 재록하지 말라고 하거나 금제 때리지 말라고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운영진 입장에서는 저런 거 미쳐버리죠. 저러면 당연히 여론전으로 끌기 위한 진흙탕 싸움 되기 마련입니다.
차라리 코나미 입장에서는 집영사가 별볼일 없는 카드에 대한 발언권만 갖고 게임 쪽에 삽질 안 하는게 훨씬 나을 겁니다. 특히나 딱 봐도 차기 시리즈 제작 회의 때 생각 없이 원작사 발언권 써먹었다가 게임 밸런스 산으로 보낼 놈들이 있는 출판사라면 말이죠.
한 편 카드가 성능이 낮으면 그만큼 재록의 우선 선위가 낮아질테니, 만약 카드가 집영사의 지적 재산권일 경우에, 그에 대한 로열티 지불이나 집영사의 발언권을 덜 걱정해도 되는 카드가 차라리 자기들한테 유리할 겁니다.
5. 결론
약하게 내는게 지들한테 돈 되니까 저러는 걸겁니다.